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훌륭한 듯이 내세우지만 속은 보잘 것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懸羊頭賣狗肉(현양두매구육)이라고도 한다. 이와 유사한 말은 너무 많다. 笑面虎(소면호), 表裏不同(표리부동), 笑裏藏刀(소리장도), 笑中有劍(소리유검), 羊質虎皮(양질호피), 似是而非(사시이비), 似而非(사이비), 似而非者(사이비자), 面從腹背(면종복배), 同床各夢(동상각몽), 同床異夢(동상이몽), 口蜜腹劍(구밀복검) 등으로 겉과 속이 다를 때 이런 말로 우리는 널리 사용한다. 어찌 세상이 내 마음과 같고 내 마음 먹은 대로만 흘러갈 수가 있나. 한 지붕 아래서 하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도 속마음을 알아차릴 수 없는 이 기막힌 현실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그러니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같은 일들은 얼마나 많은가. 면전에서는 복종하듯 온갖 아첨과 아양을 부리며 따르던 자가 방금 뒤돌아서서는 비수와 같은 음모와 저주를 생각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이 또한 인간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매월당 김시습은 다음과 같이 읊었다. “잠깐 개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고 다시 또 개니 날씨도 이렇거든 하물며 세상인심이랴 나를 좋다하는 이가 문득 나를 헐뜯고 공명을 피하더니 다시 공명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놓고 공방이 뜨겁다. 그중에서도 내년부터 초등학교에 도입된다는 시간제 교사 제도에 대한 반대여론은 더욱 뜨겁다. 이는 고용률 70%에만 집착한 정부방침 중의 하나다. 한국교원단체연합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저지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은, 교사는 수업 이외에도 학교에서 학생들의 생활지도 및 인성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교직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더욱이 시간제 정규교사 도입은 현행 기간제 교사와 더불어 교직사회에 또 다른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교사 10명 중 8명이 반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지난 19~21일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원 4천15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82.7%가 ‘정규직 시간제 교사’ 제도 도입을 반대했다고 24일 밝혔다. 설문 결과 교원들은 ‘젊은 예비교사들에게 장점은 없고, 오히려 정규 교원 선발인원이 줄게 돼 반발을 살 것(85.7%)’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갖고 있었다. 또한 교사의 직무는 수업 이외에도 상담과 교과문의 및 지도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학원강사나 다름없이 교과를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한다면 전문성과 자주성,…
본보는 지난 10월29일자 ‘취업성공 일등 공신 주민센터 직업상담사’란 사설을 통해 직업상담사들이 도민들의 취업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직업상담사는 직업에 관련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다. 이들은 상담업무, 직업소개업무, 직업관련 검사 실시 및 해석업무, 직업지도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업무, 직업상담 행정업무 등을 수행한다. 비슷한 직종으로 취업설계사가 있다. 취업희망자 및 구인처 발굴·관리, 구인·구직 상담, 취업알선, 취업 후 직장 적응 지원을 실시하는 등 경력단절자의 취업을 지원한다. 청년실업자가 증가하고 중·노년층과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희망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도와줄 직업상담사와 취업설계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각 지자체의 주민센터 직업상담사를 통해 취업한 취업자 수는 모두 6천80명이나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낮은 급여가 사기를 꺾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회 강득구(안양) 의원은 경기북부지역의 새일본부 및 센터 종사자의 90% 이상이 기간제 근로자라고 밝혔다. 종사자 96명 가운데 87명이 비정규직인 것이다.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저 사람 많이 변했어. 예전엔 실력에다 겸손함까지 갖췄는데, 높은 자리에 오르면 사람이 바뀐단 말이야.”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모두가 느껴본 경험일 것이다. 괜찮다고 여겼던 사람도 특정 부서의 보스(boss)가 되면 알게 모르게 성격이 변한다. 권력은 힘없는 다른 사람들을 물건처럼 다룰 수 있게 만든다. 그 직장 내 모든 사람들은 보스 앞에서 로봇처럼 시키는 대로 따를 뿐이다. 그리고 보스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칭찬과 찬양 일색이다. 행여 보스의 눈에 잘못 비춰질까봐 좋은 말만 해대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심리학과 ‘이안 로버트슨’ 교수는 특정인간이 권력을 갖게 되면 뇌에서 도파민(dopamine) 수치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도파민은 사람을 목표지향적인 똑똑한 인재로 만든다. 그러나 반작용도 만만치 않다. 판단력이 흐려져 냉혹하고 위선적인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특정 부서의 보스는 극히 미미한 권력을 가진 존재다. 그러나 매우 작은 권력마저도 뇌의 화학적 작용을 변화시켜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존재’로 바꿔놓을 수 있다. 도파민은 목표에 정진하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지만,
바람이 바람을 몰고 거리를 달린다. 바람의 방향을 읽지 못한 은행잎들 좌충우돌 분주하고 갑자기 몰아치는 추위에 인파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한 저물녘이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사거리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넌다.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기가 힘겨워 보인다. 신호등은 녹색에서 적색등으로 바뀌는데 노인은 횡단보도의 절반도 건너지 못했다. 경적을 울리는 차량과 길의 중간에 갇힌 노인, 정말이지 위험한 상황이다. 달리는 차량 틈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청년이 차량 사이를 뚫고 노인 곁으로 가서 노인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길 한복판에서 다음 신호가 바뀔 때까지 노인을 안전하게 부축하던 젊은이는 신호가 바뀌자 노인을 업고 횡단보도를 빠져 나왔다. 혹여 가족인가 하였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젊은이는 길을 잃으신 거면 집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며 주소를 물었고, 노인은 집은 이 근처이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거푸 했고 젊은이는 이내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얼마나 아름다운 젊은인가. 따라가서 차 한 잔 하자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지만 그 광경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저녁 내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의 모든 2014년 예산안이 국회와 지방의회에 제출됐다. 