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는 4개월 보름 동안 1050p가 상승, 40%p 가깝게 올랐다(종가기준 6월2일 2698p→10월17일 3748p). 올해 400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장밋빛 보도까지 나온다. 윤석열 정부 내내 답보하던 주가가 뛰는 배경에는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으로 상징되는 주식시장의 반칙이 사라져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란 기대도 반영돼 있다. KBS는 지난 7월 4일 저녁 종합뉴스인 ‘뉴스9’에서 ‘기업 취재해 주식거래···수억 원 차익 실현’이란 제목의 단독 기사를 냈다. 20여명의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알게 된 기업 내부 정보로 먼저 주식을 사고, 기사를 쓴 다음, 팔아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3일 후인 7일 ‘뉴스9’에서도 ”기자 선행매매 수사, ‘특징주’ 100여개 뒤진다“는 제목으로 후속 보도를 했다. ‘한 상장사가 삼성에 핵심부품을 납품하기 했다’는 내용을 ‘단독’ 취재라고 강조하면서 주식시장 마감 직전 온라인으로 기사를 출고 했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 상장사는 보름 동안 100%가 올랐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해당 주식을 다량 매수한 뒤 호재성 기사를 쓰고, 매도하는 수법이었다. 11개월 동안 10개 종목에서 5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게 골자였다. 이 두 건의 기사를 보도한 KBS 송수진 기자는 언론 전문 월간지 ‘신문과방송’ 10월호 취재기에서 ‘언론의 신뢰 자본을 기사를 통해 돈과 맞바꿨다’고 꼬집었다. KBS의 기사는 언론계 내부의 치부를 과감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했다. 특히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2회에 걸쳐 다룬 점도 눈에 띄었다. 다만 언론사 기자들 20여명이라고 두루뭉술하게 처리해 부도덕한 언론사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아 아쉬웠다. 권역별 뉴스로 전환되는 9시 30분 이후에 기사를 배치해 지역시청자들은 이 뉴스를 접할 수 없었다. 부당 거래 언론사는 KBS 보도가 나간지 10여 일이 지난 뒤 미디어오늘과 오마이뉴스 등 일부 언론에서 매일경제신문 등이라고 실명 보도 했다. 매경 기자는 고발된 후 회사 측에서 징계 절차 논의가 착수되자 자진 퇴사했다. KBS의 단독 보도를 받은 중앙 언론사는 서울신문이 유일했다. 연예인 자살 사건처럼 클릭수가 나올만한 기사에는 기사를 수없이 쏟아내던 때와 크게 대비됐다. 한편, 7월 15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SBS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SBS 직원 일부가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협업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팔아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때문이었다. ‘허위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자는 국민 다수의 목소리에 언론계는 거세게 반대했다. 언론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명분이었다. 언론자유를 개인이나 언론사의 사적 자유로 오용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언론이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벌어지면 철저히 함구한다. 국민 대다수가 아는 사실임에도 선택적 보도로 대응한다. 언론이 이러니 국민이 다른 플랫폼으로 떠나게 된다. 지난 10·15일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날 수용자는 언론사를 찾지 않고 국토부 홈페이지를 찾았다. 언론(인)의 직업윤리를 냉철하게 뒤돌아볼 때다.
노동이 삶의 중심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일하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만들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노동 없는 노동자’라는 새로운 존재와 마주하고 있다. 일할 능력도, 의지도 있지만 노동할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 실업은 단지 소득의 부재가 아니라, 사회적 소속의 상실을 의미한다. 20세기 후반, 특히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대량 실업은 경기 침체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실업은 더 구조적인 차원을 갖는다. 자동화, 디지털화, 아웃소싱은 일자리를 줄이고, 정규직 중심의 고용은 점차 사라진다. 더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지만, 더 적은 수의 일만이 존재하는 기이한 역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을 사회로부터 고립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노동은 경제적 행위 이전에 사회적 관계다. 일터는 단지 임금을 벌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타인과 연결되고 존재를 인정받는 공간이다. 