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경기도의회의 마지막 행정사무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경기도 복지 예산 삭감과 공공기관 이전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1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3일 실시된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주요 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돼 도의회에 제출된 경기도의 내년도 본예산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본예산안에 따르면 도는 내년 복지 사업 214건 예산 2440억 원을 삭감 편성했다. 삭감된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223억 원) ▲노인복지관 지원(39억 원) ▲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 지원(26억 원) ▲시군 노인상담센터 지원(10억 원) 등이 있다. 박재용(민주·비례) 도의회 의원은 지난 13일 보건복지위 종합감사에서 도 복지국에 “예산실 결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복지국은 시군과 장애인·사회복지 단체들의 강한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박 도의원은 보건건강국에 대해서도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상임위원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적극 행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논의할 수 있도록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정 여건이 어렵다 해도 도민의 삶과 직결된 복지·의료 예산은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며 “각 기관이 현장의 목소리를 더 깊이 듣고 실질적 혁신과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의회는 복지 예산 삭감 결정으로 관련 업계 반발이 이어지자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상황이다. (사)한국상담심리학회와 (사)한국상담학회는 도가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 편성한 것과 관련해 공동 성명을 내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노인층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선구(민주·부천2) 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복지위 종합감사일인 13일 복지 관련 단체들과 면담을 갖고 “이번 예산안은 여야 보건복지위원 모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예산안에 대해 “사업의 지속성과 도민의 서비스 이용권을 해치고 인력 축소를 통해 서비스 질과 안전성을 약화시키며 복지를 숫자로만 판단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복지 단체들에 “복지·보건·장애인 분야의 핵심 예산만큼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데 여야 위원들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한 뒤 “분명한 기준으로 대응하고 예산의 원상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삭감된 복지 예산의 복원을 약속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도 산하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이혜원(국힘·양평2)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경기연구원의 북부 이전에 대해 “이전 부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착공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고 임시로 사용할 임차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발령 논의가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부위원장은 “박사급 연구직 3개월, 연구원급 2개월, 행정직 1일 단위로 순환 발령을 한다는 계획은 연구 연속성, 업무 인수인계, 통근 환경 모두를 저해할 수 있다”며 “직원들의 환경적인 부분이나 정주 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이경혜(민주·고양4) 기재위부위원장은 경기연구원과 경기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도 산하기관 이전 정책을 싸잡아 예산 낭비를 부추기는 무리한 정책 추진이라고 질타했다. 이 부위원장은 “도일자리재단 이전 부지의 경우 토양 오염 정화 비용만 100억 원이 예상되는 등 사전 검토 부족이 드러났다”며 “이같은 행정은 직원 복지와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무시한 졸속 추진”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분별한 예산 집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도민의 세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행정의 공정성과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의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과 충분한 사전 검토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민(민주·광명2) 도의원도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의 본점 이전에 대해 “남양주 본점 이전으로 발생하는 초기 비용은 약 25억 원, 연간 매몰 비용도 1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축 이전 시 300억 원 수준의 투입과 출연금 증액 요구(약 50억 원)까지 고려하면 경영에 중대한 재정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정책 기조는 정부, 도정에 따라 변화하는데 경기신보가 스스로 ‘이전의 필요성’과 ‘미이전 시 대안’을 비교 분석한 전략 보고서조차 준비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지난 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14일 동안 실시된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부천에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시장으로 돌진해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 제도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실제 반납률은 2%대에 그치는 만큼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소재 제일시장에서 화물차가 돌진해 60대 및 70대 여성 2명이 숨지는 