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 피고 아까시꽃 피어날 때면 뻐꾸기 울음이 들려온다. 모내기도 하며 바쁜 농사철이 시작된다. 따스한 햇볕에 모든 농작물이 무럭무럭 잘 자라는 시기이다. 감자를 일찍 심은 데는 벌써 감자꽃이 하얗게 피었다. 고추 모종한 것은 지지대를 꽂아주고 묶어줘야 한다. 고구마도 벌써 모종이 끝나고 파란 완두콩도 넝쿨을 뻗는 계절이다. 엊그제 아침에 전화벨이 울렸다. 여동생이 전화한 것이다. 내용인즉슨 어머니 앞니가 흔들거려 빼셨는데 언니가 보고 싶다고 하신단다. 또 언니가 만든 잡채도 잡숫고 싶다는 것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마트로 달려가 잡채 거리와 김밥 거리를 사 왔다. 어머니는 잡채를 좋아하시고 두 여동생은 김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음식이 다 손이 많이 가는 것이지만, 빠른 속도로 만들어서 어머니가 계신 서신 매화리로 달려갔다. 어머니는 평소에 치과 치료가 무척 겁나셨고 핑곗김에 큰딸을 보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딸을 부른 더 큰 이유는 텃밭에 지천인 푸성귀를 마음껏 싸주고 싶어서였다. 유독 사 남매 중에 필자는 나물 반찬과 상추 쌈 등,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밭으로 나가보니 동생은 마늘종을 뽑고 어머니는 이것저것 나물을 뜯고 계셨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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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족은 행복한가? 어떤 가족이든 크게 또는 작게나마 문제가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둘이 만나 결혼을 해서 아무런 의견차 없이 평탄하게 생활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가족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여 또 다른 가족이라는 울타리속에서의 공동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최종욱 동물칼럼니스트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인간과 같이 가족이나 동료들과 서로 협력하는 동물들을 보면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했다. 인간의 문화가 대개 전쟁 중심으로 발전해 온 단기적이라는 것에 비해 동물들의 문화는 주로 평화적이고 상호 협력적이며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 왔다. 늑대는 동물에게는 흔치 않은 일부일처제를 평생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부가 무리를 이끌며 수컷은 사냥을, 암컷은 육아를 담당한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죽기 전에는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한 쪽이 죽어서 재혼을 하더라도 기존 배우자의 자식을 끝까지 책임지고 키운다. 이처럼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이런 행동들이 무리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라 해도, 이들을 통해
며칠 전 국립중앙박물관에 디지털 실감 영상관이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전예약을 하여 얼른 다녀왔다. 다중이용시설이 임시 폐쇄되기 직전이었으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박물관, 미술관 관람에 목말라 있던 중 몇 개 시설은 사전 예약만 하면 방문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마른 땅에 단비 내리듯 반가웠는데 다시 폐관 소식이 들리니, 그리하는 것이 백번 맞다 싶으면서도 서운함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날 디지털 실감 영상관에서 본 것은 <요지연도>와 <십장생도>를 모티브로 제작된 미디어아트 입체 영상이었다. 대자연 속의 신선놀음이 화려한 색채로 펼쳐지고 있었다. 공간을 두르고 있는 널따란 벽 위에 3D 영상이 시원하게 펼쳐졌고, 바닥에도 화려한 꽃길과 은하수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로 외출조차 쉽지 않다 보니, 찌든 현실에서 도피해 대자연의 품속에서 신선놀음을 하는 것이 옛사람뿐 아닌 바로 지금의 나의 로망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요지연도>는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19기에 완성되었다.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중국의 서왕모와 목왕의 연회가 펼쳐지고 있으며, 초대받은 신선들도
국토교통부는 올해 9월 1일부터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을 수도권제1순환선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하며, 경기도의 오랜 숙원을 인근지자체와 합의를 통해 이끌어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리더십과 관련 공무원들의 끈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수도권제1순환선은 경기도 14개 시군과 서울 3개구, 인천 3개구를 순환하는 수도권 교통의 중심축이다. 2기신도기 건설과 연동된 수도권제2순환선이 완공된다면 지역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역사에 찾기 힘들 정도로 중앙집권이 강화된 나라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 400년, 고려 500년, 조선 500년의 중앙집권적 왕조체제를 거쳤고, 대한민국 수도도 조선의 도읍 한양에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명칭에서 보듯이 경기도 주요 지역을 ‘서울외곽’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방분권시대와 거꾸로 가는 것이며, 중앙집권적 생각에 다름 아니다. 차제에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 톨게이트’도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안산시가 ‘서서울’인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무산되었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축소되었다. 공공기관의 지방분산도 혁신도시 형식
