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는 그리스 시대와 다른 시대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제네바 선언’을 통해 여러 번 수정돼 왔으며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 졸업생들이 하는 선서로 의료인 윤리강령이기도 하다. 이 윤리강령을 어길 경우 논리적으로 비논리적인 사람들이다. 필자는 의사가 파업을 할 경우 그들의 행위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명시된 여러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각각 논리적으로 지적해본다. 첫째, “나는 인류에 봉사하는 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의사의 파업은 환자의 이익보다는 의사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위로 인류에 대한 봉사에 반하는 것이다. 둘째, “나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다.” ▲의사의 파업은 환자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고려하지 않고 의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함으로써 환자들의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셋째, “나는 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존중할 것이다.” ▲파업은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 넷째, “나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최고의 존중을 유지할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의 생명에 직간접적으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생명에 대한 존중을 저해하는 행위다. 다섯째, “나는 연령, 질병이나 장애, 신념, 민족, 젠더, 국적, 정치적 성향, 인종, 성적 지향, 사회적 지위 또는 다른 어떤 사실도 환자를 대하는 나의 의무 사이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 파업은 환자들의 질병이나 건강 상태와는 무관하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함으로써 이러한 다양한 사정들이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의무에 개입하는 것을 초래한다. 여섯째, “나는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라도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의 의료 기록이 올바르게 관리되지 못하고 비밀이 유출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 일곱째, “나는 의학계의 명예와 고귀한 전통을 이을 것이다.” ▲의사 파업은 의학계의 명예와 고귀한 전통을 훼손하고 의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 여덟째, “나는 나의 스승, 동료, 학생들에게 마땅히 그들이 받아야 할 존경과 감사를 드릴 것 이다.” ▲의사 파업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진 내부의 동료들에게도 불편함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훼손할 수 있다. 아홉째, “나는 환자의 이익과 의료 발전을 위해 나의 의학 지식을 공유할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의사들이 의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경우 환자들은 의료 발전과 정보 공유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열 번째, “나는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행복한 삶, 잠재력을 키울 것이다.” ▲의사 파업은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환자들의 치료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제한할 수 있다. 열한번째, “나는 위협을 받더라도 인권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의 의학 지식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은 사회적 불평등이나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인권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행위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의 파업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명시된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로 간주된 다.
경찰 기동순찰대가 실효성 문제로 폐지된 이후 수년 만에 부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며칠 전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합동 발대식’을 가졌다. 날로 심각해지는 ‘묻지마범죄’ 등 강력범죄와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부활한 기동순찰대의 활동은 ‘단순 순찰’에만 머물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층적 관리를 위한 일상 접촉에 기반한 시민과의 ‘라포(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동순찰대 부활은 지난해 8월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과 대낮에 무차별적으로 벌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등 이상 동기 범죄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다. 경기남부경찰서의 기동순찰대는 중요 사건에 대응하고 국가 행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이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있다. 반면에 생각만 해도 수치스러워 기억 속에서 모조리 지우고 싶은 추억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혹자는 ‘추억도 추억 나름’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그중 하나가 추억은 항상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기를 원하는 징후(sign)가 있다. 