실업이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이유는 경제적 곤궁 때문만이 아니라, 그가 ‘쓸모없다’는 낙인을 내면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존감의 파괴이며, 삶의 동력을 잃는 계기가 된다. 더욱이 오늘날의 실업은 단지 ‘노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구직을 강요받는 ‘준노동자’ 상태로 이어진다. 이들은 일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시장의 문턱에 머무르며, 자격을 갖추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소비한다. 실업은 휴식이 아니라, 끝없는 자기 증명의 시간으로 변질되었다. 이는 비단 경제적 실패가 아니라, 문화적・심리적 소외의 상태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일부는 ‘플랫폼 노동’이나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대체 노동을 수행하지만, 이는 고용의 대안이 아니라 고립의 심화일 수 있다. 일은 있지만, 소속은 없다. 플랫폼은 사람을 연결하지 않고, 오히려 고립된 개인을 경쟁시키는 체제로 기능한다. 연결되어 있으나 단절된, ‘네트워크 속의 고독한 노동자’가 바로 오늘날의 자화상이다. 노동 없는 노동자라는 말은 단순한 역설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노동의 본질을 다시 물어야 한다는 요청이다. 단지 고용 여부를 넘어, 인간이 의미를 갖는 삶을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성찰해야 한다. 실업의 문제는 고용의 숫자가 아니라, 소외의 구조에 있다. 일할 수 없음은 곧 존재의 소멸로 이어진다. 우리는 노동이 아닌 인간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구조를 상상해야 한다. 노동 없는 노동자가 아니라, 소외 없는 인간을 위하여. 노동의 의미는 곧 ‘기여’로 충족된다. 자신이 하는 행위가 억지나 생존의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며 속한 커뮤니티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명백히 기여이다. 고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이 부정되는 사회는, 기여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는 사회다. 기여 중심의 시각에서 보면, 돌봄, 창작, 자원봉사, 지역 활동 등 수많은 비임금 노동들이 모두 중요한 생산이며 존재의 확인이다. 노동은 계약 이전에 기여이고, 기여는 인간됨의 증명이다. 우리는 이제 노동의 유무가 아닌 기여의 질로 존재를 평가해야 한다. 한 사회가 진정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기여를 발견하고 존중하는 감수성을 갖추었는가에 달려 있다. 고용이 불가능한 시대에조차 기여는 가능하다.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의미를 창출하며, 공동체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새로운 노동 윤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는 2024년 18만 8466필지였다. 면적 기준으로는 2억 6790만㎡로, 서울 여의도(290만㎡)의 92배 규모다. 2020년 15만 7489필지였는데 34년 만에 무려 19.6%나 증가한 것이다. 면적 기준으로는 2억 6790만㎡로, 서울 여의도(290만㎡)의 92배 규모에 달했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 부동산 거래 허가 건수는 총 3756건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3055건(81.3%), 미국인 408건(10.9%), 캐나다인 90건(2.4%)으로 중국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거래 목적은 실거주가 3523건(93.8%), 임대용 105건(2.8%), 농업용 69건(1.8%)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 부동산 취득 이상 거래를 선별 조사하고 있다.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는 집값을 끌어올려 서민 주거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한국 땅 쇼핑’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외국인 부동산 거래 가운데 중국인이 81.3%나 되는데다 중국인의 위법 의심 거래 역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2022년과 2023년 기획조사에서 적발된 위법 의심 행위자는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2022년 위법 의심 사례 567건 중 314건(55%)이 중국인이었고, 2023년에는 528건 중 211건(40%)이나 됐다. 2024년에도 433건 중 192건(44%)이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가 잇따라 적발되고 반중국 정서가 확산되자 정부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며 규제에 나섰다. 