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많은 눈이 내리면서 곳곳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7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내린 눈의 양은 이천 11.7㎝, 양평·용인 9㎝, 안성·평택 8.4㎝, 안산 8.3㎝, 화성 7.7㎝, 파주 6.4㎝ 등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파주 영하 17.5도, 양평 영하 15.5도, 포천 영하 14.7도, 가평 영하 13.6도, 연천 영하 13.2도, 여주 영하 12.3도, 용인 영하 11.9도 등으로 집계됐다. 도 22개 시군에는 이날 새벽부터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으나 눈발이 잦아들면서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다만 도 전역에는 지난 3일부터 한파특보도 발효 중이다. 영하권 날씨에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도내 곳곳에서는 빙판길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 42분쯤 평택시 도일동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 방향 송탄IC 부근에서 주행 중이던 컨테이너 운송용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트레일러를 몰던 50대 A씨가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밖에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는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는 등의 교통사고가 3건 더 발생해 현장에서 수습이 이뤄졌다. 도내에서는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대설 상황과 관련해 구급 11건, 안전조치 12건(도로 결빙 제설 4건, 고드름 제거 4건, 도로 장애 2건, 수목 전도 1건, 기타 1건) 등 총 21건의 소방 활동이 이어졌다. 지난 6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 눈길 낙상 사고는 총 9건이다. 도는 대설에 대비해 전날 오후 1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있다. 차량 1753대와 인력 2922명을 동원해 제설제 8728t을 주요 도로에 뿌리며 이날 오전까지 제설 작업을 진행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눈발이 대부분 잦아들었지만, 오후 6시 전까지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며 "추운 날씨에 쌓인 눈이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시설물 피해와 보행자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경기도 아파트 이야기'는 단순한 부동산 정보를 넘어, 경기도 아파트에 숨겨진 다채로운 이야기와 특징을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매주 경기도 내 아파트의 다양한 모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드라마 속 배경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이야기의 주요 무대가 돼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세트장이 아닌 실제 아파트 단지를 촬영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극의 현실감이 더해지는 동시에 해당 단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경기도 아파트들이 어떻게 드라마의 극적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실제 아파트 촬영지 활용 증가…홍보 효과도 커져 최근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세트장 대신 실제 아파트 단지를 촬영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세트장을 제작해 촬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물 아파트를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드라마 속 배경으로 등장한 아파트들은 방송 이후 인지도가 상승하고, 홍보 효과도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해피니스의 촬영지였던 ‘e편한세상 더 퍼스트’는 방영 이후 방문객이 늘었으며, SKY 캐슬의 촬영지였던 ‘라센트라’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검사 프린세스 속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는 드라마 방영 후 고급 주거지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 감염병 시대 아파트 생존기...양주 ‘e편한세상 더 퍼스트’ 2021년 tvN에서 방영된 해피니스는 감염병이 일상화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스펜스 드라마다. 주인공들이 아파트 안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이 작품은 공간의 특성을 극대화해 긴장감을 높였다. 극중 주요 촬영지로 사용된 곳은 양주 옥정신도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더 퍼스트’다. 1862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드라마의 90% 이상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특히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 헬스장, 골프연습장, 놀이터 등이 등장하며 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평범했던 주거공간이 감염병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변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 심리 스릴러의 배경...여주 ‘가든하임’ 2023년 ENA에서 방영된 서스펜스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은 단독주택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주인공들이 각자의 비밀을 숨긴 채 살아가는 이 작품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를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 드라마의 촬영지는 여주의 전원주택 단지 ‘가든하임’이다. 스카이밸리 CC에서 운영하는 펜션 단지로, 고급 주택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이 주는 개방감과 동시에, 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긴장감이 대비를 이루며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 ◇ 상류층 가족들의 삶...용인 ‘라센트라’ 2018년 JTBC에서 방영된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류층의 교육 열풍을 다룬 드라마로, 최고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한 상류층 가정으로 설정됐고, 그들의 생활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이 바로 촬영지였다.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는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타운하우스 단지 ‘라센트라’다. 실제로도 고급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웅장한 외관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라센트라는 총 91세대로 구성된 단지로, 골프장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스크린 골프, 피트니스, 라운지, 갤러리 전시장, 세차 및 케이터링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프리미엄 주거지다. SKY 캐슬 속 상류층 가족들의 삶을 더욱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평택 ‘부영아파트’ 2023년 방영된 SF 장르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는 외계 생명체와 맞서 싸우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된 곳이 평택의 ‘부영아파트’다. 