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뜨거웠던 과천 아파트 시장이 불과 보름 만에 급랭했다. 올 상반기 내내 치솟던 과천 집값은 지난달 27일 정부의 대출 규제가 시행되자마자 거래가 급감하며 ‘거래 절벽’에 빠졌다. 최근 3개월간 전국 최고 수준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과천이 순식간에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출 규제가 시행된 6월 27일 이후 현재까지 과천 원도심 아파트의 실거래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지난달 29일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가 20억 8500만 원(8층)에, 이달 2일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114㎡가 27억 원(13층)에 각각 거래된 것이 전부다. 직전인 5월과 6월에는 각각 12건, 13건의 매매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천시 중앙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규제 발표 이후로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과천 전역에서 하루 거래가 ‘0건’인 날도 있다”며 “문의도 뚝 끊겼다”고 했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월 141건 ▲3월 151건 ▲4월 57건 ▲5월 121건 ▲6월 118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3~4건의 매매가 이뤄졌던 과천이지만, 7월 들어 그 흐름이 사실상 멈춘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인기 단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과천위버필드 전용 59㎡는 지난달 30일 23억 원(15층)에 계약이 체결됐으나, 이달 8일 취소됐다. 실수요자들이 매수 결정을 유보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등 수도권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직방에 따르면, 대출 규제 시행 직후 2주간(6월 27일~7월 10일) 서울 지역 아파트 최고가 거래량은 직전 2주 대비 74% 이상 줄었다. 과천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과천은 그동안 강남과의 뛰어난 접근성, 지식정보타운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신축 선호 지역’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1980년대 조성된 주공 12개 단지 중 7곳이 이미 재건축돼 고급 아파트로 탈바꿈했고, 이를 기반으로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수요가 꾸준히 몰렸다. 가격도 무섭게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첫째 주까지 과천 아파트 가격은 누적 기준 9.17% 상승했다. 이는 서울 강남구(9.0%), 송파구(9.8%)와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가 26억 원(13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3개월 전인 3월 같은 평형이 23억 5000만 원(2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분기 사이에 2억 5000만 원이 올랐다. 청약 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였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7블록 신혼희망타운(과천그랑데브데시앙 전용 55㎡)의 해지 물량 청약에는 한때 2만 명 이상이 몰리며 서버가 마비됐다. 분양가 5억 원 중반대로, 주변 시세와 비교해 10억 원 이상의 차익이 기대되는 매물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등세가 더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천은 이미 단기간에 집값이 과도하게 오른 지역으로, 정부 규제가 예고되자 매수자들이 빠르게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이미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충족한 만큼, 향후 정부가 실제 지정에 나설 경우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과천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에 해당하며, 정부가 제재 수위를 높일 명분이 충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관망세를 단기 조정 국면으로 보고 실수요 중심의 거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이 급등과 급냉을 반복해선 건강한 흐름이 이어지기 어렵다”며 “과천 역시 실거래를 통한 가격 안정화 흐름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가 사제 총으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생일 잔치에서 손자, 며느리, 지인들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쇠수슬이 들어 있는 산탄총으로 아들 30대 B씨를 쐈다. B씨는 A씨가 쏜 산탄에 가슴을 맞아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직후 서울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고, 3시간 만인 21일 00시 20분 경찰에게 붙잡혔다. A씨는 잔치 도중 잠시 밖으로 나가 차량에 있던 사제 총을 챙겨 현장에 돌아와 B씨를 향해 2발을 발사했다. 이어 문에다가도 1발을 발사하며 3발을 현장에서 격발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정 불화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집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나왔다고 진술해 경찰이 해당 진술을 토대로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을 찾아 아파트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본격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후 시너 및 타이머가 장착된 사제 폭발물 15개를 발견해 모두 제거했다. 폭발물들은 이날 정오에 폭발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사제 총기 격발에 사용되는 쇠 파이프 11정과 그 안에 들어있던 쇠구슬도 찾아냈다. A씨가 사용한 총은 쇠 파이프 형태에 쇠구슬을 넣어 발사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제 총 등을 보내고, 사제 총기의 확보 경로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A씨는 총기 제작법을 유튜브에서 배웠으며, 탄환은 다른 개인에게 구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나 총기 수급 등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제3연륙교가 올해 말 개통을 앞둔 가운데 통행료 유료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인천YMCA·인천경실련·인천평화복지연대·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국제와이즈맨 한국인천지부 등 6개 지역시민단체들은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연륙교 통행료 유료화는 헌법·법률에 어긋난 시도이자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제3연륙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개발분담금과 시 예산 1000억 원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해 조성 중이다. LH의 분담금에는 조성원가가 포함돼 영종·청라 입주민이 분양대금으로 이미 선납한 상황이다. 