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 함께 장마가 50여일이나 계속되고 있다. 지금 남·북한 할 것 없이 한반도 전체가 먹구름에 덮여 있다. 삼복중에 한줌의 햇살이 이렇게 그리워지는 건 처음이다. 수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7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대상지역은 경기도 안성, 강원도 철원, 충북 충주·제천·음성군, 충남 천안·아산 등 7곳이다. 각 지역에서도 재난지역 선포 건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도 신속히 피해 조사를 실시해,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장기간 폭우까지 미증유(未曾有)의 재난이 겹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로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적극 나서서 돕는 자원봉사자와 ‘기부천사’들이 국민들의 한숨을 미소로 바꿔놓고 있다. 도내에도 기부천사들이 많다. 그 중에서 최근 보도된 김포시 ‘문수산 막걸리 할아버지’의 기부 기사(본보 11일자 10면)는 우리를 흐뭇하게, 한편으로는 매우 부끄럽게 한
죽음이 코앞에 다가왔다. 오고 싶지 않은 길이었다. ‘왜 싸워야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전쟁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도망쳐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부총병 양원 대장도 도망가 버렸다. ‘계속 싸워야 하는가?’, ‘차라리 항복해 버릴까?’, ‘대관절 조선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것이 가당한 일인가?’ 이신방 장군을 따르는 명나라 병사들의 고민이 깊어갔다. 그래도 추석이다. 조선의 아낙이 성벽을 돌며 마지막 고기국물을 돌렸다. 쑥을 넣어 만든 떡도 한 개씩 돌렸다. ‘왜군이 얼레빗이면 명군은 참빗이다’고 경계하던 조선의 아낙과 노인들 그리고 성에 갇힌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명군에게 다가와 ‘고맙다’ 인사하고 손을 잡아주고 갔다. 1597년 정유년 추석, 조선 땅 남원성. 왜군 주력 오만육천여 명이 호남을 점령하기 위하여 관문인 남원성을 공격했다. 거기에 맞서 싸운 병사는 명군 삼천 명과 조선군 천 명 그리고 성으로 피신 온 백성 육천여 명이 있었다. 명군 대장 양원은 중간에 성을 포기하고 도망갔지만 이신방 장군 휘하 명군, 이복남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 처영스님이 이끄는 승병과 의병, 남원성 백성까지 일만여 명
중국 헌법 제9조와 10조는 토지의 국가 소유를 명시하고 있다. 9조는 “광산, 하천, 삼림, 야산, 초원, 황무지, 갯벌 등 자연자원은 모두 국가 소유다”라고 못 박고 있다. 이어지는 10조 역시 “도시의 토지는 국가 소유다”라고 적시하고,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침범하거나 매매, 어떤 방식으로든 전매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국가 소유’ 토지 위에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 특급호텔들이 우후죽순처럼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인 중 그 누구도 중국 헌법의 ‘토지공개념’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사용기한이 만료되더라도 개인이 수십 년간 살던 아파트를 정부가 회수해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편적으로 ‘토지공개념’이란 토지의 개인적 소유권은 인정하되 이용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개념을 무턱대고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지나치게 개인의 재산권이나 자유를 속박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토지공개념’이 지향하고 있는 ‘공공복리’의 이상은 차용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마하) 5이상의 속도를 가진 것으로 현재의 방어 시스템으로는 요격이 어려워 차세대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린다. 미군의 대표적인 순항(크루즈)미사일인 토마호크는 마하1 이하라 요격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경우는 마하 20 이상의 속도를 갖고 있지만 비행궤적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어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지구반대편이라도 1시간 안팎에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빠른데다 고도와 방향이 불규칙해 요격이 그만큼 어렵다. 서로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파괴하는 대규모 핵전쟁이 아닌 한 미래의 전쟁은 속도와 정밀도를 가진 극초음속 무기에 의해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 게 군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래서 러시아, 중국을 선두로 미국, 일본 등 강국들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과 실전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이들 국가들은 극초음속 무기를 정찰 감시하는 위성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나아가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위성군을 운영해 이런 위성이나 센서들을 교란하고
보건복지부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에서 발표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1∼2023년)’에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이 빠진 것을 놓고 말이 많다. 자식이나 가족이 있어도 부양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형편에 빠져 근근이 살고 있는 진정한 영세민들이 의료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현상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정부·여당은 공약 이행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빈곤층 생계 보장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가장 큰 축인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2022년까지 대부분 폐지된다. 소득·재산이 기준 중위소득의 30% 이하인 사람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는 단계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없어진다. 2021년엔 노인과 한부모 가구, 2022년엔 그 밖의 가구에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다. 다만, 부양의무자가 연 소득이 1억 원이 넘거나 9억 원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런 변화로 늘어날 생계급여 수급자를 26만 명가량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던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은 소득·재산이…
