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가 태동하던 1960~70년대, 백남준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실험적 예술 언어를 구축해온 조안 조나스가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제8회 백남준예술상 수상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를 개최한다. 비디오·퍼포먼스·설치·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기반으로 50여 년간 확장돼 온 그의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조나스는 인간·물질·비물질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독자적 예술 문법을 구축해왔다. 비디오를 다루는 방식은 백남준과 결이 다르지만 두 작가의 작업에서는 즉시성과 반응성을 중시하는 공통의 미학이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이런 특성을 전면에 내세워 상대적으로 국내에 덜 알려진 그의 작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는 조나스의 주제적·형식적 변화를 기준 삼아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장 ‘실험-급진적인 순간들’은 1960~7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비디오퍼포먼스와 초기 실험,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의 예술적 기반을 짚는다. 대표작 ‘바람’은 자연 현상이 퍼포머의 움직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비디오로 기록한 작품으로, 조나스의 초창기 감각을 내포하고 있다. 두 번째 장 ‘여행-자연의 정령·동물 조력자’는 작가가 세계 곳곳을 이동하며 확장해온 시선을 다룬다. 이 시기부터 등장한 ‘조력자’ 모티프는 인간과 동물이 협업하는 관계를 전제로 한다. 전시장 한쪽을 채운 영상 ‘아름다운 개’에는 반려견 오즈가 촬영자이자 퍼포머로 등장해 종 간 경계를 흐린다. 소형 카메라에 포착된 불안정한 화면은 여행·언어·도시·생명체를 관찰하는 조나스 특유의 방식을 보여준다. 마지막 세 번째 장 ‘공생-되살림과 변주’는 조나스의 최근 작업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드러낸다. 종이 드로잉, 비디오, 프로젝션, 종이 조각 설치가 어우러진 작업인 대표작 ‘빈 방’은 각 존재가 남기는 빈 자리에서 이야기를 출발시킨다. 벽면을 가득 채운 드로잉과 천장에 매달린 조각, 그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오랜 시간 축적된 감정과 기억을 환기한다. 결국 초기부터 이어져 온 조나스의 시각적 어휘는 반복과 변주를 거치며 지금도 확장되고 있다. 조안 조나스의 실험정신과 예술적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29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070' 번호를 '010' 번호로 변작하는 불법 중계소를 운영하는 등 피싱 사기로 35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일으킨 조직원이 덜미를 잡혔다. 27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혐의로 국내 관리자 A씨 등 63명을 검거하고, 이 중 혐의가 중한 56명을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피싱 범죄에 사용된 중계기를 운영해 피해자 768명으로부터 354억여 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중계기는 해외에서 발신한 070번호를 010으로 변경해 국내 수신자에게 표시되도록 하는 장치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 인천시 등 전국 11개 시·도 원룸 등 건물에 중계기를 관리하는 불법 중계소 51개를 설치해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경우 20여 명의 조직원을 관리하며 중계기 설치 및 운용 방식을 비대면으로 교육했고, 각 조직원은 원룸 등 중계소로 운영할 장소를 각자 마련해 범행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직원들은 개인당 30∼40개의 중계기를 운영하며 월 400∼600만 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 의해 변작 송출된 010 번호는 각종 피싱 범죄에 사용됐다. 구체적 피해 규모는 투자리딩사기가 638명, 노쇼사기 76명, 물품사기 등 36명, 보이스피싱 12명, 로맨스 스캠 6명이다. 피해자들은 최소 수십만 원에서 최대 27억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총책인 B씨는 해외에 머물면서 관리책을 우선 모집한 후, 고액 알바 홍보글 등을 올리는 식으로 운영책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7월 별건의 마약류 투약자 검거 과정에서 중계기를 발견한 후 1000여 개의 CCTV 분석 및 계좌 60여 개를 분석해 51개 중계소를 모두 단속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범행에 필요한 휴대전화 단말기와 유심 등이 조직원들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조직원 중 일부는 중계기가 피싱 범죄에 사용되는지 모른 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중계기로 수신되는 피싱 관련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들이 범행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사기 방조 혐의도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이어 단속 중에도 진행되던 피싱 범행의 피해자들에게 사기임을 개별 고지하고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 1천213개를 통신사에 정지 요청했다. 또 통신 분석을 통해 해외에 체류 중인 B씨와 관리책을 특정해 국제공조를 통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검거된 총책 B씨와 검거된 피의자는 모두 한국인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불법 중계소를 운영하는 행위는 구속 수사로 이어지는 중대 범죄이므로, 고액 보수에 현혹돼 가담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로맨스스캠 범죄를 저지른 30대 한국인 남성과 국내외 저작물을 무단 업로드 한 40대 한국인 남성이 이날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27일 오전 경찰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로맨스스캠 조직원인 30대 남성 A씨, 국내외 저작물을 웹하드 사이트에 무단 업로드한 40대 남성 총책 B씨 등 2명을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남부인 베트남 접경 도시 바벳을 거점으로 조직원 65명과 함께 로맨스스캠을 벌여 피해자 192명으로부터 4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주로 SNS를 통해 여성인 척 접근해 피해자들에게 상품 투자 등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바벳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캄보디아 내 단속이 강화되면서 지난 10월 육로를 통해 베트남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베트남 공안, 주호찌민 총영사관 등과 협의해 A씨를 국내로 합동 송환했다. 이날 함께 송환된 B씨는 2020∼2024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영화·드라마·웹소설 등을 17개 웹하드 사이트에 1만 5863회 무단으로 올려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기남부경찰청의 요청으로 B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가 발부됐고, 지난 10월 베트남 공안이 칸화성에서 그를 불법 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로맨스스캠 및 저작권 침해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황민 수습기자 ]
