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가 속출하는 캄보디아로 가려고 한 30대 남성이 항공기 탑승 직전 경찰의 권유로 출국하지 않고 귀가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7시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 게이트 앞에서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탑승하려 한 30대 남성 A씨의 출국을 제지했다. 검문 당시 A씨는 경찰관과 면담 과정에서 "본업을 그만두고 쉬고 있었는데 과거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동생이 항공기 탑승권을 보내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하길 꺼렸고 행선지나 숙박업소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범죄 연루 가능성을 우려해 "캄보디아에서 한인 대상 범죄가 만연한 상황에서 걱정이 되니 우리를 믿고 상담을 받아달라"고 설득해 A씨의 출국을 제지했다. 경찰은 또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실제 범죄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공항경찰단은 전날부터 경찰관 4명을 인천공항 캄보디아행 항공기 탑승 게이트에 배치해 범죄에 연루된 탑승자가 있는지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경찰은 캄보디아 현지 범죄에 한국인 청년들이 연루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경찰관 투입을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돼 A씨의 출국을 제지했다"며 "캄보디아행 항공기 탑승교 앞에 계속 경찰관을 배치해 범죄 연루가 의심되는 탑승자는 출국하지 않도록 권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명목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 3000억 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깨졌다. 16일 대법원 1부 서경환 대법관은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다시 보냈다. 하지만 위자료 액수 20억 원에 대해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 기각했다. 대법원은 2심서 인정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 원 금전 지원은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 위자료에 관한 판결은 최 회장의 상고를 기각, 20억 원 지급이 확정된 바 있다. 재판부는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 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노태우가 뇌물의 일부로서 거액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고 이에 관해 함구함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심이 노태우발 금전 지원을 피고(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도 영향을 줬다"며 원심판결 중 재산분할 청구 관련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지난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에서는 지난해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 원-> 1조 3808억 원)로 뛴 것이다. 지금의 SK 그룹이 되기까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에 대한 판단도 중요했다. 2심 재판부는 비자금 300억 원이 최종현 선대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대회장의 기존 자산과 함께 당시 선경(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봤다. 최 회장 측은 300억 원의 전달 시기나 방식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작년 7월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1년 3개월이 소요된 심리 끝에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다시 내려 보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지난 2015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면서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렸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지난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지난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 경기신문 = 방승민 수습기자 ]
“스마트폰 속 온라인 쇼핑이 현실이 된 느낌이에요.” 15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 관람객 김윤지 씨(28)는 SSG닷컴 첫 오프라인 페스타 ‘美지엄(미지엄)’ 행사장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가 들고 있는 SSG닷컴 로고 리유저블백에는 식품과 뷰티 샘플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의 눈빛에는 즐거움이 반짝였다. 이번 ‘美지엄’은 온라인몰 정체성을 오프라인 감각으로 구현한 실험장이었다. ‘보는 전시’와 ‘사는 체험’을 결합한 행사장에는 식품,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향긋한 음식 냄새가 관람객을 맞는다. 농심,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다양한 식품 브랜드들이 마련한 딜라이트존에서는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제품을 맛보고 경품까지 받는 모습이었다. 특히 부스 곳곳에는 “QR 코드 찍으면 바로 주문돼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어,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체험형 쇼핑’이 현실이 된 공간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온라인 단독 판매되는 ‘Only SSG’ 표시의 제품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식품 트렌드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저속노화·저당·웰빙·친환경과 같은 키워드의 제품들이 행사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농심 부스와 다채로운 참여형 이벤트가 가득한 풀무원 부스 등 대규모 부스들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제철 신선식품 마켓을 주제로 조성된 2층의 ‘이마트몰 신선 라운지’를 지나 나타난 3층 뷰티관은 단연 가장 붐비는 공간이었다. ‘뷰티 오브 SSG’라는 이름 아래 백화점이 아닌 곳에선 쉽게 찾아보기 힘든 뷰티 브랜드 부스가 대거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겔랑’, ‘돌체앤가바나’, ‘바이레도’, ‘SK-ll’ 등 4곳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번이 첫 유통사 오프라인 팝업 진출이다. 