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잠수함의 명칭을 핵 추진 잠수함(핵잠)이 아닌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으로 하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핵잠’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공식 명칭을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으로 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이유에 대해 “핵잠이라고 하면 핵폭탄을 탑재했다고 연상할 수 있고, 국제사회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평화적 이용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잠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밝힌 것처럼)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이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그 부분까지는 협상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아니다”며 “대원칙만 얘기됐다”고 밝혔다. 또 “핵 추진 잠수함을 필리조선소보다는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우리가 30년 이상 기술 축적과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필리조선소는 기술력과 인력, 시설 등이 상당히 부재한 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조선소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건조시설로 지목했다. 하지만 필리조선소는 상선 중심 조선소여서 핵 잠수함 건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장관은 특히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요청한 것은 핵 연료에 국한된 것 아니냐, 잠수함 선체 건조나 소형원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유 의원이 질의에 “전반적인 내용이 다 포함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핵 연료만 국한된 것 아니냐”는 유 의원이 거듭된 질문에 “네”라고 다시 확인했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논의했느냐는 질의에는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도쿄의 대표 부촌인 요요기 지역에 100억 엔(약 900억 원) 규모의 초호화 자택을 신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그룹 경영 정상화에 나선 롯데에 ‘총수 리스크’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 회장의 새 저택은 도쿄 시부야구 요요기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메이지신궁과 요요기공원, 아오야마학원 초등부 등이 자리한 일본의 대표적 고급 주거지로, 거래 자체가 드문 지역이다. 현지 주민은 “입구에 경비초소와 CCTV가 설치돼 대사관 건물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저택은 부지 약 450평,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이 704평(2327㎡)에 달한다. 일본 건축업계 관계자는 “요요기 일대에서 이 정도 규모의 단독주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토지 가치만 70억 엔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평당 700만 엔 이상 거래되는 지역으로, 400평이 넘는 단독 부지는 일본 상위 0.1%만 소유할 수 있다”며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을 포함하면 총비용은 100억 엔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호화스럽지 않은 일반적인 주택 형태로 신 회장 가족 외 네 가구가 함께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적자 속 호화 저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롯데쇼핑은 4700억 원 흑자에 그쳤다. 호텔롯데는 45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 수익성도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지주의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3339억 원으로, 신 회장이 일본에서 지은 저택 한 채 가격(약 1000억 원)의 세 배 수준에 불과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1년 영업이익과 총수 개인의 주택비용이 비교되는 상황 자체가 상징적”이라며 “사적 소비를 넘어 경영 윤리와 지배구조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2년간 국내외 계열사에서 30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만 40억 원 이상, 국내 롯데칠성·롯데웰푸드 등에서 60억 원대 보수를 챙겼다. 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과도한 보수에 초호화 저택 논란이 겹치며 ‘책임 회피형 오너’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롯데의 재무 지표는 숫자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요구하는 건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리더십의 신뢰’”라며 “투자자와 소비자는 결국 오너의 판단과 태도를 보고 그룹의 방향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회장이 그룹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개인적 안정을 추구한다면, 이는 재무 리스크보다 더 치명적인 신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는 “총수의 결정이 곧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부동산 이슈를 넘어 브랜드 가치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부촌의 상징’과 ‘총수 리스크’가 맞물린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적 문제는 없더라도, 적자 속 사저 신축은 시장의 냉소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롯데의 진정한 회복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자연과 예술이 오는 18일부터 12월 28일까지 파주 DMZ 문화예술공간 통에서 정기현 작가 개인전 ‘변방을 우짖는 유령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의 유령적인 것들이 돌아오는 형식이 얼마나 내밀하고 역설적인가’를 질문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오래된 신문이 있다. 독일 유학 시절, 베를린 국방부 본부 건물 해체 작업에 참여하던 작가가 벽지 분리 과정에서 발견해 개인 소장 중인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의 신문이 주요 오브제로 등장한다. 벙커 속 곰팡이 냄새, 대남방송의 확성기 소리 등 시대의 잔향을 품은 오브제들이 공간을 채우며, 역사와 기억이 교차하는 감각적 풍경을 구성한다. 정기현 작가는 헤겔의 역사철학이 종착하고 나치즘의 그림자가 드리운 시대의 긴장과 잔향을 예술로 재구성한다. 그의 작업은 ‘서울에서 베를린까지’(백남준)를 연상시키는 가로지르기 감각을 품고 있으며 역사적 폐허 속에서 귀환하는 ‘유령적 시간’을 드러낸다. 작가는 대남방송의 소리를 분해·재구성해 귀신소리, 여우소리, 늑대소리 등으로 레이어화하며, 백석의 ‘여우난곬족’에 담긴 시적 울림과도 맞닿는다. 정 작가는 이미 파이프 형태의 시간 장치 작업을 통해 ‘시간의 교차와 굴절’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문, 후각적 이미지, 청지각적 이미지가 결합해 독일과 한국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령적 통찰’을 제시한다. 아울러 DMZ라는 중간지대에서 익숙한 클리셰를 벗어나 감각과 기억이 깨어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DMZ 문화예술공간 통은 파주시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은 사전 문의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지역 기반의 문화공간 재생과 운영을 지원하는 ‘지역 문화공간 재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DMZ 문화예술공간 통은 파주 비무장지대 내부에 위치한 거점형 문화공간으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파주 DMZ의 문화정체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시정연설에서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AI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대비 8.1% 증가한 총지출 728조..