평범한 아파트 단지가 전쟁터로 변하는 설정은 극적인 몰입감을 높였다. 학생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고, 곳곳에서 위험이 도사리는 모습이 현실적인 아파트 공간에서 연출되며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라, 기존의 아파트 촬영지 활용 방식과는 다른 색다른 시도를 보여줬다. ◇ 로맨틱한 테라스...용인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2010년 SBS에서 방영된 검사 프린세스는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드라마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 촬영지인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다. 이 단지는 넓은 테라스와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고급 주거지로, 극중에서는 배우 박시후가 등장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며 ‘테라스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드라마가 방영된 후 이곳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고급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 다양한 이야기의 무대가 된 경기도 아파트 이처럼 경기도의 아파트들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극적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실적이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들은 드라마 제작진들에게 매력적인 촬영지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시청자들 또한 극중 공간을 실제로 방문하려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도의 아파트들은 더욱 많은 작품 속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공간들이 드라마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일 오후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 전반에 10%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실현될 경우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 특히 전기차·배터리 업종에 타격이 우려된다. 김 지사는 이날 모휘니 대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신경제질서에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김 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는데 그 공세에 대응할 사람이 없다. 저는 이번 다보스포럼에 유일한 한국 정계 초청자로서 많은 트럼프 측 인사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또 “한국경제의 잠재력과 회복탄력성을 강조했지만 정치적으로는 탄핵과 조기대선, 정권교체가 빨리 돼야 하고 경제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새로운 경제정책이, 특히 경제전권대사를 여야정 합의로 뽑는 것도 중요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트럼프 2기 비상대응체제 즉시 가동을 비롯해 여야정 합의로 경제전권대사 조속 임명, 수출방파제 구축 등 내용을 촉구한 바 있다. 경제전권대사는 조기대선 후 새 정부 출범까지의 전환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국제경제 상황에 신속 대처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수출방파제는 수출용 원자재 수입 관세 한시적 폐지,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무역보험, 환변동보험 지원한도 폐지, 수출 전략 산업의 첨단생산설비와 R&D 투자에 외투기업에 준하는 보조금 지원 등 내용이다. 이에 모휘니 대사는 “좋은 말씀이다. 국익을 위해 합의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의 70%가 중간재라 이걸 수출 안 하면 미국도 중간재들을 다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외교 무역 관계 다변화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은 비상상황에도 변치 않는 경제·산업의 상생 파트너로서 기후변화 대응 분야 협력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모휘니 대사는 “캐나다의 청정에너지 전환도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환경 문제 그리고 아마 기후변화 문제가 더 복잡해질 것 같은데 캐나다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곧 NDC 제출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경기도와도 어떤 비즈니스에든 열려 있고 경기도와의 대화도 계속하고 싶다”며 “캐나다가 한국의 좋은 친구일 뿐 아니라 중요한 핵심적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한국에 더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경제 정책의 완전한 전환, 균형 잡힌 외교 등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변곡점에서는 모휘니 대사와 대화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진전된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도와 캐나다는 지난 2022년 모휘니 당시 대사대리의 도 방문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며 도는 자매지역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와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인천을 순환하는 도시철도 3호선 신설 등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추진이 본격화된다. 인천시는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철도망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13일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대한 시의회 의견 청취를 진행한다. 앞서 시는 공청회를 열고 123.43㎞에 달하는 대상 노선 7개와 19.29㎞에 달하는 후보 노선 2개가 담긴 계획안을 발표했다. 대상 노선은 인천3호선, 용현~서창선, 송도 트램, 부평~연안부두선, 인천2호선 논현 연장, 영종 트램, 가좌~송도선 등이다. 후보 노선으로는 주안~연수선과 자기부상열차 장래 확장이 포함됐다. 인천을 출발점으로 하는 GTX와 연계하고, 철도서비스가 소외된 지역의 노선을 발굴해 도시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결과다. 시는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이 확정되면 국토교통부에 이달 말까지 승인을 받기 위한 신청을 할 예정이다. 현재 시가 가장 먼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노선은 인천3호선이다. 인천3호선은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노선 가운데 1순위로 선정된 사업이다. 인천3호선 신설을 위해 다음 달부터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3호선과 같은 순환선 개념으로 인천1호선인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출발해 신포~동인천~청라국제도시~왕길을 거쳐 검단호수공원으로 연결된다. 당초 시는 인천대공원에서 출발해 테크노파크~동인천~아시아드경기장~삼산체육관을 거쳐 다시 인천대공원에 도착하는 원형 형태로 계획됐지만 경제성을 나타내는 비용대비편익값(B/C)이 0.7을 넘지 못하며 좌초 위기에 빠졌다.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선정·반영되기 위해서는 BC값이 0.7 이상 충족돼야 한다. 시는 경제성 확보를 위해 노선을 변경한 뒤 B/C값을 0.80으로 높여 이번 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했다. 사업비는 3조 217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용역에서는 BC값이 1을 넘어야 착공까지 갈 수 있다. 