본격적인 심사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재정절벽(fiscal cliff)을 실감하는 구조이다. 중앙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이 3.9%이니 최소한 여기를 기준으로 예산 증가률을 맞추어야 한다. 세입이 여기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이상의 재정 증가율이 있다면 자산매각이나 지방채 발행 등 특단의 조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입의 가능성을 면밀히 보아야 한다. 세입추계소위원회의 필요성 차제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되기 전에 세수추계소위원회를 두어서 세입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세출의 수준은 정해져 있는데, 세입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내년도 중간에 지방채를 발행하는 추경을 편성할 전략이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생각한다면 딜레마가 있다. 내년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어차피 당선인을 위한 추경이 있을 것이다. 이에 이번에는 가능한 신규 사업을 자제하는 예산 심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직 입장에서 보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이 끼어들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방의원도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인들이 내놓는 책의 제목만 보면 앞으로 우리처럼 좋은 나라로 발전하는 국가도 없다. 또 역경을 딛고 일어서지 않은 사람이 없고, 나라와 민족 민주주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제목도 어디서 그렇게 좋은 문구들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지 감탄할 지경이다. 상생과 원칙, 균형, 배려, 동행 같은 단어는 필수고 절망과 희망, 극복은 빠지지 않는 단골 수식어다. 하지만 제목만큼 내용이 충실하고 미래지향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쁘신 분(?)들이 직접 썼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다. 내용에 현혹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제 자랑 투성이인 건 그렇다 치고 여기저기서 베낀 것 같은 소신과 주장,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의 비약 등으로 책으로서의 가치를 찾기 힘들다는 비난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베스트셀러 반열에는 물론 오르지 못한다. 오로지 정치를 위한 홍보책자 형태의, 그야말로 이벤트성 출판기념회를 위해 급조된 선거용 책이라는 오명도 자주 쓰면서 책장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닌 개인 출판기념회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참석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이러한 비상식이 통한다. 어디 사
지난 7일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비롯 강영중 대교 회장, 홍병의 시슬리코리아 대표이사,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 김영기 LG 부사장, 조재록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등 내로라하는 재계 인사들과 학계, 문화계 인사들이 모였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문화이음’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날 열린 문화예술 기부 후원회인 ‘문화이음 소사이어티’ 발족식에 참여해 문화이음 사업의 공식 후원위원으로 위촉됐다. ‘문화이음 소사이어티’는 사회적 영향력과 기부 능력을 갖춘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기부 후원회로, 향후 경기문화재단의 주요 전시공연사업 및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 기타 모금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경기문화재단은 앞서 지난 9월9일 재단 다산홀에서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문화이음’ 선포식을 열고, 기부문화 확산 및 대외 협력네트워크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문화이음 소사이어티’는 사실상 문화이음 사업의 첫 단추인 셈이다.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이음&rsq
켈트족의 전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아름다운 사랑의 원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 영국인 트리스탄과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운명적으로 사랑을 하게 되고 부부가 되어 한날한시에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전설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다 같은 날 함께 죽을 수만 있다면’. 웬만한 부부라면 한번쯤은 생각해 본 희망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그런가. 특히 장수를 전제로 한다면 그 희망은 그야말로 바람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예부터 사는 동안 부부의 금슬을 강조했나 보다. ‘금슬 좋은’ 부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할 때 산울림의 법칙(대접받고 싶으면 먼저 대접하라), 실과 바늘의 법칙(조화롭게 살아라)을 곧잘 인용한다. 사랑은 태생적으로 변하기 쉽고 배려와 존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해서 법칙들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엔 1995년 지방의 한 목사부부에 의해 시작된 세계 최초 ‘부부의 날’이 있다. 매년 5월21일이다. ‘가정의 달 둘이 하나 되자’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부부
경기도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도 농기원)을 이전한다는 발표가 지난해에 나왔다. 그리고 현재 도농기원은 오는 2017년까지 2천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대 농생대 부지 15만2천70㎡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 30만9천627㎡ 등 46만1천697㎡로의 청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예정인 현 도 농기원 부지(화성시 기산동, 수원시 망포동에 위치)는 이전이 완료되는 2015년까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화성시와 협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난 20일 도 농기원에서 열린 ‘2013년도 경기도 농림수산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이 도 농기원 청사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정재영(성남8)·허재안(성남2)·한이석(안성2) 의원 등이 서울대 농생대 부지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로의 청사 이전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도 농기원 청사 내 부지에서 재배 중인 배와 사과 등 각종 작목의 이전이 불가해 어린 묘목을 새로 심어 연구에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또 청사 이전 후 현 부지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