지난 1998년 외국인에게 부동산시장을 개방한 이래 처음으로 국토부는 8월 21일 서울 전 지역을 비롯해 경기·인천 30개 시·군·구를 1년간 한시적 외국인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국내에 실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의 수도권 주택매입을 강력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의 주택 투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실거주 중심의 주택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금조달내역이 불분명한 고가주택 거래 등 투기성 거래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최근 6·27 대출규제와 맞물려 해외차입 등을 통한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가 증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허가구역 지정으로 주택을 취득한 후 2년간 실거주할 수 없는 외국인은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투기 목적의 거래는 사실상 차단된다고 밝혔다. 위반한 외국인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위반사항이 심각한 경우 허가취소까지 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해외자금 유입을 통한 외국인의 주택 투기거래를 차단시키고 외국인 거래 동향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은 “국토부 장관이 직접 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외국인 투기성 거래 차단과 주거 안정 강화를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도 “국토가 외국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토지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 토지취득 허가구역 외에도 원칙적으로 상시 허가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때 경기도는 2020년 10월 31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 23개 시·군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1년짜리 한시 조치는 근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5일자 1면, ‘화난 민심 “왕서방 주택 쇼핑 그만”’) 상시 허가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도 공감한다. “외국인 보유 토지는 안보 리스크로까지 인식되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가을 풍경을 만끽하러 해외로 떠난 사람들이야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국내에 머문 사람들은 황금 휴가를 지리 하게 보내야 했다. 몇 년 전 의왕으로 이사 온 이래 학의천의 징검다리가 물속에 잠긴 걸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올해는 넘실거리는 물로 돌다리를 한 번도 건너지 못했다. 콸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청계천 길을 걷노라면 베네치아가 자연스레 연상되며 들뜬 기분도 든다. 그러다 문득 ‘이 비로 올 가을 농사는 무사할까? 배추밭이 누렇게 주저앉을 텐데’라는 걱정이 앞선다. 어린시절 장마로 배추밭이 누렇게 주저앉으면 이웃집 농부들이 탄식하던 걸 자주 봤다. ‘하느님 그만 비를 멈추시고 쨍쨍한 햇살을 비추소서. 가을 곡식을 잘 야물게 하소서.’ 근엄해지던 찰나 지구촌 저편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알바(Alba) 지역에서 진귀한 하이트 트러플을 수확했다는 뉴스다. 은은한 향이 특징인 이 희귀한 버섯은 마늘 향과 단맛이 깃들어 있다. 식품 중 가장 비싼 이 버섯의 가격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지난 경매에서 낙찰된 가격은 850g에 7만 5천유로(1억 2500만 원)였다. 피에몬테(알바 랑게, 로에로, 몬페라토, 몬레갈레세) 전역에서 야생으로 자라기 때문에 피에몬테 송로버섯이라고도 불리는 이 버섯은 지난 11일부터 열린 박람회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박람회는 가을바람이 랑게의 포도밭을 부드럽게 스치며 햇살이 나뭇잎을 황금빛의 만화경으로 물들일 때, 마법의 시간을 수놓는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이 도시를 세계 미식의 수도로 변모시키기 때문이다. ‘깊은 존중(Profondo Rispetto)’이라는 슬로건 아래 9주간 펼쳐지는 이 행사는 전설적인 화이트 트러플을 기리는 동시에 미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피에몬테 언덕에서 자생하는 화이트 트러플은 뿌리를 존중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강력한 상징이다. 이 박람회는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억 유로의 매출을 창출한다. 이는 지역의 전략적 기둥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행사의 진정한 정수는 자선이다. 전 세계의 자선가, 미슐랭 스타 셰프, 미식가들이 기부하는 천문학적 금액은 100% 모두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위성 생중계를 통해 경매장은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뉴욕 등의 대도시로 뻗어나가 이들 도시에서도 경매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 경쟁은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고 행사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인다. 세계 3대 진미인 하이트 트러플은 이처럼 연대의 대사가 되어 궁극의 사치 행위를 멋진 관대함의 제스처로 탈바꿈시킨다. 