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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픔 돌보기 10년… ‘천사표 선생님’

용인시 남사초교 한성수 교감

사비털어 결손가정·홀몸노인에 생필품 지원
친척·동료교사 ‘맑은샘 가족’ 봉사단체 결성
불우학생에 장학금 후원 등 ‘사랑 동참’ 감동


‘천사표 선생님’

용인시 남사초교 한성수 교감은 눈물이 많다.

그 여린 마음 때문에 헌신적 사랑의 교사가 됐는지 모른다. 지난 1997년 광명시 하안남초교 특수학급으로 발령나면서 그의 보람진 인생이 시작됐다.

1천여 가구의 영구 임대아파트내 영세민 자녀들이 다니는 초교였다. 부임 당일 그는 월컥 눈물을 쏟았다. 생활보호대상자 결손가정 독거노인 장애우들의 자녀가 대다수인 어린 학생들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첫 날 경제적으로 너무 궁핍한 한 학생의 집에 찾아가 20kg 쌀 한 가마를 전달했다.

그는 이날 ‘내 기꺼이 사랑의 샘물이 되리라’ 굳게 다짐했다. 며칠 후 그 집에 찾아갔더니 그 쌀이 텅텅 비어 있었다. 그 학생은 자신의 처지도 어려운데 주변의 더 사정이 딱한 독거노인과 장애우들에게 나눠준 것이었다.

그는 여기서 큰 감동을 받곤 이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고자 ‘맑은 샘 가족’이란 단체를 결성했다. 친척 친구 그리고 동료 교사들까지 그의 순수한 마음에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1년에 네 번씩 맑은샘 잔치를 열어 생필품과 장학금을 나눠주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겐 목욕 봉사를 베풀었다. 그때 ‘맑은샘 가족’의 도움을 받던 30여명.

지금까지 장학금 수혜를 입은 초중고 학생은 60여명에 이른다. 그는 ‘맑은샘 가족’이라는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1997welove)도 열어 이들의 정신적 후원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론 전하지 못하는 ‘잔잔한 사랑’을 온라인을 통해 전하는 셈이다. 이 카페의 ‘감동어린 사연’은 벌써 10년간 112호의 맑은샘 소식지로 발간됐다.

부임 이듬해 만난 학생중에 당시 5학년이었던 희진 희선 자매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 자매의 부친은 췌장암에 결핵 당뇨로 생계에 막막했고 어머니는 가출해 끼니를 거르고 있었다.

그는 이 자매를 ‘맑은 샘 가족’으로 맞아 2년간 병원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지금 이 자매는 모두 4년제 대학에 입학한 훌륭한 성인이 됐다.

한 교감은 최근 이 자매를 만나 “결혼할 때 꼭 애비를 대신해 예식장에 입장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는 지난 2005년 지금의 용인시 남사초교로 발령받았다. 그러나 이곳도 사정은 별반 다른게 없었다.

전교생이 200여명인데 ‘사마리아원’이라는 고아원 어린이가 약 40여명이다. 결손가정이나 조손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자들로 하안남초교와 비슷한 상황이다.

부임 한 달 뒤부터 그는 이들을 위해 퇴근 후 또는 휴일엔 가정을 방문해 사비로 생필품과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15일 제26회 스승의 날을 맞는 그날 그의 감회는 아주 평범했다.

“내 마음의 샘물을 전하는 것입니다. 지난 1997년 광명 하안남초교 발령은 나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된 날이고 교사로서 평생 베풀고 살라는 인연의 끈을 갖게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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