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전 국민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박대준 대표이사의 사임을 공식 발표하며 사실상 ‘최고 수위의 책임’을 선택했다. SKT·KT·카드3사(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과거 대규모 정보 유출에서도 대표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으로 ‘직접적 책임경영’에 가까운 행보로 평가된다. 박 대표는 지난 10일 “개인정보 사태로 국민께 실망을 드려 송구하다”며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국회 질의 과정에서도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며, 전체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에서는 ‘경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외부에서는 “사태를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 속에서, 최소한 책임의 형태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행했다”는 분석이 따라붙는다. 쿠팡의 이번 조치는 과거 대형 사고 사례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14년 카드3사 정보 유출 당시 피해 규모는 1억 건이 넘었지만 최고경영진의 사퇴는 없었다. 올해 SKT에서 2300만 명의 유심·개인 인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건, KT의 불법 기지국을 통한 소액결제 피해 사건에서도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적은 없다. 한 정보보호업계 관계자는 “법적 책임과 별개로,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사퇴한 예는 흔치 않다”며 “쿠팡 행보는 책임 회피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이자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지키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쿠팡Inc는 후임으로 해롤드 로저스 CAO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 법률·컴플라이언스 전문가인 로저스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정보보호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이 가장 우선”이라며 “조직을 안정시키고 사태 대응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한국 법인이 주도하던 대응 구조가 미국 본사로 직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 내부조정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Inc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형태는 글로벌 본사의 책임감과 사태 수습 의지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린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 임시 대표 선임이 ‘현장 책임의 분산’처럼 보일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의 방향성 자체가 시장 안정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점을 강조한다. 과잉대응 우려가 나오는 규제 논의 속에서도, 기업이 먼저 내부 리더십을 교체하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유통·IT 업계 한 관계자는 “SKT나 KT 사고 때도 대표 교체는 없었는데, 쿠팡은 조직 수장 교체까지 결단했다”며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위해 선제적 조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와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났을 때의 대응은 결국 서비스의 일부다. 쿠팡이 ‘문제가 생기면 끝까지 해결한다’는 로켓배송식 고객 대응 철학을 이번 사태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향후 수습 과정이 고객 신뢰 회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농협 계열사가 ‘1억 원 금품 제공’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A씨 업체와 내년에도 계약 연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강호동 회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 원을 건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 인물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는 서비스업체 B사는 2015년부터 농협의 미화·주차 용역 등을 맡아온 곳으로, 약 10년간 농협과 거래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A씨가 강 회장에게 압박성 문자를 보낸 사실이 공개되며 파문이 커졌다. A씨는 당시 농협 계열사가 용역 계약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려 하자 강 회장에게 “저는 잃을 게 없지만 회장님은 지킬 게 많으시죠?”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공고는 돌연 취소됐다.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A씨가 강 회장에게 계약 편의를 요청하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올해 10월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본관과 강 회장 관련 장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품을 제공한 혐의와 협박성 메시지까지 드러난 업체와 농협 계열사가 내년에도 계약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자, 업계에서는 “수사 대상 업체와의 거래 지속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측은 “B사가 담당하는 도급 업무는 내년에 경쟁입찰을 통해 새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입찰까지의 공백 기간이 필요해 기존 업체와 한시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규상 일정 평가점수를 넘기면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까지 금품 제공 및 유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경기도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지방정부 최초로 발사에 성공한 ‘경기 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의 데이터를 도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한다. 도는 오는 13일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경기도서관 창의계단(B1)에서 ‘경기 기후위성 성공 기념식’을 열고 기후위성 송수신 결과, 위치 등 위성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기후위성은 지난달 29일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에 진입한 지 약 1시간여 만에 지상과 송수신에 성공했다. 같은 날 새벽 3시 44분 기후위성은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됐고 새벽 4시 40분 목표 궤도에 안착해 위성이 사출됐다. 도는 기후위성 성공 기념식에서 이같은 위성 데이터를 도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통해 기후위성 데이터 최초 수신을 기념하고 위성 기술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기념식에서는 ▲이명현 천문학자의 강연 ▲경기 기후바이브코딩 해커톤 수상작 설명·시상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위성과 관련된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경기신용보증재단 3층 강당에서는 ‘기후바이브코딩 해커톤’, 경기도서관 플래닛 경기홀 ‘우주체험존’에서는 ‘지구를 지키는 10가지 미션’ 체험 프로그램 등이 각각 운영될 예정이다. 