안미연 겔랑 이커머스 팀장은 “SSG닷컴은 브랜드관 중심의 입점 정책으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는 데 최적화된 온라인 채널”이라며 “온라인에서 이어온 고객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자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뷰티 부스에는 제품을 직접 발라보려는 사람들과 룰렛 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고, 거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람객도 많았다. 유명 유튜버가 현장에서 리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뷰티와 셀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풍경이었다. ‘뷰티 오브 SSG’를 기획한 SSG닷컴 관계자는 “뷰티존은 가을 시즌 새로운 상품들을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자리”라며 “룰렛 이벤트를 통해 샘플을 증정받고 설명을 들으며 백화점에 가야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들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층에는 스위트존도 자리했다. 스타벅스, 하겐다즈, 벤슨부터 팝업으로 인기를 끌었던 연남동 인기 매장 치플레, 그릭 요거트 등 다양한 디저트 브랜드에 관람객들의 손과 입은 바쁘게 움직였다. 스타벅스 부스에서는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디저트 2종과 ▲코코 말차 ▲클래식 뱅쇼 히비스커스티 등 3종의 음료들을 미리 만나볼 수도 있었다. 이번 행사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상품을 경험할 기회를, 파트너사에는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제공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장 참여 파트너사 100여곳 중 49곳은 이번 ‘미지엄’이 첫 플랫폼 연계 오프라인 팝업이다. 김민지 마더린러 베이글 대표는 “SSG닷컴은 다채로운 단독 상품을 갖춰 먹거리에 대한 기준이 높은 고객이 즐겨 찾는 플랫폼”이라며 “오직 효모로만 자연 발효해 만든 정통 베이글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16일부터는 김도윤 셰프, 최지형 셰프, 남준영 셰프 등 스타 셰프들의 쿠킹&토크 스테이지가 1층 고메스트리트 by 셰프존에서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맛과 음식에 대한 셰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서울 용리단길에서 베트남 음식점 ‘효뜨’를 운영하는 남준영 셰프는 “식당을 직접 찾아야만 맛 볼 수 있었던 대표 메뉴를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간편식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요리에 대한 철학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옥상층 ‘미지엄 스테이지’에서는 신세계L&B가 큐레이션한 와인과 식품 브랜드 먹거리와 함께 인디뮤지션의 공연을 즐기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입장권은 사전 예매뿐 아니라 현장 구매도 가능했고, 입장객에게는 다양한 굿즈가 제공됐다. 리유저블백, 뷰티 파우치, 폴딩체어 등 실용적인 구성 덕분에 ‘티켓 값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현대카드로 결제 시 사용 가능한 2만 원 할인 쿠폰과 결제 수단과 무관하게 쓸 수 있는 1만 원 할인 쿠폰도 지급된다. 온라인 프로모션도 동시에 진행돼 오프라인 참여 브랜드사 100여곳을 포함해 총 2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참여한다. 행사 기간 동안 페스타 참가 업체 그로서리 상품에 한해 적용 가능한 20%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이처럼 이번 ‘美지엄’은 단순한 판촉전을 넘어, 온라인 중심 유통 플랫폼이 소비 경험 자체를 어떻게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근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플랫폼 신뢰도와 상품 경쟁력을 입증하는 자리이자, 브랜드사와 고객이 직접 만나는 자리”라며 “브랜드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행사를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안산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운영한 동그리 공유학교 프로그램 ‘채소 진(Zine) 메이킹’과 ‘안산색 크레용’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 '과일-점, 흙-크레용'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동그리 공유학교’의 일환으로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만든 창작 결과를 도민들과 나누는 자리다. 참여자들은 창작 과정을 통해 지역의 자연과 일상을 새롭게 탐구했으며, 그 결과물이 전시 작품으로 확장됐다. ‘채소 진(Zine) 메이킹’은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워크숍이다. 어린이들은 안산의 로컬 채소와 과일을 관찰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의 변화를 탐구하고 이를 예술적 상상력으로 표현해 작은 책 형태의 진(Zine)으로 완성했다. 예술과 환경을 결합한 융합 교육의 장으로 생태 감수성과 표현력을 함께 키우는 시간이 되었..
