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11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대치했다. 국민의힘이 여당의 이른바 8대 악법 강행을 막기 위해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했는데 이로 인해 지난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부터 12월 임시국회까지 이어진 것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지난 9일 정기국회 필리버스터 충돌로 처리하지 못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켰다. 총투표수 241표 중 찬성 238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민병덕(민주·안양동안갑)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가맹본부는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거래조건에 관한 협의를 요청하는 경우 협의에 응하도록 했다. 또 가맹지역본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가맹점사업자에게 적용되는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보복조치 금지 ▲계약 갱신청구권(최장 10년) 보장 ▲법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 등 일부 규정을 준용하는 내용도 담았다. 본회의는 이어 올해 말 종료되는 연금개혁특위 활동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안건을 처리한 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며,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시작했다. 앞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민생 인질극은 국민의 심판만 재촉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합의처리를 약속한 민생법안들까지 무제한 반대토론으로 묶어 세운 행태는 협치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며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까지 반대토론 대상에 올린 것은 명백한 모순이며 어처구니없는 폭주”라고 질타했다. 그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이 민생을 인질로 잡고 있는데 오늘부터는 형사소송법, 은행법, 경찰관직무집행법에도 필리버스터를 걸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아마 일요일까지는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바 8대 악법을 설명하며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정권과 절대다수 여당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는 완전히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8대 악법은 ‘사법파괴 5대 악법’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범위 확대 법안과 ‘입틀막 3대 악법’ ▲혐오 표현 현수막 제재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중단 요건 완화 법안 등이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헌법적·반민주적, 전체주의 8대 악법에 대해서 여당이 연내 강행처리 시도를 철회하지 않는 한 본회의에 올라오는 모든 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인천시와 강화군은 색동원 시설장을 강력 규탄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라” 11일 오후 2시쯤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는 인천지역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테가 발생한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지만 관할 지자체인 강화군과 인천시가 뒷짐을 지고 있어 피해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군과 시가 거주장애인들의 성적 학대 의혹만으로는 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사건발생 2개월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지자체가 서울경찰청의 시설 압수수색 이후 거주장애인 17명 중 피해를 입은 13명을 긴급 분리 조치한 것과 관련, 남은 4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서울경찰청의 수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 법령 재정비 및 각종 정책 수립 시행 및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 지자체가 직접적으로 색동인 거주민들의 탈 시설을 지원하고, 성폭력이라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거주시설은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폭력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시설장에 대한 규탄과 업무 배제 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색동원 이사회는 시설장의 성범죄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최근 회의를 열고 시설장을 업무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발언을 맡은 장시정 인천지역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입소 시설에서의 학대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위에서 요구한 여러 사항들이 반영돼 중증장애인들의 피해가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남 인천사람연대 대표는 "매번 이런 충격적인 사건ㅇ르 마주하는데 언제까지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 투쟁을 지속해야 지자체가 움직일 지 모르겠다"며 "장애인의 탈시설 운동은 인권을 보장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평등하게 살아가기 위한 너무나도 상식적이고 당연한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파장이 여야 정치권에 일파만파로 커지고 았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자 국민의힘은 ‘통일교 게이트’라며 특검 도입을 강하게 압박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의 진술로 현금 4000만 원과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최근 드러난 여러 정황은 이재명 정권과 통일교와의 강한 부정적인 유착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어 “이 사건은 이제 ‘통일교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불법 정치자금·통일교 유착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통일교 민주당 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대한 특검’ 임명을 제안하자 “적극 환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일한 사안으로 윤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돼 권성동 의원이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지적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대통령이 (여야·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 수사를 지시했고, 특검도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기에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 여부, 결론 여부를 떠나서 장관이라고 하는 공직의 자리를 딱 내려놓고 규명하겠다고 하는 자세 자체가 국민께서 원하시는 눈높이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무고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오히려 전 장관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야당에서 주장하는 특검에 대해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그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검토를 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특검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하모닉)가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필하모닉은 11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김선욱 예술감독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올해 1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정도로 클래식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조기 매진됐다. 공연의 오프닝은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869년 완성된 작품으로, 서정적 선율과 극적 구조가 조화를 이루는 관현악곡이다. 장엄하고 비극적인 서주가 길게 이어지며 곡의 분위기를 잡았고, 하프의 잔향은 신비로운 색채를 더했다. 김선욱 감독의 지휘 아래 1주제는 전투적이며 웅장하게 전개됐고, 첼로와 베이스 위에 펼쳐진 관악의 힘 있는 연주는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클라리넷과 플루트에 하프가 더해지자 분위기는 잔잔하게 전환되며 곡은 자연스럽게 2주제로 이어졌다. 사랑을 상징하는 2주제는 밝고 조심스럽게 시작됐고, 빠른 템포와 타악기 사운드가 더해지며 감정의 고조를 그렸다. 템포가 다시 느려지면서 형성된 신성한 분위기 속 오케스트라는 두 연인의 비극적 결말을 절제된 감정으로 묘사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뜨거운 환호 속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경기필하모닉과 협연을 펼쳤다. 이 작품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을 주제로 한 변주곡 형식의 협연곡이다. 짧고 강렬한 서주 후 변주 1~10에서는 피아노의 화려하면서도 맑은 음색이 서정적 선율을 이끌었고, 중반부에서는 잔잔함과 어둠이 교차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라흐마니노프가 ‘사랑의 에피소드’라 부른 11~18번 변주에서는 감정의 깊이가 더욱 짙어졌으며, 특히 18번 변주에서 피아노와 현악기의 조화가 정서적 절정을 만들었다. 후반부는 빠른 템포로 치닫으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치열하게 호흡을 주고받았다. 조성진의 정제된 연주와 섬세한 표현력, 김선욱 감독의 균형 잡힌 지휘가 작품의 여운을 길게 남겼다. 15분의 인터미션 후 시작된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이 연주됐다. ‘비창’은 인간 내면의 절망과 희망, 삶의 덧없음을 극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1악장은 크레센도로 전개되며 사운드가 층층이 쌓이고, 더블베이스 위로 바순의 솔로가 펼쳐지며 고통의 선율을 그렸다. 이어지는 2·3주제는 밝음과 거침을 오가며 대조적 흐름을 만들었다. 마지막 4악장에서 ‘비창’은 섬세한 다이내믹과 낮은 관악기의 울림 속에 삶의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비애를 조용히 가라앉히며 마무리됐다. 평일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연신 박수갈채와 함성을 보내며 공연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경기필하모닉의 이번 시리즈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가장 빠르고 경제성 있는 안산시를 (안산선) 지하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정 현안 점검을 위해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 안산선 지하화 현장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구도심과 신도시를 가르는 장벽을 없애면서 안산시를 인구가 늘고 젊은 청년이 많이 들어오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철도지하화 선도사업으로 전국에서 3개가 선정됐다. 안산, 부산, 대전”이라며 “그중 안산이 가장 빠르고 경제성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도지하화) 첫 번째 스텝은 기본계획에 대한 용역”이라며 “경기도와 안산시가 각각 10억씩 돈을 투자해 기본계획 수립에 오는 1월부터 바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 심의 중에 있다”며 “법 개정 안에는 경기도시공사나 안산도시공사가 함께 참여하는 내용이 법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법안이 잘 되도록 힘을 합쳐 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안산선 기본계획수립 과정에 안산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지 묻는 시민의 물음에 김 지사는 “제도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만들어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각 과정마다 안산시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하 공사 과정에서 안전 확보에 대한 주민의 요구에 “공사에 있어 첫 번째가 안전”이라며 “안전사고 없도록 처음부터 아주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은 안산시에 위치한 초지역을 시작으로 고잔역을 거쳐 중앙역까지 5.12km 구간에 걸쳐 진행되는 도시철도 지하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약 1조 7311억 원의 총사업비가 투입되며 4호선 지상 철길을 2034년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는 지난 2월 안산선이 국토교통부의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안산시와 협력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 기본계획 수립 용역 업무협약’을 지난 9월 안산시와 체결했으며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현재 