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를 담은 경기도 ‘도민청원’이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는 등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도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창구가 활성화되면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답변 요건에 얽매인 경직된 운영이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지 않는 것으로 읽힌다. 스피디한 쌍방향 소통 채널 기능을 살려 실효성을 증대할 보완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2019년부터 운영돼온 도민청원은 경기도 주요 현안, 정책 등에 대해 도민 누구나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민선 8기 들어 답변 요건을 완화하고 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일부 청원에 답변을 달고 실제 사업에 반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구잡이식 청원을 막으려는 조치로 둔 동의 인원을 1만 건으로 절였음에도 지난 1년간 답변이 이뤄진 청원은 5건에 그쳤다. 마지막 답변은 지난해 5월 게재된 한의약 전담부서 설치 관련 청원에 대한 답변이다. 이후 게재된 청원 139건도 그중 89%는 답변을 받지 못하고 묻혔다. 8일 기준 도민 동의를 받는 청원은 14건으로 평균 동의…
사람들은 살인이라는 범죄행위를 ‘전쟁’이라고 부르기만 하면, 살인이 살인이 아니게 되고, 범죄가 범죄가 아니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쟁은 신성하다는 말은 거짓이다. 대지가 피를 원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말짱한 거짓이다. 대지는 하늘을 향해 하천에 댈 물을 구하고, 하늘의 구름에서 맑은 이슬을 내려줄 것을 구하지, 피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신에 의해, 심지어는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저주받고 있는 행위이다. (알프렛 드 비니) 전쟁이란 모든 사람들과 모든 백성들이 그 뒤에 숨어서, 세계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온갖 잔인무도함을 드러내는 휘장 같은 것이다. (스프링필드) 예수는 마음으로 짓는 죄 또한 행위로 인한 죄와 동일함을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수백 수천 번 마음을 먹다 보면 결국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적(主敵)이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은 살인 행위와 같다. (조헌정) 씨ᄋᆞᆯ은 말하자면 내재의 평화, 극소세계의 평화다. 본질적인 평화다, 씨ᄋᆞᆯ의 바탕이 평화요, 평화의 열매가 씨ᄋᆞᆯ이다. 그러므로 씨ᄋᆞᆯ의 목적은 평화의 세계 이외에 있을 수 없다. 극소는 극대에 통한다. 산을 오르는 사람이 순간도 그 눈을
※본지는 2024년 1월 10일에 게재된 "[최광범의 미디어비평] 버려야할 보도, 챙겨야할 보도"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KBS 뉴스와 관련한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해당 칼럼을 통해 "KBS는 성탄전야인 24일 저녁 이씨와 유흥업소 실장과의 통화녹취록을 공개했다. 공영방송 KBS가 SNS와 경쟁한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이 보도는 '경찰이 이선균씨를 밤샘조사하고 공갈 피의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내용으로 바꿔치기 돼 있다. 이젠 KBS누리집 뉴스9에서 이 기사는 찾아볼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KBS는 뉴스를 통해 성탄 전날인 지난해 12월 24일 배우 이선균 씨의 통화 녹취를 보도한 사실이 전혀 없고 ▲따라서 해당 보도를 다른 보도로 바꿔치기 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점 독자 여러분들께 알려드립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데 대해 경기신문과 해당 기사를 작성한 최광범 전 '신문과 방송' 편집장은 KBS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KBS가 극단적 유튜버들이나 할수 있는 보도를 했다"고 평가한 부분에 대해서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신년 첫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광역·기초의회의 청렴도가 형편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놀랍다. 그중에도 경기도의회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청렴도를 의심받는 지방의회가 할 수 있는 감동적인 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부패·갑질에 대한 ‘일벌백계’가 엄격하게 작동하는 자정(自淨) 장치를 완비해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92개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 기초시의회 75개)의 종합청렴도 평가에 따르면, 2023년도 광역·기초시의회의 종합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68.5점이었다.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종합청렴도 80.5점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놀라운 평가 결과는 경기도의회가 종합청렴도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으며, 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의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의회는 의정활동과 의회 운영에 대한 부패인식·경험을 측정하는 ‘청렴체감도’는 4등급, 공정 채용 규정 마련·이해충돌 방지제도 운영지침 마련 등 관련 지표 이행 결과를 반영한 ‘청렴 노력도’는 최저등급인 5등급을 받았
스무 해도 넘은 일이다. 한 달 넘게 인도를 배낭여행하며 경전처럼 지녔던 책이 있었다. 강석경의 인도기행. 소설가 강석경이 4개월간 인도 전국을 탐험한 내밀한 기록이었다. 책은 여행 내내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스리나가르를 간 것도 책 속, 한 구절 때문이었다. ‘ 인도에서 사랑하고 싶은 곳은 많았으나, 살고 싶은 곳은 단 한 곳, 스리나가르였다’ 그런데, 어쩔까. 인도 최북단, 스리나가르는 분쟁지역, 여행위험지역이었다. 영국 여성여행자가 군인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작가도 갔다 오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살고 싶은 곳은 스리나가르 뿐’이라는 구절은 사선도 넘고 싶게 만드는 주술이었다. 설렘, 공포가 뒤섞인 감정으로 도착했다. 아아! 작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피르판잘 설산을 병풍처럼 두른 거대한 달 호수(Dal Lake)! 그 위에 줄지어 떠있던 형형색색의 기이한, 하우스 보트들! 윤슬처럼 번지던 무슬림의 저녁 아잔 소리! 그 사이를 소금쟁이처럼 지나던 시카라 배의 상인들! 왜 무굴제국 황제들과 영국 고관대작들의 휴양지였는지 알겠다. 참말, 이 세상 같지 않은 정경이었다. 그 그림 같은 풍경을, 잘못된 붓질처럼 망쳐놓은 존재들이 있었