등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물차 운전자 남성 A씨도 67세인 고령층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서도 70대 여성 운전자 B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차로 치는 사고가 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부산시에서 최초로 시행된 고령층 운전면허 반납 제도는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령층이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층 운전면허 소지자는 2022년 439만 명에서 지난해 517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반납률은 2.6%에서 2.2%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고령층이 운전면허를 반납할 경우 제공 받는 혜택보다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편이 더 크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상이하지만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2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 등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 고령층이 생활하는 일부 낙후된 지역은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이 자주 방문하지 않아 정작 해당 혜택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당국에서는 고령층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면허 갱신을 기존 10년에서 65세 이상은 5년, 75세 이상은 3년으로 단축해 적성 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적성 검사도 단순히 청력 및 시력 검사 수준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는 사이 고령층 교통사고는 2022년 3만 4652건에서 2023년 3만 9614건, 지난해 4만 2369건으로 매년 증가 중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체 교통사고 중 21.6%가 고령층 교통사고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층은 시력 저하 및 반사신경 둔화로 운전 중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우며, 실제 사고들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햇갈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운전면허 반납을 강제할 수 없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고령층이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수원시나 용인시 등 대도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지만 고령층이 밀집된 지역은 1시간에 버스 1대가 오는 등 교통편에 불편함이 많다. 고령층이 운전면허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현재까지 제도 개선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납률을 높이기 위해 혜택을 강화하고 대중교통을 증설하는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안 중 크게 늘어난 ‘아동수당’에 대해 수도권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 66만 명·인천 14만 명 이상의 아동이 추가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중에는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동도 포함돼 있어 수도권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추가 지급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아이를 볼모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갈라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복지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아동수당 지급’ 예산도 원안 통과시켰다. ‘아동수당 지급’ 예산은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1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1조 9588억 2300만 원에서 무려 26.7%(5233억 4600만 원) 증액시킨 2조 4821억 6900만 원이다.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급 대상 연령을 만 8세 미만(0〜7세)에서 만 9세 미만(0〜8세)으로 확대 ▲비수도권 아동 5000원,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역 아동 1만 원, 특별지역 아동 2만 원 ▲인구감소지역에서 지역화폐로 아동수당을 지급할 경우 1만 원을 각각 추가 지급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은 지급 대상 연령이 만 9세 미만으로 확대될 뿐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역에 포함된 4개 군(가평·연천·강화·옹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아동은 추가 지급(최소 5000원〜최대 3만 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아동수당 지원대상 수가 지난 9월말 기준 66만 689명으로 전체(218만 1120명의)의 31.1%를 차지했고, 내년에 만 9세 미만으로 확대되면 지원대상 아동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은 ‘2023 아동지표’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동(0〜18세)의 수가 경기 6만 9962명, 인천 2만 7056명, 서울 4만 4154명으로 다른 지자체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석전문위원은 내년도 예산안 검토보고를 통해 “복지정책적 측면에서 추가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수도권 거주 저소득층 아동에 대해서도 추가 지급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인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은 최근 같은 당 서울시당위원장 배현진 의원, 복지위 소속 안상훈 의원과 기자회견을 갖고 “왜 수도권 서민 빈곤층 아동이 지역의 부잣집 아동보다 수당을 덜 받아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김 의원 등은 또 “수도권 서민들과 낙후지역 거주민들을 역차별하는 행태”라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우리 아이들을 볼모로 잡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갈라치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지난해 