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체육웅도를 자처해온 경기도체육회가 국제대회에 출전한 경기도 소속 선수단을 방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도체육회는 지난 달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31회 청두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 53명(선수 43명, 임원 1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도체육회는 지난 7월 2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1층에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을 불러모아 격려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도체육회는 “경기도 선수단이 대한민국 선수단(선수 250명, 임원 94명)의 15%를 구성하고 있으며 2019 제30회 나폴리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금 5, 은 2, 동 2를 획득해 국제대회에서 경기도의 저력을 알린 바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도체육회는 경기도 소속 선수들의 경기 결과는 물론 메달 획득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았다.
도체육회는 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본지 기자가 대회 결과를 묻자 그제서야 도 소속 선수들의 메달 획득 현황 파악에 들어갔고 9일에서야 선수단의 성적을 정리해 언론에 제공했다.
이때문에 도체육회가 대회 기간동안 경기도 선수단을 챙겨야 하는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체육회는 지난 5월 진행된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때도 대회에 출전한 경기도선수단을 살피지 않았다.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는 국제마스터스대회협회(IMGA)가 주최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공인한 국제종합스포츠 대회로 생활체육인들의 올림픽으로 불리고 있다.
도체육회는 과거 각종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한 경기도 소속 선수단의 경기일정과 결과, 메달획득 현황 등을 정리해 경기도에 보고하고 언론에 제공해왔었다.
이와 관련 도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와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등을 앞두고 있어 국제대회 참가 선수단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서 “조직개편 이후 여러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아 인력 부족과 부서간의 소통 부족 등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즈대회는 도체육회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도체육회는 인원 증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경기주택도시공사로부터 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위탁 운영을 넘겨받았고 9월 1일부터는 도립 체육시설 운영까지 맡게 될 예정이어서 직원들의 업무 가중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 처럼 너무 빠른 변화와 업무 가중으로 도체육회 직원들도 적잖이 당황해 하면서 인원 중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도체육회 한 직원은 “인원은 한정돼 있는 데 업무량은 계속 늘어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많지만 인원 증원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국제 교류 등의 업무도 처리해야 하는 게 맞지만 일손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17개, 은 18개, 동메달 4개 등 총 58개의 메달을 획득, 중국(금 104·은 40·동 35)과 일본(금 21·은 29·동 43)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경기도 선수단은 금 5개, 은 3개, 동메달 5개 등 총 12개의 메달을 한국에 선사했다.
태권도 여자 품새 개인전에서 차예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품새 단체전에서는 신우섭(이상 경희대)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또 태권도 여자 품새 단체전에서 윤지혜(포천시청)와 송경선(경희대)이 금메달을 손에 넣었고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최두희(경희대), 유도 남자 +100㎏급 김민종(양평군청)도 나란히 정상을 밟았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