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또다시 뜨뜻미지근해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적마다 정치권은 ‘때려잡기’식 처벌법 강화만 부르대다가 관심이 식으면 흐지부지해버리는 패턴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 아동학대를 막아내는 일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다. ‘대증 처방’이 아닌 ‘원인 처방’으로 가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놓아둔 채로 처벌법만 강화하는 일은 하지하책(下之下策)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6일 국회 아동학대 관련 온라인 민생 간담회에서 “학대로 숨진 아이만 지난 5년 동안 160명”이라며 “제도가 있지만, 구멍이 너무 많아 빨리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것처럼 어떤 이름으로도 아이에..
이번 가을 MMA(Mixed Martial Arts) 즉 종합 격투기계에서는 굵직한 뉴스가 쏟아져나왔다. 첫 번째 뉴스는 29전 전승의 무패 파이터인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Khabib Nurmagomedov)가 10월 25일 도전자 저스틴 게이치(Justin Gaethje)와의 3차 방어전을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매 경기 괴물 같은 그래플링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던 그였기에, 매우 아쉬운 소식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뉴스는 지난 11월 1일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유라이어 홀(Uriah Hall)과의 은퇴 경기를 했던 미들급 파이터 앤더슨 실바(Anderson Silva)의 소식이다. 한국 나이 46세인 그는, 최장기간(2,457일) 타이틀 보유, 최다 타이틀 방어(10회) 기록 등, 14년간 옥타곤에서 수많은 대기록을 써 내려..
‘간판을 새로 달고 몸집을 키웠는데도….’ 요즈음 소방청과 소방공무원 처우를 보면서 드는 느낌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몇 해 전 화재 진압을 마친 한 소방관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변변한 휴식 공간이 없어 앉은 채로 잠이 든 소방관 등 일선 재난·화재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땀 흘리는 소방관들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그렇게 모아진 걱정 어린 관심은 3년 전 중앙소방본부가 국가기관인 소방청으로 승격하는 등 결과로 이끌어냈고 올해 4월이 돼서야 소방공무원 신분도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렇게 소방공무원 처우가 금방이라도 개선되고 소방 근무 환경을 좋아질 것처럼 보였지만, 열악한 근무 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6만1000여 명의 소방공무원 처우는 물론 소방..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의 조 바이든(Joe Biden)의 승리로 귀결됐다. 공화당 트럼프 현 대통령이 즉각 승복하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뒤집히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미국의 권력 변동은 곧 세계 정치지도의 격변을 뜻한다. 한미동맹이 국가경영의 핵심요소인 우리로서도 운명적인 변화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그 어느 때보다도 ‘실용주의 정신’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문제점이 적지 않은 외교역량의 업그레이드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8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펜실베이니아 선거구에서 역전하며 선거인단 279명 확보한 바이든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당선인으로서의 감회와 포부를 밝혔다. 바이든은 연설 앞부분에서 “우리가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는 국가가 되도록 만들겠다”면..
며칠전에 어깨가 뻐근하고 팔에 힘이 없다고 내원하여 침과 보험한약 며칠분을 처방받았던 환자가 주말을 지내고 오늘 와서는 50% 정도 통증이 좋아졌다고 하면서 묻는다. 그런데 원장님 그때 주신 한약이 무슨 약이예요? 그래서 나는 일종의 한방감기약이예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열이 많이 난다기 보다는 평소때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기침, 콧물, 통증 등의 감기에 쓰는 약 이예요. 여러종류의 감기약중에 보약에 속하지요. 했다. 그런데 왜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신기해요. 그걸 먹으니 피로감이 덜하고 기운이 나는 것 같아서 여쭤봤어요,’ 한다. 그럴수 있지요. 환자분이 타고나길 소화기능이 좋지 않고 몸이 찬 경향이 있어요. 최근 여름이라 에어컨, 찬음식 등으로 어깨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해서 처방을 한거고..
지구촌의 집중 조명을 받아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여진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후보들에게는 잔인할 수 있지만 드라마라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초대형 흥행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연자 1억6천여만명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은 기본이고, 우편투표, 초경합주(펜실베니아 등), 체면 구긴 여론조사, 배럿 대법관, 총 든 유권자, 코로나, GDP(국민총생산) 등 주연급 조연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출연 배우가 워낙 많아 관객들도 보는 각도에 따라 맛이 달랐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선거 흥행에 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트럼프 대통령이 1순위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미국 대선이 이토록 나라 안팎에서 관객을 모은데는 지난 4년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거침없고, 때로는 기행적인 듯한 리더십, 목표가 정해지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뚝심 등등이 주효했다. 그가 대..
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모든 국제적 전시가 취소되는 바람에 눈부신 가을날을 온전히 느끼며 화성행궁 근처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지금 전시를 하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까지 왔다 갔다 한다. 전통을 상징 하는 수원 화성행궁옆에 현대미술관인 수원시립미술관을 세운건 신의 한수였다. 미국이나 프랑스등 세계각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미술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사진만으로도 한번쯤 수원에 오고 싶어 한다. 또한 한번 방문하면 또 오고 싶어 한다. 수원이 시골이라고 생각했던 미술 관계자들도 가을색으로 멋지게 빛나고 있는 수원 화성행궁과 현대미술관의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는 속으로 놀라는 표정이 역역하다. 옆에서 흔들리는 마음이 읽으며 혼자 즐거워 한다. 그래서 항상 전시 이야기 시작되면 먼저 화성행궁 근처에 있는 스튜..
“사회적경제의 정체성은 사회적가치에 있으며,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주체이다”라는 말이 익숙해져 가고 있다. 사회적가치는 공공의 이익과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소중한 가치로 지역사회의 운영 원리이다. 사회적가치와 균형을 이루는 경제적가치는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문제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원이다. 이 두 가지 소중한 가치의 디딤돌이 되어주고 사회적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도구로써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 사업’이 있다. 사회적경제 시장은 윤리적 소비시장이자 공정시장으로써 소비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 하고자 하는 시장이다. 또한, 고객을 이성은 물론 감성과 영혼을 지닌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바라보며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목표를 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실시하면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는 약속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2015년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연합 대표 시절에 만들었다. 이해하려는 입장에서 보면 정치의 속성상 애초부터 지키기 어려운 공약을 한 게 화근이 됐다. 그동안 연례행사로 치러진 대부분의 재보선은 공직자의 잘못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여야 모두 후안무치하게 지나갔다. 이번에는 판이 커져서 민주당으로서는 좀 더 쑥스럽게 됐다. 갈 길이 먼 한국 정치를 보면서 약속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다. 정치권의 약속 10계(界)라고나 할까. 첫째 ‘약속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약혼이나 집을 사는 매매 계약과..
최전방 철책이 또 뚫렸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북한 주민 1명이 지난 3일 오후 7시 25분쯤 강원도 최전방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어와 다음날 오전 9시 56분쯤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군은 신원미상의 북한 주민이 철책을 넘는 장면을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변명이다. 철책을 넘어온 북한 주민을 놓치고 남쪽 1.5㎞ 지점에서 발견하기까지 14시간 30분이 걸렸다니 이게 말이 되나. 강화도 해안 철책 배수로를 통한 탈북민의 월북을 북한이 보도할 때까지 군이 까맣게 몰랐던 놀라운 사건이 난 게 불과 4개월 전이다. 이런 군에 어떻게 국가안보를 맡길 수 있나. 지휘 책임까지 엄정히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렇게 임기응변식으로 푸닥거리나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의 투철한 유비무환(有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