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고질적 허위매물 적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광고와 실제 매물의 불일치, 과장·허위 정보 제공 등의 허위매물은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유·무형이 큰 피해를 끼친다. 계약 체결 사실을 알고도 지체 없이 광고를 삭제하지 않은 경우와 이미 체결된 중개대상물임을 알고도 표시·광고한 경우가 주류를 이룬다. 허위매물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면서 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배준영(국힘·인천 중강화옹진)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부동산 허위매물 적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발 건수가 지난 2022년 9만 5161건에서 지난해 24만 8863건으로 약 2.6배 증가했다. 특히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허위매물 적발 건수는 총 14만 79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 1887건)에 비해 무려 5만 6059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 기준에 따라 네이버 부동산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2022년 9만 5161건, 2023년 18만 1834건, 지난해 24만 8863건이 허위매물로 적발됐다. 올해는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해 1월부터 직방, 4월부터 당근마켓을 포함한 결과 1월~7월 동안 네이버 부동산에서 17만 8309건, 직방에서 2만 6130건, 당근마켓에서 6054건이 허위매물로 드러났다. 모니터링을 통해 허위매물로 확인된 건은 거래 검증 후 광고 플랫폼에 삭제 요청되고, 과태료 부과 대상 건은 국토교통부로 송부된다. 지난 2022년~2025년 7월까지 삭제요청 건수는 네이버 38만 6757건, 직방 1만 8501건, 당근마켓 4196건으로 40만 9454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허위매물을 직접 광고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은 네이버 2만 1539건, 직방 794건, 당근마켓 212건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부동산의 위치, 가격, 층수, 투자 이율 등을 허위로 부풀려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수법이 주로 구사된다. 일단 소비자가 방문하면 투자 가치가 없는 매물로 유인해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해 계약을 체결하게 만드는 식의 수법을 쓴다. 집값을 올리기 위해 특정가격을 정해 놓고 그 이하로 등록한 부동산 매물을 허위매물로 신고하는 부조리도 발생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 부동산업소의 허위·과장 매물 게시 등을 엄격히 차단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들을 늘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는 없다.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부동산 거래로 수수료를 아끼려는 젊은층이 거액을 사취당하는 범죄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허위매물이나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올리거나 다른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의 서류를 위조해 올리고, 계약금이나 보증금을 가로채고 잠적하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범죄 피해의 주 대상은 대학생이나 독립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젊은 층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현혹돼 섣불리 거래에 나섰다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에 서면으로 된 설명자료를 요청해 살피고, 광고 내용과 실제 매물을 꼼꼼히 비교하면서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허위매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채찍보다는 자율규제에 동참하는 모범적인 부동산 정보 제공 플랫폼에 대해 지원하는 방안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실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확대하고 검증 방식을 고도화하는 일에 당국이 우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가짜매물에 속아 평생을 좌우하는 부동산 거래를 망치는 선량한 국민의 애환을 방치해선 안 된다.
적적(寂寂), 크게 고요하다. 성성(惺惺), 별(星 성)처럼 마음(心,忄 심) 또렷하다. 눈 감고 마음 열면 비로소 보이나니, 마음(나) 아닌 폰만 보다가 또렷한 저 고요의 심상(心象)을 놓쳤을까? 혼용무도(昏庸無道), 몰상식이 본디를 가장해 사람을, 세상을 모독했다고 꾸짖었다. 무식하고 어리석은 군주(君主 왕)를 일컫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쳐 만든 ‘혼용’과 천하(세상)의 도리(道理 이치)가 망가졌다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를 섞었다. 철학자 이승환 교수가 2015년 말의 상황에 썼던 이 말은 그 무도함에 흔들린 국내외의 상황을 다시 보게 한다. ‘국정농단’이란 말, 최순실 박근혜 이름 지우면 다시 안 볼 줄 알았다. 김건희 여사님이 남편과 함께 세상 쥐락펴락한 여러 상황들을 언론을 통해 보며, 홀로 있을 때도 마음 삼간다는 신독(愼獨)의 뜻 떠올린다. 지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돌아본다는 거다. 그 경지가 혼용무도의 흐리멍텅 사그라진 寂寂惺惺일 터다. 신독이나 적적성성을 잊지 말아야 하는 까닭을 늘 새기자. 