시는 올해 12월 인천3호선 용역 완료와 더불어 국토부에 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받고 이를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3호선이 1순위로 꼽혔기 때문에 가장 먼저 추진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까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가 6일 열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처음 출석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집중됐다.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적절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은 “마 후보자에 대한 여야 합의의 기준 시점은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표결 시점으로 봐야 한다”면서 “여당은 반대하며 인사청문회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따라서 마 후보는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은 후보”라고 밝혔다. 장동혁 의원은 마 후보자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점 등을 지적하며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편향성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장 의원은 “(헌재가) 공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일이 있으면 결과가 아무리 공정하다고 떠들어도 새로운 갈등과 분쟁이 시작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곽규택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당시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이 아닌 과반 찬성으로 탄핵 의결된 데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곽 의원은 “(최 권한대행이) 부총리인 것은 맞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본다”며 “국회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해 탄핵한 것이 맞느냐는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당시 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는 문건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하남갑) 의원은 “(최 권한대행이) 대정부 질문 때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자료를 건넸고, (내용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며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대행은 “(대통령이 아닌) 옆에 누군가가 저에게 참고자료로 줬다”면서 “접힌 상태 쪽지 형태로 자료를 줬는데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초현실적 상황에서 경황이 없었다”고 답했다. 민병덕(안양동안갑) 의원은 “(해당 자료에) 국회 관련 보조금을 차단하라, 국가비상기구를 설치하라고 돼 있는데 가능한가”라며 “가능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은 지시는 계엄의 통치 자금 마련과 입맛에 맞는 법안을 찍어내는 새로운 입법 기구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홍철 의원은 “헌법에는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선출해서 대통령에게 보내면 대통령은 임명한다고 돼 있다”며 “국민 주권을 위임받아 국회가 선출한 것이면 임명을 안 하는 자체가 헌법 위반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모든 국가기관은 헌재의 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추 의원이 질의하자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도 함께 참석한 반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성훈 대통령경호처장 직무대행,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9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한파경보가 내려진 6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장터거리가 붉은 띠를 두른 주민들로 가득 찼다. 트랙터 44대와 중장비 50대가 도로변에 늘어선 가운데 200여 명의 주민들은 “SK는 즉각 물러가라”고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것과 달리, 원삼면 주민들은 “우리의 희생 위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SK”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집회는 원삼면 지역 내 폐기물매립장과 LNG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자리였다. 원삼면지역발전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번 시위에는 이장협의회, 원삼건설기계협회, 상가인연합회 등이 힘을 보탰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을 혐오시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유해 폐기물 우리 마을로”… 2020년부터 이어진 갈등 사태의 발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폐기물이 우리 마을로 흘러들어 올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이 강행되자 주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시위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원삼면 주민 괴롭히는 SK는 즉각 물러가라”, “폐기물매립장과 LNG발전소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한 반대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진 삭발식에서는 집회 참가자 6명이 머리를 깎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트랙터와 중장비를 앞세운 이동 시위도 진행됐다. 주민들은 고당리 일대를 행진한 뒤 원삼초등학교와 독성3리를 거쳐 SK에코플랜트 현장사무실로 향했다. 상여 소리와 농악대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 SK 현장사무실 앞 긴장 최고조…주민들 “즉각 철회하라” 오전 11시, 시위대가 SK에코플랜트 현장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주민들은 “SK는 원삼을 떠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혹한 속에서 진행된 집회인 만큼 주민들의 건강도 우려됐지만, 이들은 “우리 마을이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집회에 참여한 주민들 중 고령자가 많은 점과 추운 날씨를 고려해 대형버스를 대절, 안전한 귀가를 도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진정성을 담은 대책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조치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역대급 보상을 누리는 사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기업의 성장과 지역 사회의 희생이 맞물리는 구조 속에서, 원삼면 주민들의 목소리가 SK를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원칙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12·3 계엄 사태 이후 종교계가 각종 집회를 주도하는 등 '종교가 정치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경기도 주민 하은성 씨(가명·32)는 집회 내내 기도를 하거나 특정 종교계 관계자가 설교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다. 더군다나 집회 참가자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할렐루야'를 외치는 모습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하 씨는 "종교 지도자가 정치적 발언을 하며 신도들을 조종하는 것 같아 거북했다"며 "신도들의 신앙심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 다시는 집회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종..
