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에 물든 모란 미술관의 정원은 아늑했다. 인적이 드문 평일 오후,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옆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니 미술관 정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자 평범한 검정색 의상에 뿔테 안경을 쓴 안형남 작가가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1957년생 안형남 작가는 17세 때 미국에 건너가 설치조각 작가로 명성을 쌓았다. 어느덧 흰 눈이 내린 머리카락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얼굴 주름에서 어떤 경지를 초월한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다.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 잘 알려진 모란 미술관에서는 다음 달 28일까지 '불가분: 안형남의 서사' 기획전이 계속된다. 2014년 이곳에서 전시를 한 후 회고전으로 열리는 대형 기획전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Windrock'(윈드락)은 제멋대로 휘고 구부러진 알루미늄 철재 오브제들과 자연물이 혼합된 설치 작품이다. 오밀조밀한 구조와 기이한 형태를 통해 작가의 위트와 익살이 보이고 그 뒤에 숨겨진 자연과 일치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안작가는 "그저 구부리고 접는 모든 과정이 재밌다"고 말하면서도 "윈드락은 자연과 나의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 속에 흔히 보이는 '돌'과 같은 모든 것이 결국 나와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스케치도 하지 않고 생각없이 떠오르는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실존과 인류의 영원한 종교적 관심사와 같은 것들을 알루미늄과 철재 소재들의 휨과 구부림, 자르고 붙임을 통해 사물과 공간, 인간과 신의 경계를 담아낸다. 특히 안형남 작가의 작품은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키네틱한 설치 작품부터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벽면을 가득 채운 캔버스, 숯으로 그려낸 장소특정적 드로잉 '착각의 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어쩌면 착각 속에 사는 것일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영원만큼이나 광대하고 무한한 시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을 사는 인간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다투고 경쟁하는 현실, 그 자체가 착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랜 세월 그의 작업은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실험적이면서도 과감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번 전시를 위해 안작가는 지난 여름 2개월 간 모란 미술관에 머물며 새로운 도전을 구상하고 실행했다. 모란 미술관 옆 절터를 도화지 삼은 안작가는 수많은 자갈을 쌓아올린 7개의 큰 봉우리와 작은 동산들을 만들고 이를 감싸고 도는 굽이 굽이 길을 만들어냈다. 작품명 '굽이 굽이' 프로젝트는 걷고, 견디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감사와 치유, 진리로 향하는 여정을 창조해냈다. 안작가는 "그 길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살아왔고 걸어왔던 길"이라며 "산 넘고, 물 건너 먼 길을 굽이 굽이 돌아 자녀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러 다니던 부모의 모습을 이 작품에 담았다"고 밝혔다. 굽이 굽이 돌아 발길이 닿은 곳은 사찰의 기도처. 그 안에는 미디어 아트 '존재의 회복'이 상영된다. 삼원색의 몽환적인 빛이 분리와 결합을 통해 태고적 어딘가로 안내한다. 안작가는 "빛의 이런 움직임은 삶의 모호함 속에서 구원의 길을 찾고 나의 존재를 회복한다"고 설명했다. 안형남 작가의 넓은 작품 스펙트럼은 격동의 현대사와 함께 한 안 작가의 가족사와 연결된다. 만주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펼쳤던 조부모. 일제강점기 평양에서 아동 선교에 앞장섰던 부친 안성진 목사는 공산당의 핍박을 피해 월남 후 미국으로 이주해 현지 선교와 아동사역을 이어왔다. 동방의 작고 가난한 나라.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시절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고된 삶을 살았던 안작가와 가족의 삶은 그의 작품의 자양분이 됐고 그의 작품을 설명해주는 열쇠가 됐다. 특히 2012년 백남준 탄생 80주년 기념 소마미술관 초대전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 '핏줄'은 안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단순한 혈연관계의 가족을 넘어 여전히 갈등하고 대립하고 있는 남북의 상황을 한민족의 혈연적 유대로 조명한다. 안형남 작가의 시선은 과거 가족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지금 그의 시선은 현재를 넘어 미래로 이어진다. 틀에 박힌 구습을 깨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이브와 아담', 새로운 도전과 높은 곳을 향해 뻗어나가는 '야곱의 사다리'에 드러난 그의 시선이 그렇다. 그것이 지금까지 안형남 작가를 이끌어온 진정한 힘이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정말로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서도 특별히 배제되고 있는 경기 북부의 상황이 참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파주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가진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제가 이전에 경기도지사를 3년 남짓 하면서 권한이 부족해서 하지 못해서 참 아쉽다고 생각되는 게 꽤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는 정부가 조금만 신경 써주면 해결할 방법도 꽤 있던데 잘 안되는 게 참 안타까웠다”며 “그중 동두천에 매년 수재가 발생하는데 반환 공여지 땅을 조금만 미리 넘겨주면 준설작업을 해 수재를 줄일 수 있다는데 십 수 년간 안 된다더라”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부탁드려서 동의서 한 장 받으니 바로 (준설작업을) 처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 힘들었는데 드디어 제가 그 많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위치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각 부처가 신속하게 협의해서 객관적이고 불합리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합리적이고 해야 할 일이라면 빨리 처리할 수 있어서 즐겁다”며 웃었다. 