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산하기관의 간부들이 예산담당 직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를 내세우며 막말을 일삼는 등 상식을 벗어난 언행을 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31일 오산시와 시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오산시 산하기관인 자원봉사센터 A사무국장은 지난 29일 예산계 여직원과 전화통화 도중 자신과 견해 차이를 보이자 ‘네 이름이 뭐냐’, ‘니 계장 바꿔’, ‘계장이 없으면 니네 과장 바꿔’라며 반말을 퍼부으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
A사무국장은 이날 예산계 직원이 ‘2013년도 자원봉사 운영 지원(민간경상보조금)’에 대한 예산 심의와 관련해 물품에 대한 잔량을 물어보자 ‘그런 것까지 보고를 해야 되냐’며 폭언과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화재단의 B팀장도 예산문제와 관련해 ‘직원들은 상대 않겠다’, ‘실무 과·국장이나 시장하고만 상의하겠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계 한 여직원은 “내년도 예산절감을 위해 오산시 전 부서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시점에 일부 산하기관의 간부들이 감투를 앞세워 하위 공무원을 상대로 외압이나 휘두르는 몰지각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여직원을 상대로 반말과 욕설에 가까운 말투를 일삼아 모욕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시 공무원노조는 “예산에 대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무자로서 당연히 질문 할 권리가 있는데 시장의 측근이라는 힘을 앞세워 여직원을 상대로 고압적인 자세로 막말한 것은 즉각적인 책임자 처벌과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산진보연대 김원근 대표는 “장(長)의 권위를 등에 업은 듯 행정기관을 상대로 모멸감을 주는 행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의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일부 몰지각한 산하기관 간부들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원봉사센터 A사무국장은 “예산문제로 통화를 하다 언성이 높아져 실랑이가 벌어졌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1일 곽상욱 시장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A사무국장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