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 2층에서 주차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경계석과 함께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나뭇가지에 흰 나비가 잡혀있는 형상이 보였다. 민원인인듯 젊은 여성이 주차를 하고 지름길로 걸어오다가 나뭇가지에 흰색 원피스가 걸린 것이다. 왼쪽을 빼내면 오른쪽 옷의 올이 나뭇가지에 걸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주변의 다른 여성들이 달려가서 동시에 나뭇가지에 걸린 옷을 풀어내어 어렵게 탈출하여 부리나케 사무실 계단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차장에도 지름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계과장님과 의논하여 주차장에서 청사 양쪽 문으로 들어오는 지름길을 냈다. 주차면 2개씩 4개에 흰색 횡단보도선을 칠하고 경계석과 함께 문제의 그 조경수를 부분 이식했다. 정 급하면 잠시잠깐은 그 통행로에 주차를 해도 된다. 3차로 길에서 중앙차로는 아침저녁으로 교통량에 맞춰서 가변차로로 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아마도 청사 주차장을 설계한 분들은 종이위에서 멋지고 아름다운 조경과 폼나는 주차선 배치를 하였을 것이지만 실제 크기의 시물레이션은 하지 못했나보다. 드넓은 모래밭에가서 실물크기의 주차장을 만들고 가장 먼 자리에서 걸어 청사로 들어가 보는 테스트를 하였다면
“만약 이번 일로 누군가가 체포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부당한 핍박에 저항하는 시민사회 운동가의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리브 머스크’(Elon Reeve Musk)가 5월 11일 캘리포니아주(州) 정부의 명령을 어기고 프리몬트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남긴 트위트 속 한 구절이다. 보건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을 강행한 그의 돌출 행동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공장 복귀를 꺼리는 이들을 향해 무급 휴가를 사용할 것을 강권하는 한편, 추후 실업급여 수령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놨다. 테슬라의 공장 재개가 한 달째 되던 지난 6월 11일 미국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우지수는 6.9%, 나스닥 지수는 5.3% 급락했다.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늦가을 정도로 예상했던 2차 ‘대유행’(pandemic)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긴장감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한 번 터진 자본의 물꼬를 되돌리긴 어려워…
15일 공개된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물들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조선인 강제노동으로 악명 높은 하시마(군함도) 강제징용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전시시설인 이곳에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한 전시는 ‘(한국인이) 하시마에서 좋은 환경에서 생활했다’는 식의 왜곡 전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본의 야비함이 또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지난 2015년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즈음 일본의 약속은 이게 아니었다. 당시 사토 구니 주(駐) 유네스코 일본대사는 “(하시마 등 일부 산업시설에서) 과거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자기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하에서 ‘강제노역’했던 일이 있었다…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정보센터 설치 등과 같은 조처를 하겠다”고 확약했었다. 그런데 막상 정보센터 문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일을 벌이고 있음이 드러났다. ‘징용 관계문서 읽기’라는 안내판에 ‘일본이 태평양전쟁 시기 국민징용령을 내렸다’는 내용과 연혁 맨 아래에 사토 대사의 유네스코 회의 발언을 적어놓은 게 전부이고 조선인에 대한 전
벌써 6개월이라는 기간이 흘렀음에도 코로나19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창궐했던 코로나19는 이제 수도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올가을 2차 대유행’이라는 예고까지 나온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체 인구 절반이 밀집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될 경우, 그 피해는 대구·경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려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역학조사관, 보건소 공무원 등 현장 대응 인력들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 최전선에 투입돼 무겁고 답답한 방호복을 입은 채 가족과 격리돼 생활해야 하는 의료진들의 탈진한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세계 여러 나라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들의 위기 대응력도 칭찬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위험한 의료현장에 목숨 걸고 달려간 의료 자원봉사자와 공중보건의 등 헌신적인 의료진의 활동은 감동적이었다. 의료진은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므로 항상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권력은 시민 개개인으로부터 위임받아 형성된 위임권력이다. 위임권력은 시민의 그것에 군림할 수 없다. 다만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일정한 경우 법률에 의해 제한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제한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한 법률유보의 원칙이다. 근래 들어 헌법 제37조 제2항이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로 ‘대북전단살포’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김여정 조선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군사적 행동까지 언급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경기도가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 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나서면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주최 측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이 역시 자신들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앞서 언급했듯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표현의 자유는 여타 다른 권리보다 더욱 두텁게 보호 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작동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공동체의 의사결정 과정에 자유롭게 참여함으로써 유지·발전된다. 좁게는 시민들이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 넓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국가