또 “반환 공여지 문제뿐만 아니라 접경지역이다 보니 각종 군사 규제 때문에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한다”며 “남양주, 가평 등은 상수원 규제 때문에 피해는 많이 보면서 특별한 혜택도 없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게 꽤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각종 군용 시설 때문에 권리 행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집하나 지으려고 해도 온갖 규제들로 불편했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미군 반환 공여지와 군 유휴지 등 개발 활성화를 위해 지방정부의 부지 임대·매입 대금 상환 기간을 대폭 늘리고, 지방정부가 직접 개발하지 않는 경우엔 국방부 주도로 위탁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 반환하지 않은 미군 공여지의 조속한 반환을 이끌고, 반환 부지의 오염을 지방정부가 먼저 정화하면 국방부가 비용을 정산해주는 패스트트랙 신설 계획도 설명했다. 아울러 군사시설 보호구역은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민간인통제선의 초소를 북상 이전하며 통제구역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등 경기 북부 방위산업의 기반 조성을 위해 내년부터 국방벤처센터를 포천에 설립할 계획”이라며 "공여지의 빠른 개발을 위해 공여지를 지방정부에 임대할 때 임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최대 100년까지 늘려주겠다"고 말했다. 경기북부 타운홀 미팅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안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 등이 함께 했다. 한편 김 지사는 행사 후 SNS를 통해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경기도 역시 반환공여지가 경기북부 발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동북부 공공의료원을 비롯해 의료, 환경, 문화, 교통 인프라 등 370만 경기북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정부와 발맞춰 해나가겠다”며 “기회와 희망의 땅, 경기북부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표가 14일 최종 수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 대행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대검 차장검사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중도 퇴진 이후 총장 직무를 대신해 온 노 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으며, 지난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가 이뤄지기 전인 이날 오전 대검에서 비공개로 퇴임식을 가졌다. 노 대행의 후임 대검 차장으로는 구자현 서울고검장이 임명됐으며, 구 차장검사가 당분간 총장 대행 역할을 맡게 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지난 13일 열린 제429회 국회 정기회 본회의에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상습 채무 불이행자 등 악성 임대인의 주택에 대해 공매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증기관의 채권 회수 절차에 속도를 붙일 제도적 장치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개정안 통과로 HUG는 보증기관 가운데 최초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매 대행을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그동안 법원 경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적체 현상으로 회수 절차가 지연되고, 이 과정에서 깔세 등 2차 피해가 확산되는 문제가 반복돼왔다. 공매 제도 도입으로 이러한 구조적 병목을 해소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HUG는 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뿐 아니라 직접 입찰 참여를 통해 해당 주택을 매입한 뒤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도 병행한다. 든든전세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 유형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HUG가 상습 채무 불이행자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대신 지급한 뒤 구상권을 행사할 때, 국세 강제징수와 동일한 절차의 공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된 점이다. 공매 대상은 HUG가 대위변제한 악성 임대인의 주택으로 제한했으며, 법원 집행권원 확보, 국토교통부 장관 승인, 캠코 대행 등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한 여러 통제장치도 촘촘히 마련됐다. 윤명규 HUG 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법제화는 보증제도의 공공성과 채권 회수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환점”이라며 “채권 회수 속도를 높여 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경매 절차 지연으로 인한 깔세 문제 등 후속 전세사기 피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준비기간 동안 제도 운영 기준과 현장 절차를 정비하여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시적인 성과가 조기에 창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화재로 중단됐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가운데 대전에서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비 49일 만에 모두 정상화 됐다. 14일 행정안전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가 새로 복구되면서 대전센터 복구 대상 시스템 693개의 복구를 모두 마쳤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책·법령정보 조회, 개인정보위 결정문 열람, 혁신지원 원스톱 서비스 신청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709개 시스템 가운데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하는 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정상화된 것이다. 전체 행정정보시스템 복구율은 98.2%(709개 중 696개 복구)로 상승했다. 대구센터로 이전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16개 시스템 중에는 현재까지 3개만 복구된 상태다. 복구된 3개는 행정안전부 대표 홈페이지·대표 홈페이지 VOD(주문형비디오), 기후부 통합계정관리시스템이다. 정부는 당초 대전센터 복구 대상 693개 시스템을 오는 20일까지 복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목표보다 6일 앞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구센터에서 이관·복구가 진행 중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12월까지 복구 완료를 목표로 인프라 재구성, 응용프로그램 이관 등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송도라는 말만 근사하지 정말 매일 출퇴근 때만 되면 왜 여기에 사는 지 괴로운 심정 뿐입니다." 송도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39)씨는 "이곳은 버스 환승도, 지하철 이용도 너무 하기 힘든 곳"이라며 "10년 넘게 트램이 들어선다는 말만 즐비할 뿐 뭐하나 나온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천 ‘송도 트램’ 사업이 1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매번 선거철마다 공약으로도 부각되고 있지만 타당성 문턱 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공약으로 지난 2010년부터 관심을 모은 송도 트램 사업은 아직까지 국토교통부의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과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이뤄지지 못했다. 15년이 넘게 구체적인 방안 조차도 나오지 못한 셈이다. 