피에몬테 지방정부는 트러플을 단순한 진미가 아닌 피에몬테의 정체성, 노동, 전통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노력은 ‘메이드 인 피에몬테’의 우수성을 가장 잘 상징하는 이 제품의 품질, 지속 가능성, 독창성을 홍보하는 데서 간파할 수 있다. 박람회를 통해 그들의 보물이 한 지역을 어떻게 세계무대에 위치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시키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지자체들도 가을이면 온갖 축제의 장을 연다. 그러나 그 지역만의 정체성이나 독창성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메이드 인 피에몬테’처럼 지역의 국내외 위상을 드높이고 활성화시키려면 그 지역만의 전통과 문화적 깊이가 어우러진 오리지널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영혼 없이 이웃 지자체를 그대로 카피만 해서는 절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룰 수 없다.
2025년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는 '전환점'에 놓여 있으며,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남북한 관계는 과거의 교류·협력 시대를 넘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의 전환이 공고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정책 전반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받고 있다. 남북을 현실적으로 두 개의 국가로 보는 시각이 국내외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여론 역시 이 흐름에 괘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정책 기조의 근본적 변화: 북한은 2024년 초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공식화하며, 남한을 더 이상 통일의 파트너가 아닌 '제1의 적대국'이자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이는 헌법에서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삭제하고 남북 간 모든 교류협력의 상징을 철거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 ▶ 군사적 위협의 지속: 북한은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역내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 대러시아 및 대중국 밀착 강화: 최근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군사·경제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군사적 역량 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는 동맹국에 대한 관세 및 방위비 증액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 구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접근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통일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통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 추진 동력 또한 현저히 약화되면서 남북한 관계의 장기적인 안정과 발전을 위한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입장에서 남북협력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현재의 통일 담론이 정치적, 군사적 접근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큰 한계로 보인다. 통일은 단순히 외교적 협상이나 군사적 대비를 넘어, 남북한 주민이 함께 번영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연대경제가 추구하는 '경쟁보다 협력, 독점보다 공유'의 가치가 통일 한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오랜 단절과 체제 차이로 인한 남북 주민 간의 깊은 불신과 이질감을 극복하는데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주민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은 남북 주민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업하고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단기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어 있으며, 정부나 대기업 주도의 대규모 교류·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냉각기를 통일 이후를 대비하는 '필수적인 준비기'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남북협력 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포용적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남북협력형'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발굴·육성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실질적이고 섬세한 준비가 절실한 때이다.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시작하는 검은 유혹에 넘어간 젊은이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착착 죽음의 터널에 갇혀 들고 있다. 