박용철 강화군수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16일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 군수는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으로 미래 비전을 세우고, 혁신 과제를 잇달아 가동하는 등 균형있는 발전을 일궈왔다는 평이다. 취임 직후 최우선 과제였던 북한 소음공격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취임 보름 만인 11월 1일 군 전 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대북 전단 살포를 전면 금지하고, 중앙정부에는 우리 측 대북방송의 선제 중단을 공식 요청하는 등 단호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군정 운영체계의 정비도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박 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비전 실현을 뒷밭침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역소멸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인구증대담당관’을 신설하고, ‘일자리경제과’와 ‘관광과’를 분리하는 등 조직과 기능을 현안 중심으로 재배치했다. 주민과의 소통 기반을 넓힌 점도 안정에 큰 몫을 했다. 제1호 공약으로 100인이 참여하는 ‘군민통합위원회’를 출범시켜 민·관 협력의 틀을 마련했고, ‘찾아가는 이동군수실’을 상시 운영하며 생활 현장의 목소리도 직접 들었다. 군은 미래 100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며 지난 1년간 외연을 과감히 확장하기도 했다. 강화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이 대표적이다. 강화 남단 화도면·길상면 일대 6.32㎢ 규모에 블루·그린바이오, AI 기반 디지털 제조, 복합관광이 어우러진 미래형 사업단지를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고 지역 성장의 견인차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유치도 병행하고 있다. 고려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온전히 품은 새 관광 랜드마크를 조성해 전역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군은 국회 등에서 세 차례 토론회를 열어 공론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내년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건립건의서를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지역 발전의 필수 기반인 교통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연말 착공 예정인 ‘강화~계양 고속도로’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관계기관에 개선 대책을 지속 건의하는 한편, 서울역 직행 M버스 신설을 추진 중이다. 노인복지 분야의 무게 중심을 ‘돌봄’에서 ‘참여’로 옮긴 것도 시대적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단순 보호를 넘어 노년기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활기찬 일상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은 이유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천 최초로 무상택시를 시행했으며,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대상을 기존 저소득층에서 중위소득 150% 이하로 확대해 일상 복귀를 도왔다. 또 노인복지관 별관을 총사업비 117억 원을 투입해 건립 중이며, 마을 단위에서는 스마트 헬스케어 경로당을 111곳으로 확대해 여가·건강·체육활동 참여를 넓혔다. 박 군수는 “접경지역과 인구감소, 각종 규제라는 3중고에 혁신하지 않으면 지방소멸 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군정에 매진했다”며 “7만 군민의 통합된 힘과 우리 공직자의 헌신으로 이제 강화 발전의 밑그림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10월은 추석 명절과 개천절, 한글날 등 공휴일이 있어 전 국민이 여행을 가거나 초·중·고등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 및 수학여행을 가는 등 다른 달에 비해 놀거리가 많은 달이다. 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반면 전국적으로 대형 피해가 발생한 뼈아픈 달이기도 하다. ◇ 미흡한 대처에 156명 사망으로 이어진 '이태원 참사'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 세계음식문화거리의 이태원역 1번 출구 방향에서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할로윈 데이를 맞아 모인 젊은 청춘들이 좁은 내리막길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6명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은 "숨을 쉴 수 없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참사 전부터 "압사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은 일부만 출동했고,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소방이 대응 단계를 높이며 구조에 나섰다.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정부는 '다중밀집 인파사고 안전관리 지침'을 마련했고, 현장인파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내놨다. 하지만 실질적 현장 적용과 인력 확충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 끊이지 않는 SPC 인명피해…'보여 주기 식 조치' 비판 2022년 10월 15일 평택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자동방호장치도 없었다. 같은 달 23일 성남 샤니 공장에서도 작업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1년 뒤인 2023년에도 평택 SPL 공장에서 또 다른 사고가, 올해 5월에는 시흥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반복되자 “노후 설비 교체·안전장치 설치 같은 대책은 보여주기용에 그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SPC 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두 번, 세 번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면 시스템 문제"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2인 1조 원칙 미준수, 안전수칙 무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2022년 평택 SPL 공장 사고에 대해 전 SPL 대표는 올해서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고, 성남 샤니 공장 사고는 아직 검찰 송치조차 되지 않았다"며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에서 노동자들만 위험한 현장에 내몰리고 있다. 