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지금 대한민국의 최대 현안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다. 외환보유고 80%에 해당하는 3500억 달러(487조원) 대미투자 협상이 최대 난관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전액 현금 출자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최근 미일 간 대미 투자 패키지 합의가 있었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시장 및 인프라 등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며 "이런 측면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이 대통령님의 말씀을 충분히 경청했고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관세협상의 최대분수령을 만든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진행될 한미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최종 타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때도 타결을 못한다면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위기와 마주서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관세 피해는 이미 발생하고 있고, 점점 확대되고 있다. 24일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중인 품목관세를 1
‘언론’, ‘뉴스’, ‘언론사’, ‘언론인’이라는 용어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언론이고 뉴스인가? 어디까지가 언론사고 언론인인가? 쓰임에 비해 이들 개념어를 제대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4부, 제3의 권력 등으로 불리고 현실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체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내외부 현실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 테크놀로지 발전의 영향이 크다. 최근 이들 용어의 쓰임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시민이 보기에 이해하기 어렵거나 잘못된 보도에 대한 비판이니 겸허히 받아들일 부분이다. 일상과는 달리 우리나라 법은 이들 용어와 관련돼 정의하고 범위를 획정한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잡지 등 정기간행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방송법’,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 등 매체별 법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이란 “방송, 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 뉴스통신 및 인터넷신문”이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정의다. ‘공직선거법’은 이러한 언론 범위를 확장한다. ‘인터넷언론사’라는 개념으로,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인터넷신문사업자’와 “그 밖에 정치․경제․사회․문화․시사 등에 관한 보
올해 에미상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은 스티븐 콜베어(Stephen Colbert)가 진행하는 CBS의 ‘더 레이트 쇼(The Late Show)’가 차지했다. 무대 위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스티븐 콜베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10년 전, 어떤 쇼를 만들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사랑에 관한 코미디 쇼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어느 시점인지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우리가 사실 상실에 관한 쇼를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상실은 사랑과 맞닿아 있는데,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 때 비로소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 달 전인 지난 7월, CBS는 ‘더 레이트 쇼’를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CBS가 카멀라 해리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편집했다며 트럼프가 200억달러 규모 소송을 제기하자 CBS는 1600만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전달했는데, 콜베어가 이를 “크고 두툼한 뇌물”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었다. CBS의 토크쇼 폐지 계획은 이로부터 불과 사흘 뒤에 발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콜베어가 잘려서 정말 좋다는 ‘소회’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다음 타겟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재난·안전 분야 책임성과 역량 제고를 위한 조직·인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재난·안전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분야임에도 열악한 업무 여건, 상시적인 인력 부족 문제 등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추진이 어렵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재난·안전 분야 수당을 확대하고 승진 혜택을 강화한다. 재난관리 분야 정부포상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재난·안전 공무원에 대한 적극행정위원회 면책 특례도 신설하기로 했다. 관련 조직 위상과 역량 강화를 위해 지방정부의 조직도 재설계할 방침이다. 재난·안전 분야만 인력부족문제를 겪는 것이 아니다. 국민 안전과 사회복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소방·복지 공무원 증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공무원은 매일 매일 이태원 참사에 준하는 재난상태에서 근무하는 분들”이라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2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 의원은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도저히 업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대체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있는 인원으로도 너무…
1990년대 후반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K-드라마와 K-팝 열풍은 한류(韓流)의 출발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이 고조됐다. 그러나 그 현상은 특정 장르와 지역에 국한된 제한적 유행에 불과했다. 2025년 현재 한류는 전혀 다른 위상에 서 있다.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음식, IT, 한국어를 넘어 웹툰, 게임, 애니메이션, 패션까지 포괄하는 거대한 문화 생태계로 성장했다.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류 진화의 상징적 사례다. 단순히 한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넘어 K-팝과 한국적 세계관, 현지 청년 세대의 호기심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서울 출신의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한류가 특정 장르와 지역을 넘어 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파급력은 전통적 문화외교나 정부 홍보를 훌쩍 넘어섰고, 팬덤과 커뮤니티의 결합은 한국 문화에 대한 자발적 학습과 소비로…
지역 여행을 하다 보면 온천 사우나의 지역민 입장료가 외지인 입장료보다 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혜택인가 보다. 경기도 가평을 소개하는 한 TV 여행 프로그램을 보니, 관광객들이 일제히 안내소로 들어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QR코드를 찍는 게 아닌가. ‘디지털관광주민증’이라는 이것을 등록하면 그 지역의 숙박, 식음료, 관람, 쇼핑 등 업체로부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말 평창과 옥천 두 지역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매년 대상 지역을 확대하여 지금은 44개 지역의 1천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넘어가던 2022년 말, 관광공사는 국내 관광산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초자치단체 226개 중 지방소멸 위험지역에 해당하는 곳이 절반에 이르렀다. 저출산으로 인구의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은 계속 수도권으로 모이고 있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은 국가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관광산업에서도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을 비롯하여 시골로 휴가를 가는 촌캉스, 일주일 살기, 한달…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모바일 상품권 구매와 교통카드 충전 등의 소액결제를 유도해 편취한 혐의를 받는 중국교포들이 체포돼 구속됐다. 이들은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수도권 특정 지역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기상천외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털어놓은 ‘중국에 있는 윗선’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다. 철저한 수사로 사건전모를 밝혀내어 여죄를 찾아 밝히고 추가 범죄를 차단해내야 할 것이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정진우 영장 전담 부장판사)은 KT 소액결제 피해 사건 피의자로 체포된 중국 국적 남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가 밝힌 영장 발부 사유는 ‘도망 염려’였다. 이들 중 한 사람은 지난 8월 말쯤부터 9월 초까지 불법 소형 기지국 장비를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수도권 특정 지역 KT 이용자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모바일 상품권 구매와 교통카드 충전 등의 소액결제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해당 소액결제 건을 현금화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이들을 각각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