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처럼 기숙사 내에서 일어나는 학폭 심의 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특히 기숙사 내 학폭은 범행 자체가 은밀히 이뤄지는 데다가 피해자가 쉽게 폭력 현장을 이탈할 수도 없다는 특성이 있다. 시간적, 공간적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까닭에 폭행이 더욱 가혹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철두철미한 조사와 근절책, 그리고 효과적 예방대책이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기숙사 학교(중·고교) 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학년도 심의 건수는 총 1110건에 달했다. 피해 학생은 1781명, 가해 학생은 1805명이었다. 심의 건수는 2017학년도 188건, 2018학년도 246건, 2019학년도 258건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최근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한 마약음료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고, 이로 인한 청소년 마약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청소년 마약 범죄 건수는 119건에서 454건으로 약 3.8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퍼진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는 청소년들의 건강과 신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의 마약 복용은 마약을 통해 느끼는 쾌감, 감각의 변화 등이 중독을 유도하고 그로 인한 인격 및 사회적 문제, 정신질환 등을 야기하여 정상적인 학교 및 가정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과 모바일 매체의 발달, 부모와의 유대 약화 및 단절된 이웃 관계, 건조한 학교생활, 방과 후 학원으로만 내몰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유산 15개 가운데 조선 시대 임금이 살았던 창덕궁, 묘소인 왕릉, 그리고 제례를 지내는 종묘가 포함돼 있다. 놀라운 것은 조선 태조에서 순조에 이르는 왕과 왕비의 능 40기가 모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왕릉이 서울, 경기, 강원에 흩어져 있지만 모두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고,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자연과의 조화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례에 힘입어 현재 경기도, 충청남도, 경상북도는 조선 임금의 태실(胎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태실은 탯줄을 묻은 곳이다. 조선 왕실은 태(胎)가 그 주인의 안녕은 물론 국운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왕자와 공주의 태를 격식에 따라 잘 보존한 뒤, 전국의 명당자리를 찾아 태실을 만들었다. 그 후 태실의 주인공이 왕위에 오르면 화려한 석물(石物)로 다시 치장하는 가봉(加封)을 해 더욱 엄격히 보존했다. 이런 왕실의 장태(藏胎)문화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유산이라고 한다. 일제는 조선의 기운을 뺏고자 이 태실을 훼손하고 태를 한곳에 모아놓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현재 서삼릉의 태실이다. 이렇게 훼손된 태실들이 다시 복원돼 문화재로 지정되고 있다. 이런 조선 임금 태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조선 임금의 출생(태실), 재위(궁) 그리고 사후(왕릉, 종묘)의 유적이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는 완결성을 갖게 됨은 물론 우리 민족의 독특한 생명존중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고, 전국 곳곳에 세계적인 관광지가 생겨 지역의 활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예로 경북 성주는 세종대왕자 태실을 중심으로 생명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경기도에도 두 개의 국왕 태실이 있었다. 성종과 중종의 태실이다. 이 가운데 가평군에 있는 중종대왕 태실은 처음 태실이 설치된 초장지(初藏地)에 복원된 태실로서 전국 6곳 중 한 곳이고 경기도에서는 유일하다. 그만큼 태실의 위치를 정할 때 핵심적인 기준인 풍수적 원리의 원형을 잘 확인할 수 있는 태실로서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 경기도가 태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한다면 가장 최우선적으로 보존해야 할 곳이다. 더구나 이 중종대왕 태실로 인해서 가평현은 가평군으로 승격이 되었으니 가평군으로서는 부모와 같은 유적이다. 그런데 이 중종대왕 태실의 목을 자르고 제2경춘국도가 건설되고 있다. 현재 실시설계 중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기준 중 하나가 ‘보호 및 관리체계 : 법적, 행정적 보호 제도, 완충지역(buffer zone) 설정’이다. 완충 지역은 문화재의 가치를 보호하는 지역이다. 계획 중인 제2경춘국도는 태실로부터 채 100미터도 안되는 곳에 건설될 예정이다. 태실이 그곳에 만들어진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풍수적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 주민들은 그 문제점을 2년 전부터 줄곧 얘기했지만, 국토부는 묵살했다. 앞장서 막아야 할 가평군과 경기도 행정은 수수방관이다. 경기도 스스로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력을 가로막는 길이 놓이고 있는데, 가평군을 탄생시킨 부모 같은 유적이, 잠재력이 엄청난 보물이 훼손되는데 해당 지자체는 뒷짐을 지고 있다. 세계적 유산이 될 수 있는 유적을 영구히 묻어버리는 길. 그 길 앞에서 경기도, 가평군의 행정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가축분뇨는 악취와 해충을 발생,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불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전국의 한·육우, 젖소, 돼지, 닭, 오리 등 주요 축산농가(모집단 10만 2422호)와 가축분뇨 처리시설(모집단 916개소)을 대상으로 축산환경실태를 전수 조사했다. 이 조사엔 가축분뇨 발생·처리와 악취 관리 등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가축분뇨는 연간 총 5073만 2000톤이 발생하는데 돼지가 1921만톤(37.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육우 1734만9000톤(34.2%), 닭 873만5000톤(17.2%), 젖소 461만8000톤(9.1%), 오리 82만톤(1.6%) 순이었다. 가축분뇨 중 2642만 6000톤(52.1%)은 농가에서 스스로 처리하고, 나머지(47.9%)는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었다. 가축분뇨의 87.1%는 퇴비와 액..