강아지풀 김 인 구 영희가 웃었다 철수가 웃었다 목덜미에 스르르 팔꿈치에 스르르 감기는 옛날이야기가 웃었다 소꿉놀이가 있었다 까르르 까르르 물볕에, 햇볕에 마르는 한 나절 예닐곱살 개구쟁이들이 웃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영희가 있을 뿐 어른이 되어버린 철수가 있을 뿐. 1964년 전북 남원출생. 1991년 ‘시와 의식’ 여름호에 <비, 여자> 외 2편을 발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 ‘아름다운 비밀’, ‘굿바이, 자화상’(2014년 세종 우수도서 선정)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요즈음 영화 VOD 한편 보지않은 시청자는 드물 것 이다. 극장과 VOD 동시개봉하면 1만1000원, 대략 5~6개월 지나면 2500원에 볼 수 있다. 공영방송 KBS 수신료는 월2500원이다. 1981년부터 지금까지 쭉 2500원이다. 2만원, 2만5천원. 공영방송인 영국 BBC, 독일ARD의 현재 월 수신료다. 1981년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이 23만원, 지하철 기본요금이 100원, 2020년에는 월 350만원,1250원이다. 각15배, 12배 올랐다. KBS는 수신료로만 운영되는 BBC와는 달리 수신료와 광고라는 이중적 재원구조를 갖고있기 때문에 이것이 항상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과거 2007, 2010, 2013년 KBS 수신료 인상안이 국회에 올라갔다가 당시 야당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진보든 보수든 자신이 야당이 되면 KBS 수신료 인상은 다 반대다. 공정보도와 국민정서가 반대의 이유다. 2000년대 들어 국민이 그렇게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 기억은 잘나지 않는다. 땡전뉴스로 5년을 보낸 KBS의 1980년대는 수신료거부 운동이 민주화 운동의 작은 날개짓인 참 슬픈 시절이다. 그 이후 KBS 수신료 문제는 ‘이용에 대한 대가’라는 문제에서 벗
현대 물리학의 거장 아인슈타인의 대표 업적은 ‘상대성 이론’이다. 상대성 이론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구성된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지 100년이 넘었다. 이제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이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성 이론은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이론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성 이론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일반 상대성 이론’ 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이 더 발전 된 이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1905년 발표한데 반해 일반 상대성 이론은 10년이 지난 1915년에 발표했다. 보다 더 발전된 이론은 10년이나 일찍 발표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속도가 통제되는 특수한 상태에 적용되는 이론이다. 반면 일반 상대성 이론은 속도가 서로 다른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일반이론이다. 때문에 특수 상대성 이론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발전된 이론인 것이다. 이는 물리학에 국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 역시 우리가 디디고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학문이다. 일반과 특수의 관계 역시…
지난 8월 1일부터 인천과 연평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횟수가 1일 2회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하루 1회 왕복에 그쳐 연평도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육지에서 1박, 또는 2박한 뒤 돌아가야 했다. 뿐만 아니라 연평도 항구 부두시설이 열악, 물때에 맞춰 배가 다니느라 출항 시각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배편을 늘리면서 여객선이 항상 접안할 수 있는 준설 공사를 진행해 정시 운항이 가능해졌다. 연평도가 1일 생활권역이 됐다는 얘기다. 인천~연평 항로는 올해 2월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여객선 준공영제 사업자 공모’에 선정됐다. 여객선 준공영제는 도서지역 주민들의 교통권 보장을 위해 선사의 운항 비용을 국비로 보조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가 자기소유 선박을 투입해 운영하는 항로 중 1일 생활권이 구축되지 않은 항로와 2년 연속 적자인 항로를 선정해 선사 운항결손금을 국비로 지원한다. 인천시는 2018년 인천~백령 항로를 시작으로 전국 최다인 6개의 준공영제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연평도 항로가 준공영제 공모에 선정됐지만 연평도항의 수심이 낮아 정시 운항 개시가 연기됐다. 이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연평도항 항로 긴급 유지준설공사를 시행, 기존 2m였던 평균수
폭우가 온도시를 삼켜 홍수 천지다. 무엇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새로운 도시를 건설 했다고 그렇게 자만하고 기후에 대한 조심성 없는 결과다. 인간이 얼마나 쓰레기를 많이 만드는 지는 요즘 스스로 절감하고 있다. 사람들과 떨어져서 보내야 하는 코로나의 여름은 국내의 가까운 여행지 발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만남이라는 귀한 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삶의 중심을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게 했다. 이는 문화적인 삶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며 예술을 통한 미학적 경험, 독서, 여행 그리고 자기활동의 취미 형성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보람이라는 단어를 사랑해야 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보람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약자를 위해 행동 했을 때 혹은 위험이나 곤란에 처한 사람을 작게라도 도왔을 때 나오는 뇌의 보상 중추 활동으로 경험 하는 고차원적인 감정이다. 동물에게는 없는 이 보상 중추 활동이 활발해야 장수하고 건강하다는 연구도 있다. 얼마 전 너무 답답한 도시에서 여유를 가지고자 송도에서 가까운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에서 하는 전시를 갔다. 마치 원더랜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