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코로나19 확산세로 마음처럼 쉽지 않은 요즘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동네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가 누구나 편안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더 갤러리에서 ‘우리동네 미술관展’을 열고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 해소에 나섰다.
지난달 16일부터 8일까지 열린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을 태동시켰던 대표적인 작가들과 중견작가들의 다양한 양식과 기법, 소재로 꾸며낸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됐다.
대한민국 1세대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장성순 화백,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성백주 화백, 수묵 크로키의 대가 석창우 화백 등 유명 작가 32명의 대표작이 걸렸으며, 미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제시하면서 회화의 개념과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접목해 새로운 회화의 조형성을 보여준다.
양현옥 작가의 ‘행복하라 고양이’는 꽃이 활짝 핀 창 너머로 따스한 햇살 비추는 나른한 오후, 고양이가 누워있는 모습이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창가에 서 있는 것처럼 편안하면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오정례 작가가 나무에 아크릴로 표현해낸 ‘앞마당에 흐드러진 맨드라미는 내 마음 같아라’는 붉은 맨드라미와 그것을 바라보는 닭의 모습이 시선을 빼앗는다.
특히 전시장을 둘러보면 작품 속 꽃들이 싱그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김세중 작가의 ‘존재의 호흡’과 신경숙 작가의 ‘인연’, 몽환적인 바탕에 분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복선 작가의 ‘생(生)’, 정은경 작가의 ‘21-25 해바라기’ 등이 그 주인공이다.
허광자 작가가 그린 ‘소나무 애 빠지다’는 청명한 바탕에 곧게 뻗은 소나무가 기개와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어린 소년이 민들레 홀씨를 손에 들고 후~하고 부는 모습을 그린 유현병 작가의 ‘민들레의 추억’. 이 작품은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작업해 차분함과 깊이감을 더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꿈의교회 김학중 목사는 “더 갤러리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와서 더위를 피하고 문화생활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더 갤러리는 도심 속 작은 미술관을 목표로 하며,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지역 주민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동시 관람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더 갤러리는 ‘우리동네 미술관展’을 마친 후 오는 13일부터 이민경 ‘쌓고 채우기의 시간과 삶’ 전시를 개최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