멸가치 인생 /김승기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보내주지 않아도 별 가치 없는 존재, 결코 아니에요 맛깔스런 봄나물로 반짝였던 날들 맵차게 그리워도 잊혀진 옛날 전혀 슬프지 않아요 당신만이라도 꼭 기억해줘요 빛이 바래갈수록 다시 크게 쌈을 싸 봐요 널따란 생이파리 하나만으로도 데치고 무치고 볶지 않아도 나물이 되는 우리 사랑 감싸 안을 존재의 이유 여전히 충분하다는 걸, 증명해 줄 거예요 잎이 무성한 여름 지나갈 때면, 보석처럼 빛나는 자신만의 색깔로 향기로 꽃필 거예요 저기 반투명 유리벽 너머 금고에 쌓아둔 지갑 속 행복한 신용카드 맑아졌다 흐려지고 흐려졌다 맑아지고, 우리 사랑놀이처럼 시소를 타고 있어요 한도 초과 않도록 어루만져줘요 그래야 가을에 열매도 예뻐져요 당신의 하얀 손수건으로 밤하늘을 닦아줘요 별 쏟아져 내리고 꽃이 돋아 올라 어두운 숲속을 팡팡 폭죽으로 터질 거예요 ■ 김승기 1956년 강원도 속초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해 계간 『詩마을』로 등단했으며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있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그냥 꽃이면 된다』외 6권의 저서가 있으며 세계한민족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에는 평택시민들이 업무를 위해 시청에 전화를 했을 경우 잦은 전화돌림이나 담당공무원 부재로 인해 불편을 겪어 왔으나, 이제는 ‘평택시 민원상담 콜센터’로 인해 그런 부분들이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시가 코로나19의 민생안전대책 대응을 위해 ‘평택시 민원상담 콜센터’ 운영에 돌입했다. 정장선 시장이 예정보다 한 달 빠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서둘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당초 5월 운영할 예정이었던 콜센터가 지난 4월13일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센터는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관련한 시민들의 문의사항에 적극적으로 응대해온 것은 물론, 시민들이 한 통의 전화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민원상담을 실시해 시민들의 불편을 줄였다. 콜센터가 운영되자 김종문(48·직장인)씨의 경우 “관공서에 전화를 걸 때마다 통화연결이 어려워 무척 짜증스러웠는데, 평택시가 발 빠르게 민원상담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문의가 손쉬워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당수의 시민들 역시 민원상담 콜센터의 운영 시기를 놓고 ‘시의적절했다’는…
코로나19가 신천지, 이태원, 쿠팡물류센터에 이어 교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인데 이번엔 교회를 중심으로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교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어 걱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일 저녁까지 확인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서울 1명, 경기 11명, 인천 3명 등 최소 15명인데 교회 관련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안양과 군포지역 다수 교회에서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안양·군포 소재 교회 12곳의 목사와 그들의 가족, 신자 등 24명이 목회자 모임을 겸한 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왔다. 이 가운데 안양의 모 교회는 목사와 부인, 며느리, 12살 손자, 8살 손녀 등 일가족 5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이밖에 인천시에서도 부평구에 거주하는 목사가 확진됐다. 수원에선 영통구에 거주하는 남성이 교회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교회 목사도 이미 감염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성남에서는 개신교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 소속 간사에 이어 ㄱ대학교 재학생 2명이 확진
코로나19의 본격 확산(2~4월) 이후 가계와 기업들의 은행권 대출 증가액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4배나 많은 75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신종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라 올 하반기 경영환경이 상반기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 이들이 빚을 못 갚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고비를 넘기는 일 못지않게 뒤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간 가계와 기업의 은행권 대출 증가액은 모두 75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증가가 특히 눈에 띄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1월 말 877조5천억 원에서 4월 말 929조2천억 원으로 51조7억 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23조7천억 원 늘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 18∼22일 중소기업 8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5%는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이 상반기 대비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0.4%,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
오늘은 조직 내에서의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과 갑분싸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아이스브레이킹은 교육이나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에 참석자들의 긴장감을 풀어 주고 서로 알아가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말 그대로 얼음 같은 어색함을 깨어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이다. 보통 간단한 게임을 하거나 스팟 퀴즈(Spot Quiz)를 내기도 한다. 아이스브레이킹은 얼음같은 분위기나 어색한 상호관계를 깨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는 도구이다. 효과로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시선을 집중시키고, 참석자들 간의 사교성을 높여 공감대를 형성시키며, 교육이나 워크숍의 참석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데 있다. 당연히 진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석자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에 원활한 분위기속에서 교육이나 워크숍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꼭 시작할 때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이나 워크숍 중간이나 끝날 때에도 가능하다. 중간 중간 교육이나 워크숍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복습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집중력이 떨어질 만한 시간에 간단한 게임이나 퀴즈를 통해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도 좋다. 물론 끝날 때쯤에는 오늘 배운 것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