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5박 6일 동안의 중국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투톱 외교’를 펼치고 있다. 경기도 행정 수장과 입법 수장이 출장길에 동행한 데 더해 도내 기업인들까지 함께 하면서 사실상 도를 대표하는 민-관-정 대표단이 꾸려진 셈이다. 24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와 김 의장은 지난 23일 중국 충칭시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는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여기에 후헝화 충칭시장 등 충칭 지도부와 만나 교류·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다른 분야별 MOU를 추가 체결했다. 이후 김 지사, 김 의장 등 도 대표단은 충칭시로부터 공식 오찬을 제안받는 등 환대를 받기도 했다. 통상 중국에서는 MOU 체결식을 진행할 때 회담만 진행하고 공식 오찬은 갖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대표단은 김 의장뿐 아니라 도내 인공지능(AI) 기업인 8명이 참여하면서 사실상 민-관-정 대표단의 모습을 띄고 있다. 이번 중국 출장길에는 NHN클라우드, 메가존클라우드, 한글과컴퓨터, 다임리서치, 하이퍼놀로지, 에이아이웍스, 이니텍, 엔닷라이트 등 도내 기업인들이 동행하고 있다. 김 지사는 협약식 현장에서 ‘AI 교차협력’과 관련한 MOU 체결을 제안했고, 충칭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해당 MOU는 도 판교와 충칭 량장신구 등 6개 AI 클러스터 간 협력을 통해 기업들이 교차 진출하고, 도와 충칭시가 서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도는 충칭시와 ▶내년 충칭 기업박람회 개최 ▶공동 관광마케팅 ▶협약 이행 실무협의회 구성 추진 등의 성과를 거뒀다. 김 지사는 협약식에서 “(단순히) 서명만 하는 형식적인 행사로 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사인을 하는 세리머니’가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헝화 시장에게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이 함께 와서 손 붙잡고 이와 같은 협력과 외교를 같이한다고 하는 것은 아마 전례가 없는 일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의장은 “도와 충칭시 간 우호관계 체결이라는 뜻깊은 계기를 맞아서 앞으로 도의회와 충칭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과 교류 협력의 기회도 함께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후헝화 시장도 “양국 관계에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양국 간 밝은 미래, 특히 지방정부 간 협력관계가 앞으로는 더욱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화답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총장의 비민주적인 행태에 용인대학교의 교육 가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24일 오전 11시쯤 용인대학교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대 대학본부에서 한진수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대학적립금 유용으로 인한 손실과 강압적인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개최됐다. 아울러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고 나선 용인대 학생들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며 한 협박을 규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학 전 용인대 이사장은 2021년 대학적립금 200억 원을 모 증권사에 담보로 맡기고, 자신이 운영하는 우학문화재단이 벨에포크자산운용사로부터 75억 원을 차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 75억 원을 변재하지 않으면서 용인대는 200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당시 한 총장은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장으로 이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용인대 택견학과와 국악학과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국악학과의 경우 해당 의혹를 알린 A씨의 관계자가 국악과 교수로 일하고 있어서 보복성 폐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반발한 용인대 교수진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지난 3월 12일부터 한 총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 총장과 용인대 측은 '집회 참여한 학생들을 색출해 징계하겠다', '모두 징계 대상이다'라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가한 국악과 출신의 박성신 용인대 동문회 부회장은 "학교는 자신들의 논리가 국내법과 헌법에 상반되지는 않는지 잘 살펴보고 말하길 바란다. 분명한 인권 침해로 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한 총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견학과 출신 A씨는 "한 총장과 학교는 학문과 교육의 가치를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200억 원 손실이 알려졌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정원 감축으로 전통과 역사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학생들의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에 참가한 '행동하는 경기 대학생 연맹'은 "학교는 10인 이상 집회에 참가하면 징계를 주겠다고 협박하며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200억 원 대학 적립금 손실에 대한 피해를 왜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나. 이러한 책임을 지라고 총장 자리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 민원 접수 및 교육부 종합감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이사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됐으나, 지난달 이 전 이사장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그러나 현재 수사당국은 그의 아들인 이모 씨를 같은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비대위는 전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수사당국의 계좌 추적 결과 해당 금액이 가족들의 계좌로 이동한 정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기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품위 있고 존엄하게 잘 마무리하는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만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수원시에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수원시 시정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에는 '노인복지를 위한 사전연명의료 등록기관 확대'라는 제안이 올라왔다. 실제 웰다잉에 대한 인식은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5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력 존엄사 및 웰다잉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는 '죽음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삶의 마무리에 대해 '말기 환자가 고통 없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필요하다'(93%), '생명을 연장하는 것은 옳은 것만은 아니다'(91%) 항목에 높은 공감을 보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수도 증가하고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누적 기준 253만 5258명으로 집계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성인이 자신의 임종에 대비해 연명의료와 호스피스에 대한 의향을 미리 밝히는 문서로 지정 등록기관을 통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할 수 있다. 이처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지정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할 수 있는 만큼 복지관이나 경로당뿐만 아니라 더 젊은 중장년층(40~50대)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4개 구 보건소에서 신청서를 받아 접근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등록기관은 보건복지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기준 및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세부규정'에 따라 지정된다. 