국정(國政)의 ‘농단’은, 흔히 여기듯 ‘농락’이 아니다. 모욕감에 치를 떤다. ‘국민의 것’이어서 ‘내 것’일 대한 국민의 주권을 ‘비선실세’와 주변 패륜(悖倫)의 똠방 패거리들이 독차지한 농단의 상황이 꺼풀을 벗을 때마다 충격 새롭다. 시위에 나선 청소년들까지, 분통 터지지 않는 이가 있을까? 당시 썼던 글. 농락(籠絡)은 사람(들) 사이의 일, 농단(隴斷)은 세상 모두를 제 것으로 삼아 가로채는 것이란 차이를 언급했다. 농단은 농락이 아니다. 기호로는 ‘농단>농락’의 부등식(不等式)이겠다. 지금 보니 저 때(2015년)의 ‘농단’은 기껏 ‘농락’의 수준 아니었을까? 농단의 농(隴)은 높은 언덕이다. 필시 고사(故事)가 있겠다. ‘그 농단’이 ‘이 농단(독차지)’이 된 이유다. 오래 중국과 역사를 공유해온 우리에게 이런 모양새는 한국어 말무더기(어휘)에 무성(茂盛)하다. 고사성어도 그 하나다. ‘맹자(孟子)’ 책 공손추(公孫丑) 장(章 챕터)에서 맹자가 했다는 저 말, ‘시장(市場)’의 옛 뜻, 어쩌면 자본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강의 같기도 하다. 세금(稅金)의 유래이기도 하구먼. 공자(孔子)를 이은 B.C. 3세기쯤의 인물이니, ‘경제’에 대한 개념(규정)은 좀 설지만, 칼 마르크스(1818~1883)의 ‘자본론’과도 비교해 볼 일이다. “시장은, 자기 것을 남의 것과 바꾸는데 뜻이 있다. 그런데 한 사내가 꼭 농단을 찾아 그 위에서 좌우를 살핀 다음 이익을 독차지했다. 이를 밉게 본 사람들이 그에게 ‘세금’을 물렸다. 장사꾼에게 ‘세금’을 받는 일이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 국력이나 패권(霸權·무력)으로 세상 오로지하려는 도무지한 사내와 그의 나라 미국과도 견줄 일이다. ‘니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내 것’이란 심보, 부끄럼도 모르는 듯하니, 해적인가 아니면 (상)거지인가. 昏庸의 無道는 국정농단을 넘어 글로벌 신(新) 경제의 원리가 될까. (국정)농단과 그 밭이 되어온 (우리의) 흐리멍텅이 고쳐져야 할 병폐임을 다시 본다. 글쟁이 로서, 부끄럽다. 이제 그러지 말자.
우리나라 국민만큼 소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민족의 나무’라고도 했다. 한국의 산야에 흔하게 자라고 있을 뿐 아니라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함께 한다. 아이를 낳으면 솔가지를 문 앞에 걸어놓았으며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았다. 죽으면 소나무 관에 들어가고 무덤 주변엔 소나무를 심었다. 옛 사람들의 그림엔 소나무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풍류의 대상으로도 여겼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나무들이 위기에 처했다. 소나무 재선충 때문이다. 소나무류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기생성 선충이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며 감염 시 100% 고사하는 무서운 병해충이다. 매개충이 소나무에 침입하면 수분과 양분 이동이 차단돼 2~3개월 내에 시들면서 고사한다. 한 번 감염되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소나무해선충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최초 발견됐다. 이후 주로 경남·북도, 제주도 등에서 번졌는데 최근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국힘·여주양평) 의원이 얼마 전 산림청으로 제출받은 ‘최근 5년(2021~2025년) 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30만 7919그루에서 2022년 37만 8079 그루, 2023년 106만 5967 그루로 크게 증가한 후 지난해 89만 9017 그루로 감소했으나 올해 다시 148만 6338 그루로 급증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9일자 2면, ‘소나무재선충 확산 비상 5년 간 413만 그루 감염’) 최근 5년간 무려 413만 7320 그루의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고사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지역이 186만 5147 그루로 전체의 45.1%나 됐다. 경기지역은 14만 3845 그루(3.5%)로 피해가 적었다고 할 수 있지만 언제 확산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평지역의 경우 ‘극심(極甚) 지역’ 6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심(甚) 지역’ 전국 4곳 중 한 곳에 포함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잣을 생산하는 가평군에도 소나무재선충병이 침범, 잣 생산량이 급감했고 잣농가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도내 과천과 안산 등 21개 시군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발견됐다. 타 시도에 비하면 비중이 크지 않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고 최근 5년간 늘고 있는 추세다. 소나무재선충은 자연 확산보다 인위적 확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5년간 발생 시·군 대상 원인 분석 결과 총 30건 중 22건은 화목 유입 과정 중 감염목이 유입돼 발생하는 등 인위적 확산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산림청은 인위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벌채산물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봄·가을철 집중 단속기간을 운영하고 무단이동 적발 시 방제명령 및 과태료,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림내·외 훈증 처리목을 화목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훈증 대신 현장 파쇄를 확대할 방침이다. 녹색연합은 지난 2015년 1월 2차 재선충병 대확산시기에 ‘소나무가 사라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 피해 현황’ 보고를 통해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 상황을 알리고 대책을 촉구했다. 2022년 9월에도 ‘소나무 재선충병 전국확산’보고를 통해 경고를 울렸다. 