그것이 곧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은 증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수치스럽거나 가슴 아픈 기억은 모두 빼버리고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려 한다. 현실이 힘들고 고달플수록 과거로의 회귀본능을 보이며, 행복했던 지난날의 자기 모습을 되찾고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고 잊으려고 한다. 아름답고 평안한 행복을 현재보다는 과거의 추억 속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딱히 과거가 현재보다 더 나은 것이 없어도 의도적으로라도 지나간 삶은 아주 행복했다고 여긴다. 그것은 분명 착각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무드셀라 증후군과는 달리 순교자 증후군(Martyr Syndrome)은 과거의 기억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쁜 감정만 떠올리는 징후를 말한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농업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80퍼센트가 넘고, 출산율이 높은 시절에 이 겨레의 슬픈 가난의 징표였던 ‘보릿고개’를 입에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경제 부국으로 성장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가이지만, 당시는 춥고 배고픈 게 일상이었다. 어린 시절 좁은 집에서 형제자매가 서로 부대끼며 세끼 끼니마저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그러기에 특히 큰딸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회지 공장에 취직하여 동생들 공부 뒷바라지하느라 희생양이 되었다. 또한 이 나라 수출산업의 역군이자 동생들의 학력을 상승시킨 장본인이었지만 정녕 그들은 교육 혜택도 받지 못하고 혼기를 놓쳐 지금은 어디선가 독신으로 한 많은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생은 누나의 순진무구한 희생으로 교육받고 직장도 얻고 결혼도 하여 가정을 꾸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외롭게 사는 누나를 돌봐줄 형편은 못 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누나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보릿고개 시절을 떠올리고 눈시울을 붉히며 지난날 여공 시절을 회상하곤 할 게다. 그때마다 수치스럽고 가슴 아픈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떠올리며, 자신의 서글픈 처지에 괴로워할 것이다. 이런 추억을 순교자 증후군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 똑같은 지난 추억을 두고도 상반된 반응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세상에 태어나 잊지 못할 추억거리 몇 개쯤은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일수록 옛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과거 살기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들의 과거사를 꺼내놓는 것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과거의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시련을 이겨내어 남 부럽지 않을 정도로 성공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이왕이면 모든 구독자가 이제부터라도 무드셀라 증후군처럼 지난날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만 회상하고 간직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학문과 덕망이 있는 지도자를 ‘선비’라고 말하였다. 선비는 교양, 인품, 지조 등을 갖추며 도덕적 실천을 중요시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러한 ‘선비사상‘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은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직에 나가서 자신의 이념과 도학을 실천하며 일생을 살았다. 그러나 세상이 어수선고 혼란스러울 때, 또는 자신의 뜻을 펼 수가 없다고 여길 때 선비들은 고향에 내려가 학문에 전념하면서 향촌사회의 풍속을 진작하며 제자를 양성하곤 했다. 이처럼 높은 학문을 하였지만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자신의 뜻을 지키며 떳떳하게 살았던 선비를 ’처사(處士)’라고 불렀다. 처사의 예로 꼽을 수 있는 이는 남명 조식(曺植) 선생이다. 남명은 16세기 지리산 근처 덕산에서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학문하며 숱한 제자를 양성했다. 퇴계 이황(李滉)과 동갑이었던 그는 “경상좌도에는 퇴계요, 경상우도에는 남명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은 쌍벽을 이루었다. 남명은 60세가 되었을 때 김해를 떠나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마을인 덕산으로 옮겨 왔다. 그곳 산천재에서 남명은 학문과 제자 양성에 전념하면서 국가의 안위(安危)와 고통스런 백성의 삶을 걱정하였다, 장차 극악무도한 왜군이 조선을 침략할 것을 미리 알고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자들에게 수립하라며 대책문(對策文)을 지을 것을 요구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50여 명의 그의 제자들은 의병(義兵)으로 적극 참여했다. 남명은 진정한 지도자의 평가를 그 사람의 출처(出處)를 본 후에 결과의 득실(得失)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세상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는 자신의 처세(處世)의 방향이 분명해야 하고 도리에 합당해야 함을 설파하였다. 그 예로 당시 문정왕후가 명종을 대신해서 수렴청정을 하고 있을 때, 한양에 올라가서 명종에게 “임금이 성년이 되었으니, 친정(親政)을 해야 하며, 문정왕후는 깊은 궁궐의 과부이고, 전하는 나이 어린 선왕의 맏아들뿐입니다”라고 목숨을 걸며 강하게 상소를 하였다. 이처럼 남명은 자신의 높은 뜻을 직접 충간하는 용기를 지닌 진정한 지도자였다. 훗날 율곡이 평가하기를 “자신의 지조를 지키며 천 길 낭떠러지 같은 기상으로 세상을 내려다본 이로는 남명만한 분이 없다”고 하셨다. 조식 선생은 여러 차례 왕의 부름에도 적당한 때가 아님을 밝히며 벼슬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오직 백성들의 생활과 국가의 보존을 걱정하는 데에는 최선을 다했던 지도자였다. 비록 시대적 상황은 다르지만, 나라의 평안과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헌신한 남명 선생 같은 지도자가 오늘날 배출되기를 희망한다. 이것은 다가오는 총선에 나서는 정치후보자들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필자의 솔직한 마음이다, 국가와 백성들에게 헌신하며 대공복무(大公服務)의 정신으로 맡은 책임을 다하려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
