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 한 개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귤의 네 배나 된다. 풋고추가 익어가면서 새빨갛게 바뀌는 것은 붉은색인 캡산틴(capsanthin)이란 색소가 생겨나서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까닭은 고추의 속명에서 따온 캡사이신(capsaicin)이란 물질 때문이다. 사실 고추의 매운맛은 통증으로 느끼는, 다시 말해 구강 점막을 자극할 때 느끼는 타고 아픈 듯한 통증이다. 그래서 통각이라고도 부른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또 다른 이유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다른 미생물이나 곤충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자기방어물질’인 것이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과 삼국시대라는 두 설이 있으나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 유래가 무엇이든 고추는 풀이 아니라 가지과 나무다. 고추농사는 ‘거저 얻는 것 없다’고 할 정도로 보긴 쉬워도 웬만한 정성과 노력 없이는 재배가 어렵다. 큰 고추 하나에 씨앗은 150여개쯤 들었다고 한다. 한 그루에 70~80개의 고추가 달리니, 그루당 1만1천여개의 씨앗이 생긴 셈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아들을 낳으면 다산(多産)의 상징 고추를 금줄에
1997년 12월 수원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이후 창덕궁 경주유적, 강화고인돌, 조선왕릉 등이 추가로 등재됐다.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17년 동안 수원시는 화성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2006년 5월 화성의 일부인 서장대 누각 2층이 취객의 방화로 소실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8년 2월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됐다. 복원을 둘러싸고도 각종 비위사실이 밝혀졌다. 문화 강국을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끄러울 뿐이었다. 수원화성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면서 정조대왕의 수원 천도와 왕권강화의 의지가 담겨있는 유적이다. 정약용과 실학의 역사가 성곽 곳곳에 담겨있다.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에 매료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일본 중국 등지의 해외 관광객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곳에서 대낮에 술판이 벌어진다니 한심한 일이다. 장안문 내부 마룻바닥에 다 마신 소주병과 음식물 찌꺼기들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욱 따뜻해지면 햇볕
평택시 도일동 일원에 성균관대 신캠퍼스, 국제공동연구소 등과 친환경 주거공간이 어우러지는 지식기반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이 끝내 불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11일자 경기도보에 평택브레인시티 산업단지 지정해제와 사업시행자 지정취소 및 산업단지계획 승인취소 고시를 게재했다.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총사업비 2조3천72억원이 투입되며 부지면적도 482만여㎡로 서울 여의도의 1.7배나 되는 엄청난 사업이었지만 이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당시 평택도시공사에서 한국자치경영평가원에 의뢰한 타당성 검토 결과는 ‘차입이자율 상승, 분양가 인하, 투자비 증가, 사업기간 내 분양률 하락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될 경우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또 시장성이 불투명해 용지분양을 통한 재원 조달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1월부터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고시,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보상 지연과 땅값 하락 등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해왔다. 지난 1월6일자 본 사설에서도 지적했지만 6년여간 진척률 ‘0’이었던 평택 브레인시티 조성사업은 많은…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의 신규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보도다. 특히 월드컵재단은 최근 재단의 운영을 둘러싸고 지역언론으로부터 잇단 비판을 받으면서 각종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비상경영체제를 사실상 선포하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경기도의 산하기관 평가에서 수년 동안 하위권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40대 초반의 스포츠경영 전문가를 사무총장에 발탁해 남다른 기대를 모아왔던 터다. 하지만 신규사업이 투자유치 실패 등에 부딪쳐 의욕만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재단은 ‘공격 경영’과 ‘사업 체제 전환’의 방안으로 월드컵경기장 주변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종합한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임대시설에서 과감한 전환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보조구장의 복합잔디 조성과 주경기장 내에 짚 와이어 도입, 계류식 헬륨기구 설치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을 발표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구장 복합잔디(천연잔디 70%·인조잔디 30%) 도입 사업은 현재 잠정적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서다. 짚 와이어(Zip W
요즘 인기몰이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 일명 ‘슈돌’,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방송이 있다. 초등학생부터 아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을 인기 연예인 아빠가 혼자 2박3일을 돌보는 구성이다. 그 중 한 방송인은 이란성 쌍둥이를 혼자 돌보면서 응급실에 가서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는 긴박한 상황도 방영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이란성 쌍둥이 중 동생은 잘 울지 않고, 타인이 보기에는 갓난아이치고 참 착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상담전문가가 동생이 생활하는 것을 보고, 조그만 상황에도 잘 우는 형에 치어서 스스로 보채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는 계속 스트레스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에 부부가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란성 쌍둥이도 유전가가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태아부터 엄마의 자궁을 공유하고, 쌍둥이로 태어난 환경을 공유하는 것뿐이지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난 형제나 자매처럼 별도의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난 다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생명을 전달하는 유전물질이 DNA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이 DNA가 세포 속에서 존재할 때는 당과 단백질 등과 같은 다양한 유기 분자들로 이루어진 DNA를 보호하는 물질들과…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근본에 충실함을 말한 내용이다. 