“결국 노인들을 위해 젊은이들이 희생돼야 한다는 게 아닌가요?” 26일 오후 1시쯤 인천시청역 1호선 톨게이트 앞. 한산한 톨게이트 앞으로 우대용교통카드를 게이트에 대고 그냥 걸어들아가는 노인들이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한 노인은 노선을 잘못 찾아온 듯 들어갔던 게이트에서 다시 카드를 대고 나와 2호선 방면으로 걸어가기도 했다. 양다혜(28·여·남동구 거주)씨는 “청년들도 대중교통 이용과 생활비 부담이 큰데, 내 세금이 노인 정책으로 들어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젊은 세대에도 일정 부분 혜택이 필요하다”고 분개했다. 인천시가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요금의 전면 무료화 정책을 계획하자 젊은층의 반발이 거세다. 26일 시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i-실버패스(가칭)’를 통해 노인들의 버스 요금 무료화를 추진한다. 고령층 이동권 확대를 목표로 추진하는 계획이다. 무료 요금화 정책에 혜택을 보는 노인은 모두 22만 명으로, 이에 따른 연간 소요될 예산은 약 17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버스 준공영제 운영 손실 보전금과 카드 시스템 구축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시는 다음 달까지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진행 후 내년 상반기까지 무임 단말기 정비와 정산 시스템 개편, 카드 제작 등 사전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도 최근 인천교통연수원에서 열린 ‘2026년 시민과 함께하는 주요업무보고회’에 참석해 고령층 교통비 부담 완화와 아동복지 강화를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알리기도 했다. 유 시장은 “어르신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버스 무료화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지하철보다 이동이 편리하고 단거리 이동이 쉽도록 해 생활 편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청년층의 반발은 거세다. 교통 정책 대부분이 청년층이 내고 있는 세금으로 이뤄져 사실상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저출생에 따른 인구 격차도 이 같은 불만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주민등록인구현황을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인천지역은 만 50~59세(50만 6057명)를 시점으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직장이 60세 안팎으로 은퇴하는 만큼 청년층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년은 “지하철 무료화도 청년층 사이에서 불만이 강해 사회적 논란이 되는데 버스까지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되레 세대간 갈등이 유발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홍보 기간을 충분히 두고 노인 경로당과 주민센터를 통해 안내할 계획”이라며 “정책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고령층의 교통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진영 기자 ]
인천시교육청이 2026년도 예산안에서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을 대폭 삭감해 도심보다 영어 학습 기회가 부족한 농어촌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예산은 2억 8000만 원이 반영됐다. 올해 예산 18억 7200만 원과 비교하면 무려 85% 이상 축소한 규모다.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은 농어촌 지역의 초·중학생의 공정한 영어 학습 기회 제공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이다. 사업 참가 학생들은 1일간 여러 활동을 원어민과 함께 경험하며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또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거나 도서지역에 있는 학교가 우선적으로 선발되기 때문에 도심과 공정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 떄문에 시교육청의 이번 예산 삭감에 상대적으로 영어 학습 기회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강화군학부모네트워크 초등2지구·초등3지구, 인천시결대로자랑 네트워크 강화권역, 아이코리아 강화군지회 등은 지난 24일 ‘인천 학생들의 영어체험 기회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도심과 농어촌의 균등한 교육을 약속한 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영어를 경험하고 배우는 기회를 대폭 줄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결국 균등한 교육을 약속하고도 뒤에선 도심지역에 치중한 예산들을 반영한 것 아니냐. 이번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하고 반발했다. 연수구와 서구의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 학부모들은 ‘인천 학생영어체험 예산 삭감 재검토 요청 의견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지역 일부 커뮤니티에서도 시교육청의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해 올바르지 못한 처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재상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부위원장(국민의힘·강화군선거구)은 “시교육청 예산안에 대한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시민 의견 등을 수렴할 것”이라며 “지역연계 영어체험활동 예산을 증액 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규모가 큰 여건에서 지역연계영어체험활동 등 사업성 예산을 일부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추후 재정 상황이 좋아지면 학부모 의견 등을 충분히 반영해 예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우리 사회에서 여성폭력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도록 경기도가 함께하겠다. 도는 아주 단호하고 분연히 맞설 것”이라며 젠더폭력 근절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서관 플래닛 경기홀에서 열린 ‘2025 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식’에서 “통계에 따르면 성인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폭력 피해 경험을 한다고 한다”며 여성폭력의 실태를 설명했다. 