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정치권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에 사활을 건다. 새 정부 출범 2년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도 공명정대한 선거문화가 정착되지 못하여 야합과 비리가 판치는 현실이 안타깝다. 불법·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 재선거를 하므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다. 무보수명예직으로 출발한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은 많은 보수를 받아 실직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기초자치단체장 후보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를 여야가 아직까지 타협하지 못하고 있다. 원론적으로 공천배제에는 동의하면서도 각 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쉽게 타협하지 못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정쟁의 소지에 대한 의미를 수반하는 성격이 될 가능성 크기 때문에 치열한 선거공세가 예상된다. 정치판 보·혁 구도의 지루한 논쟁은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올바른 지자제 선거를 통한 국민통합을 위한 협력의 시대가치를 구현해 갈 때이다. 그동안 지역을 위해 충실하게 봉사하면서 주민을 존중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을 단체장과 지방의원으로 선출하여야 한다. 여야 각 당은 지방선거 120일 전인 내
베이비부머 은퇴 시점에서 전문직 은퇴자들의 사회공헌 일자리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공헌 일자리는 제3섹터의 일자리,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사회적 경제 영역이 제공하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베이비부머세대의 경륜과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재능기부 아이템의 신규 개발과 이를 매칭해주는 조직과 정보망 구비 등 사회 공헌형 일자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나아가 전문적 능력을 개인적인 이전이 아니라 시스템적 연결을 통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사회공헌활동에 전문직 은퇴자를 활용하는 방안은 퇴직예정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직에서 바로 은퇴하기보다는 ‘점진적 은퇴’가 가능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고령근로자가 연금을 받으면서 주로 비상근 형태로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점진적 은퇴(phased retiremen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55~64세 연금수령자 중 남성 37%, 여성 32%가 2009년에는 고용되어 일을 하고 있다. EU에서는 퇴직연령 전후에 근로시간을 부분적으로 줄이는 대신 줄어든 임금은 공공부문에서 보완해주는 성격의 &lsq
위대한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다는 허무맹랑함에 빠져서는 안 되며, 반드시 그 길에 대한 어려움을 겪지 않고서는 위대한 완성이란 더더욱 없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송나라 학자 주희는 용력지구(用力之久)라는 말을 했다. 내 모든 힘을 모아 오랜 시간 노력을 집중해야 결국 위대한 답을 얻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그 위대함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제아무리 오랜 시간 정성들여 쌓은 공도 무너질 때는 하루아침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惡成不及改). 어떤 일을 할 때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씩 걸어가는 그 모습을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서두르지 말 것이다. 서두른다는 것은 아직 익지 않은 열매를 따려고 하는 것과 같고, 조급한 것은 불안으로 이어져 일을 그르치게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역(周易)에는 자신의 인격과 능력을 정확히 알고 높은 자리에 욕심을 내라 했다. 인격은 미약(微弱)한데 앉아있는 자리가 존귀(尊貴)하고, 지혜는 적은데 도모하려는 꿈만 크다면 재앙 입을 일이 충분하다 했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게 있다. 항결핵제 중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약제, 즉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치료반응이 없는 결핵이다. 치료반응이 없다는 것은 두 약재에 내성을 가지게 됐다는 것으로, 치료 기간이 최소 18개월로 늘어나게 되며 치료 성공률도 떨어져 치료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 같은 다제내성 결핵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는 부적절한 결핵치료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남한과 북한이 대화를 거의 중지하고 있는 가운데 결핵 퇴치에 힘써온 민간단체인 유진벨재단이 지난 4~5월 북한의 결핵요양소를 둘러보고 왔다. 북한 결핵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결핵약을 지원한 유진벨재단의 인세반 회장은 북한 주민들의 다제내성 결핵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유진벨재단의 지원만으론 환자의 10%밖에 치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간재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도 적극 도와야 한다는 인 회장의 호소에 공감한다. 이런 실정에서 경기도가 유진벨재단과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사업에 나서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 2일 유진벨재단과 북한의 다제내성결핵환자 치료사업 후원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경기도는 다제내성 결핵환자…
경기도내 공공청소년수련시설의 15%가 위탁기준 부적합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1개 시·군에서 운영하는 총 82개의 청소년수련시설 가운데 90%인 74개소를 민간단체에서 위탁하고 있다. 이같이 청소년수련시설을 위탁 운영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청소년 육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청소년단체에서 위탁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위탁시설 부적합한 단체는 문화재단 6개소, 시설관리공단 3개소, 도시공사가 1개소를 위탁해서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남양주 도시공사에서, 시흥·안성·의정부시는 시설관리공단에서, 고양·군포·화성·부천시는 문화재단에서 청소년 수련시설을 위탁해서 운영 중이다. 수련시설은 청소년들의 여가를 위해 꼭 필요하다. 학업활동을 비롯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은 수련활동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청소년수련시설을 만들어 가야한다. 청소년기에는 튼튼하게 신체를 단련하고 미래를 향한 마음을 수양해가는 시기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배운 이론을 시설환경을 이용해 체험적으로 단련시켜가는 일은 매우