차성수 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기후위성 데이터 최초 수신은 도가 우주산업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해 기후위기 대응에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의미한다”며 “위성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이고 선제적인 기후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위성 2호기(GYEONGGISat-2A)와 3호기(GYEONGGISat-2B)는 내년 발사를 앞두고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주거 안정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 여건만 예외적으로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수치는 좋아졌지만 실제 주거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지는 ‘불균형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11일 발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자가보유율은 61.4%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자가점유율 역시 58.4%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임차가구 비율은 전년(38.8%) 대비 38.0%로 줄며 주거 안정성은 대체로 개선된 모습이다. 하지만 청년가구와 신혼가구만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14.6%에서 12.2%로 2.4%포인트 감소했고, 신혼가구도 46.4%에서 43.9%로 하락했다. 주거 면적 역시 좁아졌다. 일반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은 36㎡로 변화가 없었지만, 청년가구는 32.7㎡ → 31.1㎡, 신혼부부는 27.8㎡ → 27.4㎡로 줄었다. 특히 청년가구 중 최저주거기준(1인당 14㎡)에도 못 미치는 가구 비율은 8.2%로, 전체 평균 3.8%의 두 배를 넘어섰다. 2023년 6.1%였던 점을 고려하면 열악한 주거 실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청약시장에서도 문턱은 더 높아졌다. 당첨 커트라인이 계속 오르면서 청약가점이 낮은 청년·신혼부부는 사실상 경쟁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체 청약 당첨자 1만 817명 중 30대 이하 비중은 48.4%로, 한 달 새 9.2%포인트나 감소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엄혹하다.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가격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이어진다. 이승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변동성이 커 취약 계층 주거여건 악화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며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비 부담 완화와 실질적 주택 구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일로 예고했던 총파업을 유보했다. 코레일은 “노조의 파업 보류 결정에 따라 모든 열차가 평시와 동일하게 운행된다”고 밝혔다. 시민 불편이 우려됐던 철도 대란은 일단 피한 셈이다. 노사는 전날 밤 자정 무렵까지 이어진 막판 교섭에서 성과급 정상화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코레일의 성과급 지급률이 기본급의 80% 수준에 머물러 ‘타 공기업 대비 낮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노조는 이를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노조 관계자는 “국민 이동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파업을 잠시 멈추고 협상에 집중했다”며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로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지하철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를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9호선 운영 부문도 이날 새벽 임금·단체협약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총인건비 3% 범위 내 임금 인상과 1~8호선과의 임금 격차 완화 방안이 포함됐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인천시가 청년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청년지원센터 유유기지 인천’이 여전히 저조한 이용객 수를 보이고 있다. 10일 시에 따르면 유유기지는 청년들이 소통·교류하는 복합공간으로, 취업·창업·스터디공간을 지원하고 교육·문화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제물포스마트타운 14~15층에 위치해 인천에 거주하는 청년(18~39세) 남녀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유기지 이외에 중구, 동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등 8개 군구 또한 따로 예산을 들여 청년공간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시 유유기지는 청년 지원에 핵심 컨트럴타워로 올해 시비 7억 4600만 원을 들여 지원 정책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시는 당초 인천 청년들에게 쉼과 교류의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공간으로 지난 2017년에 이곳을 설립했지만 정작 이를 이용하는 청년들의 수는 제자리 걸음이다. 현재 인천 청년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82만 5681명으로, 지난달 말까지 유유기지 이용객 수는 3만 9000명이다. 아직 추산되지 않은 이달 기준 이용객 수치(한 달 평균 이용객 3000~4000명)를 포함해도 올해 총 이용객 수는 4만 3000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유기지 이용객 수는 지난 2023년 2만 9800명에서 지난해 4만 2200명으로 소폭 늘고 있지만, 인천 청년 인구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시는 대학생 서포터즈, 블로그, SNS 홍보, 메시지 발송 등의 온라인과 대학교 축제 등의 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역 안팎에선 통상적으로 청년의 나이가 39세까지 설정돼있지만 시의 홍보는 20대와 대학생에 그쳐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양한 나이대와 감수성을 가진 청년들을 아우른 사업과 홍보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외에도 센터에서 운영하는 청년 프로그램의 다양한 확장 방향을 고려해 청년들의 이목을 끌어 센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청년지원센터는 취·창업 지원 뿐만 아니라 쉼이 필요한 청년들의 마음을 돌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연령대별로 필요한 지원, 복지, 홍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단순히 수치상으로 확인되는 유유기지 이용 청년수는 적어보일 수 있으나, 현장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 다방면 홍보에 힘써 더 많은 청년들이 센터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지담 기자 ]
