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다. 헌법은 이렇듯 국민이 주권자임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행정권력이 국민을 지배하는 것 같다. 백번 양보해도 최소한 주권자인 국민이 행정권력을 지배하는 것 같지는 않다. 주권자가 대한민국을 지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주권자인 국민을 지배하는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주권자가 국가권력에 지배당하는 모순은 ‘자발적 복종’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국가권력은 주권자인 국민 개별적 의지로 형성된 일반의지의 표출이어야 한다. 국민의 국가권력에 대한 복종은 자신이 만들어낸 일반의지에 대한 복종이기에 주권의 침해가 아닌 보장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적지 않게 뒤흔들고 있는 명태균씨는 “내가 만든 정권 내가 무너뜨릴 수도 있는거죠. 그게 뭐 대수입니까?”라고 했다. 이는 주어가 ‘국민’일 때만 성립하는 명제다. 주어의 자리를 국민이 아닌 ‘명태균’이 차지하고 있으니 국정농단이 되는 것이다. 국가권력이 주권자의 일반의지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더는 민주주의 정부가 아니다. 주권자의 복종은 자발적 복종이다
세상은 조만간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접하게 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위, 로봇(We, Robot)’ 행사에서 로보택시인 사이버캡(CyberCab)을 선보이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대중 앞에 세웠다. 옵티머스가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따르고 춤추기도 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일론 머스크는 2026년 옵티머스를 2~3만 달러에 판매할 것이며 장차 그 수요는 최대 200억대가 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미래사회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로봇 집사들이 각 가정에서 인간을 도와주는 세상이 될 것이다. 매우 흥미롭고, 기대된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일등공신인 일론 머스크가 미 정부의 각종 규제를 철폐할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에 지명되었다. 벌써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인사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머스크의 주력사업인 자율주행차, 스페이스 X 등 각종 사업에 대한 규제가 풀어져 미국 시장에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미 로봇은 산업체에서 대중화되었으며, 식당에서 고객에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근 찾아보는 정보와 이슈는 거의 대부분 한 가지로 수렴된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언론 분야도 마찬가지다. AI가 저널리즘 도구로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부터 AI에게 위협받는 언론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까지 다양한 얘기가 펼쳐지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정확하게는 웹이 언론에 가져다준 변화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전 변화가 뉴스 유통에 집중돼 있다면, 이번은 뉴스 생산이다. 언론사의 생존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언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AI는 벌써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AI로 만든 콘텐츠로 인한 오보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AI 이용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AI를 온전히 도구로 활용해 생산한 뉴스도 안심할 수 없다. 개발 단계에서 개발자가 의식하지 못했던 또는 걸러내지 못했던 편향이나 차별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AI가 정확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만들어내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은 폐해가 크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수준의 AI에서 인간이 검증
할머니들이 만학도로 글을 배워 졸업식을 하는 뉴스를 가끔 보게 된다. 여식이 글을 배워 뭐 하겠냐는 부친 말씀에, 전쟁으로 인한 난리 통에, 헐벗고 못살았던 시절 탓에 글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오신 할머니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가족 뒷바라지에 자식 다 키우고서야 학교를 다니시며 드디어 글을 깨쳤을 때, 세상이 달라 보이는 그 감격은 또 어떠했을까. 이제는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고,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결정하실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 11월 30일 등장한 챗GPT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이 차원이 다른 새로운 변화를 맞게 하였다. 오픈AI의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의 일종이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거나 대체하여 특정 작업을 수행하게 하는 것인데 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이란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채 2년도 되지 않은 동안 챗GPT는 GPT-4, GPT-4터보에 이어 GPT-4o까지 세 차례나 성능을 올리며,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정보를 함께 처리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이 되었다. 딥러닝…
장 폴 사르트르는 “삶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했다. 여기서 B는 탄생(Birth), D는 죽음(Death), 그리고 C는 선택(Choice)을 의미한다. 삶은 이 간결한 언어유희처럼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날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고, 때로는 선택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선택 이후의 우리의 태도와 노력이다. 물론 선택의 결과가 언제나 만족스럽거나 이상적일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았음을 후회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나간 선택을 두고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상상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고, 또 그 대안이 더 나았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선택한 길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선택을 했다면, 그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삶에는 종종 자의가 아닌 선택도 존재한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 찾아오는 경우다. 의무적으로, 혹은 외부의 압력으로 시작된 선택에는 흔히…