일단 납치 형태로 인신을 감금하여 불법적 업무를 강제하거나 심지어는 장기 적출 방식으로 살해하는 참극마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올해 들어 한국인을 노린 취업사기·납치·구금 사건이 330건 이상 접수된 캄보디아가 문제다. 동남아에 산재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비상조치 등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이 단장으로 이끄는 정부의 합동 대응팀이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해 경찰청,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도 함께 도착한 대응팀은 일단 현지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61명의 송환 계획을 우선 협의하기 위해 캄보디아 고위급 관계자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국인부터 국내로 데려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고수익 해외 일자리’ 사기를 당한 한국 젊은이들이 범죄 조직에 납치된 뒤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캄보디아에서 가족이 실종·납치·감금된 것으로 보인다는 신고는 이달 들어서도 경기 성남, 부산, 경남, 충북, 대구 등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만 330건으로 또 크게 늘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금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인을 노린 범죄가 퍼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스캠 콤파운드(Scam Compound)’라는 사기 공장이다. 스캠 콤파운드는 주로 고수익 해외 일자리를 내세워 사람을 끌어들인다. ‘월 500만 원 보장’, ‘숙식 제공’, ‘IT 전문직 채용’ 등의 사탕발림으로 유혹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고 감금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투자 사기나 로맨스 사기를 강제로 시키고, 목표 금액을 못 채우면 폭행이나 전기 고문까지 자행하는 범죄들이 폭로돼왔다. 동남아에서는 캄보디아 이외에 미얀마와 라오스도 위험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UN 보고서에서는 미얀마 약 12만 명, 캄보디아 약 10만 명이 이런 식으로 강제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집계하고 있다. 대부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텔레마케터·서류 전달·동행 여행 등을 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출국했다가 연락이 두절됐다는 내용이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고문당한 사건이 널리 알려진 뒤에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카페 등의 구인 게시판, 불법도박 사이트엔 버젓이 의심스러운 일자리 소개 글이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국민 피해가 급증한 이유로 정부의 안이하고 부실한 대응을 빼놓을 수가 없다. 며칠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사건의 심각성 인지 시점과 관련하여 “지난주 정도”라며 “(현지 상황을 현지) 대사관에서조차 모르고 한참 시간이 지나간 것”이라고 한 답변은 아연실색을 부른다. 외교부는 지난 10일에야 부랴부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라오스·미얀마·태국·베트남의 법 집행기관이 참여한 ‘갈매기’ 작전을 통해 온라인 사기를 비롯한 범죄 피해자 160명을 구출하고 7만 명을 체포했다. 인도는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770명의 자국민을 구출했다. 국정원은 캄보디아에 1000명 이상의 우리 국민이 억류돼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젊은이들이 검은 유혹에 빠지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 일단 사기 수법이 통하지 않도록 하는 방어조치부터 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저 남미의 콜롬비아 메데진 사람이다. 1949년생이 1993년에 죽었으니 명이 짧았다. 지구상 최악의 범죄자였다. 정치권력과 사법부, 경찰 등 공권력도 모두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3~4년이 특히 절정의 전성기였다. 미국에 들어가는 코카인의 80%가 그가 보낸 것이었다. 마약사업자였다. 당시 환율 기준으로, 그는 하루에 7천만 달러, 1년에 28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포브스지는 당시 그가 세계 7위의 부자라고 발표했다. 어느날, 어린 아들이 춥다고 하자, 100달러 돈뭉치를 밤세워 난로에 집어넣어 실내의 온도를 높였다. 그렇게 하루 저녁에 태운 돈은 20억원이 넘었다. 그는 돈을 내놓으면 살려주고, 아니면 죽이는 '강도들의 원칙'을 응용했다. 경찰이든 정치인이든, 판사든 그 누구든, 자신의 돈(뇌물)을 받아먹으면 살려주어 노예 삼고, 받지 않으면 죽였다. 그 숫자는 5000명에 이른다. 당시 콜롬비아 경찰의 월급은 20달러였다. 뇌물은 기본이 2만불이었으니 월급의 1000배였다. 파블로는 항공기, 선박, 잠수함 등을 이용하여 미국으로 마약을 운송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King-pin Act’라는 ‘대마약왕 단속조치’를 선포했다. 