여야가 ‘통일교 금품 지원 의혹’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일교가 지난 2022년 대선 전후로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특검을 동시에 겨냥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민주당 인사들이 불법적으로 연관이 돼 있는 게 있다면 그대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며 “어떻게 그걸 숨기고 덮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이름이 나오고 전 장관이 강력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윤영호 씨(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가 어떤 이름을 얘기하는지 봐야 하고, 당 지도부는 내부 절차에 따라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하든 어떤 방법을 하든 조치가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과 원칙에 따르면 된다”며 “만약에 불법적인 자금이 전달됐고 명품시계가 전달됐다(라고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장관은 ‘아니다. 음모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해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단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 의원 이름 실명이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아마 민주당은 엄청난 역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발대식 및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통일교의 민주당 의원 지원 의혹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이 민주당 핵심 인사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의 측근까지 뻗어 있는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며 “금품 수수, 쪼개기 후원, 출판기념회 지원, 심지어 신도들의 민주당 당원 가입 권유 의혹까지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심각한 것은 특검이 구체적인 범죄 사실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종교단체 해산’ 협박이 아니라 민주당 인사·측근에 대한 진상 규명 지시와 특검의 편향된 수사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인천지역 고등학교에서 또다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메일이 소방 당국에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폭팔물 협박이 지속되지 않을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인천경찰청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34분쯤 남동구 A고등학교와 미추홀구 B고등학교 등 2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메일이 119 안전신고센터에 접수됐다. 협박 메일에는 발신인 정보와 메일 주소 등이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각 학교에서 수색을 실시했지만 폭발물을 비롯한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해당 학교들은 모두 이날 정상적으로 등교와 수업을 진행했다. 문제는 폭발물 협박에 대한 경각심이 안착되지 않아 무분별한 폭발물 협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성 글이 7차례에 걸쳐 119 안전신고센터에 접수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8일에는 강화군 소재 고등학교 2곳과 서구 고교 1곳에서 일본 변호사 명의의 폭발물 설치 협박 팩스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특정되지 않는 인물로부터 폭발물 협박이 지속되자 인천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등학생은 “연수구에서 생겨난 사제 총기 사건처럼 폭발물도 쉽게 제작이 가능할거라고 본다"며 "장난일거라 생각하지만 진짜로 폭발 사고가 생기면 최악의 참사로 번질 것 같아 한편으론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도 "학교를 믿고 아이를 보내고 있지만 실제로 폭탄 테러가 생기지 않을까 하루종일 걱정 뿐"이라며 "강한 법이라도생겨 어떻게든 엄한 처벌이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를 두고 학계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의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방범죄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 만큼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성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폭발물 신고 등은 공중협박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대부분의 범죄가 10대나 20대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피의자를 대상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대응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매년 8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무상교복' 정책이 사실상 해외 공장 지원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 동남아에 대형 생산시설을 둔 외국산 교복업체가 학교 입찰에서 독주하는 동안, 국내 공장은 폐업과 구조조정으로 빠르게 무너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작 교육당국은 국내산·외국산을 구분해 관리할 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교복을 공공재로 규정해 가격까지 관리하는 교육부·교육청의 설계 자체가 헛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민 혈세 대규모 유출되는데…막지 않는 교육당국 10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2019년부터 무상교복 정책에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에는 중·고등학교 신입생 1명당 40만 원을 지원해 총 816억여 원을 투입했다. 이 세금은 대부분 외국산(인도네시아산) 교복 업체의 수익으로 돌아가고 있다. 해당 업체는 올해에만 경기도에서 90억 원, 전국에서 18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기준 2020년과 비교했을 때 125% 증가한 수치로, 매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무상교복 지원금의 상당수가 인도네시아 의류 공장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2017년에 사업을 시작한 외국산 업체가 빠르게 시장을 과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금 유출을 방지하는 경기도교육청의 장치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현재 교복 구매는 교직원·학부모·학생 등으로 구성된 교복선정위원회가 직접 업체와 계약하는 '학교주관구매'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복선정위원회가 계약 업체를 정할 때 경기도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데, 이 가이드라인에는 국내산과 외국산을 가려낼 변별력이 없다. 경기도교육청의 '교복 학교주관구매 적격업체 선정 평가표'(1단계 평가)에는 '국산 섬유제품 인증 여부' 항목이 있다. 교복의 전 품목이 국산 섬유제품임을 인증하면 5점, 일부 품목만 인증하면 3점, 미인증 시 0점을 준다. 외국산 업체는 일부 소량 품목만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3점을 받는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만 넘기면 통과라서 2점 차이는 아무런 변별력이 없다.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원산지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크게 감점해 입찰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국내산 업체를 보호하는 기준을 뒀지만,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이같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똑같은 문제가 인천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해당 외국산 업체는 인천에만 입점하지 못했다. 2단계 평가는 블라인드 심사라서 원산지와 업체명을 확인할 수 없다. 전문가가 아닌 교복심사위원회가 국내산과 외국산의 품질 차이를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심지어는 외국산 업체가 원산지를 대한민국산으로 표시했다가 실제 납품 시점에는 인도네시아산으로 바꾸는 '원산지 바꿔치기' 사례도 즐비하다. 경기도교육청 규정에 따르면 교복선정위원회는 계약을 맺은 업체를 수시로 방문해 제작 과정을 점검해야 하지만, 공장이 해외에 있으니 직접 방문점검할 수도 없다. 제작 과정 검증을 거치지 않은 교복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결국 단가가 국내산보다 약 30% 저렴한 외국산 업체가 학교 입찰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 낭떠러지 놓인 국내산 교복산업…"희망이 안 보여"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재' 산업은 국내에서만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금을 들여 자국 내 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복, 군복, 소방복과 같은 공공성을 띤 의상 산업도 국내산으로만 운용된다. 