화가 이중섭이 좋아한 시인 폴 베를렌느. 그는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스케치하러 나가기 전 귀여운 당신이 그리워 설레는 마음으로 폴 베를렌의 시를 적어 보내오.”라고 썼다. 그 시는 아마도 다음 시가 아니었을까. 거리에 비 내리듯/마음엔 눈물이 흐른다. 이토록 마음 깊이 스며드는/이 서러움은 무엇일까? 견딜 수 없는 마음엔/아 아, 비의 노래여! 다정한 비의 속삭임을/땅 위에도 지붕 위에도(.......) 베를렌느가 쓴 ‘거리에 비내리듯’이다. 허전한 마음을 유연하고 음악적인, 그리고 우수어린 운율로 노래하고 있다. 그의 애조 섞인 음조는 비운의 화가 이중섭의 감수성을 터치하기에 손색이 없다. 불멸의 시인 베를렌느. 1844년 봄, 프랑스 북동부 메츠에서에 태어났다.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하지만 판사가 되려고 법과대학에 들어갔다. 가세가 기울자 중퇴하고 보험회사에 취직했지만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문학서클과 고답파 시인들을 찾아다니며 시를 썼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외동아들이 시를 쓴답시고 파리의 보헤미안들과 어울리는 것을 심히 걱정했다. 결국 그녀는 베를렌느를 서둘러 결혼시켰다. 그렇다고 그가 시를 포기할리 만무했다. 베를렌느는 젊은 촉망 받는 시인으로 성장했다. 어느 날 천재시인 아르튀르 랭보를 만났다. 열 살 연하인 그에게 그만 매료당한 베를렌느. 곧 비운의 사랑에 빠져들어 랭보와 함께 런던, 브뤼셀로 2년 간 광란의 질주를 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둘은 큰 다툼을 벌였다. 질투와 절망에 빠진 베를렌느는 술에 취해 총을 발사했고 랭보의 왼쪽 손을 스쳤다. 곧 그는 체포됐고 동성애자라는 죄목까지 추가 돼 벨기에의 몽스(Mons) 감옥에 수감됐다. 형을 살고 나온 베를렌느는 시들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명성을 얻었지만 허전함이 밀려온 걸까. 정처 없이 아르덴 지방으로 떠났다.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는 아르덴의 쥐니빌(Juniville)의 농장에 머물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베를렌느가 머물다 간 쥐니빌. 라 르투룬 천이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 랭보의 고향 샤를르 메지에르와도 그리 멀지 않다. 또한 신성의 도시이자 왕의 도시인 랭스에서 35km로 떨어져 있다. 이처럼 주변부에 예술과 역사의 도시가 어우러져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하지만 쥐니빌은 베를렌느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그로 인해 생긴 풍부한 문화자원이 남아있다. ‘시인의 순례길.’ 랭보-베를렌느 관광 산책로의 첫 노정이 여기서 시작돼 벨기에까지 무려 300km나 이어진다. 이 긴 여정은 진정한 시적 순례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순례길에 끝없이 펼쳐지는 경치들은 비범한 두 시인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2007년 애플 폰이 세상에 막 나왔을 때만 해도 얼마나 많은 산업이 사라져 버릴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스마트폰은 전자수첩, 비디오 대여점, 전자 게임기, MP3, 디지털 카메라 등 많은 일상을 흡수해버렸다. 지금도 서랍에는 소중한 추억을 촬영한 6미리 테이프 캠코더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한번 기술태풍의 여파를 경험해봤기에 인공지능 챗GPT에 열광하면서도 한편 두려움이 생긴다. 지난해 12월 한 일간지에서 챗GPT를 다룬 적이 있었다. 기자가 인간의 약점에 대해서 물었고, 챗GPT는“인간은 질병과 죽음, 그리고 도덕·신념 때문에 자기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 약점”이라고 답했다. 옳거니! 내심 이 기사를 보고 역시 인공지능이라 인간의 숭고한 자기희생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기부는 대표적으로 인간이 타인을 위해 시간과 재산..