이 사업은 당초 ‘주안송도트램’ 사업을 골자로 계획됐지만 사업비 등을 문제로 송도 일대를 순환하는 노선 구조로 변경됐다. 시는 인천 1호선 송도달빛축제공원역을 기점으로 인천대입구, 연세대, 지식정보산업단지 등을 순환하는 총연장 약 25.2㎞, 정거장 38곳, 차량기지 1곳이 신설되는 구조로 송도 트램을 구체화한 것이다. 총사업비는 약 7461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지난 2018년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받은 뒤, 2019년 타당성 재검토 용역을 통해 송도 트램을 투자 우선순위 3순위로 선정했다. 2020년 도시철도망 변경 승인과 2022년 사업화 방안 수립용역 착수 등 절차를 거쳐왔으며, 현재는 국토부의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검토가 진행 중이다. 승인 단계에 접어들지도 못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또있다. 해당 게획이 고시되면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예타 대상사업으로 신청해야 한다. 예타를 통과해도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착공 등 복잡한 절차를 거려야 해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철도사업 특성상 개통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GTX-B 노선 개통 시기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하려면 조속한 추진이 필요만큼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강구 인천시의원(연수5)은 ““송도는 인천의 대표 성장 거점이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기업 유치와 주민 정주 여건에 제약이 크다”며 “국비 확보가 지연될 경우, 시 재원이나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진영 기자 ]
내년도 ‘빈집철거지원사업’ 예산이 담당부처가 행정안전부에서 국토교통부(도시 빈집)와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 빈집)로 각각 이관되고, 3배 가량 늘어나지만 대규모 불용과 이월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빈집 철거사업비 규모가 2500만원 미만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 매칭 비율이 올해 7 대 3 혹은 5 대 5에서 내년에는 4 대 6으로 지방비 비율이 높아져 경기·인천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국토위의 내년도 국토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에 따르면 지난해에 신규 편성된 빈집철거지원사업 예산은 담당부처가 행안부에서 내년도에는 국토부와 농축식품부로 이관되고, 예산도 올해 100억원에서 국토부 150억원, 농축식품부 103억 32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예산을 크게 증액한 것은 국토부 담당 도시지역의 경우, 빈집 정비단가(올해 1000만원에서 내년 1200만원)와 정비대상 수(올해 500가구에서 내년 1250가구)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올해 50억원이던 도시지역 빈집 철거예산이 150억원으로 3배 가량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집행률 부진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의 경우 예산 50억원 중 49억 6900만원이 지자체에 교부됐지만 집행액은 13억 3300만원으로 실집행률은 26.8%에 불과했고, 올해에도 8월 기준으로 예산 110억 7500만원(도시+농어촌) 중 집행액은 14억 9400만원으로 실집행룰이 13.5%에 그치고 있다. 경기(26가구 선정)는 2억 2000만원 예산 중 집행액은 5300만원(24.1%)에 머물러 있고, 인천(36가구 선정)은 1억 7500만원 중 집행액은 0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도권 도지시역 빈집 철거사업비 예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칭되는 지방비의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여겨진다. 실질 매칭비 비교에 따르면 철거사업비 규모별로 1000만원~2500만원 미만은 지방비가 올해에 비해 높아지며, 2500만원~3000만원은 올해와 같고, 3000만원 이상은 국비가 높다.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빈집정비사업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지방비 추가확보를 위한 추경 편성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예산의 불용 및 이월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적정 사업 규모와 국비 지원비율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한반도가 일본과 달리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에 이어,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진까지 연쇄적으로 드러나면서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은 근본부터 재검토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진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을 사후 복구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2016년 경주 이어 2017년 포항까지, 연이은 강진 2016년 11월 22일 오전 5시 59분(일본 표준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25km로, 최대 1.4m 수준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한국표준시)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약 7km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본진에 앞서 규모 2.2, 2.6의 전진이 있었고, 본진 후에는 여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포항 지진으로 예정된 수능 시험장 일부가 균열을 보였고, 여진이 지속되면서 시험은 1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 규모를 최대 6.5~7.0 정도로 보고 있다. 규모 7.0 지진은 2016년 경주 지진보다 위력이 60배 이상 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재고 필요 그동안 한반도는 판 경계에서 떨어진 지질 구조 덕분에 지진 위험이 낮다는 인식이 있었다. 일본과 달리 강진 빈도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경주·포항 강진은 이러한 안전론에 균열을 냈다. 후쿠시마 강진 역시 규모와 깊이, 쓰나미 가능성 측면에서 일본 대지진 수준은 아니었지만, 강력한 경고 신호로 작용했다. 