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발 초저가 온라인 플랫폼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온라인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사들은 글로벌 플랫폼과 손잡고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규모는 7조 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 늘었다. 특히 중국 직구는 48% 성장하며 4조 원을 돌파, 전체 직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서 직구 경험자의 75.2%가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과거 미국 아마존 중심이던 시장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으로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직구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직구 규모는 4조원으로 26% 성장했다. 특히 K-뷰티가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해외 수요를 견인했다. 다만 직구 성장세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국내 유통사들은 경쟁을 넘어 협력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이다. 신세계는 G마켓을 앞세워 국내 판매자 네트워크와 유통 노하우를 제공하고, 알리바바는 글로벌 물류망과 자본력을 지원한다. 양측은 알리익스프레스 내 ‘K-베뉴’를 통해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G마켓 경쟁력 회복을 노린다. 국내 주요 브랜드도 발빠르게 참여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롯데칠성음료 등이 ‘K-베뉴’에 입점해 알리바바의 공격적 마케팅을 활용, 신규 판로 개척과 매출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히 초저가 공세에 대한 방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플랫폼의 자본·기술력과 국내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저가 공세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협력을 통해 해외 판로를 넓히고 경쟁력을 높인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외 직구 특유의 배송 지연, 안전성 논란 같은 소비자 불신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장기적 성패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대교, 쿠쿠홀딩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 확장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는 전날 50억 원 규모의 1회차 무보증 사모 EB 발행을 확정했다. 교환 대상은 자사주 약 196만 주(발행주식총수의 2.3%)로, 내달 2일부터 처분이 가능하다. 대교 측은 “자회사 대교뉴이프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장기요양 사업을 확대하는 등 시니어 사업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쿠전자의 모회사 쿠쿠홀딩스도 같은 날 903억 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231만여 주가 처분됐으며, 교환청구권은 오는 29일부터 2030년 9월까지 행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B 발행이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대비 상대적으로 주주 친화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주 발행이 수반되지 않아 지분 희석 우려가 적고,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활용하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재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소각 대신 EB 발행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규제 회피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교환청구가 이뤄지면 시장에 유통 주식이 늘어나 주당순이익(EPS)과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는데 되레 교환사채로 주주만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B 발행 자체보다 조달 자금의 활용처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밝힌 대로 신사업 확대와 투자에 자금이 투입된다면 긍정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단순한 재무적 꼼수로 비치지 않도록 투명한 자금 사용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회에서 논의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상장사가 보유한 약 72조 원 규모의 자사주가 강제로 소각될 전망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는 상장사 현금·현금성 자산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은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정기국회에서 처리 방침을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시장경제 질서를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1년 내 소각’ 조항을 두고 유예기간 설정, 경영권 약화 등 쟁점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일제강점기, 복싱 금지령이 내려진 1937년 경성. 억눌린 시대의 공기를 가르며 두 청년이 링 위에 선다. 하나는 무패 기록을 지닌 냉소적인 천재, 다른 하나는 매번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신참이다. 초연 뮤지컬 조선의 복서가 11월 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조선권투구락부’를 배경으로 무패 복서 이화와 연패에도 굴하지 않는 신참 요한의 대결을 그린다. 이화는 질 가능성이 있는 경기를 애초에 피하며 무패를 지켜온 현실주의자다. 까탈스럽고 고집이 세지만 강압적인 아버지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나약한 청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과 정반대인 요한을 만나면서 두려움과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요한은 고아 출신으로 어린 자식을 홀로 키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인물이다. 패배가 이어져도 다시 링에 오르며 “오늘은 져도 내일은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실천한다. 무패와 연패, 두 상반된 청년의 삶은 그 자체로 한 시대 청춘의 초상을 드러낸다. 이들의 이야기는 25년 후로 이어진다. 작가 최마리아는 신문에 ‘조선의 복서’를 연재하며 잊힌 이름을 다시 불러내려 한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인기도, 명성도 아닌 오직 진실이다. 하지만 경찰 장명이 연재 중지를 요청하며 이야기는 또 다른 갈등에 맞닥뜨린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액자식 서사는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를 넘어 기록과 진실, 기억과 망각이라는 주제를 무대에 끌어올린다. 무대 연출은 복싱 특유의 긴장과 박진감을 살려낸다. 실제 권투 링을 형상화한 구조물이 무대 곳곳에 자리하고 여러 방향에서 쏟아지는 조명이 링의 밀폐된 긴장감을 표현한다. 배우들의 동작은 실제 권투 동작보다 안무처럼 구성돼 관객의 눈앞에서 한 편의 무용극처럼 펼쳐진다. 주먹과 발놀림의 리듬은 음악과 조명과 호흡을 이룬다. 출연진은 이화 역에 송유택·이종석·김기택, 요한 역에 신은총·이진혁·박준형, 마리아 역에 류비·한수림·이한별, 장명 역에 이한솔·박상준·김재한이 이름을 올렸다. 네 명의 인물을 각기 다른 조합으로 무대에 올리며 공연의 색깔은 회차마다 새로운 변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 조선의 복서는 “사각 링 안의 드라마, 위험한 시대, 짜릿한 승부”라는 슬로건처럼 청춘의 도전과 좌절을 응축한 무대로 자리매김한다. 