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에도 불구, 4박5일간 제주도를 여행한 서울 강남 모녀를 상대로 1억3천200만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제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의 내용은 강남구 21·26번 환자 모녀가 지난 20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지만, 제주를 여행하면서 방문시설 임시 폐쇄와 접촉자 자가 격리 등 피해를 입힌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미국 유학생 모녀가 4박5일간 제주를 다녀가면서 도내 20여 업체가 폐쇄됐고, 도민 96명이 2주간 생업을 중단하고 자가 격리됐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외에도 이들 모녀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와 개인들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강남 모녀에 대한 처벌을 청원하는 글을 비롯해 이기적인 행동으로 피해를 가중시키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청원이 줄을 잇는다. 지난 달 30일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자신을 “코로나19로 인해 단축근무로 급여도 삭감되고, 결혼준비 마저도 제동이 걸려 각종 위약금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뒤 자신보다 더 힘들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심란한 마음을 다잡
코로나19 확산방지와 학사일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정부가 결국 온라인 개학이라는 처방을 내놨다. 온라인 개학은 역사상 처음이다. 어제 교육부는 오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이고 교육당국조차도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아무런 예행 연습없이 맞게 됐다. 하지만 당국이 나름의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사각지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들을 만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이 걱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2019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컴퓨터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71.7%다. 바꿔 말하면 10가구 가운데 3가구는 컴퓨터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컴퓨터 보유율 격차도 크다. 특히 전남(51.6%)과 경남(58.5%), 강원(58.7%), 경북(59.0%) 등은 컴퓨터 보유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인 인천도 2.01%인 6천216명이 원격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울러 집에 학생이 2명인데 컴퓨터는 1대만 있다면 두 명 중 한 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해 건강 적색경보 상태인 요즘 면역력 강화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면역력을 키운 환자는 감염병이나 외과 수술과 같은 신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다. 의사들이 면역력 강화를 위해 강력히 추천하는 운동은 바로 ‘코어근육 운동’이다. 코어근육은 ‘코어(core, 중심)’라는 단어 뜻 그대로 몸의 중심인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으로 허리-골반-엉덩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아주 깊은 곳에 존재하는 근육이라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최근 코어근육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코어근육은 똑바로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강력한 힘을 내도록 돕는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은 코어근육이 쉽게 약해질 수 있다. 코어근육이 약한 사람은 요추 염좌(허리가 삐끗하는 담 증상)와 허리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반면에 코어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심근경색이나 암 수술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가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허리통증 환자에게…
아무리 환란이 덮쳐도 세월을 이기는 혹독함은 없다고 했던가? 어김없이 4월은 다시 찾아왔다. 화사한 꽃들의 잔치가 더욱 실감나는 계절로 성큼 다가 선 것이다.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에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중략)”라고 읊은 엘리엇의 시 ‘황무지’처럼 엄동의 겨울을 지내온 인내의 고통이 기쁨으로 바뀌어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맘때면 어딜 둘러보아도 꽃들이 눈에 띤다. 시인 박목월은 이러한 정경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중략)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김순애는 여기에 곡을 붙여 국민 가곡 ‘4월의 노래’를 지었다. 그런가 하면 이해인 수녀는 ‘4월의 시’로 꽃들이 찾아온 계절을 예찬했다.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중략)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잘 따라주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지켜지고 있다. 몇몇 나라에서 흔한 사재기 모습도 발견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개방성과 투명성, 대중에 대한 완전한 정보 공개, 신속한 대규모 검사와 치료 등 우리정부의 선진적인 방역시스템과 함께 성숙한 국민성을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올바른 흐름에 반하는 사람들은 늘 존재하기 마련, 이번에도 방역당국의 호소와 국민들의 바람을 무시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보름 동안 종교시설 및 실내 체육시설, 콜라텍과 클럽,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PC방, 노래연습장, 학원 등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시설과 업종의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국민 담화에서 "앞으로 보름 동안이 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직접행정명령과 집회·집합금지 등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시설폐쇄, 구상권 청구 등 법정 조치를 강력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정부가 4월 1일부터 출발지나 국적, 장ㆍ단기 체류 여부 등을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이번 조치는 국내 방역 상황이 안정적 관리와 재확산의 갈림길에 있는 가운데 확진자의 해외 유입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더구나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미주의 비율이 압도적이긴 하나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유입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상자의 숫자나 자가격리의 한계를 고려할 때 실효적인 관리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하루 평균 국내 입국자가 7천~8천명 수준이어서 이번 조치로 외국인 입국자가 다소 줄더라도 2주 후에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10만명 안팎에 이를 것이다. 