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4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국방비 증액 등 국방 현안을 논의했다. SCM은 한미간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국방 분야 최고위급 회의체로, 이날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SCM이 끝난 뒤 안 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핵 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드린다”며 “군 당국에서도 최선을 다해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맹의 능력이 제고되길 원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은 모델과 같은 국가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이 더 강력한 능력, 최고의 능력을 갖는 것에 대해 마음을 열고 승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 간 선의를 갖고 계속 토론해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며 “한국은 조선업에서 세계적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다. 미 정부는 잠수함뿐만 아니라 수상함, 전투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회견에서 ‘한국이 핵무기 개발 추진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에서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대한민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가입된 나라로서 핵을 본질적으로 가질 수 없는 나라”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한반도에 다시 배치되길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핵을 가질 수 없기에 미국의 핵과 대한민국의 재래식 무기, 그래서 핵·재래식 통합(CNI) 체제가 구축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미 양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SCM에서 굳건한 군사동맹과 견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안 장관이) 대한민국 정부가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미사일과 사이버 등 필수 능력 부분에서 핵심적 군사능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말한 것에 대해 많이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 장관은 통상 SCM을 마치고 바로 합의한 내용을 공동성명 형식으로 내놓았지만 올해는 한미정상회담 안보·관세 분야 ‘팩트시트’가 나온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여야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극찬하며, 시정연설을 보이콧한 국민의힘을 강력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의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며 침묵 규탄대회를 열어 강력 성토했다. 특히 “이제 전쟁”이라는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SNS에 “APEC도 A급이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과 태도 역시 A급이었다”며 “내년도 728조원 예산, 모두가 국민들의 혈세인 만큼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 기한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약 22분간 시정연설하는 동안 모두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호응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이미 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물론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까지 압박을 받고 있다. 고금리·규제 장기화 속에 ‘가계는 조이고, 은행은 웃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22%로, 지난 5월(3.942%)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했다. 금리가 다시 오르자 대출 여력은 더욱 줄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와 스트레스 금리 적용이 맞물리며, 연소득 7000만 원인 무대출자의 주담대 한도는 올해 들어 약 4000만 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은 여전히 높은데 빌릴 수 있는 돈이 줄면서 체감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존 대출자는 상환 압박이 커지고,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한 수요층은 대출 문턱이 높아져 시장 진입조차 어려워졌다.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 첫 주택 수요층은 “원리금 감당이 불가능하면 시장에 발을 들이기조차 힘들다”는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은행들은 고금리 수혜를 입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4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KB금융 5조 1217억 원, 신한금융 4조 4609억 원, 하나금융 3조 4334억 원, 우리금융 2조 7965억 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우리 금융은 분기 사상 첫 1조 원을 넘겨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자이익도 함께 늘었다. KB금융은 9조 7049억 원(+1.3%), 신한금융은 8조 6664억 원(+2.0%), 하나금융은 6조 7803억 원(+3.8%), 우리금융은 6조 1863억 원(+5.1%)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까지 확대되며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 전문가는 “가계는 금리에 막히고, 은행은 금리로 벌었다”며 “대출 금리는 즉시 반영되지만 예금 금리는 시차를 두고 움직여 예대마진이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첫 주택 진입 문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해 “금융 안정”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수요자까지 막히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은행권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내세우고 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규제와 금리 부담이 겹치면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며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경기도청 양대 노조는 4일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기간을 앞두고 양우식(비례) 국민의힘 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에 대한 제명을 촉구했다. 양대 노조는 성희롱 발언으로 고소를 당해 재판에 넘겨진 양 위원장이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를 치르는 등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경공노)은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사를 찾아 양 위원장의 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요구문을 전달했다. 