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가까이 지났다. 그러나 참변으로 아들·딸과 형제·자매 등 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는 지금도 아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경찰 등 공직자들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 후 우울증에 시달리던 젊은 소방관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관련기사: 경기신문 21일자 5면, ‘이태원 참사 출동 소방관, 실종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 20일 낮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서 숨진 30대 초반 소방관을 경찰이 발견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뒤 연락이 끊어졌고,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저의)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단순한 충격과 스트레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PTSD)라고 할 수 있는 고통, ‘감당이 안 될 정
낙성대(落星臺·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강한찬(姜邯贊) 장군의 경우다. 80돌 광복절을 지내며 역사계와 언론 동네 일각(一角)에서 잘못된 이름 ‘강감찬’을 뜻(원리)에 맞는 제 이름 강한찬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왜 광복절의 시기에 역사 인물의 이름 자(字) 시시비비일까? 고려 강한찬 장군, 거란 10만 대군을 흥화진에서 깨고 이듬해 재침(再侵)한 적을 귀주대첩(1019년)으로 박살냈다. 충무공 이순신, 고구려 을지문덕과 함께 ‘구국의 세 영웅’ 중 한 분이다. 낙성대는 별(星 성)이 떨어졌다(落 낙,락)는 강한찬 장군 태생(胎生) 설화의 지명이다. 당시는 쥐새끼처럼 고려에 찍소리도 못 내던 왜(倭·일본) 역사 열등감의 극치였다. 그래서였을까? 워낙 오래 입에 붙은 이름이라 강한찬 이름이 낯선 이들도 있겠다. 저 이름 자(字)의 ‘邯’은 중국 역사도시 ‘한단’, 대학입시 국어 때문에 기억하는 한단지몽(邯鄲之夢)의 그 ‘한’이다. 어떤 이가 한단에서 어떤 도사의 베개를 빌려 잠깐 잠들었던 사이에 부귀영화의 꿈을 꾸었다는 고사, 부귀공명의 덧없음을 이른 것이라고들 푼다. 외래어처럼 한국어의 주요한 갈래인 한자어에서, 또 중국어도 邯(의 발음)은 ‘한’이다
그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시작된 건 수년전이었다.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을 마주했을 때였는데 여러치료로 호전되었다가 최근 다시 재발하였다. 대장암 발병 4개월만에 세상을 떠난 동료의 장례식에 다녀오고부터 였다. 만성위축성 위염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번에 2일 동안의 밤샘음주로 급성위염이 다시 생겼다. 자율신경검사상 자율신경에너지 저하와 교감신경항진의 긴장된 상태로 두근거림과 함께 불안도 따랐다. 평소에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이번에 항우울제와 불안제가 추가되었지만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되며 무기력해졌다. 체중이 급격이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 내원했다. 한약과 약침 등으로 자율신경기능과 면역기능을 개선하는 치료를 시작하였다. 장과 자율신경 뇌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뇌화학과 에너지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로 5kg정도 감소하였던 체중이 서서히 회복되어 원상태로 돌아왔다. 자율신경기능이 회복되고 극도의 우울과 불안이 조금씩 호전됨에 따라 그가 불안한 대상인 죽음을 마주할 힘이 생겼다고 판단되어 지인들의 죽음에 대해서, 우리 주변의 많은 죽음에 대해서 나누었다. 슬퍼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에게 물었다. 그에게 “죽은 이후에 어떻게 될…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수원천 매세교~세천교 구간에서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 현상의 원인이 인근의 한 업체에서 차량 도장 후 버린 페인트로 인한 하천수 오염 때문으로 추정돼 충격을 더 보탠다. 근년 기후 위기에 기인하는 생태계의 급변으로 발생하는 사례 말고 인재(人災) 형식의 긴급한 오염사고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 현상은 허술히 취급할 일이 아니다. 일제 점검과 철저한 감시망을 통해 확산과 재발을 막아야 한다. 지난 19일 오후 수원시에 “수원천 매세교에서 세천교에 이르는 구간(260m)에 어류가 집단 폐사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팔달구 당직 공무원은 즉시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확인한 후 시 수질하천과에 대응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수질환경팀 공무원은 상황 파악 후 수질검사를 위한 채수를 진행했다. 이어서 이날 오전에는 폐사한 어류를 수거하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오염 물질이 배출된 곳 인근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한 업체에서 도장 작업 후 남은 페인트 오염수를 인근 빗물받이에 버렸고 오염수가 수원천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 현황을 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피라미·잉어 등 5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돼 공무원