법이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징벌적 손해배상과 법인에 대한 영업정지, 과징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카카오 먹통 일으킨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2022년 10월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 카카오맵 등 주요 서비스가 일제히 멈췄다. 약 4000만 명이 쓰던 메신저가 중단된 건 초유의 사태였다.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닷새가 걸렸다. 발화 원인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비롯된 전기적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후 민간 데이터센터는 납축전지 교체 등 예방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공공기관은 소극적이었다. 결국 지난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도 유사 화재가 발생해 700여 개 시스템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간에는 개선을 요구하면서 공공기관은 관리·점검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안전 수준 높여야 전국에서 발생한 참사와 사고는 안전 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내고 있다. 법과 제도가 마련돼도 현장 실행이 부족하면 인명피해는 반복된다. 노동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강화를 요구한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사업주가 변하지 않는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영업정지, 과징금 도입까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안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정치적 색깔로 몰아붙이는 현실도 문제다.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노조가 안전권을 주장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개혁을 지연시킨다”며 “이태원 참사 같은 대형 인명피해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사후 약방문이 아니라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이번 주말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초청 형식으로 주선한 자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니다. 한미 간 고율 관세 협상이 막판 조율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내 대표 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경제 외교의 민간 확장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공식 협상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관세와 투자 문제가 자연스럽게 언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의 핵심 연결고리는 손정의 회장이다. 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 중인 5000억 달러(약 710조 원) 규모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공동 추진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구축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산업정책으로 꼽힌다. 삼성과 SK는 이미 오픈AI와 협력하며 프로젝트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재계에선 이번 마러라고 회동이 한국 기업의 추가 참여나 공동 투자 방안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친기업 파트너’다. 그는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마러라고를 찾아 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결사(go-to guy)”로 불릴 정도의 신뢰를 쌓았다. 이번에도 손 회장이 트럼프의 경제 구상에 한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손정의 회장의 제안을 받아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를 약속한 직후 관세 협상을 조기 타결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에도 유사한 형태의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펀드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해당 펀드 조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자금 출자 방식과 수익 배분 등을 놓고 미국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요구하는 ‘현금 출자’ 비율을 둘러싸고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세부 조율만 남았다”며 협상 진전을 언급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 중 무역 관련 발표를 예고하면서, 이번 마러라고 회동이 실질적 타결의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행보를 “AI·투자·통상이 맞물린 복합전선”으로 본다. 반도체와 전기차, AI 인프라 등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의 한가운데서 한국이 선택지를 정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한화그룹의 미국 계열사를 겨냥해 제재를 단행한 직후 김동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대미 협력 강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기업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신뢰를 쌓는 것은 전략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이번 회동이 향후 한미 경제협력 구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동시에 미국으로 출국한다. 