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예술도 현대미술에 큰 빚을 지고 있다. 35년전, 수원에서 섬유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섬유예술이 뭐에요?”이다. 젊고 열정적인 때라 1988년 1회 개인전때는 섬유, 한지, 구리동선 등 모든 재료를 써서 설치미술로 표현했다. 1992년 2회 개인전은 실크에 파라핀, 소금, 섬유물감을 이용해 페인팅을 하여 그 작품으로 스카프와 넥타이 수백점을 만들어 지역에 돌렸다. 또한 수원화성인 화성행궁, 장안공원, 화홍문등에 설치미술로 섬유예술의 확장성을 알렸다. 최근에는 미국, 프랑스등 국제미술계를 돌던 중 코로나19가 터졌다. 프랑스에서 국제섬유미술제에 초대를 받아 놓은 상태였다. 코로나19가 국내외 미술계의 가장 큰 행사인 비엔나레 개최를 연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베니스비엔나레에 참가할 독일은 자국의 전시관을 책임질 총감독을 결정지어 준비에 돌입했다. 모두들 설왕설래 하며 확신에 찬 어조가 아니라, 그럴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만 남기며 코로나19 이후를 말하는 와중에 정확하고 현실적인 미술적 맥락을 짚었다.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은 대략 1860년대 기점으로 예술의 형식과 철학의 변화를 의미한다. 현대미술은
처세란 무엇인가? 사람들과 살아감,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하며, 처세술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꾀이다. 이 범주 안에 처신이나 처세상이라는 말도 포함된다. 처세의 한자 뜻은 내가 세상에 위치해 있다. 또는 세상에서의 나의 위치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수단, 처세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한 개인이 세상 사람들과 상호작용인 사귀고 거래를 통하여 관계를 짓고 살아가는 방법이나 기술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작품 ‘리어왕’의 대사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 것’은 자기통제와 겸손함, 냉철함과 상대방을 향한 존중 등 상대방과 관계를 지킬 수 있는 지혜로운 처세술은 없을 것이다. 사실 처세라는 것은 진리보다는 이해관계에 중점을 둔 행위이다. 다시 말해 실리를 추구하는 행위인 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싸워야할 가치가 있고, 승산이 충분이 있어야하며 전체적으로 얻게 되는 실 이익이 충분할 때 이세상은 처세이며 나에게 이득이, 구체적으로 돈이 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성공적인 자아실현을 한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원만하고 안정된 인간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사
실업자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실업급여제도가 정책취지와는 달리 청년들의 노동의식을 오히려 망가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일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중독’에 빠져서 근로의욕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놀고먹는’ 잔꾀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빚어내고 있는 실업자 양산 사태를 맞아 실업급여제도는 좀 더 정교하게 업그레이드돼야 마땅할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 소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수급자는 184만 명,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12조6천억 원으로 추산돼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전액 소진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 3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실업급여 신청 급증으로 고용보험기금 기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실업급여 지급 예산 약 3조4천억 원을 반영했다. 그런데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110만7천여 명 중 급여지급 기간(90~240일) 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불과 25.7%(28만4천여 명)였던 것으로 나타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월 실업급여(최저 181만 원)는 최저임금(179만 원)보다 높았다. 본래 목적과 달리 실업급여가 근로의욕을 낮
남북관계가 답보, 퇴보 상태다. 2019년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결렬 이후 경색국면은 대북 삐라 살포를 외피로 한 김여정의 독설과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공세 강화로 인해 대립 국면은 증폭 되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개입으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경기도의 발 빠른 삐라 대응책은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제재를 넘어 평화와 교류를 강조했던 세력에게는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북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비난도 이어져 정치적 위기 국면이다.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나 대남 선전 전략에서 특유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스코트 스나이더는 ‘벼랑 끝 협상 (Negotiation on the Edge)’이라는 저서에서 KEDO 협상과정에서의 북한의 전략을 분석했다. ‘벼랑 끝 전술’은 협상 상대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위협이나 허세, 공갈 등의 방식을 이용한다. 또한 협상 상대방의 이득에 대해 위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약점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독특함이 있다고 부연했다. 때가 되면 반복되는 ‘서울불바다’ 발언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처음 ‘서울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 수도권…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올해 ‘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이 상은 뛰어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상금도 25만 달러(한화 약 3억 원)나 된다. 이 총장은 테레사 수녀(1986),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1996),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2008)와 데니스 무퀘게 콩고민주공화국 판지 병원장(2018) 등이 받은 이 상을 수상할 자격이 충분하다.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은 상금 전액을 세계 각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와 국내 외국인 근로자 가정의 이른둥이 치료에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가천대 길병원 설립자다. 1958년 인천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한 이래 보증금 없는 병원, 자궁암 무료검진, 무의촌 의료봉사, 의료 취약지 병원 운영, 해외 심장병 환자 초청 무료수술 등 의료를 통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왔다(본보 6월 30일자 6면). 지난 2013년 8월2일자 본란 ‘국격 높이는 길병원의 선행’ 제하 사설에서도 이 총장의 국경없는 선행을 칭송한바 있지만 평생 소외된 환자를 돌보고, 나눔과 봉사에 헌신해왔다. 이 총장은 1983년 당시 레이건 미