하지만 당국의 대책은 안일했다. 그리고 2024년 봄 영남지방에서는 방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방제 당국은 무기력했다. 김선교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4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썼다고 한다. 지난 20년간 약 1조 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정부들은 감염목의 조기 발견과 소각 처리, 인위적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 제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매개충 방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는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소나무재선충으로부터 소나무 숲을 지키지 못했다. 기후변화로 매개충의 생태도 변화한 만큼 이에 맞춰 친환경적인 방제시스템을 고도화시켜야 한다. 특히 소나무를 없애자는 극단적인 수종 갱신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 포천시에는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고 피지컬 AI 민군겸용 시험평가지원센터 구축 및 첨단 드론교육훈련센터 등 첨단 유무인복합체계 방위산업 거점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승진훈련장, 다락대훈련장 등 군에 최적화 되어 있는 훈련장이 있어 군에서 필요한 전력화를 위해 실기동 및 실제 실험이 가능한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포천시는 민군 유무인복합체계 운용 시험장 구축을 위해 한탄강 일대를 필드 시험운용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항공우주연구원 및 서울대학교와 협력 중에 있다. 이는 포천이 단순한 접경지역 군사 도시를 넘어 드론,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이끄는 전초기지가 됨을 의미한다. 지역의 혁신 역량을 결집하고 첨단 국방 기술의 씨앗을 키워낼 ‘경기국방벤처센터'의 설립의 최적지라는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 왜 포천시에 ‘경기국방벤처센터'가 필요한가? 국방산업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은 때로는 작지만 강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서 탄생한다.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사이버 보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국방 분야에 빠르게 융합되면서 민첩하고 유연한 벤처기업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이 국방이라는 특수한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 군이 요구하는 복잡한 규정과 절차, 대규모 자본과 네트워크의 부재, 기술 실증 기회 부족 등 높은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기국방벤처센터'는 바로 이 벽을 허무는 혁신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곳은 국방 분야에 특화된 창업보육 공간으로서,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경기대진테크노파크가 있다. 국방 분야 맞춤형 컨설팅, 시제품 제작 및 기술 개발 지원, 군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연결, 투자 유치 기회 제공 등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이들이 향후 국방의 미래를 책임질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포천시의 입지는 ‘경기국방벤처센터’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최적의 토양을 갖추고 있다. 드론작전사령부 및 5군단사령부를 비롯한 다수의 군부대가 위치하여 군의 수요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할 수 있으며 향후 조성될 첨단 국방드론 방위산업 산업단지는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증하고 사업화할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포천시와 함께 K-방산의 능력 고도화를 위해서 경기북부의 중심대학이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사업(RISE)에서 ‘국방산업’을 주제로 수행하고 있는 대진대학교는 ‘경기국방벤처센터'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역할을 중점 수행하고자 한다. 첫째 국방 특화 맞춤형 인재양성이다. 종래 ROTC를 통한 장교 배출과 통일안보대학원 석·박사 과정 외에 드론 및 안티드론 시스템, 군사 AI, 사이버 보안 등 국방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약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학과를 신설·개편하고 국방부와의 계약학과 운영을 확대하는 등 교육과정을 혁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군과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교육에 적극 반영하여 국방에 최적화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다. 둘째 산·학·연·군(産·學·硏·軍) R&D 협력의 허브 역할을 하고자 한다. 우리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내 방위산업체, 군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대학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국방 기술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지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싶다. 