억압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싸웠던 청년들의 이야기와 잊힌 이름을 다시 부르는 무대는 오늘의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공연 시간은 화·목·금요일 오후 8시, 수요일 오후 4시와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와 6시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없이 105분이며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뜻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7번째 순서로 나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반도 평화 구상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이라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 발전을 추가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이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자신이 제안한 중단-축소-폐기의 ‘3단계 비핵화론’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이라며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며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안보 기술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도 당부하며 “내일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며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들어달라”며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순방 첫날인 22일(현지시간) 오후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4명을 접견하고 한미동맹 강화 및 경제협력,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 접견에는 공화당 영 김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과 민주당 진 섀힌 상원 외교위 간사·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미 상·하원 의원단 만남에서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전문인력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하며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인 전문인력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자(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의 의회 통과에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간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페이스메이커’로서 이를 지원하고 북미대화 재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보길 바란다”며 미국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미 의원들은 또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만큼 앞으로 조선·바이오·방산 분야 등에서 양국 협력이 공고해지도록 의회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한국 내 인공지능(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저녁에는 현지 교민들과 한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도 가졌다. 핑크 회장은 접견에서 “AI와 탈탄소 전환은 전 세계가 함께 가야 할 문제”라며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경기지역 원외 혁신 조직인 더민주경기혁신회의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대한민국에 3500억 달러(490조 원) 대미 투자를 요구한 것에 대해 “경제적 예속이자 국가적 모욕”이라고 규탄했다. 더민주경기혁신회의 정윤경(군포1) 공동상임대표 겸 경기도의회 부의장과 이원혁 공동상임대표, 김옥순(비례) 상임위원 겸 도의원 등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더민주경기혁신회의는 지난 7월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이는 단순한 투자 요청이 아니다. 미국이 세운 특수목적법인에 현금을 집어넣고 사용처와 수익 배분까지 미국이 독점하겠다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름만 투자일 뿐 실상은 ‘묻지마 배상금’이다. 동맹국을 전범국처럼 대하는 굴욕적 요구”라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여야는 23일 이재명의 대통령의 “북핵 동결, 실현 가능한 대안”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는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며 “핵 생산 동결은 임시적인 비상조치로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야당을 향해 “궤변”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핵 있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며 “북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가기 위한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통령의 ‘북핵 동결 현실적 대안’ 언급을 비판하며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약점을 잡혔을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떨어진 몸값을 올리고자 한반도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시대적 사명에까지 ‘되도 않는 억지주장’을 들이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딱하다 못해 실소가 나올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및 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하며 국제사회에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공식 선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민주당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평화 외교와 실용 외교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통령은 ‘핵 동결 상태에서 평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듣기에는 현실적 타협처럼 보이지만,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승인하고, 그 위에 ‘평화’라는 이름의 불안정한 공존을 얹자는 제안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은 핵무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 한국 안보는 핵 협박의 일상화와 연쇄적 핵확산 유혹에 노출된다”며 “‘핵 있는 평화’는 가짜 평화이며, 느슨한 항복일 뿐”이라고 밝혔다. 원유철 전 의원(전 미래한국당 대표)도 SNS에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북핵 동결이면 북미합의 존중하겠다’가 아니라 ‘북한이 비핵화를 끝내 거부한다면 우리도 핵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자위권 차원에서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 맞는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SNS에 “이 대통령의 ‘북핵 동결 수용’ 발언이 기존 대한민국 입장과 달리 북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북송금 사건으로 북한 김정은에 단단히 약점 잡혔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라며 “대한민국 안전의 핵심정책인 ‘북한 비핵화 정책’을 포기하거나 수정하는 것, 김정은에 약점 잡혔을 가능성 있는 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중국과 경제·우호 협력 강화를 위해 5박 6일간의 출장길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식 일정 첫날인 23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김 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등이 참여한 경기도 대표단은 이날 충칭 임시정부 청사에 방문해 여러 사료를 살펴보고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충칭은 상하이, 항저우, 광저우 등에 이어 1940년 9월부터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가 자리 잡은 곳이다. 