내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포퓰리즘병이 재현되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특별법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각각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 합의 처리됐다. 이 법안들은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등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야가 나눠갖기에 담합한 셈이다. 나아가 국회는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앞으로 선심성 포퓰리즘 사업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국민의힘이 ‘1000원 아침밥’ 사업을 전 대학으로 늘리자 더불어민주당은 그 대상을 청년 산단 근로자로 확대하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 사사건건 평행선을 달려온 여야지만 총선이 다가오자 예산 풀기에는 한통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치열한 정쟁으로 치닫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기초연금 인상, 전국민 최대 1000만원 ‘기본대출’ 등 여야가 경쟁적으로 선심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1067조원으로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고, 향후 4년간 국가채무 이자만 1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음이 켜져있다. 고물가·고금리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하다. 그런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던져 논란이 일고 있는 ‘국회의원 정수 30명 감축’은 더욱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의원 축소는 국민 모두가 박수칠 일이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증원안이 제시됐다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없었던 일로 할 때까지 일언반구없다가 뒤늦게 의원 정수 축소안을 빼든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줄 수 있을까. 여당은 진심을 몰라준다고 억울해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 차원에서 먼저 당론으로 의결하는 게 순서였다. 민주당도 ‘국면전환용’ ‘인기영합주의’라고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동안 민주당은 다수 의석으로 대부분의 법안 처리를 민의로 내세우며 밀어붙였다. 민주당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당임을 자처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의원수 줄이기에 머리를 맞대야 마땅하다. 혹시라도 집권여당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내년 선거를 치르려 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에 치러진 16대 총선(2000년)에서 의원수를 26명 줄인 전례가 있다. 얼마전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방출 대응 차원에서 일본을 다녀왔지만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비판이 일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의 몸 동작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자기혁신과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최근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보류한 것도 포퓰리즘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금 세계는 살벌한 약육강식의 법칙이 작동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인재를 양성하는데 모든 것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돼선 안된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권의 제1의 임무는 제대로 된 공천과 국익과 민생을 챙기는 지속 가능한 정책 발굴이다. 임기 내내 구태를 보이다가 선거 임박해서 혈세로 표를 달라하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다.
한국 정치는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치개혁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외치는 정치개혁이 국민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이유는 언행일치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선거제도 개편, 정치 기득권 타파, 거대양당 체제 극복 등 정치개혁 아젠다를 내놓았지만 국회의원삼선제한, 국회의원국민소환제,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치문화를 개혁하는 법과 제도 개선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득권이 기득권 체제를 스스로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300명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검사, 판사 등 법조인, 고위공무원, 중앙 언론인, 교수, 대기업 CEO 등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리며 살아왔던 사람들이 서로 밀어주면서 그들만의 정치를 해 온 결과가 지금 한국 정치문화의 부끄러운 현주소이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가는 자기 행위의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고 자기 행위의 탓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난무하는 한국의 정치문화 속에서 국민의 삶은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정책이라고 내놓는 것을 보면서 정치인의 철학과 진정성을 생각한다. 국회는 4월 10일부터 나흘간 전원위원회를 개최하여 토론회를 열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토론을 한다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첫날 토론회를 본 소감은 실망이 너무 컸다. 정치인들의 유체이탈 화법, 남탓하기, 정쟁의 연속이었다. 정치후진국인 한국의 정치문화에서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선거제도 개혁을 맡기는 것이 옳은가. 선거제도 개혁의 주체는 당연히 국민이 되어야 하고 국민이 주도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읽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치문화에 사상이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위대한 정치인은 위대한 사상가였다. 19세기 사상가였던 존 스튜어트 밀과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밀과 토크빌의 정치사상을 비교 분석한 책 《위대한 정치》를 보면 밀은 진보적 자유주의를, 토크빌은 새로운 자유주의를 지향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첫째, 언행일치의 삶을 살았다는 것, 즉 사상적 지향점과 일관된 삶을 살았다. 둘째, 글쓰기를 통해서 공부하고 정치적 사상을 전파했다는 것이다. 셋째,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했다는 점이다. 정치인이자 사상가였던 밀과 토크빌을 읽으면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사상가로서 정치인이 존재하는지 묻게 된다. 정치권은 여의도정치, 현실정치라는 말을 한다. 정치가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현실적이지 않고 여의도에만 갇힌 정치가 계속된다면 희망이 없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가치 앞에서 국민이 주인인 위대한 정치를 바라는 것은 너무 과분한 소망인 것일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이란 새어나가게 마련이니 그만큼 말조심하라는 뜻이겠다. 늘 이놈의 새나 쥐가 골치였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무슨 일을 처리할 때 아예 “쥐도 새도 모르게”하라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쥐나 새가 우글거리는 동네에 살면서 모르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인데.. 애초 미군기지 바로 옆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 야당에서 보안관련 우려를 제기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알다시피 미국은 도청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전력이 화려하다. 2013년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계약요원 스노든의 기밀자료 폭로사건이 있었다. NSA와 영국의 GCHQ 등 정보기관들이 전 세계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사찰해온 사실을 드러낸 것이었다. 스노든 사건으로 전 세계에서 비..
3월 2일 대통령이 재외동포청 신설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서명했다. 3개월 내 출범을 앞두고 인천광역시를 비롯한 여러 지방정부들이 유치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해외동포들도 희망지역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미주, 유럽,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여러 대륙의 해외동포들은 인천과 서울을 주로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신문(14일자 인천판 1면)은 전체 재외동포의 38%(2020년 12월 기준 263만여 명)가 살고 있는 최다 거주국인 미국 한인사회에서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잇따라 지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미주 한인의 정착과 지위향상, 고유문화 보존 및 주류사회 진출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지난 10일 인천시에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지지선언문’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연합회는 재외동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