셋째 지역과 군, 기업을 잇는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서 대학의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드론작전사령부 장병들과 방위산업체 임직원들을 위한 맞춤형 재교육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이들이 포천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고자 한다. 또한 정기적인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하여 민·관·군·학이 한자리에 모여 지혜를 모으고 미래를 설계하는 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포천이 K-국방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는 길은 지역의 특수성과 학습과 연구능력 그리고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삼박자가 갖춰진 이곳 포천이 최적지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인재가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포천시와 군, 기업 그리고 대학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힘을 모아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포천을 자생적인 혁신 도시로 만드는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 되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일본 소니픽처스가 제작하고 미국 넷플릭스에서 배급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지난 6월 20일 공개 직후 단숨에 글로벌 영화 순위 1위에 오르더니, 석 달도 채 안 된 지난 14일에는 누적 시청 수 3억 뷰라는 기록을 세웠다. 넷플릭스 사상 최초다.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에서 여전히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작품의 OST는 빌보드 차트의 앨범 순위와 곡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루미, 미라, 조이로 구성된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가 무대 위에서는 팬들에게 멋진 춤과 노래를 선사하는 K팝 스타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악마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데몬 헌터스로 활약한다는 내용이다. 혼혈로 태어나 몸에 새겨진 표식을 감추기 위해 애써왔던 주인공이 본연의 모습을 인정함으로써 자유를 얻고 세상을 구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우리는 종종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 같은 경계인으로서의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결핍을 지니고 있다. 그런 자신을 마주하고 타인과 연대할 때 비로소 힘을 얻고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의 감독 매기 강은 이 작품을 K팝에 대한 자신의 러브레터라고 표현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캐나다로 이주해 그곳에서 줄곧 살았지만, 방학마다 들어와 사촌들과 지내며 K팝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한다. 한국의 건축물과 공간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고증이 매우 충실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쳐버릴 만한 도시 속 풍경을 애정 어린 시선과 세밀한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낙산공원과 북촌한옥마을, 경복궁과 창덕궁, 명동 거리, 지하철과 한강, 청담대교와 자양역, 남산 N서울타워, 올림픽 주경기장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서울의 곳곳을 시종 아름답고 따뜻하게 재현하고 있다. 한약방이나 목욕탕, 골목길, 식당 테이블 위에 놓인 수저와 반찬 그릇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화를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면서 영화 속 배경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다.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만나 마음속 고민과 공감을 나누던 장소로 낙산공원 한양도성 성곽길이 펼쳐진다. 우리 대학이 면해 있는 곳이라 평소에도 자주 산책하는 곳이다. 상상관 12층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성곽길 노을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외부 기관이나 해외 대학 손님들을 이곳에 안내하면 성곽 아래 펼쳐진 서울 풍경에 연신 감탄하곤 한다. 전 세계 수억 명이 시청한 영화의 주요 장면에 이곳이 배경으로 나온다는 사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 했다. 드라마로 시작해 K팝, 뷰티, 패션, 푸드,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대되며 성장해온 한류의 역사가 어느덧 30년이다. 보편성과 개별성을 지닌 서사, 융합과 상상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 더욱 자신있게 세상에 알리고 더욱 많은 이들이 우리에게로 와서 머물게 해야 할 때다.