당초 이 같은 사업비 충당 방식으로 제3연륙교 통행료는 무료화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2020년 12월 시와 국토교통부가 인천대교㈜·신공항하이웨이㈜ 등 민간사업자와 ‘손실보상방안 합의서’를 체결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합의서에 제3연륙교 개통으로 기존 민자도로의 수익이 줄면 시가 손실을 보전한다는 경쟁방지조항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손실보전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통행료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종·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하루 왕복 1회에 한해 통행료를 무료화하고, 나머지 이용객은 유료화할 방침이다. 장세현 영종총연 문화위원장은 “제3연륙교 통행료 부과는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위반하며 국가가 앞장서 국민을 상대로 수탈하는 것”이라며 “공공도로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이자 국민이 낸 세금과 분양대금으로 만든 공공인프라를 민간기업의 수익보장 도구로 전락시킨 전대미문의 공공재 사유화 사태”라고 지적했다. 일산대교 무료화 추진과 비교해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민자사업인 일산대교 통행료는 경기도가 무료화를 추진하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공약에 반영했다”며 “법적·재정적·도덕적 정당성 측면에서 더 강력한 무료화 사유를 갖고 있는 제3연륙교의 통행료 유료화는 국가의 명백한 이중잣대와 형평성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민자사업자와 경쟁방지 협약 폐기, 제3연륙교 전면 무료화와 국가 운영, 정부의 국토부·인천시·시민사회 간 3자 협의 주재, 국회의 국정조사 및 감사원 감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오산시는 21일 오전 9시부터 서부우회도로 가장교차로 옹벽 붕괴 사고의 신속한 수습을 위해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21일 오산시에 따르면 이번 대책본부는 본부장(이권재 시장), 부본부장(부시장), 총괄관리단(자치행정국장), 상황실장(시민안전국장)과 함께 ▲총괄반(안전정책과장) ▲법률·피해자지원반(기획예산담당관) ▲대응협력반(교통정책과장) ▲복구반(도로과장) ▲공보지원반(홍보담당관) 등 5개 반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또한, 사고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현장을 지휘함과 동시에 피해자 구조, 장례 지원, 추가 붕괴 방지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이후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사고수습대책본부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강토 공법으로 시공된 옹벽에 대한 전수조사와 서부우회도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밝힌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은 21일 “수도권·청년·중도의 마음을 아우르는 대중 정당·전국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다시 국민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해체 수준의 혁신,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뿐”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당대표의 임무는 단 한가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당선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더 혁신하고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가에 달려있다”며 “이러한 당대표를 선택하는 일은 당원 여러분께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대선후보를 겨냥, “김 후보는 혁신을 ‘당이 깨지는 자해행위’라고 했다”며 "윤어게인, 부정선거, 계몽령을 옹호하는 사람들까지 당을 열어 수용하자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에서 패배한 당은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인데 이래서야 어떻게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겠냐”고 힐난했다. 또 “아직도 제5공화국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자꾸 뒤만 보느냐, ‘친길 당대표’가 되려고 하는 것이냐”며 “당대표 당선만을 위해 혁신도, 극단세력과의 결별도, 어느 것 하나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친길계, 길핵관’ 등 극단세력에 점령당해 계엄옹호당이란 주홍글씨를 영원히 안고 침몰하는 길, 불법 비상계엄 세력과 진정한 단절을 이루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유능한 보수정당으로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당에 실망하고 떠난 합리적인 보수세력을 다시 얻어야 한다. 그러기위해 먼저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명분도 신뢰도 얻을 수 없다”며 “우리가 먼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을 회복해야 비로소 이재명 정권과 싸울 명분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7일 당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며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 당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7월 들어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이 선전했지만, 미국의 고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석유제품과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들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관세청은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이 360억 7000만 달러(약 50조 2000억 원·통관 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뚜렷한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이달 10일까지는 수출이 9.5%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급격히 꺾이며 20일까지는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다. 