계약절차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내년 상반기 착수보고회와 주민설명회 등을 실시할 계획이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2027년 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한주희 기자·이준기 수습기자 ]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일명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11일 성명을 내고 “법안에서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은 빠졌지만, 부대의견을 통해 필요성을 인정하고 후속 논의를 요청한 것은 사실상의 완화 신호”라며 “반도체특별법을 명분으로 노동시간 규제 완화나 쟁의권 제약을 시도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수가 발의한 ‘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에 대해 “노동자에게 쟁의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해 사실상 ‘산업평화’를 강제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제약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
인천지역 한 시민단체가 남동구의 예산 방만 운영을 지적하자 되레 “예산 부족에 시달린다”며 강력 반박했다. 11일 구에 따르면 지난 9일 A시민단체는 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년 쓰이지 않고 남은 예산 수백억 원을 주민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사실상 구가 주민들에게 사용해야 할 순세계잉여금 수백억 원을 개별 사업 등에 남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지방자치단체가 1년 동안 세입과 세출을 결산한 뒤 남은 실제 잔액이다. 남은 예산은 다음 회계연도 본예산에 일반재원으로 반영한다. 이를 두고 구는 순세계잉여금을 전액 반영해 집행하고 있음에도 재원 부족으로 세출예산을 대규모로 삭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구는 지난해 순세계잉여금이 일반회계 640억 원과 특별회계 100억 원으로 총 740억 원이 발생했으나 이 중 약 650억 원은 이미 올해 본예산에 재원으로 잔영돼 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결산으로 확정된 잔여 순세계잉여금도 연도 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모두 세출예산으로 편성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예산편성 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산편성 및 집행 과정을 모투 투명하고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관계자는 “매년 모든 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구정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주민 중심의 행정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이 고교 교과서 수준을 훨씬 넘어섰고, 수학 영역 일부 문항도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학년도 수능 영어·수학 영역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걱세와 백 의원 분석에 따르면 수능 영어에서 독해 문항 28개 중 약 40%가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도 평균인 미국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장 어려운 지문의 난이도는 미국 대학생이 푸는 문제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어휘에서도 교육 과정을 벗어난 단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정하는 영어Ⅱ의 사용가능 어휘수는 2500개다. 이를 벗어난 수준의 어휘가 수능 지문에 나올 경우 주석을 달도록 돼 있다. 사걱세와 백 의원은 "수능 영어의 독해 지문 총 25개 중 14개(56%)에 주석이 달려 있었다"며 많은 주석이 달리면 제한된 시간 내에 풀어야 하는 수능 특성상 독해 난이도가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해지문의 전반적인 난이도와 그 비중과 어휘면에서 수능 시험이 시험 범위로 지정된 영어Ⅱ 교과서의 수준을 확연히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난이도 '불영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영어 24번 분항에는 'culturtainment'(컬처테인먼트)'라는 낯선 합성어가 나와 수험생들의 이의신청이 집중되기도 했다. 수능 수학의 경우 46개 문항 중 3개(6.5%)의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통 21번은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복잡한 함수가 포함돼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고 공통 22번 문항은 지수 방정식을 포함하는 미지수 4개의 연립방정식 문제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미적분 30번 문항은 절댓값이 두 군데 포함된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그리고 역함수의 접선 기울기 관계를 다루면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판정됐다. EBS에서 공개한 문항별 정답률에 따르면 이 세 문항은 모두 정답률이 5% 미만이다. 사걱세와 백 의원은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수능 출제가 지속되면서 고교 내신 시험으로 킬러문항 출제가 번졌다"며 "학생들은 수능과 내신을 학교교육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어 사교육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현행 수능 출제 시스템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 가능한 수능 출제를 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할 유일한 방안은 시급히 '수능 킬러문항 방지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로 입시 혼란이 가중되면서 수능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사임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정부가 서민금융 기금의 부실 누적 속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은행권 출연요율을 현행 0.06%에서 최대 0.2%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출연요율은 사실상 은행의 안정적 수익 기반에 부과되는 부담금으로, 정부는 “은행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845조 원이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대출 규모가 뚜렷하게 줄지 않으면서 은행은 꾸준한 이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정부가 안정적 수익 중 일부를 서민금융 안전망 확충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은행권이 우려하는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 논리는 최근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51%포인트로,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반면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스프레드 수익이 여전히 두텁다는 이유에서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7조 931억 원, 2024년 18조 8742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49조 1236억 원에서 50조 3732억 원으로 확대됐다. 