걸핏하면 교사에게 ‘아동학대’의 족쇄를 채우려는 몰지각한 학부모들의 고소·고발 남발이 교단의 교육 기능을 한없이 후퇴시키고 있다. 죄 없는 교사가 일단 타깃이 되면 무려 2년 동안이나 누명에 시달리게 되는 게 현실이다. 교원단체들을 비롯해 교사들이 모호한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교사들을 ‘아동학대’ 모함의 늪에서 구출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학교의 핵심기능인 주의·훈육 역할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참담해진다. 경기도 내에서도 ‘학생을 잘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는 등 지나친 신고 및 민원 남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원 및 전문직 4100여 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45.1%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고소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응답했다. 또 56%의 응답자가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아동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202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로 ‘교권 5법’이 제정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교사들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이 교권침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현행법상의 모호한 아동학대 기준이 교사의 정당한 훈육행위를 아동학대로 몰아넣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령이 구체적으로 행위의 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학부모가 교사의 단순 주의·훈육 행동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고, 교사가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몹쓸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파주의 한 초등교사는 하급생을 폭행한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훈육의 목적으로 사과 편지를 쓰라고 했는데,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올해에는 도내 한 중학교 교사가 8년 전 학생에게 “당시 따돌림을 당해 정서적으로 불안했는데 교사가 나를 충분히 돌보지 않았다”며 고소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조차 있었다. 더욱이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에게 폭행을 당해도 오히려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의정부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다가 폭행을 당하고, 급식 지도를 하다가 정강이를 걷어차였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간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통계 결과도 같은 맥락을 드러낸다. 경기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고발돼 수사받은 사례는 1252건이다. 이중 절반이 넘는 676건(51.6%)이 내사 종결되거나 불기소 처분됐다. 전체 아동학대 수사에서 내사 종결되거나 불기소 처분된 사례가 14.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도 근거 없는 고소·고발이 3배 이상 높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교사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아동학대’ 혐의를 덧씌우는 행태가 제어되지 못한다면 학교의 기능을 아이들의 교과학습만을 책임지는 사설학원처럼 여기는 사회가 형성될 게 뻔하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학식이 나이라 ‘사람다운 사람’으로 키워서 국가사회에 유익하면서도 스스로 행복한 존재로 길러내는 것이다. 이 같은 개념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학생이 무슨 짓을 하건 교사가 싫은 소리 한 번 안 하는 학교, 심지어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해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마는 학교로서야 도대체 무슨 미래가 있나. 교사들을 ‘아동학대’ 혐의 피소 공포로부터 벗어나도록 할 최선의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지금처럼 간다면, 윤리 인식이 형편없이 망가지고, 공동체 의식마저 길러지지 않은 끔찍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쏟아져 나올 판이다.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일으킨 관세 전쟁 때문이다. 그가 일으킨 전쟁은 원칙이나 명분이 따로 없다. 있다면 딱 하나, 아메리카 퍼스트! 다른 나라야 죽든 말든 제 잇속만 불리겠다는 어깃장이다. 그러고도 세계 경찰이라 우쭐거리는 꼴이라니. 오죽하면 제 나라인 미국 법원조차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위헌이라 판결하였을까.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관세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직 상급 법원의 판결이 남았다는 게 이유다.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천연자원에 대한 쟁탈전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동맹국들의 항의 역시 코웃음으로 대신한다. 그 피해는 힘이 약한 나라의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사건만 해도 그렇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던 한국 기술자 316명이 쇠사슬에 묶여 질질 끌려갔다. 테러 집단을 급습하듯이 장갑차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체포한 한국 기술자 316명은 범죄자가 아니다. 