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도로포장을 한 뒤 한달도 되지 않아 다시 뜯어내 상수도관로 공사를 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시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은 담당부서가 서로 다른데서 나타난 것으로 드러나 행정력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오산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28~29일 가장동 322-9번지 일원에 3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을안길 포장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마을안길 포장공사를 한지 1개월도 지나지 않은 5월에 또 상수도 진입공사를 반복하면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4월 먼저 공사를 진행한 것은 시 건설과. 시 건설과는 마을안길 포장공사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공사계획을 세우면서 상수과가 이 구간 미급수 관로공사를 시행한다는 것을 미리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공사를 강행했다.
지난해 12월 이 지역에 대한 급수관로 사업을 확정했던 시 상수과는 이와 별도로 지난 4월 발주에 나서 5월 공사에 들어갔다.
결국 포장공사를 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은 멀쩡한 도로를 뜯어내고 관로를 묻고 다시 덮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게 된 것.
시 상수과의 계획을 알고 있던 시 건설과가 사전 협의와 조율만 했어도 이런 기막힌 행정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비판과 함께 예산만 낭비된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급수 관로공사 구간인 1.5㎞에 기 포장된 마을안길 400m가 포함돼 훼손되면서 재포장사업비까지 추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존 포장상태가 양호해 굳이 재포장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오산시 유력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한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이모(가장동)씨는 “기존 마을안길은 시멘트 포장길로 파인 곳도 없고 통행에 불편이 없었는데 콘크리트로 재포장되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며 “그런데 포장된 지 일주일도 안돼 또다시 포장을 걷어내 상수도 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전에 상수도 급수관리 공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지역뿐만아니라 마을안길에 대한 전반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시행하다보니 시공업체에 미리 통보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전체 포장길이 중 180m의 공사구간만 추가비용이 발생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오산시는 2012년 주민불편사업(마을안길) 사업비로 8억원을 책정, 현재 공사중인 상수도 급수관로 사업은 1.5㎞ 거리로 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8월중 완공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