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분양 시장이 고분양가와 부족한 인프라에 발목 잡히며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발길을 막고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월 청약을 진행한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1009가구 모집에 1637건이 접수됐지만 일부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에서도 미달 사태가 눈에 띄었다.
앞서 지난 3월 분양한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또한 1순위 청약에서 주요 타입 대부분이 미달을 기록하며 1.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월에 분양을 시작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역시 많은 타입에서 미달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들 단지는 모두 반도체 산업단지와 연계해 분양됐지만, 높은 분양가가 시장의 반응을 냉담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주변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둔전역 에피트’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 4억 8800만 원,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5억 9000만 원, 그리고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는 5억 6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근의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은 같은 면적이 3억 8800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저렴하게 공급됐다.
전문가들은 높은 분양가와 부족한 인프라가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인한 미래 가치 상승 기대감이 있지만, 현재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단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효과로 인해 충분히 미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실수요자들의 심리를 고려해 적정 분양가를 책정하고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