범죄는커녕 머나먼 미국 땅까지 날아가 공장을 짓고 기술력을 전파할 핵심 인력이었다. 우리식 표현대로라면 ‘귀하디귀한 손님’이라고나 할까. 그런 손님에게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선물한 건 쇠사슬과 수갑이다. 예의범절을 몰라도 그렇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초빙한 손님의 뒤통수에 수치와 모멸의 쇠못을 두들겨 박다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잊지 말자. 이것이 바로 70년 동맹국을 대하는 부동산 재벌 트럼프의 상술이다. 손해 볼 게 빤한 장사는 접어야 옳다. 손절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겼다. 손님을 귀히 여기지 않는 장사치와는 거래하지 않는 게 답이다. 답인 줄 알면서도, 그럴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부족한 자원을 기술력과 수출로 커버한다. 안보 역시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처지다 보니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기 어렵다. 관세를 빌미로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480조 원) 또한 그렇다. 트럼프는 그 돈을 전액 현금으로 내놓으라고 억지다. 3,500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의 85%에 해당한다. 더욱 가관인 건 한국이 투자해서 벌어들일 수익금의 90%를 미국이 갖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재명 정부에게 사인을 강요하는 관세 협상의 핵심 내용이다. 동맹의 정의 또한 새로 적립할 때다. 트럼프식 자국 이기주의에는 동맹이란 없다. 그는 주한미군을 들먹이며 방위비 분담금을 13조 7천억 원으로 늘리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지출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1년에 1조 5천억 원이다. 미군 1인당 5,260만 원을 현금으로 지원하고, 세계에서 가장 넓고 편안한 기지까지 제공한다. 뿐일까. 주한미군은 각종 공과금과 세금, 통행료와 공무상 피해보상까지 추가로 지원받는다. 더군다나 우리는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데 한 해 9조 7천억 원(2023년 기준)을 쓴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나라가 우리다. 그럼에도 방위비를 10배로 늘리라니. 주한미군 1인당 5억 2천만 원을 내놓으라는 소리인데. 그 정도 고액 연봉이면 누군들 주한미군에 입대하고 싶지 않을까. 그렇잖은가. 지금이야말로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무리가 한국에도 있다. 마가가 ‘트럼프 어게인’을 외치듯 그들은 ‘윤 어게인’을 외친다. 툭하면 부정선거 음모론을 들먹이고 중국 혐오를 부추기는 것 역시 마가와 판박이다. 일본 천왕을 우러르던 친일파처럼 그들 또한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황제라 추앙한다. 이리도 속된 식민지 노비 습성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럴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실사구시(實事求是)하는 냉철함이다. 바깥의 압력에 굴하지 않듯이 우리 안의 병폐 또한 그렇게 극복하자. 그 냉철함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여는 참된 열쇠일 것이니.
그야말로 '살신성인'이었다. 캄캄한 밤 사신처럼 다가오는 물살 속에서 일면식도 없는 중국인 노인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줘 살리고 자신은 물살에 휩쓸려 끝내 삶을 마감한 젊은 해경 이재석 경사. 그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숭고한 희생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 중국인들도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15일 영결식이 치러지는 날까지 많은 국민들의 조문을 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해양경찰청은 고인에게 1계급 특진(경사)과 함께 훈장을 추서했다. 11일 오전 3시 30분쯤 인천 옹진군 꽃섬 일대에서 어패류를 잡다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발을 다쳐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던 노인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입혀줬다. 노인은 이날 새벽 4시 20분쯤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이재석 경사는 오전 9시41분쯤 인천 옹진군 꽃섬에서 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장이 멈춘 상태로 발견됐고 끝내 숨졌다. 이 경사는 2021년 7월 임용돼 인천해경서 경비함정을 거쳐 영흥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해양경찰교육원 교육생 시절엔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을 받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낸 우수한 인력이었다. 임용 후에도 “주어진 임무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동료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책임감이 강하고 근면 성실했다. 안전 관리 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부해양경찰청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의 표창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한다. 자신을 희생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고인의 희생에 국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 애도하고 있다. 