그는 “폭력의 양태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며 “특히 나쁜 것은 위계에 의한 폭력이다. 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그러지 못한 사람에게 하는 폭력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첫 번째로 근절해야 할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여성폭력에 대해서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우리 사회에서 (폭력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도록 용기 내주시기 바란다. 젠더폭력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도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 여성폭력방지, 피해자 보호, 지원 업무를 하는 젠더폭력 통합대응단을 출범한 바 있다. 젠더폭력 통합대응단 운영을 통해 도는 지난해 4월부터 이달까지 4만 488명의 피해자에게 긴급구조, 의료비 지원, 심리치유 프로그램, 주거지원, 수사·유관기관 연계 등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한편 이날 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식에서는 도, 여성가족재단과 도내 36개 대학이 ‘스토킹·교제폭력 등 젠더폭력 예방 및 피해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이번 협약에 따라 대학 내 젠더폭력 피해지원과 예방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재단은 대학 내 인식개선·피해대응 역량강화, 피해자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각 대학들은 피해 발생 시 신속한 접수·초기 대응을 담당하고 도의 지원체계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국민의힘은 26일 검찰의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국정조사(이하 국조)에 대해 여당이 주장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실시’도 수용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먼저 주장했던 국조 진행 방식과 관련해 응당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법사위에서의 국조 진행도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압도적 다수를 무기로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해서 민주당은 더 이상 다른 말 하지 말고 즉각 국조를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애초부터 국조를 진행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 어떻게든 국조를 회피하기 위해 온갖 핑계와 허언 말 바꾸기로 일관했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법사위 국조가 과연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법사위 국조를 수용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범죄 수익 7800억을 포기하게 된 항소포기 외압과 관련된 진상규명”이라며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요구한 ‘검사 항명’ 부분 등도 논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그동안 많이 얘기했던 조작 수사, 조작 기소 주장 부분에 대해서도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얘기한 항소 자제 외압 의혹을 포함한 모든 것을 열어두고 있기에 국민 앞에서 모든 일이 잘 진행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이라도 법사위에서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법사위 국조 가능성을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 및 기소 조작으로 항명과 항소 제한과 관련된 국조와 관련해 이 분야에 대한 국조를 담당하는 위원회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법사위”라며 “여러 이유를 대면서 이리저리 회피하고 있는 건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항소 제한은 법무부 장관과 차관을 한 번만 법사위에 불러서 물어보면 끝나는 일이다. 국조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건까지 국조를 하고자 한 것은 항명에 대한 확실한 단죄 의지를 계속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여러 차례 검찰의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국조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국조특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첫 만남에서 정치개혁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조 대표는 이날 당대표 취임 이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로 정 대표를 예방했다. 조 대표는 “우리 모두 동지였고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였다”고 덕담을 하면서도 “지난 대선 때 민주개혁 5개 정당이 함께 손을 잡고 정치개혁을 담은 원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으나 그 뒤 반년이 지나고 있지만 답보 상태”라며 뼈 있는 말을 건넸다. 이와 함께 자리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사무총장과 박병언 대변인이 ‘원탁선언문’ 손피켓을 들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이건 누가 손해 보고 누가 이익 보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치개혁이 되면 우리 모두 특히 국민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기초로 내란세력과 극우세력을 격퇴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상호 정무수석도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개혁를 지지한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바쁘겠지만 늦지 않은 시점에 정치개혁을 위한 운전대를 정 대표가 손수 잡아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대표는 “굉장히 유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 어느 누구도 제게 전화를 하거나 만나서 정치개혁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인 인터뷰를 한 조국혁신당의 의원이 있었다”고 직격했다. 이어 “전화해서 제게 의견을 물어보면 될 것을 하지도 않고 언론을 통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조 대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정개특위가 구성되면 충분히 논의해 합의 가능한 부분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개인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과제는 여야가 정개특위에서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그 과정에서 제 생각을 포함해 민주당 생각과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한주희 기자 ]