8월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지금껏 단 한푼의 피해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서구청 등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대규모 피해 사건을 인지하고도 업계와 개인간의 문제로만 해석,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라 아파트 주민들로 꾸려진 피해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오전 10시 30분쯤 중구 영종도 정부함동청사 인근 파라다이스시트 스튜디오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화재피해를 입은 지 1년여가 지났지만 피해 보상은커녕 출퇴근 용으로 받은 차량도 빼앗아 가려고 한다”며 “그동안 보상안을 두고 해결해 주겠지하며 참아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길거리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불타는 벤츠 전기차, 침묵하는 벤츠’, ‘책임 회피 말고 피해 보상하라’ 등의 현수막을 들고 청사 인근 칼레니우스 행사장으로 몰려와 벤츠 사의 피해 보상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행사장 앞으로 벤츠사가 대여해 준 차량을 세운 뒤 달걀과 밀라구 등을 던지기도 했다. 최운곤 대책위원장은 “갑작스런 화재로 주민들의 차량들이 불에 타 이동권을 잃어 벤츠사로부터 차 대여를 받았지만 1년 임대라 곧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일부 주민들은 차량을 분손 매각해 차량 보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당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전기차 화재로 전손 피해를 입은 차량은 87대에 달하며, 부분 파손한 차량까지 더하면 783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주차장 지하 설비 및 배관 등도 녹아 정전과 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벤츠사는 당시 차량이 전손된 주민들에게 자사 차량을 1년 동안 대여해 주고, 인도적 차원에서 45억 원을 지원했다. 최근에도 15억 원을 추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원금이 ‘아이들과 미래재단’이란 기관을 통해 지원되면서 1년이 지난 최근까지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별다른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시설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지원금이 수리하는 데 사용됐다. 최 위원장은 “벤츠사가 기부한 기부금은 아파트 화재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분야에 대부분이 쓰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상회복지원금 등 주민 차원의 피해보상은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집회에 참여한 이재호(45)씨는 “차량 화재가 발생한 지점은 전기차가 혼자 있던 곳으로 인근에 전기차 충전소 등도 있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하는데 사실상 책임 회피나 다를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구청의 외면도 이들의 고충을 더하고 있다. 해당 화재를 두고 사회적 문제가 아닌 업체와 개인 간 문제로 결정되면서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못하는 탓이다. 강범석 서구청장이 올해 초 화재 문제 해결을 위해 벤츠사를 찾아 임원진 등을 만났지만 화재 원인이 불분명하면서 별다른 대안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댜. 구 관계자는 “벤츠사와 화재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피해 보상 절충안을 놓고 공공의 문제가 아닌 개인적 문제기에 어떤 대안도 마련하지 않는 중”이라며 “향후에 있을 지원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 계급제’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금융권의 구조적 개선을 요구하자 금융당국이 곧바로 금융지주사들을 불러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간다.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 구조 속에서 중저신용자·취약계층이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한 조치지만, 금융권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5대 금융지주사 임원들을 소집해 각 지주사의 포용금융 실천 계획을 점검한다. 5대 지주사는 정부 정책에 맞춰 향후 5년간 생산적·포용금융 분야에 508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 중 포용금융 규모는 약 70조 원이다. KB국민(17조 원), 신한(12~17조 원), 하나(16조 원), 우리(7조 원), NH농협(15조 원) 등이 해당된다. 이는 은행권이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며 ‘이자 장사’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융취약계층 지원이라는 공적 역할을 강화하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난한 사람이 더 비싼 이자를 내는 금융 계급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고신용자 금리를 높여 저신용자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밝힌 지 두 달 만에 재차 금융개혁을 주문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주사 점검과 더불어 금리 산정 구조, 채무조정, 연체 추심 방식 등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 전반을 검토해 추가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정책서민대출인 햇살론 금리를 15.9%에서 12.9%(사회적 배려자 9.9%)로 낮추는 예산 증액안을 국회 정무위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취약계층이 더 낮은 비용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급 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며 “은행뿐 아니라 2금융권, 정책금융까지 모두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간담회에서는 자영업자,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 등 대출 접근이 어려운 계층을 위한 보증상품 확대와 대안 신용평가(CSS) 고도화 등이 논의됐다. 