김 지사는 이곳에서 유리관속에 보존돼 있는 ‘독립공채’와 ‘군무총장 노백린’ 명의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부 포고 1호’를 살펴본 뒤 ‘‘국민이 행복한 민주공화국’ 임시정부의 꺾이지 않은 熱望(열망)을 1420만 경기도가 이어가겠습니다’라고 방명록을 남겼다. 독립공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최초의 채권이다. 포고 1호는 항일 독립전쟁에 참여할 것을 국민에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에 명기된 보통선거, 국민주권, 삼권분립 등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곳에서 지금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가 착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시정부의 정신이 지금 대한민국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그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와 김 의장은 김구 임시정부 주석 흉상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고 역사관과 전시실 등을 돌아봤다. 이어 김 지사는 청사에서 이달 선생(건국훈장 독립장)의 딸 이소심 씨, 유진동 선생(애국장)의 아들 유수동 씨, 김동진 선생(애족장)의 딸 김연령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이소심 씨는 해방 이후 철거 위기에 놓인 충칭 임시정부 건물을 복원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직접 안중근 의사의 유묵 두 점(‘獨立’, ‘長歎一聲 先弔日本’)을 손으로 써서 뜻을 설명한 뒤 이를 가져오기 위한 도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에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환한 미소로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도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잘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을 포함한 선조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1910~1942) 선생은 1920년대 북만주에서 결성된 독립단체 신민부의 국내 공작원으로 활동하고 김좌진 장군의 비밀지령을 국내 주요 인사들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그는 김좌진 장군 암살 이후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유진동(1908~1961) 선생은 김구 주석의 주치의를 했고 흥사단, 한국독립당원, 민족혁명당원 등으로 활약했다. 김동진(1920~1982) 선생은 임시정부 판공실·생계부 등에서 비서를 맡아 임시정부 살림을 담당하고 광복군에서는 관병소비합작사 사원으로 활동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지난해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 관련 재판에 넘겨진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고 형량이다. 23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은 이날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 등의 선고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고 공동 피고인인 아리셀 직원들에게는 무죄~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리셀 법인에는 벌금 8억 원, 한신 다이아에 벌금 3000만 원, 메이셀에 벌금 3000만 원, 강산산업건설에 10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리셀의 일상적인 업무는 박중언이 한 것으로 보이나 여러 증거에 따르면 박순관은 박중언에게 실질적인 보고를 받는 지위에 있었다"면서 "박순관이 박중언으로부터 매번 중요 업무보고를 받고 특정한 사항에 대해 지시를 내린 것은 명목상 대표 이사가 아닌 실질적인 사업 총괄 책임자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결과는 어떠한 것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면서 "해당 화재 사고로 23명이 사망했고 사건이 매우 중해 이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판이 마친 후 이 사건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딸을 잃은 유가족 이순희 씨는 "이렇게 어린 딸을 데려갔는데 15년형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냐. 대한민국 형법이 너무 약하다고 본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참사로 남편을 잃은 유가족 최현주 씨는 "살인죄도 사형을 구형하는데 23명을 죽인 대표에 대해서 15년은 너무 짧다"며 "2심과 3심에서도 모든 유가족이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다음달부터 경기도내 버스 운행이 총파업으로 중단될 전망이다.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사간 극적 타결로 파업이 실제론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3일 오후 4시 50분쯤 노조는 투표 결과 투표참여 조합원 1만 7576명 중 97.9%인 1만 7207명이 총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노조는 민영제 노선에서 시행 중인 탄력적근로시간제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하루 17시간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준공영제와 마찬가지로 1일 2교대제로 근무 형태를 바꾸고 동일 임금 지급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준공영제 노선의 경우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을 적용한 서울버스의 올해 임금 인상액에 준하는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공공관리제를 전체 노선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한 노사정 합의를 경기도가 반드시 이행하기로 확약할 것도 요구했다. 이날 투표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도내 열악한 버스 노동자 노동 환경 개선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매달 40~100만 원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노조원 A씨는 "도내 버스 운전기사들은 대부분 40대 이상 중년에 접어들었지만 매달 200만 원 대 임금을 받고 생활한다"며 "지역은 정부 및 지자체가 버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타지역과 달리 경기도는 민간에서 일부 운영함에도 임금 체계는 열악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노조원 B씨는 "오산시만 하더라도 전국 다른 지역에 비해 버스 기사들의 근무량이 많은 편이다. 도내 버스 기사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근무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면 급여는 지나치게 적다. 이재명 정부의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정반대인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노조 관계자는 "버스 현장의 차별과 불평등을 끝내고 도민이 안전한 버스를 만드려는 도내 버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파업 찬성 결과로 분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파업이 노사의 협상 타결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노사간 조정 회의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9월 4일 노사 양측은 오전 12시인 조정 기한을 넘겨 오전 4시까지 연장해 협상을 이어갔고,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준공영제 노선과 민영제 노선 모두 7%씩 인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2022년 9월에도 양측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목전까지 갔으나 밤샘 협의 끝에 임금 5% 인상, 준공영제 3년 내 시행 등 노동환경 개선에 합의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