과거 퇴직금제도는 법에 따라 회사가 근로자의 근속연수만큼의 퇴직금을 쌓아두고 퇴직하는 때에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법적으로1년 근속에 대하여 한 달 급여만큼의 퇴직금이 적립되며, 예전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근속연수가 10년 20년 장기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근속연수가 길면 길수록 퇴직금의 금액도 커지게 되고 이렇게 쌓인 목돈으로 ‘치킨 집’으로 대명사화 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도 참 많았다. 하지만 그 시절의 퇴직금은 퇴직전까지 회사가 운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이 나빠지면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고, 특히 IMF 구제 금융 시절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과정에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 이후 이를 보안하고자 2005년부터 도입된 것이 퇴직연금제도다. 퇴직연금제도란 회사가 근로자에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운용을 맡겨두는 것을 말한다. 이미 회사를 떠난 돈이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이 나빠져도 금융기관에 있는 근로자들의 퇴직금은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이 그 골자이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면 회사는 우리의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맡기게 되는데 이 퇴직금을 누가 주체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DB(확정급여형) 또는 DC(확정기여형)로 나뉘게 된다. 회사가 운용하면 DB, 근로자가 운용하면 DC라고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DB는 회사가 금융기관에 지시를 하여 퇴직금을 운용하고, 퇴직 시점에 확정되는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운용을 잘해서 발생하는 추가 수익이나 반대로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부담 모두를 회사가 부담하게 된다. 반면 DC는 회사가 금융기관에 예치한 금액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법으로 매년 적립되는 퇴직금의 원금에 본인의 운용능력이 기여되는 방식이다. 본인이 운용을 잘해서 수익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본인의 수입이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해도 본인의 책임이 된다. 이렇게 재직 중DB 또는 DC에서 운용되었던 퇴직금이 퇴사 이후에는 IRP 계좌로 옮겨지게 되는데, 2022년 4월 14일 이후에는 IRP 계좌를 통해서만 퇴직금 수령이 가능하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만 55세 이상, 퇴직금이 3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일반 계좌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IRP 계좌로 받은 퇴직금은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퇴직금을 수령하느냐에 따라 세금도 다르게 부과되는데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경우에는 퇴직 소득세를 한 번에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연금으로 수령하게 퇴직 소득세율의 70%를 적용해 과세하게 된다. (만 10년 이후 수령 시 60%를 적용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통해 설명해보겠다. 재직기간이 30년인 나퇴직(60) 씨의 퇴직급여가 4억 원이고 퇴직소득세는 약 20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퇴직소득세율은 5%인 셈인데 퇴직급여를 일시에 현금으로 수령하겠다고 하면, 사용자는 퇴직소득세 2000만 원을 원천징수 하고 남은 3억8000만 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나퇴직씨가 퇴직급여를 연금계좌(IRP)로 받겠다고 하면, 사용자는 일단 퇴직금 4억 원을 전액 연금계좌로 이체해준다. 이후 나퇴직씨가 매년 2000만 원씩 연금으로 수령한다고 하고 연금을 개시하면 운용 금융사는 퇴직급여 원금부터 연금으로 내어준다. 이때 퇴직소득세율(5%)의 70%에 해당하는 3.5% 세율로 퇴직소득세를 부과한다. 나 씨가 첫해 2000만 원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로 70만 원을 납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매년 2000만 원씩 10년 동안 연금을 수령하면서 납부한 세금을 전부 더하면 1400만 원이 된다. 퇴직급여를 일시에 수령하는 경우 20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600만원(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660만원)의 세금을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 언급했듯이 퇴직소득은 종합소득과는 별도로 구분하여 과세하므로 퇴직금을 재원으로 수령하게 되는 퇴직연금은 그 크기에 관계없이 당연히 분리과세 한다. 그러므로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퇴직금 원금 수령이 끝나고 퇴직금의 운용을 통해 발생한 소득을 수령하는 시점에 가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연금 소득으로 분류가 되므로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함에도 유의해야 한다.