하지만 2금융권은 이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이 흔들린 상황에서 저신용자 대출까지 늘리면 연체율 상승 위험이 크다며 난색을 표한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2금융권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저금리로 늘리라는 요구는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PF 의존도가 높았던 지역 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서민·자영업자 대출 역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역 기반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공동 CSS나 여신 시스템 개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요구가 시장의 금리 산정 체계를 왜곡하고, 금융회사에 위험 부담을 과도하게 떠넘긴다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시킨 배드뱅크 역할의 ‘새도약기금’ 출연금 부담에 더해, 정책적 필요를 이유로 위험도 높은 대출을 떠안게 하는 것은 금융업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별 금리는 연체 확률이라는 명확한 통계에 기반해 책정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민간 금융이 대신 떠안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듣기평가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임 교육감은 지난 1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영어 듣기평가는 학교별 환경 차이와 사교육 부담을 심화시키는 대표적 문제”라며 “교육과정 속 영어 수업과 수행평가로 듣기 훈련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어 수능 듣기를 소통 역량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202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에도 “내년부터 가장 까다롭고 사고 발생 요인이 높은 영어 듣기평가를 폐지하는 쪽으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임 교육감이 지난 1월 발표한 대학입시 개혁안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대학입시가 바뀌지 않으면 초중고 교육이 본질과 관계없는 곳에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며 결국 망..
전국공무원노조 경기지역본부와 민노총 포천시협의회 등은 지난 13일 포천시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 노조활동에 따른 출장문제로 징역형 선고는 문제가 있다"며 포천시 공무원인 이홍용 전 노조사무처장의 탄원서명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변영구 전국공무원노조 경기본부장과 김민현 민노총 포천시협의회장을 비롯해 경기도와 안성, 시흥, 오산 등 시·군 지부장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들은 "정당한 노조활동이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며 "이는 사법부의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횽용 전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지난 2013년 당시 공무원노조 압수수색 후, 시작된 재판이 무려 12년 넘게 진행 중에 있으며, 지난 2024년 8월 이 노조 사무처장의 국가보안법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노조활동에 따른 출장문제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에 들어선 농협경기본부 신사옥이 14일 공식 준공됐다. 농협의 금융·경제·유통 조직을 한데 모으는 ‘경기 농협 허브’로, 향후 지역 농업과 금융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준공식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재준 수원시장,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김진경 경기도의회의장 등 주요 인사와 지역 조합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홍보영상 ‘농심천심’ 상영, 경과보고, 기념사, 테이프 커팅 및 기념식수 등이 이어졌다. 신사옥은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4만 3283㎡ 규모로 2022년 12월 착공 후 약 2년 만에 준공됐다. 건물에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를 비롯해 농협경제지주, 경기검사국,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경기영업부, 농협생명·..
가을 햇살에 물든 모란 미술관의 정원은 아늑했다. 인적이 드문 평일 오후,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옆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니 미술관 정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자 평범한 검정색 의상에 뿔테 안경을 쓴 안형남 작가가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1957년생 안형남 작가는 17세 때 미국에 건너가 설치조각 작가로 명성을 쌓았다. 어느덧 흰 눈이 내린 머리카락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얼굴 주름에서 어떤 경지를 초월한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다.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 잘 알려진 모란 미술관에서는 다음 달 28일까지 '불가분: 안형남의 서사' 기획전이 계속된다. 2014년 이곳에서 전시를 한 후 회고전으로 열리는 대형 기획전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Windrock'(윈드락)은 제멋대로 휘고 구부러진 알루미늄 철재 오브제들과 자연물이 혼합된 설치 작품이다. 오밀조밀한 구조와 기이한 형태를 통해 작가의 위트와 익살이 보이고 그 뒤에 숨겨진 자연과 일치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안작가는 "그저 구부리고 접는 모든 과정이 재밌다"고 말하면서도 "윈드락은 자연과 나의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 속에 흔히 보이는 '돌'과 같은 모든 것이 결국 나와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스케치도 하지 않고 생각없이 떠오르는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실존과 인류의 영원한 종교적 관심사와 같은 것들을 알루미늄과 철재 소재들의 휨과 구부림, 자르고 붙임을 통해 사물과 공간, 인간과 신의 경계를 담아낸다. 