김 실장이 통상 협상 목적으로 방미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구윤철 부총리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미 출국해, 한미 정상회담 전 사실상 마지막 각료급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마러라고 회동과 정부의 총력 방미 외교가 맞물리며, 한미 간 관세 협상과 대미 투자 논의가 막판 분수령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미 간 무역협상과 관련해 “계속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양국 협상에 진전이 있어서 막판 조율 단계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같은 날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참”이라며 “세부사항(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제가 비행기 타고 오는 도중에 나온 뉴스여서 베선트 장관을 만나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양측 협상 핵심 쟁점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관련해 그는 “계속 협의 중”이라며 “미국이 백지수표를 고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설명했고, 양측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가 대규모 달러 조달에 나설 때 외환시장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이 우리 외환시장 상황을 많이 이해하고 있다”며 “저희가 제안한 부분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협상 마무리 시점과 관련해 구 부총리는 “국익에 맞는 방향에서 가능한 한 빠르게 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이번 회의 기간 중 베선트 장관과 만나 무역협상 협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선출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경기도의원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1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북부 지자체 10곳 중 5곳의 단체장 후보군에 현직 도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고양특례시는 현직 도의원인 후보군만 5명으로, 경기북부 지자체 중 가장 많은 도의원들이 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명재성(고양5), 이경혜(고양4) 도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곽미숙(고양6), 오준환(고양9), 김완규(고양12) 도의원이 고양시장 후보군으로 각각 꼽히고 있다. 특히 고양시 덕양구청장을 거친 고양 공무원 출신 명재성 도의원과 제1기 제11대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거친 곽미숙 의원은 시장 선거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주시는 3명의 도의원들이 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의회 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이용욱(민주·파주3) 도의원은 파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일찍이 부대표직을 내려놓고 지역 민심을 닦고 있다. 이 도의원은 다음 달 22일 오후 3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대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선다. 국민의힘에서는 안명규(파주5) 도의원이 시장 선거 출마에 적극적인 모습이고, 고준호(파주1) 의원도 잠정 후보군으로 부각되고 있다. 의정부시·동두천시·구리시 등 3개 단체장 선거도 후보군으로 도의원들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이영봉(민주·의정부2) 도의원은 의정부 지역 내에서 시장 후보군으로 꼽히지만, 이 의원 본인은 내년 지선에 출마해 ‘3선 도의원’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두천에서는 이인규(민주·동두천1), 임상오(국힘·동두천2) 도의원 모두 시장 잠정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구리의 경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인 백현종(구리1) 도의원의 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남양주시·양주시·포천시·가평군·연천군 등 5곳은 아직까지 현역 도의원이 단체장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송도국제도시 첨단·바이오산업클러스터가 세계적인 바이오 혁신 거점으로 거듭난다.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송도국제도시 개발 계획 변경 승인 결과를 고시했다. 이번 개발계획 변경 승인 내용은 산업시설 용지 추가 확보와 공공청사 용지를 산업시설 용지로 변경한 것이 뼈대다.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C) 단지 내 추가 확보된 산업시설 용지는 3만 1765㎡다. 또 첨단산업클러스터(C) 단지에 있던 인천본부세관 공공청사 용지가 첨단산업클러스터(B) 단지로 이전하면서, 기존 공공청사 용지 3만 2508㎡가 산업시설 용지로 변경됐다. 산업시설 용지로만 6만 4273㎡을 확보한 셈이다. 산업시설 용지에는 인천경제청의 중점유치업종인 바이오산업과 기존 송도 산업 용지에 자리하고 있는 의약·화학 제조업, 연구개발업 등이 입주 할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바이오특화 단지로 지정됐다. 그에 따라 국내·외 기업의 토지 공급 요청 등 투자수요가 증가했으나, 가용 토지가 부족했다. 이번 개발계획 변경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추진 중인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메가클러스터 계획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인천경제청이 확보한 산업시설 용지를 통해 시가 바이오 혁신 도시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특히 인천본부세관 공공청사 용지의 경우 협의 끝에 대체 용지를 찾아 옮겨 첨단클러스터(C) 단지에 산업시설 용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추가 확보한 산업시설 용지에 바이오산업 및 다양한 첨단산업 기업을 입주시켜 첨단·바이오 특화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지담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