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당사자들의 자발적 협조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실제로 내ㆍ외국인을 막론하고 자가격리 지침을 무시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수원에 사는 영국인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닷새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4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모두 23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의 독일인 유학생도 격리 기간 부산 시내 곳곳을 누빈 것으로 확인됐다. 귀국 후 자가격리 권고를 무
살면서 이번과 같은 상황도 처음이다. 이제는 경제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두의 난제이다. 집값이 폭락하며 거품이 수십 년간 이어진 일본의 전례가 우리에게 현실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전 세계가 함께 요동치고 있고 확진자 수는 끝을 모르고 늘어만 간다.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극한 상황인데 살면서 온 국민이 겪는 고초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실직자가 늘어나고 취업이 안되고 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와중에 전염병까지 창궐하니 이런 상황은 그 이전에 겪지 못한 신세계이다. 기업이 휘청거리고 국론이 분열되고 경제는 바닥 깊은 줄 모르고 하강하고 있다. 신세계가 밝고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던 많은 이들의 분노와 좌절로 심경은 더 참담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던 운동도 못하고 외출을 자제하며 하루 한 번 중무장(?)하고 산책을 할 뿐이다. 며칠 전에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식사를 함께 하던 (주)동아수출공사 이우석 회장을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분도 운동 차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우연히 오랜만에 만나 반갑기는 한데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지금 벌어지는 코로나19 사태는 전쟁 상황이다.…
합천 땅에 내린 건 해질녘이었다. 노모가 계신 집은 합천읍에서도 한 시간 남짓 걸어가야 하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모처럼 지는 해를 보며 남정강을 건너 걸어가기로 했다. 읍내를 벗어나자 보리밭이 보였다. 해거름 밭둑 길을 쉼 없이 걸었다. 보리밭을 보니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어릴 적 나는 이렇게 보리밭 길을 따라서 시골 초등학교를 다녔다. 간혹 친구들을 만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늘 섬뜩한 두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들리는 늑대 울음소리였다. 우는 아이 소리 같기도 한, 밤하늘을 흔드는 늑대 울음소리가 어디선가 들렸다. 늑대를 두고 소문도 흉흉하였다. 어느 동네에선 늑대가 갓난아기를 물고 갔다는 둥, 자고 나면 늑대가 돼지우리를 덮쳐 새끼돼지를 물고 갔다는 소리도 들렸다. 그 소리가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밤이면 혼자 삽짝 밖을 나서지 못했다. 어쩌다 이웃 동네 친구를 만날 일이 생기면 동네 아이들을 불러내어 무리를 지어 보리밭 고랑을 지나다녔다. 푸른 달빛 아래 보리밭 밭둑을 걷는 기분이라니…. 달빛 속의 밭고랑에서 불쑥 늑대가 나타날 것만 같은 공포에 우리는 절로 오금이 저렸다. 그런 늑대가 언제부터인가 사라졌다고 한다
동행(同行)의 사전적 의미는 ‘둘 또는 여러 사람이 같이 길을 감, 같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진정한 동행의 의미는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함께 가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다 해도 갈 수 있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들판도 걸을 수 있으며,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고, 높은 산도 넘을 수 있다.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라면 물에 빠진다 해도 손 내밀어 건져주고, 위험한 상황에서 몸으로 막아주며,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사랑하면 나의 길 끝까지 잘 갈 수 있다. 이 세상은 홀로 살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기에 단 한 사람이라도 믿고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동행에는 기쁨이 있고 마음의 위로가 있다. 우리의 험난한 인생길, 누군가와 손잡고 걸어 가야하고 험난한 날들도 서로 손잡고 걸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손을 잡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동행, 급난지붕(急難之朋)이란 어렵고 급할 때 함께할 친구, 동행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부부가 노년에 금실 좋게 함께 동행, 화락(和樂)하게 해로(偕老)할 수 있다면 세상 어느 누구를 부러워하랴! 동행(同行)이…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 문제를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다. 개학하자니 코로나19 확산이 두렵고, 연기하거나 개학한 뒤 온라인 수업을 하자니 이것 또한 문제점이 많다. SBS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4월 6일 개학에 대한 찬반 여부, 반대한다면 적절한 개학 시점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같은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일수록 4월 6일 개학에 부정적인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개학 반대 의견을 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한 차례 연기하자’,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무기한 연기’, ‘온라인 개학’ 의견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4월 6일 등교 개학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교원들도 같았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26~27일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4천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3%가 등교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4월 6일 개학을 전제로 개학방식을 묻자 응답자 59%가 ‘온라인 개학을 먼저 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육부가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이 4월 6일 개학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