특히 안형남 작가의 작품은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키네틱한 설치 작품부터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캔버스, 숯으로 그려낸 장소특정적 드로잉 '착각의 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어쩌면 착각 속에 사는 것일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영원만큼이나 광대하고 무한한 시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을 사는 인간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다투고 경쟁하는 현실, 그 자체가 착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랜 세월 그의 작업은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실험적이면서도 과감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번 전시를 위해 안작가는 지난 여름 2개월 간 모란 미술관에 머물며 새로운 도전을 구상하고 실행했다. 모란 미술관 옆 절터를 도화지 삼은 안작가는 수많은 자갈을 쌓아올린 7개의 큰 봉우리와 작은 동산들을 만들고 이를 감싸고 도는 굽이 굽이 길을 만들어냈다. 작품명 '굽이 굽이' 프로젝트는 걷고, 견디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감사와 치유, 진리로 향하는 여정을 창조해냈다. 안작가는 "그 길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살아왔고 걸어왔던 길"이라며 "산 넘고, 물 건너 먼 길을 굽이 굽이 돌아 자녀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러 다니던 부모의 모습을 이 작품에 담았다"고 밝혔다. 굽이 굽이 돌아 발길이 닿은 곳은 사찰의 기도처. 그 안에는 미디어 아트 '존재의 회복'이 상영된다. 삼원색의 몽환적인 빛이 분리와 결합을 통해 태고적 어딘가로 안내한다. 안작가는 "빛의 이런 움직임은 삶의 모호함 속에서 구원의 길을 찾고 나의 존재를 회복한다"고 설명했다. 안형남 작가의 넓은 작품 스펙트럼은 격동의 현대사와 함께 한 안 작가의 가족사와 연결된다. 만주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펼쳤던 조부모. 일제강점기 평양에서 아동 선교에 앞장섰던 부친 안성진 목사는 공산당의 핍박을 피해 월남 후 미국으로 이주해 현지 선교와 아동사역을 이어왔다. 동방의 작고 가난한 나라.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시절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고된 삶을 살았던 안작가와 가족의 삶은 그의 작품의 자양분이 됐고 그의 작품을 설명해주는 열쇠가 됐다. 특히 2012년 백남준 탄생 80주년 기념 소마미술관 초대전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 '핏줄'은 안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단순한 혈연관계의 가족을 넘어 여전히 갈등하고 대립하고 있는 남북의 상황을 한민족의 혈연적 유대로 조명한다. 안형남 작가의 시선은 과거 가족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지금 그의 시선은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어진다. 틀에 박힌 구습을 깨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이브와 아담', 새로운 도전과 높은 곳을 향해 뻗어나가는 '야곱의 사다리'에 드러난 그의 시선이 그렇다. 그것이 지금까지 안형남 작가를 이끌어온 진정한 힘이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정말로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특별히 배제되고 있는 경기 북부의 상황이 참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파주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가진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제가 이전에 경기도지사를 3년 남짓 하면서 권한이 부족해서 하지 못해서 참 아쉽다고 생각되는 게 꽤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는 정부가 조금만 신경 써주면 해결할 방법도 꽤 있던데 잘 안되는 게 참 안타까웠다”며 “그중 동두천에 매년 수재가 발생하는데 반환 공여지 땅을 조금만 미리 넘겨주면 준설작업을 해 수재를 줄일 수 있다는데 십 수 년간 안 된다더라”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부탁드려서 동의서 한 장 받으니 바로 (준설작업을) 처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 힘들었는데 드디어 제가 그 많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각 부처가 신속하게 협의해서 객관적이고 불합리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합리적이고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처리할 수 있어서 즐겁다”며 웃었다. 또 “반환 공여지 문제뿐만 아니라 접경지역이다 보니 각종 군사 규제 때문에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한다”며 “남양주, 가평 등은 상수원 규제 때문에 피해는 많이 보면서 특별한 혜택도 없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게 꽤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각종 군용 시설 때문에 권리 행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집하나 지으려고 해도 온갖 규제들로 불편했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미군 반환 공여지와 군 유휴지 등 개발 활성화를 위해 지방정부의 부지 임대·매입 대금 상환 기간을 대폭 늘리고, 지방정부가 직접 개발하지 않는 경우엔 국방부 주도로 위탁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 반환하지 않은 미군 공여지의 조속한 반환을 이끌고, 반환 부지의 오염을 지방정부가 먼저 정화하면 국방부가 비용을 정산해주는 패스트트랙 신설 계획도 설명했다. 아울러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민간인통제선의 초소를 북상 이전하며 통제구역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등 경기 북부 방위산업의 기반 조성을 위해 내년부터 국방벤처센터를 포천에 설립할 계획”이라며 "공여지의 빠른 개발을 위해 공여지를 지방정부에 임대할 때 임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대 100년까지 늘려주겠다"고 말했다. 경기북부 타운홀 미팅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안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 등이 함께 했다. 한편 김 지사는 행사 후 SNS를 통해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경기도 역시 반환공여지가 경기북부 발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동북부 공공의료원을 비롯해 의료, 환경, 문화, 교통 인프라 등 370만 경기북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정부와 발맞춰 해나가겠다”며 “기회와 희망의 땅, 경기북부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