그 연설은 심각한 표정과 함께 역사에 남아있다. 그는 마약단속국(DEA), CIA, 미군(Delta Force와 Navy Seal. 두 부대는 세계 최고의 특수작전부대) 등을 전투조직으로 확정하고, 콜롬비아 정부와 협력하여 그를 잡으려고 했다. 실패했다.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을 이어갔다. 미국정부가 자신을 사냥하기로 결정하자, 국회의원이 되면 체포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정계진출을 결심했다. 고향 메데진(콜롬비아 제2도시. 당시 전세계에서 살인율 1위)의 빈민가를 헐고 극빈자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축구장을 100개나 만들어주었다. 축구단도 창립하였다. 결국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를 체포하여 처벌하려던 원칙주의적 혁신가 법무 장관 로드리고 라라 보니야(1946~1984)를 살해했다. 그 얼마 후, 대통령 후보로 나온 루이스 카를로스 갈란(1943~1989)이 마약범죄와 부패척결을 공약으로 들고나오자 역시 살해했다. 갈란을 이은 새 후보 세르히오 가비리아(1947~ )가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을 알고 쐈다. 이 비행기를 타려고 했던 세르히오는 감이 좋지 않아 탑승하지 않아서 죽지 않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민간인 110명이 참변을 당했다. 국가와 타협하여 결국 감옥에 갔지만, 그 감옥은 자신이 고급호텔 수준으로 지었다. 그가 뽑은 교도관들이 미군의 기습으로부터 그를 지켰다. 최근 의로운 경찰관 백해룡 경정의 폭로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마약범죄단체와 윤석열-김건희의 연관설로 여론이 뜨겁다. 이미 크게 뚫렸다. 이러다가 우리나라도 30년 전 콜롬비아 메데진처럼 절망의 땅이 될 지도 모른다.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파블로 에스코르바를 소환한다. 그는 세상을 마약과 돈으로 지배하는 지옥으로 만들었다. 끝내 자신을 쫒던 특전사와 싸우다가 뒤통수에 총을 맞고 처참하게 죽었다. 44살이었다. 백해룡과 임은정이 크게 협력하여 위대한 성과를 내기를 빌며 응원한다. 사족:메데진은 파블로 에스코르바 시대가 막을 내린 1993년 이후, 탁월하고 혁신적인 정치가들이 연이어 시장에 당선되어, 30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지방정부로 거듭났다. 우리나라의 3류 정치인들이 <기적의 도시 메데진>이라는 귀한 책을 읽고 등급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다.
절기는 농경사회에서 삶의 리듬이자 지혜의 근간이었다. 자연의 변화에 따라 생업을 조절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 음력 9월 9일, 숫자 9가 두 번 겹치는 이날은 '중양절(重陽節)'이라 불리며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동양 철학에서 홀수는 양(陽)을 뜻하고, 그중 가장 큰 수 9가 겹치는 날은 양기가 극에 달하는 날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나친 양은 재앙을 부른다’는 믿음에서, 이를 제어하고 장수를 기원하는 풍속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풍속이 바로 ‘등고(登高)’, 즉 높은 곳에 오르는 행위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 날 산을 오르며 잡귀를 물리치고 몸과 마음의 맑음을 되찾고자 했다. 가을 경치를 감상하며 시를 짓기도 하고, 수유(茱萸) 나뭇잎을 담은 주머니를 지니는 풍습도 있었다. 수유는 독을 풀고 재앙을 막는 약초로 알려졌으며,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한 도인이 제자에게 “9월 9일 가족과 함께 산에 올라 국화주를 마시고 수유 주머니를 지니라”고 권했고, 이를 따른 가족은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민간 신앙과 결합해 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중양절은 절기상 ‘한로(寒露)’와 겹친다. 찬 이슬이 내리고, 국화가 절정에 이르며, 단풍이 깊어지는 때다. 농촌에서는 추수를 마무리하며 일 년의 결실을 마주하고, 도시에서는 가을의 빛과 냄새가 일상을 감싼다. 국화는 중양절의 상징이다. 늦가을까지 꿋꿋이 꽃을 피우는 국화는 고결함과 장수를 의미하며, 국화전·밤떡·유자화채 같은 계절 음식을 통해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이날 빠질 수 없는 풍류는 바로 국화주다. 찹쌀과 누룩에 말린 국화를 넣어 빚거나, 이미 빚어 놓은 술에 국화 주머니를 매달아 향을 입히기도 한다. '본초강목'에는 국화가 두통을 완화하고 눈과 귀를 밝게 한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하지만 약효보다 중요한 것은 술잔에 스며든 깊은 가을의 향기다. 국화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계절의 기운을 담아내는 ‘가을의 약술’이었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형태로 재해석되어 가을 축제의 시음주로 사랑받고 있다. 중양절은 제사의 날이기도 했다. 후손이 없는 조상이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인물들을 기리는 무후제, 또는 ‘99제(九九祭)’라는 의식을 통해 기억과 예를 다했다. 또한 어르신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함께 산행을 하며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명절이기도 했다. 