독립적인 상담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야 하며 온라인 업무 처리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부서 및 2명 이상의 전담인력이 있어야 한다. 시의 경우 해당 규정에 따라 지정된 기관으로는 장안구보건소, 버드내 노인복지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원동부지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등 13곳이 있다. 시는 시민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장안구보건소의 경우 지난해 등록기관으로 지정되며 업무 교육 이수 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관내 13개 등록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관내 보건소 중에서는 장안구보건소만 등록돼 있지만 지역과 상관없이 등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 대학가 등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알리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버스 정류장 전광판이나 민원실 등 배너를 활용해 시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제도를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옹진군 민선8기 공약 이행률이 고작 68.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모든 역량을 끌어올려 연말까지 80%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청사 소회의실에서 '민선8기 공약이행평가단 제8차 회의'를 열고 공약 추진 실적을 점검했다. 또 조정이 필요한 공약에 대해선 심의를 했다. 회의에서는 공약 조정안 47건을 포함해 전체 공약 118건의 추진현황과 완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하고, 남은 공약 이행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옹진군이 올해 2분기(6월)까지 완료한 공약 이행률은 68.3%에 그쳤다. 전체 공약 중 완료한 공약은 35건이고, 78건은 정상 추진 중이지만 완료 시점은 불투명하다. 5건은 시작 단계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옹진군은 모든 역량을 끌어올려 올해 연말까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운영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가 사업장 폐업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오히려 “본인 과실”이라며 책임을 전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 구제의 최전선에 있는 기관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24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셀프세차장을 이용하던 제보자 A씨는 지난 5월 31일 사업장이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충전식 세차카드에 남아있던 잔여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장기간 출장으로 뒤늦게 폐업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곳이 이렇게 갑자기 문을 닫을 줄은 몰랐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A씨는 피해 구제를 위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했으나, 녹색소비자연대 인천 소속이라는 상담원 B씨로부터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답변과 함께 “폐업 사실을 늦게 알게 된 것은 소비자 본인 과실”이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피해자는 나인데 오히려 꾸중을 듣는 기분이었다”며 “소비자 권익 보호 기관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 주관 아래 17개 광역지자체가 함께 운영하는 국가 차원의 소비자 상담 시스템이다. 법적으로 상담원이 직접 환급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한 안내와 지원은 기본 책무로 꼽힌다. 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1372 상담센터는 소비자 피해 해결의 첫 관문”이라며 “문제 해결은 외면하고 소비자 과실만 강조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헬스장·필라테스 등 회원제 업종을 중심으로 선불금 ‘먹튀’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제도적 허점을 드러낸다. 충전식 선불카드는 사업장이 폐업하면 환급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형사 고발이나 민사 소송이 가능하지만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법원의 지급명령 제도를 활용할 수는 있으나 폐업 업주의 거주지 등 개인정보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선불충전금 보증 의무화, 폐업 가맹점 환불 절차 강화, 상담원 응대 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소비자의 피해를 넘어, 소비자 권익 보호 기관의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상담원의 발언은 표현 방식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비자 피해에 공감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며 “이 부분을 다시 한번 공지해 같은 사례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발 초저가 온라인 플랫폼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온라인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사들은 글로벌 플랫폼과 손잡고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규모는 7조 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 늘었다. 특히 중국 직구는 48% 성장하며 4조 원을 돌파, 전체 직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서 직구 경험자의 75.2%가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과거 미국 아마존 중심이던 시장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으로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직구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역직구 규모는 4조원으로 26% 성장했다. 특히 K-뷰티가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해외 수요를 견인했다. 다만 직구 성장세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국내 유통사들은 경쟁을 넘어 협력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이다. 신세계는 G마켓을 앞세워 국내 판매자 네트워크와 유통 노하우를 제공하고, 알리바바는 글로벌 물류망과 자본력을 지원한다. 양측은 알리익스프레스 내 ‘K-베뉴’를 통해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G마켓 경쟁력 회복을 노린다. 국내 주요 브랜드도 발빠르게 참여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롯데칠성음료 등이 ‘K-베뉴’에 입점해 알리바바의 공격적 마케팅을 활용, 신규 판로 개척과 매출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히 초저가 공세에 대한 방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플랫폼의 자본·기술력과 국내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저가 공세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협력을 통해 해외 판로를 넓히고 경쟁력을 높인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외 직구 특유의 배송 지연, 안전성 논란 같은 소비자 불신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장기적 성패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대교, 쿠쿠홀딩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 확장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는 전날 50억 원 규모의 1회차 무보증 사모 EB 발행을 확정했다. 교환 대상은 자사주 약 196만 주(발행주식총수의 2.3%)로, 내달 2일부터 처분이 가능하다. 