미국은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철강에는 50%, 자동차에는 25%라는 고율 관세가 적용 중이다. 7월 들어 석유제품(-17.5%), 철강(-9.7%), 차부품(-8.4%), 휴대폰(-16.8%) 등 대부분의 수출 품목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을 잃은 중국산 제품들의 저가 공세가 한국 수출을 압박하면서 피해가 더해졌다. 이에 따라 대미(對美) 수출은 64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 줄었고, 대중국 수출도 68억 8000만 달러로 5.9% 감소했다. 양대 수출국에 대한 실적이 나란히 감소한 것이다. 다만 반도체와 승용차 수출이 전체 감소 폭을 일정 부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반도체 수출은 같은 기간 78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반도체는 아직 미국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글로벌 수요 확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1.9%까지 치솟았다. 승용차 수출도 3.9% 증가한 36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의 친환경차 판매로 만회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 대비 4.3% 줄어든 356억 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는 4억 7000만 달러 흑자를 유지했다.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수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높일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 현재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도 추가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이 전체 수출을 떠받치고 있지만, 승용차 등 여타 품목에 대한 관세 충격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보좌진 갑질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에 대해 국민의힘은 21일 “국민 상식에 맞선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기어이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선언했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송 위원장은 “여론을 듣는 척, 고뇌하는 척, 소통하는 척 시늉만 내고 결국 갑질 측근을 안고 가는 ‘답정너식’ 결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갑의 위치에 있는 동료 국회의원을 포기할 수 없단 이유로 갑질의 여왕을 감싸안았고, 을의 위치에 있는 자당 보좌진을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내쳤다”고 쏘아댔다. 그러면서 “능력과 자질, 도덕성·품성 모두 수준 이하 후보자들을 오로지 충성심·보은을 기준으로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건 인사 검증 시스템의 완전 마비를 자인하는 1차 인사 참사”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보좌진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강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의견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강 후보자 임명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우 수석은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우 수석은 ‘강 후보자 (임명 결정이)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반영됐나’라는 질문에 “여당 지도부에 물어봐 주시기를 바란다”며 “인사권자(이 대통령)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한 설명을 저한테 하시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지나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하면 열흘 이내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 기간 강 후보자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우 수석은 “임명하니까 어제 발표한 것”이라며 “만약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면 왜 나눠서 발표하겠나”라고 일축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거래량뿐 아니라 거래 가격, 면적까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자금 여력이 줄어든 수요자들이 한 단계 낮은 가격대, 더 작은 평형을 택하면서 시장의 ‘선택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21일 직방이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15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거래가격은 대책 발표 전 6억 6000만 원에서 발표 후 5억 원으로 1억 6000만 원 하락했다. 거래된 전용면적은 84㎡에서 75㎡로 줄었다. 거래량은 2만 474건에서 5529건으로 73% 급감했다. 서울은 가격·면적·거래량 모두 줄며 정체 흐름이 뚜렷했다. 대책 전 7150건이었던 거래량은 1361건으로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은 10억 9000만 원에서 8억 7000만 원으로 약 2억 2000만 원 낮아졌다. 거래된 전용면적도 84㎡에서 78㎡로 줄며 더 작은 면적대 아파트의 거래가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가 단지가 밀집된 강남권에서는 대출 규제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며 고가·대형 평형의 거래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강남구는 중위 거래가격이 29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약 3억 원 낮아졌고, 서초구는 23억 7500만 원에서 19억 6500만 원으로 낮아졌다. 거래량은 134건에서 13건으로 급감했다. 송파구는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적었다. 중위가격이 16억 5000만 원에서 16억2000만 원으로 소폭 하락하고 거래량은 339건에서 118건으로 줄었다. 