중국인들도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국 국적노인을 구해준 이 경사를 추모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누리꾼들은 “국경을 넘은 영웅”, “진정한 영웅에게 경례를 보낸다”, “고립된 중국 노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구명조끼를 과감히 포기했다”, “영웅이여, 편히 쉬세요”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정부도 이재석 경사를 애도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당시 해경 파출소가 ‘2인 출동’이라는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당시 영흥파출소 근무자는 모두 6명이었는데 이 중 4명은 휴게시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으면 파출소 근무자가 현장에 출동할 때는 2명 이상이 함께 나가야 함에도 이 경사는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드론 순찰 업체의 연락을 받고 홀로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윗선의 진실 은폐 기도가 있었다는 해경 동료들의 폭로가 나왔다.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직원들은 장례식장에서 팀장과 팀원들 간의 불화, 사고 당시 사건의 전말들에 대해 대답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담당 팀장이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다는 말도 나왔다. 직후 해양경찰청장은 사임했고, 인천해경서장, 영흥파출소장, 팀장은 대기발령 됐다. 유족들은 왜 이 경사만 현장에 출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혼자 나간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12일 이 경사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영흥도 경찰관 순진 관련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의 단장은 외부 인사가 맡고, 해경은 조사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관련기사: 경기신문 15일자 인천판 1면, “왜 현장에 혼자 나가게 했냐”) 조사단은 이 경사의 영결식이 치러지는 15일 이후 고인과 함께 근무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동료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중지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 진상을 외부 독립 기관에 맡겨 엄정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내부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나온 이상 진상은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 그래야 고인도 편안히 영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이미 1천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20퍼센트를 초과하여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성 기억 장애와 치매의 발생률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 65세 이상의 고령 치매 환자는 약 12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더욱이 85세 이상의 노인 50퍼센트에서 치매가 발생한다는 통계는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각 지방 도시 단체마다 노인 전문 병원과 치매 요양 시설들이 늘어나고,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인 관련 시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수십 년 동안 노인성 치매에 관해 천착해 온 다르마 상 칼샤(Dharma Singh Khalsa)는 치매 유형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혈관성 치매와는 달리 치료를 늦출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증상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면 20년 이상 걸리기에 진행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후기단계의 고통스러운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반적으로 노인에게서 이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병은 진행을 늦출 수 있음으로써 초기 단계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감당하기 힘든 후기단계에서 최악의 상황을 겪지 않고도 생을 마감할 수 있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10〜20여 년에 걸쳐 마음을 파괴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환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들도 함께 고통받는다. 현재로서는 한번 치매에 걸리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며, 상태가 악화하면 돌봄전담사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그 비용 또한 만만찮다. 그래서 치매도 다른 질병처럼 예방이 중요하다. 후레디 마츠가와는 「치매를 물리치는 89가지 비밀」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분명 치매에 걸리기 쉬운 성격이나 성향 그리고 직업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치매에 걸리기 쉬운 직업을 공무원, 교사와 같은 대체로 안정된 직장을 들고 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기 쉬운 기질이나 성향으로는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내성적 성격, 말수가 적고 고분고분한 성격 등이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치매에 강한 직업은 정치가, 영업사원, 예술가, 요리사 등을 꼽는다. 