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 지사가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공직 선거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김경수 지사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권 판세의 변화에 대해서다. 물론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지만,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경수 지사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김경수 지사는 정통 친노이자 정통 친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2심 판결에서 무죄가 나왔더라면, 민주당 대선 판도는 요동칠 수 있었다. 친문의 입장에서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정통 친문 중에서 차기 대권 후보가 나오길 바랐을 것이다. 이런 후보가 있으면 복잡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김경수 지사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인사였다. 그런데 2심까지 유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친문들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즉 이낙연 대표나 이재명 지사는 정통 친문이 아니기 때문이
지금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예년과는 다르게 여론의 관심을 못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번 국정감사는 과거와는 다르게 긍정적인 측면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국감을 통해 어떻게든 한번 ‘뜨려고’ 다양한 행동을 다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특별한 복장을 한다든지, 관심을 끌만한 물품을 국감장에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국감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분함은 칭찬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분함과 ‘맹탕’은 구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자면, 이번 국정감사 역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흔희들 이번 국정감사를 ‘맹탕 국감’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야당의 정보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정감사는 여당보다는 야당에게 유리한 정치적 장(場)이다.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반적으로 국감에서는 야당이 유리한 입장임에도, 이번 국감을 보면 야당의 ‘한 방’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야당의 모습으로 판단하건데, 야당의
얼마 전 ‘진인 조은산의 시무7조’라는 ‘상소문’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이후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영남 만인소’라는 글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글들의 내용에 대한 찬반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글들에 대한 주목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현 정권 담당자들은 자신들이 민주화 세력임을 자부하고 있다. 이 부분은 누구나 인정을 해야 할 것이다. 혹독한 군사독재시절,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의 안위를 포기하고 군사정권 타도를 위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던졌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 젊음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그런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 행동인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 정권이 사라지기까지, 온 국민들은 이들의 덕을 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에 그런 공(功)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공(功)이 현재의 행위를 합리화 시킬 수 없음은 자명하다. 이는 정치적 정통성이 끊임없이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이치와 일맥상통한다. 즉, 선거에 의해 집권한 정통성 있는 정권이라도, 다음 번 다른 선거에서 정통성에 대해 검증을 받지 않으면, 집권 당시의 정통성은 사라진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집권 과정에서 법
요사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 갤럽 여론조사(8월 18일부터 20일까지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8%나 수직상승했고, 여당 지지율도 지난주 보다 6% 상승했다. 지난 2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지난 24~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를 보더라도, 지지율 면에서 더불어민주당(41.3%)이 미래통합당(30.3%)을 앞섰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통합당을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까? 필자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국기결집 효과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오른다고 볼 수 있다. 국기결집 효과란, 국가가 위기에 처할 경우, 국민들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여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해지고, 또 국민 개개인이 불안감을 느껴, 힘 있는 존재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지기 때문에 여권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위기
국회란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곳일까? 국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행정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다. 권력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은 일찍부터 제기돼 왔다. 17세기의 철학자 존 로크는 권력이란 무서운 존재이기에 쪼개야 한다고 역사상 처음으로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몽테스퀴에도 권력분산을 말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몽테스퀴에의 경우는 권력의 속성이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절대 왕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권력을 나눠, 왕정을 위협하는 세력들에게 하나씩 던져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권력분산을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로크와는 다른 이유에서 권력 분산을 주장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17세기부터 권력의 위험한 속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위한 권력 분립 노력은 지속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분립을 통한 권력의 상호견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됐던 것이다. 이런 교과서적인 말을 새삼스럽게 꺼내는 이유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요새 여당이 하는 일들을 보면, 자신들은 입법부의 일원이라기보다는 행정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야를 떠나 입법부는 행정부의 권력 행사를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 행위에 있어서 순서는 특히 중요하다. 지금 정치권, 특히 여권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문제는, 코로나19의 극복, 코로나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경제 문제,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새 여당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보다는 다른 이슈를 꺼내 들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지난 제헌절에 박병석 국회의장은 “코로나 위기를 한고비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면서 개헌 문제를 꺼냈다. 또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길거리 국장, 카톡 과장을 줄이려면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 아울러, 더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이후 여당의 당권 주자와 대권 주자들은 일제히 “행정수도 완성”을 외치고 있다. 물론 국토 균형 발전은 중요하고, 과도하게 밀집된 서울과 수도권의 인구 분산의 필요성 역시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부동산 문제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1987년 체제 역시 이제는 손 볼 부분이 분명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백종원 씨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분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통합당 내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갑자기 대선 후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물간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미스터트롯’ 무대를 여니 쟁쟁한 실력자가 쏟아졌다. 차기 당 대표와 협의해 대선 주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 새로운 인물이 분명히 나온다.” 이 말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그런데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자는 것은 김태호 의원이 먼저 제안했었다. 이렇듯 ‘백종원’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 ‘임영웅과 영탁’ 등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금 통합당 내에서 눈에 띄는 대선 후보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 쟁쟁한 대선 후보들이 있지만, 통합당에는 그런 후보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종원을 소환하고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미스터 트롯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이유는, 그리고 미스터 트롯 출연진들이 출연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보고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한 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독일에서 공부한 경제학자다.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한 자유의 개념은 독일의 사회철학자 로렌츠 폰 슈타인(Lorenz von Stein)의 철학과 그 맥이 닿아있다. 슈타인은 칼 맑스와 함께 헤겔 철학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학자다. 맑스는 사회주의의 길로, 슈타인은 독일의 사회국가(Sozialstaat)의 기초를 완성한 길로 각각 나아갔지만, 둘의 뿌리는 헤겔 철학에 두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독일의 사회국가란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의 사회국가는 시장경제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두고 진보니, 좌파 노선이니 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의 이런 발언과 기본소득제를 연결시키는 주장이 점점 늘고 있다. 기본소득제란 재산이나 소득의 유무,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국가 혹은 주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를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두 당의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들 신임 원내대표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 역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짐의 무게는 소속 정당의 크기와 반비례할 것 같다. 즉, 정당의 크기가 크면 짊어질 짐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정당의 크기가 작으면 짐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울 것이라는 말이다. 여당이 하고 싶은 일은 비교적 “손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야당이 이를 막기란 상당히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례하는 것도 있다. 그것은 책임의 무게다. 정당의 규모가 클수록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먼저 이들 신임 원내대표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생각해 보자. 민주당의 경우,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경제 관련 사안일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가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도 않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속도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증가속도를 보자. 지난 5월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천933억 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34.6% 급증했
우리나라 국회는 매번 최악이라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7대 국회도 최악이었고, 18대와 19대 그리고 20대 국회도 최악의 국회라는 타이틀을 경신했다는 뜻이다. 이렇듯 매번 최악의 국회가 반복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국회가 일을 안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끝없는 대립으로 점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번 21대 국회는 일을 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것이 여당의 포부란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여당의 포부에는 걱정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의 국회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는 왜 일을 안했다는 비판에 매번 직면할까? 국회가 일을 안했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는 바로 법안과 관련된 실적이 지극히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법안과 관련한 국회의 성적이 항상 낙제점이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법안 관련 성적이 낙제점이었던 이유는, 여야 간의 대립이 극심했기 때문인데, 이런 측면은 매우 중요하한 의미를 내포한다. 극한 대립과 거기서 파생된 우리나라 국회의 난맥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