거래된 면적은 대책 전후 모두 85㎡로 유지되며, 거래시장은 정체기를 보이고 있지만 일정 수준의 수요가 중형 평형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용성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고급 주거지로 부상했지만, 대책 이후엔 거래량과 거래가격 모두 조정을 보였다. 전용면적은 대책 전후 모두 85㎡ 수준으로 유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의 중위가격은 15억 2750만 원에서 12억 2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용산구는 18억 500만 원에서 15억 4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성동구는 15억 8000만 원에서 14억 600만 원으로 중위가격이 낮아졌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대는 ‘풍선효과’ 대신 거래 정체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노원구는 중위가격이 5억 9500만 원에서 5억 1900만 원으로 낮아졌고, 강북구는 전용 85㎡ 기준 6억 9000만 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금천구는 5억 8250만 원에서 5억 4500만 원으로, 구로구는 7억 1900만 원에서 6억 5000만 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거래된 면적도 대부분 줄었다. 경기도는 지역별로 상반된 흐름이 관측됐다. 전체 중위 거래가격은 5억 5000만 원에서 4억 4500만 원 전용면적은 78㎡에서 75㎡로 줄었다. 수원시 영통구, 성남시 분당구, 용인 수지구 등은 서울 접근성과 직주근접 선호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들이지만 이번 대책 이후 거래 급감과 동반된 가격 하락을 보였다. 다만 과천시는 예외적 흐름을 보였다.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7억 원), ‘과천푸르지오써밋’(20억 8500만 원) 등 고가 단지의 거래로 중위가격이 높게 나타났지만, 거래 자체가 극히 적은 상황이어서 시장 흐름을 대표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주시, 안성시 등 상대적으로 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은 규제 영향에서 다소 비켜나며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거래를 이어갔다. 규제 강도와 수요층의 자금 여력에 따라 지역별 반응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인천은 대책 전 2003건이던 거래량은 804건으로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도 3억 7900만 원에서 3억 6000만 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연수구, 남동구 등 주요 지역에서도 가격 조정이 관측됐고 계양구·부평구·서구 등은 전용면적 변화 없이 같은 면적의 가격대가 하향 조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6.27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단기간 내 거래량, 면적, 가격 모두 하향 조정되는 흐름 속에 빠르게 관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 자체가 바뀌며, 중소형·실현 가능한 가격대 중심의 거래가 증가했다. 김은석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이는 심리적 위축이라기보다 자금 여건과 대출 가능 범위에 따른 '선택 구조의 재편'이라 볼 수 있다"며 "거래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기에 현재의 조정 흐름이 일시적 착시인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인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대출 규제 변화, 추가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수요자의 선택 기준과 거래 흐름 역시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으며, 당분간은 제도 변화에 대한 적응과 관망이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정권이 바뀌면 교실도 바뀐다.' 교육 현장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라지만, 우리 교육정책은 5년마다 흔들리고 있다. 교육의 주체가 아닌 정치적 도구가 된 대한민국 교실. '누가 교실을 흔드는가'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라 출렁이는 교육정책과 피로감에 지친 교실의 오늘을 기록하며 공교육 책무성 강화라는 본질적 과제가 정쟁 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진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정권마다 바뀌는 교실…실험대에 놓인 아이들 ②변하는 건 정책 이름뿐…사라지는 공교육 책무성 <끝> 교육정책이 정권 교체 때마다 뒤집히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유사한 내용의 정책이 다시 도입되기도 하고, 전 정권의 핵심 과제가 폐기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교실 속 학생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정권이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학습 방식과 진로 준비 방식이 바뀌며 학생들의 고통도 가중된다. 고교학점제, AI 기반 평가, 서술형 중심 수업 등 새로운 용어가 교실 안에 연이어 등장하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이 바뀌었는지 체감하긴 어렵다. 문제는 변화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영서 양(18)은 "AI 디지털 교과서도, 고교학점제도 학생들의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며 "정부 발표는 거창하고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아지는데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입시는 정작 늘 제자리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복은 교사들에게도 피로감을 안긴다. 지난 10년간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미래형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정책이 시행됐다가 폐지되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교사는 새 교과과정을 익히고, 관련 연수를 받고, 평가 방식을 바꿔야 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드물었고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정책이 자리를 채웠다. 고등학교 교사 A씨(44)는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교사는 연수를 받아야 하고,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하고, 교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데 다음 정부 들어서면 또 다 바뀐다. 