10·15 부동산대책 시행 한 달여 뒤 공개된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가 조사기관별로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대책 효과를 둘러싼 혼선이 커지고 있다.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부터, 오름세 둔화, 심지어 하락 전환까지 결과가 엇갈렸다. 지난 20~21일 발표된 서울 아파트값 주간 동향을 보면 통계 간 차이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직전 주(0.17%)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0.20% 상승, KB부동산은 5주 연속 오름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0.23% 상승, 부동산R114는 0.05% 하락, 약 19주 만의 하락 전환을 기록했다고 각각 밝혔다. 전문가들은 조사기관마다 표본 규모와 조사 방식, 조사 기간이 모두 달라 단기 통계만으로 시장 변화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부동산원은 전국 3만 3500가구로 표본이 가장 적지만, 시세 조사원이 실거래·호가를 직접 확인해 가격을 산출한다. 이번 수치는 11~17일 조사 결과가 반영됐다. KB부동산은 6만 2200가구로 표본이 더 크지만, 협력 공인중개사가 입력한 값을 지역 담당자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실거래가가 없을 경우 매매·임대 비교사례를 활용해 가격을 기록한다. 조사 기간은 부동산원과 동일하다. 표본이 가장 큰 곳은 부동산R114로, 전국 아파트 약 90%의 실거래·호가 데이터를 AI가 분석한다. 조사 기간은 17~21일로 다른 두 기관과도 차이가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주간 단위의 변동률만으로 시장을 판단하기 어렵고, 완벽한 단일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몇 주간의 흐름과 실거래 동향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이후 거래 자체가 급감한 점도 통계 차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8648건, 10월 8326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1월 들어 871건에 그쳤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거래가 줄면 특정 사례가 평균을 왜곡시키기 쉬워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의 실제 효과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주담대 금리 부담 등으로 매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흐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올해부터 고1 학생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가 처음 시행된 가운데,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58%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 연구'를 위해 최근 실시한 고교학점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공공연구기관이 처음 시행한 것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실시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전국 일반고의 약 10%인 160개교다. 응답자는 고1 학생 6885명, 교사 4628명으로 총 1만 1513명이다. 평가원은 "3년의 종단연구를 통해 고교학점제 성과를 추적 조사·분석할 것"이라며 "전국 고교를 표본으로 추출·시행해 전반적 인식을 평균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교원단체 등이 실시한) 다른 조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문 조사 결과, '우리 학교에는 내가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58.3%다. 반면 '우리 학교에는 학생이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답한 교사는 79.1%로, 학생보다 20%포인트(p) 이상 높았다.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교사 수급 상황 등 학교 여건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 그 부분을 감안해 답변한 것으로 추측한다"며 "그러나 학생들은 그런 제반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느끼는 대로 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우리 학교에 개설된 다양한 선택과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58.4%다. 다만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희망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설문에는 학생 74.4%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차이를 보였다. 이는 원하는 과목이 충분히 개설되진 않았지만, 과목 선택권에서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으로 해석된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폐지 논란의 핵심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70%는 '나의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계획과 운영은 참여 학생에게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고, 79%는 '이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선생님의 예방지도 또는 보충지도는 내가 과목을 이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한 학생은 67.9%, '선생님은 나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응답도 69.3%에 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질문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대상 학생들에게만 주어진 것이라 그만큼 순도와 신뢰도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지역별 만족도 결과가 빠져 있어 일각에서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교학점제가 다양한 과목 선택을 통한 맞춤형 교육 제공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학교의 개설과목 수 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학교 소재지별 응답은 분석하지 않아 따로 (언론에) 제공하기 어렵다"며 "이 조사는 2027년에 마무리되며 그때 종합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