요구문에는 양 위원장의 제명 징계 의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순하 경공노 위원장은 “앞서 국민의힘 경기도당이 양 위원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과 ‘당직 해임’이라는 비교적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려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노조와 여론의 질타에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피해자의 고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진행을 지켜보고 처리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를 하겠다’며 언론에 발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위원장은 “혐의가 인정돼 재판까지 회부된 사람을 언제까지 감쌀 것인가. 국민의힘이 돼야 할 정당이 범죄혐의로 재판받는 도의원의 힘으로 전락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양 위원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공노는 양 위원장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성희롱 도의원에 대한 재조치·피해자 공식 사과 ▲지방의회 성비위 사건 무책임 대응 중단 ▲성희롱·성차별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등을 촉구했다. 민을수 전공노 경기본부 경기도청지부장은 “국민의힘은 지금 이 사태의 공범”이라며 “성희롱 발언으로 공직사회의 명예를 짓밟은 자를 감싸고 6개월이 지나도록 사퇴 하나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것이 국민의힘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와 국민의힘 도의원들을 향해 “도의회 윤리특위는 눈치 보기에 급급했고 정당은 징계를 방관하며 가해자를 보호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민 지부장은 “성희롱 발언으로 공직사회를 모욕한 자를 감싸는 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상식인가”라며 “약자를 조롱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것이 국민의힘이 내세운 정의로운 보수의 모습인가”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침묵과 위선을 용납하지 않겠다. 성희롱 발언 의원을 감싸는 것은 곧 그 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비판 여론에도 양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재판을 통해 무죄를 확인하겠다”고 한 뒤 “일부 언론과 노조의 허위 사실 유포와 정상적 의정활동 방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 위원장이 속한 운영위는 오는 19일과 20일 2일 동안 경기도지사 비서실, 도지사·경제부지사 보좌기관, 대변인실, 홍보기획관, 경기도중앙협력본부, 소통협치관, 도교육감 비서실, 홍보기획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가입자 약 2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논란이 된 SK텔레콤(SKT)을 상대로 제기된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가 손해배상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권고하는 조정안을 확정했다. 분쟁조정위는 지난 3일 제59차 전체회의에서 SKT가 3998명의 신청인에게 각각 3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강화하도록 권고하는 조정안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정은 올해 4월 해킹사태 이후 제기된 집단분쟁 3건(3267명)과 개인신청 731건 등 총 399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위원회는 신청인 측 대리인과 SKT의 의견진술을 청취하고, 손해배상, 침해행위 중지·원상회복, 제도개선 등의 요구 사항을 심의했다. 그 결과 SKT가 개인정보 보호법상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고, 유출 정보 악용 가능성으로 인한 휴대전화 복제 피해 우려와 유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정신적 손해를 반영해 손해배상 지급을 권고했다. 아울러 분쟁조정위는 SKT에 ▲내부관리 계획 수립·이행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 안전조치 강화 등 전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충실히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미 유출 경로 차단과 유심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 침해행위는 중지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유출 사고 특성상 원상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SKT가 15일 내 명시적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조정안은 확정되며, 최소 11억 9940만 원의 손해배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분쟁조정신청은 별도 시한이 없어 추가 신청자가 발생할 경우 배상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우지숙 분쟁조정위원장 직무대행은 "신청인들의 주장과 의견을 깊이 논의해 마련한 조정안인 만큼 성립되면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락된 조정안은 재판상 손해배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SKT가 거부할 경우 신청인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 구제를 이어갈 수 있다. [ 경기신문 = 강혜림 수습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고3 학생에게 운전면허 학원비 등을 지원하던 ‘사회진출 역량개발 지원사업’을 내년부터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교사단체 반발과 예산 형평성 논란, 교육청 전체 예산 감소가 맞물리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 사회진출 역량개발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372억 원에서 252억 원으로 줄어들 계획이다. 약 120억 원(32%)이 삭감된 규모다. 지원 대상도 도내 모든 고등학교에서 희망교(사업 참여 신청 학교) 중심으로 한정된다. 운영 기간은 기존 ‘수능 이후 단기 운영’에서 ‘3학년 2학기 전체’로 확대된다. 담당 부서도 진로직업교육과에서 학교교육정책과로 바뀌며, 사업 운영 체계 전반을 재설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수능 이후 공백기를 활용해 고3 학생에게 운전면허 학원비 30만 원과 자격증 취득 교육비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2023년부터 시행됐다. 학생 만족도가 높았지만, 교사단체는 “수능 직전 행정 업무가 과도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9월 경기교사노조와 전교조 경기지부는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예산 감축의 배경에는 재정난도 있다. 도교육청의 교육활동 지원 예산은 2023년 2269억 원에서 올해 46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372억 원의 현금성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내부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학교는 사업비 집행을 위해 대상이 아닌 학년으로 예산을 돌리거나, 교사 수당 지급 등 부적절한 사용 사례가 드러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많아 재설계를 추진 중”이라며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실효성 있는 형태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교사단체는 “행정 부담의 근본 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교육청이 사업 규모만 줄이고 책임은 학교에 떠넘겼다”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예산 절감 차원을 넘어 현장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정”으로 본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생의 사회 진출 역량 강화라는 목표는 유지하되, 운영 방식은 보다 투명하고 간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