대교 측은 “자회사 대교뉴이프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장기요양 사업을 확대하는 등 시니어 사업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쿠전자의 모회사 쿠쿠홀딩스도 같은 날 903억 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231만여 주가 처분됐으며, 교환청구권은 오는 29일부터 2030년 9월까지 행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B 발행이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대비 상대적으로 주주 친화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주 발행이 수반되지 않아 지분 희석 우려가 적고,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활용하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재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기업들이 소각 대신 EB 발행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규제 회피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교환청구가 이뤄지면 시장에 유통 주식이 늘어나 주당순이익(EPS)과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는데 되레 교환사채로 주주만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B 발행 자체보다 조달 자금의 활용처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밝힌 대로 신사업 확대와 투자에 자금이 투입된다면 긍정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단순한 재무적 꼼수로 비치지 않도록 투명한 자금 사용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회에서 논의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상장사가 보유한 약 72조 원 규모의 자사주가 강제로 소각될 전망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는 상장사 현금·현금성 자산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은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정기국회에서 처리 방침을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시장경제 질서를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1년 내 소각’ 조항을 두고 유예기간 설정, 경영권 약화 등 쟁점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일제강점기, 복싱 금지령이 내려진 1937년 경성. 억눌린 시대의 공기를 가르며 두 청년이 링 위에 선다. 하나는 무패 기록을 지닌 냉소적인 천재, 다른 하나는 매번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신참이다. 초연 뮤지컬 조선의 복서가 11월 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조선권투구락부’를 배경으로 무패 복서 이화와 연패에도 굴하지 않는 신참 요한의 대결을 그린다. 이화는 질 가능성이 있는 경기를 애초에 피하며 무패를 지켜온 현실주의자다. 까탈스럽고 고집이 세지만 강압적인 아버지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나약한 청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과 정반대인 요한을 만나면서 두려움과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요한은 고아 출신으로 어린 자식을 홀로 키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인물이다. 패배가 이어져도 다시 링에 오르며 “오늘은 져도 내일은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실천한다. 무패와 연패, 두 상반된 청년의 삶은 그 자체로 한 시대 청춘의 초상을 드러낸다. 이들의 이야기는 25년 후로 이어진다. 작가 최마리아는 신문에 ‘조선의 복서’를 연재하며 잊힌 이름을 다시 불러내려 한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인기도, 명성도 아닌 오직 진실이다. 하지만 경찰 장명이 연재 중지를 요청하며 이야기는 또 다른 갈등에 맞닥뜨린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액자식 서사는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를 넘어 기록과 진실, 기억과 망각이라는 주제를 무대에 끌어올린다. 무대 연출은 복싱 특유의 긴장과 박진감을 살려낸다. 실제 권투 링을 형상화한 구조물이 무대 곳곳에 자리하고 여러 방향에서 쏟아지는 조명이 링의 밀폐된 긴장감을 표현한다. 배우들의 동작은 실제 권투 동작보다 안무처럼 구성돼 관객의 눈앞에서 한 편의 무용극처럼 펼쳐진다. 주먹과 발놀림의 리듬은 음악과 조명과 호흡을 이룬다. 출연진은 이화 역에 송유택·이종석·김기택, 요한 역에 신은총·이진혁·박준형, 마리아 역에 류비·한수림·이한별, 장명 역에 이한솔·박상준·김재한이 이름을 올렸다. 네 명의 인물을 각기 다른 조합으로 무대에 올리며 공연의 색깔은 회차마다 새로운 변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 조선의 복서는 “사각 링 안의 드라마, 위험한 시대, 짜릿한 승부”라는 슬로건처럼 청춘의 도전과 좌절을 응축한 무대로 자리매김한다. 억압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싸웠던 청년들의 이야기와 잊힌 이름을 다시 부르는 무대는 오늘의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공연 시간은 화·목·금요일 오후 8시, 수요일 오후 4시와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와 6시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없이 105분이며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뜻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7번째 순서로 나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반도 평화 구상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이라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 발전을 추가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이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자신이 제안한 중단-축소-폐기의 ‘3단계 비핵화론’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이라며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며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었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 민주 대한민국이 앞서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모든 현장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안보 기술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도 당부하며 “내일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첨단기술 발전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기여하는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이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상호 협력하며 전 지구적인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며 “K-컬처의 성공과 확산은 모든 배경의 차이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공감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들어달라”며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순방 첫날인 22일(현지시간) 오후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4명을 접견하고 한미동맹 강화 및 경제협력,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 접견에는 공화당 영 김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과 민주당 진 섀힌 상원 외교위 간사·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미 상·하원 의원단 만남에서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전문인력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하며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인 전문인력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자(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의 의회 통과에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간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이 ‘피스메이커’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페이스메이커’로서 이를 지원하고 북미대화 재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의원들은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보길 바란다”며 미국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미 의원들은 또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만큼 앞으로 조선·바이오·방산 분야 등에서 양국 협력이 공고해지도록 의회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한국 내 인공지능(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저녁에는 현지 교민들과 한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도 가졌다. 핑크 회장은 접견에서 “AI와 탈탄소 전환은 전 세계가 함께 가야 할 문제”라며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