카드소비자들이 1년 이상 이용하지 않은 카드가 16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5000장가량 쌓이고 있는 모양새로,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과 상업자전용신용카드(이하 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 열풍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휴면카드의 경우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카드사들의 영업비용을 증가키시는 문제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휴면카드는 총 1581만 4000장이다. 이는 1년 전보다 182만 1000장(13%) 증가한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약 5000장씩 늘어난 셈이다. 휴면카드는 최종 이용일부터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신용카드로 매년 백만 장 이상 늘어나고 있다. 2021년 1분기 752만 9000장이었던 휴면카드 수는 이듬해 4분기 1024만 7000장을 기록하며 1000만 장을 넘겼고,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카드업계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말 8개 카드사의 총 신용카드 수는 1억 1354만 장으로 1년 새 약 400만 장 늘었다. 새로운 상품이 꾸준히 나오면서 현금성 이벤트 등 출시 당시 제공되는 혜택을 누린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PLCC 발급량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LCC는 특정 제휴사와 협력해 개발·출시하는 카드로, 제휴사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수요에 맞춰 여러 종류의 PLCC를 발급받아 보조 형태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휴면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장기간 사용되지 않는 휴면카드의 경우 분실이나 도난 시 사용자가 이를 즉각 알아채기 어려워 카드복제 등 금융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에 대한 관리 비용이 늘고, 고객 이탈이 늘어나는 등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휴면카드를 통합 조회하고, 바로 해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과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하지만 해지 여부를 소비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실효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늘리기 위한 카드사들의 신상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혜택만 챙기고 다른 곳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많은 카드사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휴면카드) 해지나 전환을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6일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명태균 게이트가 비상계엄 선포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미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직전까지만 해도 명태균 국정농단이 정국의 핵이었다”며 “하지만 창원지검은 명태균의 ‘황금폰’을 입수했지만 그 어떤 수사가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여론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보궐선거·총선·지방선거까지 각종 공천에 대한 불법적 개입 등 창원지검의 수사로 밝혀진 것이 없고 소환된 정치인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란 사건 수사를 지켜보며 적당히 덮으려..
상위 대학 진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며 재수생 역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사교육' 역시 성행하고 있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의과대학 증원, 취업난 심화 등으로 상위 대학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며 사교육 업계 역시 호황을 맞았다. 교육부의 '2024년 초중고 학생 수 본 추계 결과'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해 올해 502만 1845명에서 2031년 383만 5632명으로 대폭 감소할 예정이다. 학령인구 400만 명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처럼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상위권 대학 입학 경쟁률은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치솟고 있다. 특히 의대 증원 여파로 의학학 계열의 경쟁률 역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2026학년도 재수생이 최대 2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며 올해는 역대 최대 경쟁률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은 입시 경쟁 과열로 사교육 업체만 '황금기'를 맞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7189억 원, 영업이익 106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실적의 대부분을 이미 3분기에 달성한 수치다. 시대인재 학원을 운영하는 하이컨시의 영업이익은 2021년 149억 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260억 원을 기록하며 대폭 상승했다. 이 밖에 의대 등 최상위 대학, 학과 입학을 위한 컨설팅 등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교육 역시 성행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의대 증원으로 인한 '초등 의대반'이 성행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N수생' 김모 씨(23)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재수생이 현역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보다 강점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요즘은 이 강점을 위해 일치감치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위권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사교육 컨설팅 대상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11월 시민사회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교육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학부모들은 월평균 자녀 사교육에 106만 1000원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취업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상위 대학 선호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재수생이 증가하며 이같은 사교육 의존 현상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이 최상위권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도 "당장 사회 분위기가 바뀔 수 없다면 '공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 정책이 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