단지 재앙을 막는 날이 아니라, 공동체의 온기와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의 중양절은 그 의미조차 찾아볼 수 없다. 공휴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현대인의 삶 속에서 계절과 절기의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 농사와 계절이 삶의 중심이던 시절과 달리, 인공조명 아래 실내에서 보내는 일상은 절기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그럼에도 중양절은 되살릴 가치가 큰 절기다. 국화 향 가득한 가을날, 가족과 함께 걷고 국화차나 국화주 한 잔을 나누는 소박한 순간이야말로 바쁜 일상 속 숨결 같은 여유를 선사한다. 최근 들어 전통주 복원과 절기 문화 체험이 점차 늘면서 중양절의 의미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지역 축제나 전통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국화 향기와 함께 중양절을 체험하는 기회도 많아졌다. 중양절은 단지 옛사람들의 풍속이 아니다. 자연의 흐름을 따라 사는 삶의 지혜, 이웃과 나누는 정,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여백이 담긴 날이다. 가을의 깊이를 머금은 국화 향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잠시 멈춰 선다. 국화 한 송이와 그 한 잔의 여운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가을의 지혜’로 남는다.
이해승은 철종의 아버지인 전계대원군의 5대손이다. 일제에 의한 한일 강제 병합에 앞정 선 ‘큰 공로’로 1910년 10월 일본으로부터 후작 지위를 받았다. 이는 조선 귀족 중 최고 지위였다. 이완용 등의 주도로 설립된 친일단체인 불교옹호회의 고문을 맡았고, 1928년엔 식민통치에 적극 협력한 공으로 쇼와대례기념장도 받았다. 이완용·송병준·이근택 등과 함께 대표적인 친일 매국노 중의 한 명이다. ‘내선일체에 큰 공적’이란 글도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1942년 5월 30일자)에 썼다. ‘미나미 지로 총독은 작임 이래 내선일체의 실현을 시정의 큰 방침으로 하여 침식을 잊고 조선 통치에 다한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인데, 특히 지원병 제도와 징병제도는 글자 그대로 총독이 조선 동포로 하여금 충성한 황국신민이 되어 대동아공영권의 지도자가 되게 하자는 어버이의 마음에서 나온 선정으로서 감사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을 일제의 전쟁터로 끌고 간 강제 징병을 ‘어버이의 마음’으로 여겨 ‘감사’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뼛속까지 친일파인 자다. 2005년 1월 공포된 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에 근거해 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했고 위원회는 이해승을 국가공인 친일파로 선정했다. 그리고 정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해승 후손의 토지를 환수했다. 그러나 법원은 토기 국가 귀속 결정을 취소했다. ‘대한제국 황실 종친이라는 이유로 작위를 받은 것’이라는 후손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정부가 재차 소송을 냈지만, 1·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패했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 2020년 이해승의 후손을 상대로 대상 토지 인접에 있는 토지 13필지에 대한 환수 소송을 제기했고 그 결과 올해 6월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의정부시 호원동 9필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같은 동 4필지의 매각 대금 11억 8125만 원 및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 했다. 지난 8월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민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금 친일파 재산이 아직도 1500억 원 환수가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정권에서 소극적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환수한 재산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을 위해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 배석 정부관계자에게 “별도로 챙겨서 저한테 알려 달라”고 지시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법무부는 이해승 후손이 토지를 매각하고 받은 78억 원에 대한 환수 작업도 시작했다. 지난 10일 이해승 후손이 의정부시 호원동 토지 31필지를 매각하고 얻은 부당이득금 약 78억 원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3일자 1면, ‘법무부, 친일파 이해승 후손에 78억 환수 소송’) 일제강점기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자손들은 대대로 부와 권력을 누리며 잘 살고 독립군 후손들은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히 잘못됐다. 