지구상에서 전쟁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길고, 여전히 세계 도처에서 지금도 총성과 포연(砲煙)이 멈추지 않고 있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시대와 국가를 변화시킨 예가 허다하다. 가깝게 우리의 분단과 전쟁만 보더라도, 6·25 사변이 겨레의 삶과 심성에 끼친 영향은 막대한 것이었고 문학사적으로도 예외 없이 걸출한 작품들이 그로부터 나온 것은 열거할 나위도 없이 많다. 전쟁문학의 역사는 유구하고 면면(綿綿)하다. 서구문학의 시원(始原)에 자리한 ‘일리아드’부터가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을 그린 서사시다. 그래서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은 문학적으로 소재의 알파이자 오메가라 한다. 이제 전쟁 체험 세대가 뒷전으로 물러나고 기억조차 아스라해지면서 어느덧 한국문학에서 전쟁 이야기는 희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문학 외적으로는, 올해로 6·25가 발발한 지 70년이 되었지만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현재도 적과 대치 중인 세계 유일의 나라이다. 시간의 흐름만큼 전쟁을 겪은 나라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하여 70년 전의 참상은 문학속에서나마 그 실상을 더듬어 볼 정도이다. “전쟁은 지옥이다. 그렇지만 그 표현만으로는 전쟁을 설명
조크이거나 농담으로 읽어주시기 바란다. 영어로 된 긴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시중의 조크로 일부 며느리들이 시어머니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고 영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이름을 자랑하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더니 길눈 밝고 어려운 외래어를 잘 읽는 시누이, 손자손녀를 데리고 찾아오시는 바람에 다시 간명한 이름을를 가진 아파트로 이사했단다. 경기테크노파크에 근무하면서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건물 위치와 동번호, 중요 시설명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명함에도 넣었다. 그동안 처음 방문하는 기업인, 세미나 참석자, 강사, 택배회사 직원 등이 5개 건물 중 자신이 가야하는 시설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사무실과 회의실 등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차장에서 잘 보이는 건물의 벽면에 1~5동까지 대형 번호를 새기고 어린이집은 6동으로 표기했다. 효과는 현관 안내데스크 근무자의 하루 업무에서 나타났다. 전보다 사무실 위치를 묻는 질문이 줄었다며 환하게 웃는다. 요즘 스마트폰에는 매일 한 두건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 알림이 울린다. 수원에 사는데 용인서도 오고 중앙에서도 발송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처럼 정보를 발빠르고 손빠르게 전해준 시절
코로나19 시대 아버지들의 아픈 사연이 속속 들려 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령의 아버지가 객지에서 방문한 아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숨졌다는 참 어이없고 슬픈 소식이다.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한 가족 모임에서 아들과 접촉한 부모 등 일가족 16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밤 11시, 부산 엄궁동 강변도로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밤낮으로 일하던 한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A씨는 학원을 운영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지자 1년 가까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도 밤에 농산물시장에 배달 일을 하기 위해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및 자영업자 90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투잡 백서’를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부업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간 펼쳐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끝내 실패로 끝났다. 절대 소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미래통합당은 ‘비협조’를 선택했고,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진 민주당은 일당 독주의 독배를 들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이 맨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끝내 ‘협치’의 미덕을 포기한 민주당은 민심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 권력을 다 거머쥔 다수세력이 가장 먼저 되새겨야 할 교훈은 ‘절제’와 ‘겸손’이다. 통합당과의 최종 합의에 실패한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 여당 의원만으로 남은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절차를 밟았다. 국회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며 원 구성을 마무리한 것이다. 통합당은 자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내정됐던 정진석 의원도 항의의 표시로 맡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서 코로나19 등 난국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의 속도감 있는 뒷받침이 절박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전반기에 펼쳐온 경제정책들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작용을 낸 것도 많다는 사실이 초조감을 보탰을 수도 있다. 소수
2006년 3월 개성 자남산여관, 남북대표단이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및 봉환사업’ 실무협의를 위해 만난 자리다. 중국측은 남북이 합의하여 현지조사를 요청하면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낸 상황이고. 북한측은 안 의사 유해 발굴시 봉환장소가 황해도 해주(안 의사 고향)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지 남북공동발굴을 위한 현지합동조사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우리측은 현지에서 매장 추정지를 직접 발굴시도해야 한다는 것과 유해봉환장소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모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북측 의견을 들어주기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그 때 우리측 대표는 “만약 우리가 안 의사 추정 매장지를 직접 파보지 않고 이 사업을 중단한다면 안 의사 혼령이 우리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유해발굴 시 봉환장소는 당연히 북한 해주라고 제시했다. 그해 6월 남북의 현지조사단 22명이 중국 대련 여순감옥 안 의사 매장지로 향했다. 남북관계가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측 의사를 포용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했던 경우는 많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카자흐스탄에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국내로 모셔올 것으로 예견된다. 일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