이어진 국내 강진은 한반도 역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 예방 중심 내진 설계, 정책적 지원 필요 현재 우리나라의 오래된 건축물 상당수는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강진 발생 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건축법은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축물’에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지만, 이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내진율은 여전히 낮다. 전문가들은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닌 건물에도 자발적 내진 설계를 장려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 지진경보 시스템 개선, 주민 교육 강화 등 정책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포항 지진 이후 정부는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반복되는 강진과 예상치 못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 전략이 필수적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예방적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 단순 관찰과 분석을 넘어, 지진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 대응책이 절실하다. [ 경기신문 = 황민 인턴기자 ]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한 번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데 이어, 이번에는 장시간 야간 근무 끝에 노동자가 쓰러진 것이다.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과 기업의 개선 대책이 모두 무색해졌다. 13일 정의당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시흥 SPC 삼립 시화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가 장시간 야간노동 문제 해결을 내세워 도입한 3조 3교대제가 오히려 노동환경을 악화시켰다”며 “결국 한 노동자가 과로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숨진 노동자 A씨는 지난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전까지 6일 연속 야간 근무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교대제가 바뀐 뒤 피로 누적이 심각했지만 인력 충원은 없었다”며 “A씨의 죽음은 예고된 과로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은 SPC 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방문해 “장시간 야간노동이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SPC는 이후 기존 12시간 주야 2교대제를 3조 3교대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근무 시간이 자주 바뀌고 생체리듬이 무너져 피로도가 더 커졌다”고 호소한다. 노조는 또 “근무시간이 줄면서 법정수당이 월 평균 30만~50만 원 감소했고, 생계 부담이 커졌다”며 “인력 이탈이 늘어 공장은 상시 인력 부족 상태”라고 밝혔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녀갔지만, 회사는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았다”며 “결국 노동환경이 나아지지 않았고, 한 사람의 생명을 또 빼앗았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정부에 ▲4조 3교대제 도입 ▲인력 증원 ▲임금 보전 ▲과로사 책임 인정 등을 요구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SPC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척하면서 노동자들을 더 가혹하게 쥐어짜고 있다”며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인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SPC 측은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과로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3조 3교대 도입은 노동자 건강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43일간 이어진 셧다운(일시적 행정 중단)을 마치고 정상화 절차에 들어갔다. 총 22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남긴 이번 사태는 미 정부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으로 기록됐다. 장기화된 행정 공백이 해소되면서 재정 투자 심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집행 재개와 국채 발행 확대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 정부는 예산안 협상 교착으로 지난 10월 초부터 핵심 부처와 기관 운영이 사실상 멈춰 있었다. 일부 공무원들이 무급 근무를 이어가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등 행정 공백이 확산됐다. 국채 발행 일정의 불확실성도 커지며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예산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정책 집행 기반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관계자는 “셧다운은 종료됐지만 행정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더 걸릴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두고 단계적으로 업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셧다운 해소에 따른 단기적인 안도감과 함께 정책·금리 리스크가 공존하는 국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셧다운 종료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높아지며 코스피의 완만한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 정부의 지출 재개에 따른 국채 수급 부담과 정치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달러 강세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70원대 고점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金)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완화되며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증시에서는 반도체·AI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 회복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리·환율 민감도가 높은 업종은 단기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역대 최장 셧다운 종료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며 “이제 시장의 초점은 미국의 재정정책 방향, 국채 발행 속도, 금리 경로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과 금리 민감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약 7조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조달 비용과 소비 심리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정책·통화 공조를 통한 불안 심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