무상교복 정책 역시 교복이 공공재라는 전제에서 시행됐다.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도 차별 없이 교육받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교복의 공공성을 인정한 것이다. 교육부 역시 교복을 공공재로 보고 가격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은 수백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교복 산업에서 국내산 업체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외국산 교복 업체가 최저가 낙찰 경쟁에 뛰어들면서부터 기존 국내산 업체들의 매출은 급락했으며, 일자리를 대폭 줄이다가 줄줄이 폐업하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교복을 의무화한 프랑스는 자국 내에서 생산한 교복만 허용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나, 한국은 반대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이다. 실제 2017년 외국산 교복 업체가 출범하면서부터 국내산 교복 산업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국내 섬유·봉제 공장 23곳 중 3곳이 폐업했다. 전국 근로자 1641명 중 496명(30%)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기도에서도 52명(31%)이 실직했다. 일 년 중 특정 기간에만 수입이 들어오는 업계 특성상 이같은 타격은 훨씬 치명적이다. 공장 유지비 및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일시적 수익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장 대다수가 대규모 적자를 떠안고 있으며 폐업 위기에 놓여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복 공장 대표는 "지난 몇 년간 매출이 40% 줄었다. 외국산 업체 쪽으로 물량이 다 빠져버렸다"며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죽어라 버티고 있는데 솔직히 그만둬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한 교복업계 관계자는 "다른 공공재는 전부 국내산 보호를 받는데, 똑같은 공공재인 교복은 외국산이 들어와 업계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져내렸다"며 "적어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게끔 교육당국이 나서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 우롱하는 '원산지 바꿔치기'…행정감사서도 지적 이같은 원산지 불투명성 문제는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원산지를 모르고 구매했다가 뒤늦게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지난 9월 과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교복선정위원회가 인도네시아산 교복을 낙찰하면서 뒤늦게 사실을 알아챈 학부모들의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부모는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교복을 인도네시아산으로 고른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내 아이가 입을 옷인데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9~20일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원산지 바꿔치기' 문제가 지적됐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소속 이은주 의원(국힘·구리2)는 "국산 교복이라고 믿고 선택했는데 실제로는 외국산이 납품됐다면 이는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부적격 업체에 대해 손해배상과 같은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국힘·가평)도 "원산지 허위 기재는 대외무역법 위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원산지 바꿔치기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른 시일 내에 매뉴얼을 점검하고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전문가 의견, 타 교육기관 사례를 수렴해 규정을 고치고, 외국산 업체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때 업체명을 비공개하면서 원산지 표기가 같이 가려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국민연금이 외화채 발행을 통해 외환시장 안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금이 사실상 ‘달러 공급자’ 역할을 맡게 될 경우 나타날 득실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한 달 넘게 1470원대에서 움직이며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민연금까지 정책 대응 논의에 포함되면서 시장의 시선도 더욱 집중되고 있다. 외화채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인 환율 안정 효과는 가장 먼저 기대된다. 국민연금이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하면 시장에 신규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된다. 환율이 10~20원만 낮아져도 수입물가·에너지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물가 관리 측면에서 정부가 얻는 이점도 적지 않다. 기업들도 원자재·부품 수입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기금운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가볍지 않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약 4.2% 수준인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외화채를 발행하면 신용스프레드를 고려해 5% 안팎의 금리를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공급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는 단기적일 수 있지만, 이자 비용은 장기간 발생한다는 점에서 “효과와 비용의 시간축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이 향후 다시 상승하면 외화 부채의 평가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또한 외화채 발행은 연금기금이 정책 목적을 위해 레버리지를 쓰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어, 기금 운용 독립성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현행 국민연금법에는 외화채 발행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은 분명한 사회적 효과가 있지만, 연금 재정과 직접 연결되는 선택인 만큼 이익과 부담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화채 발행 검토는 이미 절차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복지부는 외화채 발행 필요성과 법·제도적 여건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기술적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논의가 초기 단계이지만, 정부가 환율 관리 수단의 하나로 국민연금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정부는 외환 수급 상황을 정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최근 외환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기업들의 달러 보유 수준과 결제 일정 등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수출입 기업 대상 점검도 확대할 계획이다. 단기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이 1470원대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급 개선과 대외 환경 변화가 함께 나타나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