지난 2004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역본부 부여군지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친일반역자 후손이 부럽다, 독립군 조상 싫다’는 글은 독립운동을 한 조상에 대한 원망이 드러나 있다. ‘나는 찢어지게 고통 속에서 가난으로 쪄들고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가는 희망 없는 독립군 후손이다. 친일 부모, 조부모 자식으로 태어나서 부와 권력을 대대손손 누리면서 살아가는 친일파 반역자 후손들이 무척 부럽다’는 글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절망감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친일반민족 행위로 모은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일제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정성호 법무부장관의 말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 친일파 반역자 후손들을 부러워하는 독립지사 후손들의 원성이 들려서는 안 된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살아왔다. 비가 오면 씨를 뿌리고 해가 길어지면 수확했다. 그리고 그 결실의 순간마다 축제를 열어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었다. 추석이나 추수감사절, 또는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는 고대의 제사들까지 모두 같은 본능에서 비롯되었다. 먹을 것을 얻는 일은 생존의 문제였지만 그것을 함께 기뻐하는 일은 인간이 자신을 ‘사회적 존재’로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문화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인간이 계절의 순환을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의례를 통해 시간의 구조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수확제는 자연의 리듬을 사회의 리듬으로 바꾸는 장치였다. 이 장치 덕분에 사람들은 불확실한 자연 속에서도 예측할 수 있는 질서를 느꼈고, 한 해의 끝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수확의 축제는 곧 사회가 스스로에게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라고 말하는 언어였다. 축제의 의미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깊다. 평소에는 분리되어 있던 가족, 계급, 혹은 씨족이 이 시기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재화를 돌렸다. 위로와 모스가 말했듯, 제사는 경제적 순환을 사회적 관계로 바꾸는 제도였다. 곡식이나 고기를 나누는 행위는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재분배의 의례’였다. 그래서 수확의 기쁨은 언제나 ‘함께 먹는 즐거움’과 연결되어 있었다. 수렵이나 유목 사회도 다르지 않았다. 북극의 이누이트는 고래 사냥이 끝난 뒤 사냥감의 영혼을 위로하는 ‘블래더 축제’를 열었고, 몽골 유목민들은 가축의 젖이 풍성한 여름에 하늘신에게 감사의 제를 올렸다. 밭이 없는 사회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이 얻어낸 생명의 자원을 ‘수확물’로 이해했다. 그들에게도 축제는 살아남은 자들이 다음 주기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자연의 주기에서 점점 멀어지고 식탁의 음식은 계절을 잃었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과 모여 음식을 나누는 행위, 잠시 일을 멈추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습관은 모두 이 오래된 리듬의 잔향이다. 수확의 축제는 단순히 농경의 흔적이 아니라 생존의 불안을 의미로 바꾸려는 인간의 오랜 기술이었다. 우리가 지금 다시 그 의미를 곱씹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류는 더 이상 가뭄과 흉년에 직접 흔들리지 않지만, 여전히 다른 형태의 불안 속에 살고 있다. 경제적 위기, 관계의 단절,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이 모든 것은 현대의 기근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명절은 단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문화적 장치로서 의미가 있다. 송편, 월병, 칠면조는 결국 같은 말을 건넨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필요로 하고 함께 살아남고 있다고. 인간은 여전히 자연의 일부이며 그 순환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존재다. 그러니 수확의 축제를 단순한 휴일로 흘려보내지 말자. 그것은 과거의 풍습이 아니라 우리가 여전히 생존을 노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옛 방식 그대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인간이 왜 그런 축제를 만들어냈는지를 잊지 말자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종교 의례나 민속의 잔재가 아니라 불안을 견디는 인간의 기술이었다. 우리는 수확의 기쁨을 통해 자신이 자연의 일부임을 확인했고 동시에 공동체 속에서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니 오늘날의 명절도 과거처럼 수확물을 쌓아두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재확인하는 ‘관계의 수확기’가 되어야 한다. 그 짧은 멈춤 속에서 인간은 다시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