정부가 “은행의 부담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근거다. 반면 서민금융 부실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 상품인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020년 5.5% ▲2021년 14.0% ▲2022년 15.5% ▲2023년 21.3%로 급등했고, 2024년 8월에는 25.3%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대위변제액은 1조 5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품별 대위변제액은 ▲햇살론15 3591억 원 ▲근로자햇살론 2765억 원 ▲햇살론뱅크 2552억 원 ▲햇살론유스 297억 원 순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신 갚은 누적 금액은 2024년 10월 기준 2조 2357억 원을 넘어섰다. 현 구조가 유지되면 기금 고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출연요율이 가계대출에만 부과된다는 점도 정부 명분을 강화한다. 가계대출은 은행이 가장 안정적으로 이익을 확보하는 영역인 만큼, 이 수익을 서민금융에 환류시키는 것이 과도한 부담이 아니라 최소한의 책임 분담이라는 해석이다. 예대금리차가 올해 역시 1.5%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되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이 감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다만 부작용 우려도 존재한다. 은행이 늘어난 부담을 대출금리·수수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출 심사가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서민층 금융 접근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출연요율을 단기간에 여러 차례 조정할 경우 정책 불확실성이 커져 은행의 중장기 경영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출연 확대의 취지는 타당하지만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심사·모니터링 기능 강화 없이는 부실 증가를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쿠팡이 전 국민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박대준 대표이사의 사임을 공식 발표하며 사실상 ‘최고 수위의 책임’을 선택했다. SKT·KT·카드3사(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과거 대규모 정보 유출에서도 대표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으로 ‘직접적 책임경영’에 가까운 행보로 평가된다. 박 대표는 지난 10일 “개인정보 사태로 국민께 실망을 드려 송구하다”며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국회 질의 과정에서도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며, 전체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에서는 ‘경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외부에서는 “사태를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 속에서, 최소한 책임의 형태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행했다”는 분석이 따라붙는다. 쿠팡의 이번 조치는 과거 대형 사고 사례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카드3사 정보 유출 당시 피해 규모는 1억 건이 넘었지만 최고경영진의 사퇴는 없었다. 올해 SKT에서 2300만 명의 유심·개인 인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건, KT의 불법 기지국을 통한 소액결제 피해 사건에서도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적은 없다. 한 정보보호업계 관계자는 “법적 책임과 별개로,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사퇴한 예는 흔치 않다”며 “쿠팡 행보는 책임 회피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이자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지키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쿠팡Inc는 후임으로 해롤드 로저스 CAO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 법률·컴플라이언스 전문가인 로저스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정보보호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이 가장 우선”이라며 “조직을 안정시키고 사태 대응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 법인이 주도하던 대응 구조가 미국 본사로 직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 내부조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Inc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형태는 글로벌 본사의 책임감과 사태 수습 의지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린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 임시 대표 선임이 ‘현장 책임의 분산’처럼 보일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의 방향성 자체가 시장 안정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점을 강조한다. 과잉대응 우려가 나오는 규제 논의 속에서도, 기업이 먼저 내부 리더십을 교체하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유통·IT 업계 한 관계자는 “SKT나 KT 사고 때도 대표 교체는 없었는데, 쿠팡은 조직 수장 교체까지 결단했다”며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위해 선제적 조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와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났을 때의 대응은 결국 서비스의 일부다. 쿠팡이 ‘문제가 생기면 끝까지 해결한다’는 로켓배송식 고객 대응 철학을 이번 사태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향후 수습 과정이 고객 신뢰 회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