오늘 '노량 - 죽음의 바다'를 두번째 봤다. 전투상황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함께 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너무 길다', '특히 엔딩이 용두사미 꼴'이라는 견해였다. 나는 '朝日 7년전쟁'과 그 재앙의 중심에서 태양처럼 빛났던 이순신의 아름다움과 향기, 上머저리 선조의 더러움과 추함을 생각했다. 정치의 본질은 400년전 왕조시대나 대명천지 21세기 민주공화정의 시대나 큰 차이가 없다. 풍전등화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살려낸 구국의 영웅은 예외 없이 간신들의 모함과 질투의 대상이 되어 죽거나 그에 준하는 탄압을 받는다. 우리 역사에 이순신이라는 초인적인 인물이 실존했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또한 실로 소중하다. 물신숭배의 정점인 오늘의 세태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위인전은 당시의 한 뛰어난 글쟁이가 원고료로 찹쌀 스무 가마쯤 받아먹고 심청전 쓰듯 창작한 것이라고 말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 신년연휴 이순신을 읽으며, 희노애락의 감정이 그가 싸웠던 바다의 높은 파도처럼 오르내리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참 좋았다. 여론조사를 하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70%가 이순신을 꼽는다고 한다.…
학기 중의 일이다. 1학년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소원을 작성해서 카드로 만드는 수업을 진행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다른 아이들은 소원으로 무난한 내용을 적었는데, 몇몇 아이가 아이폰이 생기는 게 인생의 소원이라고 말해서 선생님이 놀라셨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인생을 8년도 살지 않은 아이가 너무너무 가지고 싶은 게 아이폰이라니 세상이 바뀌어도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게 몇몇 특별한 아이의 상황인 줄 알았다. 몇 달 후 맡고 있는 2학년 아이들 보호자님과 상담을 진행하며 들은 이야기는 담임으로서 아이들의 문화를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다. 우리 반 A가 자꾸 휴대폰을 집에 두고 등교했다. 어머님은 아이가 실수로 두고 간 줄 알고 잘 챙기라고 말했다. A가 대꾸하길 자신의 휴대폰은 좋지 않으니 이것은 학교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A의 스마트폰은 LG에서 나온 기종이었는데 이것으로는 아이들과 에어드랍도 못하고, 메시지도 다르기에 쓸모없다고 말했다. 결정타로 담임 선생님도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저학년 아이와 하교 후 연락이 안 되면 답답한 건 부모이기에 어쩔 수 없이 애플에서 나온 스마트폰 중 하나를 골라 사줬다고 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고착된 불신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 불신의 기저에는 정치인의 식언 등이 있다. 정치의 기능은 갈등을 통합하는 것인데 우리 정치는 그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다. 대통령과 여·야 주요 정당이 갈등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갈등은 권력구조에 근원이 있다.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 등 절대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을 단순다수대표제로 선출하고, 대통령 중심의 국가운영과 국회의원 정수 300명의 약 84.3%인 253명을 각 지역선거구에서 단순다수대표제로 1인을 선출하는 방식이 갈등과 대립을 격화시키고 있다. 여·야가 공히 주장했던 개헌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이 시행된 이후 37년이 경과되고 있지만 언제 실현될지 오리무중이다. 사표 양산, 표의 등가성 부족, 갈등 심화 등 지역소선거구제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이 오래전부터 정당·학계·시민단체 등에서 제시되어 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표의 등가성 및 비례성 실현과 정당의 지역편중 현상 완화 등으로 대표성 강화”를 이유로 우리의 정치 현실을 고려하여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19대 및 제20대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으로 제출하였다. 제20대 국회는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방
비장애인들은 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편의시설들이지만 장애인들에게는 높고 험한 산, 급류가 흐르는 강이다. 장애인들은 분명 우리사회의 구성원인데도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없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도 접근이 어렵다. 사소한 부분까지 보다 더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이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차별은 지금 이 시간 우리나라 곳곳에 존재한다. 장애인에게만 국한된 불편이 아니다. 어린이·노인·임산부 등 ‘일시적 장애인’들은 시설물 이용, 이동 등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al Free)을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과제다. 그래서 제도화한 것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다. 이 제도는 2015년 법제화, 공공건축물에 대한 BF인증이 의무화됐다. 2015년 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시군에서 신축하는 공공건물은 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의무적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 등으로부터 계획·설계·시공·관리 여부 등 BF 인증을 받아야 한다. 장애인등편의법 제10조의2제
새해 극장가는 영화 '노량'으로 뜨겁다. 임진왜란을 종결하면서 적탄에 쓰러지는 이순신 장군과 병사들을 본다. 7년 전쟁의 피해는 참혹하다.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는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23년 12월 노동당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북남관계는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전쟁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 더 이상 한국을 '대화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 종전 ‘우리민족 제일주의’는 ‘우리국가 제일주의’로 대체하고,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하겠다"고 하였다.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그동안 우리의 대북기조는 ‘하나의 민족’ 위에 세워져 왔다. 한민족공동체, 분단체제, 통일은 대박이라는 것이 모두 그러하다. 1991년 9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1991.12.13.)에서도 남북한 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최근 남한 사회에서도 두 개의 국가를 인정하자는 소리가 고개를 든다. “북한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평화가 온다”는 것이다.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