그게 지난 10년이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교사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정책이 계속 바뀌니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고, 수업보다 행정 업무와 적응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이 과정에서 공교육의 책무성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흔들리는 교육 정책이 결국 학생의 학습권 약화로 연결된다. 교육 거버넌스에서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며, 정책 시행과 의견 수렴에 있어 교육당국 간 협력 체계가 부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이미 자체 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학부모 김은형 씨(40)는 "모든 교육 정책이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단 시행하고 보자'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성과 만들기와 정치적 편 가르기에 급급해 교육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 주체의 목소리는 늘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에 대해서는 "디지털 교육은 특히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이미 시행 중인 곳이 있는지 등 검토나 신중함 없이 공을 세우기 위해 무작정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교육 정책의 우선 순위가 학교와 학생이 아닌 '성과'를 위한 수단이 된다는 지적이다. 교육당국 간 적극적 협력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정치색에 따라 흔들리는 교육 정책은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교육 정책이 정치색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단한 교육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선 교육위원 선출 방식, 정책 자문 구조를 재정비해 교육 정책의 연속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 독일 등은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가 정책 자문 기구에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도록 제도화했다. 일본은 지방 교육위원회를 통해 교육 정책 실행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독립적 중장기 교육정책 기구로서의 작용을 기대했지만 지난 2022년 출범한 1기 국가교육위원회는 특정 성향 인사의 편중 임명, 교육 주체의 배제, 회의 비공개, 숙의 생략 등 문제점을 지적 받고 있다. 오는 9월 2기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앞둔 상황이지만 당장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 주체의 실질적 참여 보장과 투명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교육가족들의 기대치는 낮기만 하다. 도승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수석 부회장은 "현재의 국가교육위원회는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국가교육위원회를 포함한 교육부, 교육청 등 교육당국이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 정책의 연속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책에 편중되지 않고 전문성 있는 교육 정책, 즉 정치적 간섭이 없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문화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수원 한 초등학교의 부장교사 B씨는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은 장기적인 시야로 추진돼야 한다"며 "교사와 현장이 함께 만드는 정책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건, 교육정책이 곧 아이들의 삶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교육정책은 정치가 아니라 학생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교실의 시간은 아직, 정치의 시간 속에 갇혀 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안성시 공도읍 부영아파트 앞 38국도 확장공사 현장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안성시의회 최호섭 운영위원장이 지난 20일 진행한 제37차 ‘찾아가는 민원신문고’ 현장에는 도로 확장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공사로 인해 통신망이 수차례 끊기고, 키오스크 작동 불능으로 영업 중단이 반복되며 상가 매출은 반토막 났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부터 벌써 다섯 번이나 케이블이 끊기고, 한 주에 두 번은 장사를 못한다”며 “책임지는 기관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포크레인이 상가 앞 주차장을 점유하고, 기사들이 장시간 차량 내 대기하거나 식사하러 자리를 비우는 등의 행태가 시민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님은 들어올 수도 없고, 인터넷이 끊기면 주문도 못 받는다”며 상인들은 절박함을 호소했다. 한 매장 운영자는 “3일 동안 인터넷과 전화가 완전히 끊겨 고객 응대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무인 시스템에 의존하는 가게일수록 피해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서울국토관리청은 일 처럼 하지 않고, 안성시는 현장을 본 적도 없다”며 “시장은 어디 있으며, 이 공사가 정말 시민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민원을 넣었지만 아무 대응이 없다”며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다. 최호섭 운영위원장은 “시민의 고통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행정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서울국토관리청, 시공사, 감리단, 시청, 국회의원실 모두에게 피해 복구와 보상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사의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고, 반복되는 민원 구조를 의회가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시민의 삶을 짓누르는 공사는 멈춰야 한다”며 “피해는 시민이 입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구조부터 고쳐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