선물처럼 주어진 9일간의 황금휴가를 보내고 일상에 복귀했다. 그 긴 시간 내내 한 일은 주변 사람들과 서로 안부를 전한 것 뿐이다. 우리에겐 저마다 삶의 무게가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쉴새 없이 일해야 한다. 가정이 있다면 가족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노후와 만약을 대비한 적당한 자산도 모아야 한다. ‘오늘의 즐거움을 내일로 미뤄선 안 된다’는 욜로(YOLO) 정신은 언감생심 눈꼽만큼도 허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설 연휴의 첫 날, 몇 년 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그 중 한 친구는 노안이 왔다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쓰고 있던 안경을 이마 위에 걸쳐올렸다. 다른 친구는 염색을 미루다 얼마 전 마트에서 ‘할머니’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건강이 최고다, 최대한 회사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놓지 말아야 한다, 월급만 따박따박 나와도 행복하다, 경력단절이 길어져 애가 더 크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마다 한 마디씩 하소연을 하다 부디 아프지만 말자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새해 인사를 나눈 지인들도 저마다 사연을 하나씩 풀어놨다. 50대 초반 여성 A는 작년까지 다니던 계약직에서 기간만료로 퇴사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산업현장의 재해 위험 감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효과가 희망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찍으로만 다스리기에는 복잡한 역학·이해관계가 얽힌 사회 문제를 형벌 편의주의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장 안전 인프라는 물론 종사자들의 인식 개선방안 등 획기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민주·대전 중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위 20대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총 186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사망자는 35명으로서 전년(25명) 대비 25%나 급증한 수치다. 이는 정부 건설공사 종합정보망(CSI)에 등록된 사망 사고,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자, 1000만 원 이상의 재산 피해 사고를 포함한 통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전체 사상자 수는 전년(2259명)보다 17.3% 줄어들었으나 2년 전인 2022년(1666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12.1% 증가했다. 그나마 부상자는 1833명으로서 전년(2231명)보다 17.8% 감소했다. 건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 국회는 즉시 다음날 비상계엄을 해제결의하였다. 그리고 14일 윤석열을 탄핵의결하였다. 윤석열은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하였으나 그것은 윤석열의 망상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는 왜 이런 망상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과대망상(誇大妄想)이란 '사실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서 하는 터무니 없는 헛된 생각'을 말한다. 윤석열이 이런 망상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편향된 사회화과정(Socialization)에 단초가 있다. 사람의 성격은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 경험하게 되는 직장생활의 재사회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된다. 윤석열은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는 이렇게 그의 성품을 말하고 있다. '재능이 없고 성실하지 않으며, 교칙에 순응하지 않고 고집이 세며 고자세이다. 또한 꾸지람하면 오만불손하며 급우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는 현재 윤석열의 퍼스낼리티와 오버랩이 된다. 부친 윤기중씨는 아들의 이러한 성품을 근심하여 절친한 친구에게 훗날 내 아들이 잘못할 때에 올바르게 인도하여 줄 것을…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 방법을 만들어냈다. 놀이기구 하나에서 놀 수 있는 수십 가지 놀이가 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미끄럼틀에 원숭이처럼 매달려서 땅에 발이 닿지 않고 술래잡기를 하는 게 유행이었다. 그렇게 놀다가 질리면 미끄럼틀 손잡이에 구슬을 굴리는 구슬치기를 하거나, 미끄럼틀 지붕 아래에 잡동사니를 모아 집을 짓고 놀았다. 원하는 놀잇감이 없으면 상상으로라도 만들어서 하루를 재밌게 보냈다. 포유류의 공통적 특징 중에는 자유놀이가 있다. 어른의 개입 없이 아이들이 심판이 되어 규칙을 만들고 플레이어도 되는 놀이를 뜻한다. 다양한 동물들이 꼬마 시절에 아무렇게나 노는 것 같지만 자유놀이를 하며 사회화되어 간다. 놀면서 타이밍에 맞게 대화를 하거나,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술을 익힌다.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어린이에게 자유놀이 시간이 부족해지면 말 그대로 사회성이 부족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요즘은 놀이터에 정글짐이나 높이가 긴 놀이기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아이들이 매달려서 놀다가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낙상을 막기 위해 놀이터 바닥이 모래에서 우레탄 재질의 탄성 고무
대통령제는 미국의 발명품이다. 미국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독립을 쟁취했지만 제대로 된 정부 조직조차 없었다. 정부 조직을 갖춰야 했지만, 영국과 같은 왕정국가는 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도입된 것이 대통령(president)이다. 미국은 초대 대통령으로 독립전쟁의 영웅 조지 워싱턴이 선출했다. 주변국은 사실상 조지 워싱턴을 대통령이 아닌 왕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조지 워싱턴은 자신을 삼인칭으로 호칭하는 등 왕과 같이 행동하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영구집권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재선 후 스스로 임기를 마쳤다. 이후 미국 대통령의 삼선 금지는 불문율이 되었다. 건국 과정 대한민국은 내각제 국가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유학파 이승만의 고집으로 대통령제가 선택되었다. 초대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사사건건 국회와 대립했다. 국회 프락치사건이 대표적이다. 이후 대한민국은 4.19 민주혁명 이후 3차 개헌을 통한 제2공화국의 장면내각의 짧은 기간 외 계속하여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의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5.16 군사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는 1962년 4차 개헌을 통해 더욱 강화된 대통령중심제를 도입했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얼마 전 노후 단독주택·빌라가 들어선 지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국토교통부의 ‘뉴:빌리지’ 사업 공모 결과, 경기도내에서는 수원특례시 서둔동, 광명시 소하동, 김포시 사우동 등 3곳이 최종 선정됐다. 뉴:빌리지는 노후 저층 주거지역에 국비로 기반·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기금 융자, 도시·건축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의 주택정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단독주택, 빌라 등은 주거비용이 저렴해 서민과 청년들의 보금자리이자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균형 있게 관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노후화 등으로 주거만족도가 낮아진 데다 전세사기 등으로 신규 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빌리지 사업대상지는 5만~10만㎡ 노후 저층주거 밀집구역으로 20년 이상 건축물 비중이 50% 이상이면서 인구나 산업체가 줄어드는 도시 쇠퇴지역과 노후·불량 건축물 비중이 50% 이상인 소규모주택정비관리계획 대상 지역이다. 정부는 공모를 통해 최종 확정된 지역에 주차장, 공원 등 아파트 수준의 기반·편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사업 지역 당 최대 국비 1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택건설사업과 공동이용시설 설치를 직접 연계하는 경우에는 최대 30억 원의 추가적인 국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 필사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정국이 헌법 제77조에 명시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판단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했다. 이후 대통령은 탄핵소추 됐는데,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던 국무총리마저 탄핵소추 돼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초유의 상황이 됐다. 탄핵소추와 권한 대행은 모두 헌법에 근거한 것이며,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건을 다룰 때도 헌법의 여러 조항들을 근거로 심판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은 대한민국헌법 전체 조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근간을 스스로 알고 싶었을 것이다. 대개 법은 필요한 때 해당 조항을 찾아보지만, 이번엔 필자도 대한민국헌법을 전문부터 부칙까지 정독해봤다.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대한민국헌법은 조문의 체계성과 내용의 심오함을 느끼게 했다. 헌법은 한 나라의 최고의 법이다.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1948년 5월에 처음으로 보통선거를 실시해 제헌국회가 구성됐고, 제헌국회는 7월 12일 헌법을 제정해 7월 17일 공포됐다. 이후 9차례 개정되었지만, 헌법적 가치는 그대로 유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