또 욕구가 뚜렷하거나 도전적이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 감성이 풍부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은 치매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곧 새로운 시도나 낯선 환경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에 안주하면 치매에 잘 걸리고, 뭔가 도전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이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걸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인들이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보다는 가급적 아무것도 안 하고 편안하게 살려고 한다는 데 있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100세까지 산다는 전제하에 생존하는 동안에 치매에 걸릴 확률은 당연히 올라간다. 그래서 마츠가와는 중년이 되면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보다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권하고 있다. 결국 이 말은 일상 속의 익숙함보다는 어떤 낯선 체험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뇌를 여러 각도로 자극하라는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노인들은 새겨들었으면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오경은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임순례 감독, 2008년)의 실제 모델이다. 2020년 21대 국회에 들어와 이번 22대에도 당선됐다.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만큼 친(親)영화파이다. 그런 그녀가 지난 9월 13일 '영화와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적인 내용은 홀드백의 법제화이다. 임오경은 핸드볼을 하듯, 영화계 내의 계륵(鷄肋, 닭의 갈비, 실속은 별로 없지만 버릴 수는 없는)인 홀드백 문제에 슛을 던졌다. 홀드백(hold back)이란 쉽게 말해 극장에서의 상영을 일정 기간 독점화하는 것을 말한다. 한 편의 영화가 나오고 그것을 비디오로 출시(한다는 것은 구시대의 얘기이며 요즘 같은 때에는 케이블TV나 VOD, OTT 같은 다른 플랫폼에 노출하는 것) 하기까지 일정 기간을 강제로 못하게 한다는 얘기이다.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는 일정 기간이 지나야만 다른 데서도 볼 수 있게 된다. 임오경 의원 법안의 핵심 내용은 이 기간을 6개월로 한다는 것이다. 이건 친 영화 정책이라기보다는 친 극장 정책이다. 비(非) 극장 측, 그러니까 수직 계열 회사의 배급사(CJ나 롯데처럼 배급사와 극장 체인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를 제외한 독립 배급사들의 반발과 제작자, 감독, 대다수 영화인의 불만이 이어지는 이유이다. 6개월은 너무 길다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영화의 수익을 최대화하는 데 있어 극장 외의 다른 쪽에서는 큰 장애를 겪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기간이 길게 잡아도 대략 한 달인 현실에서 그것을 6개월간이나 다른 플랫폼으로 넘기지 못하도록 묶어 부가 수익 창출을 어렵게 한다면 영화 비즈니스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주일 전에 개봉한 공포영화 ‘홈캠’의 경우, 극장 종영이 길어야 한두 주 더 갈 것으로 보인다. 빨리 부가 수익을 내야 제작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임오경의 법제화는 이걸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박찬욱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나 메이저급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서울의 봄’ ‘야당’ 등)의 신작 ‘보스’의 경우 추석 연휴를 넘어 롱런할 작품들이다. 이런 흥행 영화의 경우 극장 측에서는 6개월까지 손에 쥐고 있고 싶어 할 것이다. 극장은 극장대로 최고 흥행 영화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고 제작자나 감독은 흥행이 안 될 경우를 염두에 둘 것이다. 각자 보수적으로 사안을 바라볼 것이다. 합의점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6개월을 3개월 안쪽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다. 극장 대 비(非) 극장 양측의 주장을 실용적으로 좁혀 나가고 타협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1인 시네마를 표방하며 만든 최극단의 독립영화 ‘더 자연인’을 6개월까지 극장에 묶어 놓는 건 의미가 없다. 최고의 수작 소리를 듣는 ‘3학년 2학기’나 ‘3670’같은 독립영화의 경우 빨리 홀드백을 풀어 줘야 다음 작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홀드백 문제는 지금 ‘영화판’의 문제에 있어 메인 코스 요리가 아니다. 사이드 메뉴 중에서도 사이드 메뉴이다. 불필요한 논쟁으로 시간을 소진하기에는 지금 ‘영화판’의 현안이 쌓이고 쌓여 있다. 홀드백 문제로 영화계가 분열되는 것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다. 임오경이 던진 만큼 임오경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홀드백을 현실화하고 한층 더 큰 영화계 이슈로 나가야 한다.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