해마다 연말이 되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새해의 시장을 전망하고, 투자자들은 귀 기울여 투자의 판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삼느라 분주하다. 벌써 주식시장의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코스피지수 전망을 2300~25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계의 2014년 부동산 경기 전망은 ‘2014년 1분기 정도까지 가격조정을 거치면서 부동산활성화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3~4분기에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할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부동산 관련 업계가 지난 몇 년간 내놓은 주택경기 전망을 보면 ‘내년 상승세 전환’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특히 ‘내년 전반기 저점 통과 후 하반기 가격 상승’이란 내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쯤 각 증권사가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3년 투자 유망 종목을 추천했지만, 올해 증권사 추천 종목 45%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8년 이후 지속된 거래절벽과 가격하락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책부재도 문제지만 고령화와 저성장경제의…
무릇 싸움질하는 자는 모두 자기는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긴다. 무릇 군자이면서 소인과 더불어 서로 적해(賊害)한다면 이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여우로써 이미 죽거나 도망간 개나 양을 대신하는 격으로 그 몸이 스스로 도탄(塗炭)에 빠질 것이니 이 어찌 심한 과실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도 지혜로운 자라고 여기니 이보다 더 어리석은 것이 어디 있겠으며, 또 스스로 그것을 이익이 되는 줄 알고 있으니 손해가 이보다 더 막대한 것이 어디 있겠으며, 이것을 영광으로 여기니 이보다 더 욕됨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옳은 일을 했을 뿐 그릇된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吾能於是而不願於非). 그러나 그가 한 행동을 잘 살펴보면(考之行事) 옳은 일을 적고 그른 일은 많다(於是者寡)란 말이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 한 일도 자세히 따져보면 옳은 것보다 그른 것이 더 많다. 그것은 쉽사리 자기 주관으로 바라보고 행사하기 때문인데, 특히 경계해야할 일은 국민을 위한 정책입안자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발생하고 난 뒤에 죄의식 같은 것을 가져봐야 무슨 소용 있으며,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시과비중을 새겨둔다면 인생에 있어 허물은 가벼질 것이
겨울이 제 모습을 보여주면 떠오르는 일이 있다. 농촌에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 없이 계절의 행보에 맞추어 산다. 가을걷이를 마치면 김장을 하고, 메주를 쑤고, 가을 떡을 해서 고사도 지내고 집집마다 돌려가며 나누어 먹으며 한 해 농사를 마무리 하는 게 보통이다. 그 사이에 누구네 혼사나 회갑 같은 경사가 끼어지는 것도 대부분 이때쯤이다. 물론 예고 없이 찾아드는 일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평온하게 저무는 농촌을 시끄럽게 하는 일이 순간에 벌어졌다. 그날도 고사떡을 해먹은 어느 집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처럼 한가하게 웃음보따리를 펼치고 있었다. 그 중 한분의 손자가 한참이나 재롱을 부리다 진저리를 치기에 자연스럽게 한쪽에 있던 술병을 대주었다. 첫돌 지나 막 걷기 시작하는 남자 아이가 소주병에 쉬를 하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그런데 겨울이라 기저귀 속에 있던 고추가 귀여워 한 할머니가 장난을 시작하셨다. 방안에 앉은 모든 사람들에게 고추를 따다주는 흉내를 내면 모두들 맛있다고 먹는 흉내를 내면서 예쁘다고 아이를 어르고 노는 일은 심심풀이 이상 재미있었지만 불씨가 될 말을 묻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해가 서향미닫이로 들어오면서 모두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나는 외갓집이 시골이었던 관계로 방학이면 그곳에서 보낼 때가 많았다. 초등학교시절 어느 겨울방학 때 일이다. 역시 외갓집에 있었던 나는 ‘귀한 새끼’ 왔다는 외할머니의 호의(?)에 힘입어 과일이니 떡이니 연일 맛나게 먹었다. 그러다 어느 날 사단이 났다. 추운날씨에 급히 먹은 음식이 체한 것이다. 배가 아프다는 호소에 외할머니는 약을 찾는 대신 배를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중얼거리셨다. “할미 손은 약손, 할미 손은 약손.” 하지만 차도가 없자 실과 바늘을 가지고 와서 내 엄지손가락을 묶고, 바늘로 손톱 밑을 따셨다. 급한 나머지 민간요법을 동원한 것이다. 얼마나 아팠던지,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누구나 한번쯤 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갑작스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음식이 목에 걸린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데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그 증상의 고약함을 잘 모른다. 특히 명치 부위가 결리고 아플 때에는 식은땀까지 흐르며 견디기가 더욱 어렵다. 결국 약 먹고 누워야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데 한동안 트림이나 메슥거림, 구역질이 지속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체한 음식을…
지난해 오래된 친구가 세상을 떠나, 다른 이들보다 일찍 상가(喪家)에 앉아, 쪼그리고 앉아, 둘만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차마 돌도 되지 않은 핏덩이를 남기고 발걸음이 떨어지더냐, 부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망자(亡者)와의 대화가 좋은 건 내가 끝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컥컥, 무엇인가 목젖을 계속 쳤다. 여럿이 모여 망자보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열중하는 분위기가 싫었던 터라 다른 문상객이 오기 전 서둘러 자리를 떴다. 돌이켜보면 오래된 화두(話頭)였다, 죽음은. 적확한 삶의 진실인 그 벽을 넘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부처에게 기대기도 했다. 해탈의 달인이었으니. 그런데 그는 내게 답을 주지 않았다. 어차피 불립문자(不立文字)니까. ‘스스로 알아서 가라’가 다였다. 당신은 이미 강을 건넜으므로 너는 스스로 배를 만들어서 넘어오라, 뭐 그런 이야기겠다. 밤이면 죽음의 신이 올까, 두려워 거리를 떠도는 사람이 어디 나 하나 뿐일까. 그렇게 죽음은 생방송이었다. 이순(耳順)이 가까워서야 비로소 알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다가오는 임종(臨終)의 순간을 생방송으로 불립(不立) 아닌 문자(文字)로 중계하는 이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