지난 2018년 세계은행은 ‘What a Waste 2.0’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세계의 쓰레기 위기에 관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세계에서 배출하는 쓰레기(고형 폐기물)의 양은 2016년 약 20억 톤에서 2050년 34억4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하루 평균 폐기물 처리량은 26만 톤이다. 지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2%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건설 폐기물(21만 톤, 46%)과 사업장 폐기물(17만 톤, 38%)이 가장 많다. 둘을 합치면 84%나 된다.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비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 시설과 매립 시설 등은 감소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폐기물 배출을 줄이거나 이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을 삼성전자가 앞장서서 해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국내·외 반도체 사업장이 환경안전 국제 공인 인증 시험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y)’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및 골드 인증’을 획득하면서
생존. 요즘 들어 이 생존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려온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논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의 코멘트도 많아졌고,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의 생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이는 창업, 부동산의 투자나 주식의 매수, 매도 시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어제의 경제적 생존 전략과는 다른 의미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매일 같이 아침 TV 방송에서 보이는 전문의들의 건강 상식에 관한 이야기도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그 궤를 같이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건강이라는 부분 역시 그 피로도가 상당히 증가했다. 우리 모두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는 지금, 생존 전략이라는 것에 대한 실마리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자가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펄(Pearl)이라는 드럼 브랜드가 있다. 1950년대에 설립되어, 야마하(Yamaha), 타마(Tama)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드럼 제조사 중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엔도서(Endorser)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전설적인 밴드 토토(Toto)의 제프 포커로(Jeff Porcaro), 딥 퍼플(Deep Purpl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말 폭탄이 위험선을 넘고 있다. 13일의 담화는 거의 선전포고 수준이다. 백 보 후퇴하여 이해한다고 해도 최소한 북한 내부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충분한 유추가 가능하다. 북한의 잦은 협박은 무력도발 같은 급변사태까지도 우려하게 한다. 이 문제를 가벼이 보면서 남남갈등이나 조장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정치권 비정치권 가릴 것 없이, 또 민관군을 불문하고 총력대응에 나서야 한다. 일부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대남 성명전에 앞장서온 김여정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다음번 대적(對敵)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개협박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우리의 대응 수준은 달라져야 한다. 북한의 도발과 생트집에 대해서 국방부는 물론 우리 정부가 묵묵부답하거나 ‘대화 의지 표명’이라고 역설적 해석을 붙여 용납해온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김여정의 한 마디에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인…
군산 첫 방문은 고군산군도 탐방이었다. 아침에 새만금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다 보니까 방조제 규모에 놀랐다. 군산시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를 타고 가는 도로에서 본 군산산업단지를 보고는 다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택시운전 기사가 가는 길목에 펼쳐지는 군산의 산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들려줄 때, 그리고 과거 일제강점기 때 군산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군산의 근·현대사에 대해 짧게 이해하게 되었다. 군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생활 터전이 이곳임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군산에 대한 자부심이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향후 군산이 타 항구도시보다 근대의 모습들이 잘 간직되어 있는 만큼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꾸준히 올 것이고, 최근 들어 더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산 구도심 재생은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군산이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 남아있던 일본 적산가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 유지하고 현존하는 군산시의 근대 건축들을 지역 정체성으로 부여하면서 차별화된 대표성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문화관광 정책을 통해 군산 구도심의 문화자산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군산 월명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에는 지속적으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평양은 대동강변에 버드나무가 많아 류경(柳京)으로 불려왔다. 옥류관(玉柳館)은 맑은 대동강 물과 버드나무 강변을 가로지르는 옥류교 옆에 한옥지붕을 얹힌 2층 건물이다. 필자는 2018년 8월 중순 평양에서 열린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관했을 때 처음 옥류관 평양냉면, 쟁반냉면을 맛보았다. 식당 봉사원이 ‘평양냉면 먹는 법’ 시범에서 꼭 면에 식초를 처서 먹으라는 당부가 아직 뇌리에 남아있다. 당시 평양대회는 분단이후 민간교류 사상 처음으로 서해선 육로(파주~개성~평양)를 통해 선수단 및 관계자들의 방북이 이루어져 국내외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18년은 북한선수단 평창동계올림픽 참석과 남북단일팀 구성, 4.27 판문점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더할 나위없는 평화적 대화 국면이었다. 8월 평양 국제축구대회도 공중파방송 3사와 JTBC가 동행 취재했고, 금강산피격사건 이후 오랫동안 단절되었던 평양의 모습을 다시금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KBS는 8월15일 9시뉴스 톱으로 평양 현지 생방송을 송출해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샀다. 또 동행한 언론인들은 10박 11일간의 일정을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방영해 평양거리의 변화와 시민들 일상 모습에 목마른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