경기도민에게 버스를 기다리던 시간은 언제나 무자비하게 길다. 몇 분 남지 않았다는 표시가 전광판에 뜨지만, 체감 시간은 늘 그보다 길었다. 기다림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에 몰두한다. 하지만 가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주위를 바라볼 때가 있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날씨의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그냥 세상의 모습.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나는 오히려 멀리 떠나 있던 마음을 불러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우리는 흔히 기다림을 불필요한 시간, 낭비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하고, 다음 것을 하기 전의 공백. 빨리 결과를 보고 싶고, 계획이 당장 이루어지길 바라며 조급해한다. 그러나 기다림의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주변을 살피며, 더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 단순한 사실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기다림 속에서 작은 변화와 새로운 생각이 싹트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되면서, 그 시간은 결코 허비되지 않음을 깨닫는다. 병원에서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릴 때, 전철역에서 출발을 기다릴 때, 혹은 커피가 다 내려오기를 기다릴 때. 이 시간들은 모두 사소하고 불필요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
답은 없습니다. 옳음도 그름도 그러합니다. 생각 따라 다르고, 처지 따라 바뀝니다. 누군가에게는 절반이나 마셔버린 술병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절반이나 남은 술병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술병이 ‘벌써’가 되기도 하고 ‘아직’이 되기도 합니다. 말 역시 그러합니다. 뜻을 전하기 위한 게 말이지만, 되려 뜻을 왜곡하는 게 말이기도 합니다. 말이 말을 뒤집고 말이 말을 감춥니다. 뒤집고 감춘 건 말인데, 뒤집히고 멀어지는 건 사람입니다. 말을 아끼고 가려 할 까닭이 거기 있습니다. 사랑도 이별도 출발점은 말입니다. 전쟁과 평화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선전포고든 평화협정이든 말 아닌 게 없습니다. 말이 말을 낳고, 말이 말을 버립니다. 낳은 말도 버린 말도 사람의 것인데, 낳음과 버림의 끝에는 사람은 없고 말만 살아 날뜁니다. 날뛰는 말 뒤로 사람이 숨으면, 말은 흉기가 되고 세상은 난장판이 됩니다. 한 번 뱉은 말은 끝내 담을 수 없습니다. 아낄수록 좋은 게 말입니다. 진심은 말이기보다 침묵에 가깝습니다. 감정에도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사랑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끝내 붙잡아야 할 인연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놓아야 할 짐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사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경기도와 수원시 등 관공서들이 아파트 경비원, 각종 시설의 미화원 등을 위한 휴게시설 개선사업, 인권보호·권리구제 사업을 실시해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식의 전당으로써 학문뿐 아니라 사회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인 대학의 사정은 다르다. 경기신문은 기획기사를 통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실태를 보도했다.(관련기사 18일자 인터넷판, ‘식대 0원…도시락 눈치 보는 도내 대학 청소노동자’) 누구보다 교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복지 문제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대학들은 오히려 처우 개선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대부분 월 160만 원대(수원대)에서 220만 원대(성균관대)라고 한다. 이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식대도 급여명세서에만 표시된 명목상의 항목이다. 식대를 별도로 지급하는 곳도 있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경기신문 취재 결과 단국대 7만 원, 성균관대 10~11만 원, 아주대 11만 5000원, 한국외대 12만 원 수준이다. 국공립대는 14만원이다. 하지만 이 식대를 가지고는 기본적인 끼니를 해결할 수 없다. 학생식당 한 끼 평균은 7000원이다. 7만원을
2025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5)’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피지컬 AI(Physical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소개하면서 로봇 산업의 폭발적 발전을 예고했다. 또한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올 초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10년 후 로봇을 비롯한 휴머노이드(humanoid) 시장 규모는 60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 규모는 3조 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GDP는 2024년 기준으로 각각 26.9조 달러, 19.3조 달러였다. 만약 모건스탠리의 예측이 빗나가지 않는다면 2035년에는 로봇과 휴머노이드 산업이 현재 자동차 시장의 20배 규모로 성장하며, 미국과 중국의 2024년도 GDP를 합친 것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규모가 된다. 로봇은 활동 분야, 기능 및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하는데, 대체로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특수 로봇 등으로 나눈다.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조립라인이나 전자제품 생산라인과 같이 대량생산에 적절한 기계 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