물살이 아무리 급해도 수면에 비친 달은 떠내려가지 않는다. 세상의 흐름이 물처럼 급하다 해도 본래 마음은 중심을 지켜 자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볼 수가 있다.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 또 있다. 송나라 冶父선사는 ‘대나무 잎 그림자가 뜰을 쓸어도 먼지는 그대로 있고(竹影掃階塵不動), 달빛이 연못 속까지 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다’(月輪穿沼水無痕)라는 말을 남겼다. 채근담에는 ‘물은 급하게 흘러도 주위는 조용하고(水流任急境常靜) 꽃이 자주 떨어져도 내 마음은 한가하다. 언제나 이런 뜻을 가지고 사물을 대하면 몸과 마음이 어찌 자유롭지 않겠는가’(人常持此意 以應事接物 身心 何等自在)라는 말이다. 우리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상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결정하고 다가오는 결과에만 안달하며 세상 탓 이웃 탓 남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마음은 없는지 . 어느 선사의 글에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일 뿐이다’ 하였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조병돈 이천시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 독자행보에 나선 조 시장이 무소속으로 나올지, 아니면 야권후보로 전격 등판할지, 선거판이 출렁이고 있다.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 여기에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데다 재임 중 무리 없이 시정을 이끌어 오는 등 득표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무소속 김문환 후보는 상황에 따라 냉탕·온탕을 동시에 경험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일각에선 조 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후보로 출마할 경우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주판알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래저래 조 시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3선 도전에 나선 조 시장에게 훈수를 둘까 한다. 당당하게 시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 출마의 방식(무소속 혹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시민들의 지상명령에 따르면 된다. 지금 지역여론은 폭발 직전이다. 시민들은 새누리당의 전략공천에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듯하다. 6명의 후보 모두 경력이 화려한데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조 시장으로서도 억울할 법도 하다. 도덕적 흠결이 없는 데다 지금까지 재임 중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눈 크게 뜨고 찾아봐도 새누리당의 전략공천 명
최근 광주고등법원에서 벌금 249억원에 대하여 1일당 5억원으로 환산한 기간 동안 강제노역을 하도록 명한 판결(소위 ‘황제노역 판결)’과 위 판결을 선고한 광주 및 전라남도지역에서만 30년 가까이 근무한 판사(소위 ‘향판’)에 대하여 국민의 비난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검찰에서는 여론의 비난이 일자 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회장을 노역장에 유치된 지 6일 만에 형집행정지 후 귀가시켰고, 위 판결을 하였던 판사는 광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2달도 안 되어 판사직을 사임하게 됐습니다. 형법 제69조 및 제70조는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이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최고 재벌의 모 회장의 경우 1천1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1일을 1억1천만원으로 환산해 노역장 유치를 선고받은 일이 있는데 이는 노역장 유치기간이 3년(1천95일)을 넘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황제노역 판결’의 경우 249억원의 벌금에 대하여 고작 49일의 노역장 유치를 선고함으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를 가리켜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라고 했다. 이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규제의 폐해를 강조하기 위한 은유지만,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관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규제’는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개인의 자유권을 위임받아 구성원 전체의 공동체적 번영과 질서를 이끌고 관리하는 게 국가의 책무다. 국가의 통치행위는 헌법에 의거하지만, 구체적인 행정행위는 관련 행정법에 의한 규준과 절차를 따른다. 따라서 규제를 ‘쳐 부술 원수이자 암’이라고 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최고 통치권자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이 될 수 있다. 물론, ‘원수나 암덩어리’로 규정하는 것은 규제 중에서도 사회발전을 가로 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걸 굳이 ‘원수와 암’에 비유하면서 최고 통치권자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중파 방송채널을 7시간 독점하면서 ‘규제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격에 맞지 않다. 규제에 문제가 많고 혁파를
스페인 카탈루냐 북동부 히로나(Girona)시에 가면 ‘텃밭버스’가 있다. 텃밭버스란 말 그대로 버스 지붕 위에 텃밭을 꾸며놓은 버스다. 스페인의 조경사 마크 그라넨(Marc Granen)이 디자인한 이 버스의 정식 명칭은 ‘피토키네틱(PhytoKinetic)’이다. 버스의 지붕에 텃밭을 가꿔 채소를 재배하는 그야말로 기막힌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 세계 최초며 유일의 버스다. 철도와 함께 대중교통수단으로 사랑받고 있는 버스는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그 역할의 다양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권이 이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청소년 등 특정 계층은 시내버스 요금을 면제해 주겠다며 ‘무상버스’라는 이색 공약을 내놨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2층 버스 도입을 또 다른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 전 교육감이 ‘이색 버스’ 공약을 하자 새누리당 남경필 예비후보도 곧바로 ‘굿모닝버스’라는 공약을 내놨다. 환승 터미널에서 2분 간격으로 서울로 출발하는 버스를 도입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