소설 (빨간 머리앤)에서 앤은 마차를 타고 가면서 처음 본 아름다운 호수의 이름을 듣고 메슈에게 "어머나 그 이름도 어울리지 않아요. 나라면 뭐라 할까. 빛나는 호수라고 부르겠어요. 네, 참 잘 어울려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보면 알수 있어요. 나는 잘 어울리는 이름을 찾아내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든요. 아저씨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메슈는 "글쎄다. 아 오이묘판을 뒤집을 때 나오는 징그러운 하얀 구더기를 보면 언제나 그런 기분이 들더구나. 그 모양이 아주 싫거든..“하고 대답한다. 앤과 매슈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여러 감정들, 사랑에 빠지는 설레임, 환희, 혹은 막연한 불안감, 두려움으로 두근거릴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두근거림은 일상의 감정의 표현을 넘어,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 두근거림은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해서 발생하는데 신체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이나 부정맥 같은 질환은 두근거림을 동반 할 수 있다. 카페인 과다 섭취, 약물 부작용, 갑상선 기능 이상, 자율신경실조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 불안장애, 공황 발작 등은 모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유발
단테의 ‘신곡’은 인간이 벌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이 총집결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옥편(地獄篇)에서는 이 세상에서 지은 죄로 인해 각종 벌을 받는 영혼의 군상들이 얼마나 엽기적인 고통과 공포에 빠지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제3 지옥에서는 탐욕과 분노의 죄를 지은 이들이 눈과 비와 우박이 저주처럼 줄기차게 쏟아져, 어둡고 악취가 나는 더러운 진흙의 늪에서 고통을 당한다. 머리가 셋이나 달리고 꼬리가 뱀의 형상을 한 괴물 첼베로스가 그 지옥을 벗어나려는 탐욕의 망령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씹어 삼킨다. 탐욕이란 악마와 악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그럴수록 헤어날 수 없는 것, 벗어나려고 할 때는 이미 끔찍한 파멸의 죽음을 만나는 것, 탐욕과 분노의 속성이 지옥의 벌로 현신해 있는 것이다. 제4 지옥은 인색한 자와 방탕한 망령이 벌을 받는 곳이다. 수많은 무리들이 세찬 물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떠내려가며 고함을 질러대고 우글거리는데, 그 험한 지옥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색했던 망령들과 방탕했던 망령들이 두 패로 나뉘어 무거운 금화 주머니를 가슴으로 굴려서 옮기는 일을 무한정 반복하며 서로 욕하고 싸운다. 인색함과 방탕함이 모두 돈의 노예가
우리는 지금 혼탁(混濁)한 시대를 살고 있다. 신문·방송·영화·SNS 할 것 없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거친 말과 혐오 표현이 난무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들 살림살이가 어렵다 보니 인심(人心)이 각박해진 것은 아닐까. “일정한 생업을 갖지 못하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無恒産無恒心)”는 맹자(孟子)의 말이 예나 지금이나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속담에도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가정·조직·기업·국가·세계 어느 곳 하나 민생(民生)이 넉넉하지 않고 미래가 불안하면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이 엇갈리더라도 내부 분위기가 좋을 때는 별다른 탈이 생기지 않는다. 기초 체력이 있거나 어느 정도의 내성(耐性)이 있는 사람은 약간 상한 음식도 너끈히 소화해내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국가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제때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분열과 자중지란(自中之亂)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공동체나 민족공동체의 뿌리 자체를 송두리째 뽑아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내부에서 일어나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관심을 갖고 주의
허위정보가 아니라면 머스크는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의 수장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머스크가 비벡 라마스와니와 함께 과도한 정부 지출은 줄이고, 비대한 정부 조직은 구조조정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효율성에 대한 머스크의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X가 아직 트위터였을 때, 트위터의 지출 내역이 정리된 스프레드시트를 앞에 두고 직원들은 모든 항목 하나하나를 머스크에게 설명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예산 지출은 모두 삭감했고, 그의 결정에 반발하는 직원은 예산과 함께 해고당했다. 그는 예산을 ‘제로 베이스(zero base)’, 즉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예산을 덜 깎느니 많이 깎는 편을 택했다. 예산 삭감으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후 대응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고, 외부 협력사에게 지불하기로 약속된 대금도 치르지 않았다. 트위터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도 어려움을 겪었다. 서버 비용을 줄이라며 새크라멘토 서버 연결을 끊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이 잇따랐다. 정부효율부가 정부 예산을 원점 재검토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머스크는
최근에 발표된 ‘2024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한국인이 반응한 행복 지수는 전 세계 143개국 중 52위로 중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체 행복 지수에 비해 노인의 행복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2023년 OECD가 발표한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 노인이 40.4퍼센트로 가장 높다. OECD에서 국가별 노인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래 우리나라는 계속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위 라트비아 25.4퍼센트에 비하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순자산의 약 80퍼센트를 60세 이상의 국민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50∽60퍼센트라고 한다. 이렇게 편중된 부(富)조차도 고령층 사이에서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어, 20∽30퍼센트의 노인들이 이 연령대에 축적된 부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미국 노인들은 전 연령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유한 편이지만 같은 연령대에서도 빈부격차가 여전히 큰 셈이다. 미국 노인빈곤율도 18퍼센트로 OECD 38개국 중에서는 5위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