유인촌 장관님. 저는 영화평론가 오동진이라고 합니다. 프리랜서 라이터입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한 지는 20년쯤 됩니다. 생면부지(라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장관께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원고료 좀 올려 주십시오. 원고료가 너무 낮아 프리랜서들의 생계를 이어 가기가 너무 힘든 지경입니다. 프리랜서 원고료 만이 아닙니다. 대학 강사들의 강의료도 좀 올려 주십시오. 여기도 굉장히 열악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분야 중 한 곳입니다. 한국의 지식인 사회는 값이 너무 쌉니다. 지식의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프리랜서들이 받는 원고료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200자 원고지 장당 8000원~1만 원 수준에서 요지부동, 고착화 된지 오랩니다. 원고 청탁은 대체로 원고지 10장, A4 용지로 한 장 반, 자수로는 2000자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0만원을 받을 때 3.3% 심지어는 8.8%까지 세금을 원천 징수 합니다. 결국 9만 원 남짓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한달에 원고지 300장, A4 17장, 글자 수로 6만 자 정도를 써야 300만원을 벌까 말까 합니다. 도시 노동자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 가는 사람이라면 아주 부족한 돈입니다. 한국 평균 임금은 월 520만원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턱도 없이 못 미치는 돈입니다. 월 30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는 성장한 자녀들의 학비를 댈 수 없습니다. 프리랜서들은 4대 보험의 혜택도 받기 힘듭니다. 국민연금의 노후 보장의 꿈 같은 것은 프리랜서들에겐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이건 대학의 시간 강사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간 강사들은 대체로 주 3시간, 월 12시간 강의에 시간당 4만 원~6만 원, 월 48만 원에서 72만 원을 받습니다. 소위 명문대학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그것도 대학원 강의를 하면 수령액이 64만 원 정도입니다. 매주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자료를 뒤지고, PPT를 만드는 노동량에 비하면 매우 낮은 생산성입니다. 대부분 강사들이 이런 ‘비천한’ 노동을 감수하는 이유는 그 과정을 거쳐 전임교수가 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제 전임교수가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리도 많습니다. 대체로 지도교수와 연이 닿아 있는 인물이 사전에 낙점이 됩니다. 공채는 들러리라는 소문이 많습니다. 학교는 학교 대로 전임의 수를 극도로 줄여 놓고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는 강사와 허울 좋은 겸임교수 수만 늘려 놓는 실정입니다. 유인촌 장관님 이건 착취입니다. 그것도 심각한 노동착취 행위이죠. 정부가 나서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십시오. 한국에서 전업으로 평론 활동을 한다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른 아르바이트 없이는 생계가 불가능하지요. 오로지 연구와 취재,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정부가 나서 주십시오. 이제 정말 그럴 때입니다.
경기도에 등록된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5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도는 전기차 충전기 확대 설치 등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친환경차 확대는 지구촌의 치명적인 기후 위기를 막아내기 위한 최일선 대책이다. 온 국민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기반 시설 제공에 한 점 차질도 없어야 한다. 신속하고 충분한 충전시설 확대 정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도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전국의 25.1%인 652만598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는 7.9%인 51만 8505대다. 전기차 11만 4117대, 수소차 7050대, 하이브리드차 39만 6887대가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47.0%)와 하이브리드차(29.7%)의 증가율이 2022년에 비해 두드러졌다. 이 같..
말 속에 뼈가 있다는 언중유골의 골(骨 뼈)은 비유의 재료다. ‘가시 돋친 말’ 따위의 여러 쓰임새가 있다. 그런데 어떤 형태로건 ‘언중유골’은 그 소리만으로 뜻을 펼 수 없다. ‘말(言) 가운데(中) 있는(有) 뼈’라는, 말의 바탕을 지탱하는 의미의 문자를 새삼스럽게 보자는 것이다. 한글은 소리내기 또는 소리를 기록하기에 적당하다. 한글로 표기되는 한자(어)는 의미를 담거나 빚어내기에 적당하다. 이 두 장점의 합(合), 한국어가 우수한 언어인 까닭이다. 물론 한자어는 ‘오픈’이나 ‘뉘앙스’ 같은 외국어 바탕 외래어(外來語)와 어법상 성격이 같은, 한국어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수교(修交) 외교(外交) 국교(國交) 등도 다 그렇다. 우리나라가 쿠바와 국교를 맺었다, 즉 한국과 쿠바가 수교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외교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언론의 주목은..
어둠이 내려 만물의 수고로움을 위로하는 저녁시간 산길을 걷고 싶어 아파트 뒷문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횡단보도 앞에서 어린 소녀를 만났다. 그 어린이는 내게 대뜸 “몇 살이세요?” 하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다 “70살이야” 하니까 어린이가 “나는 여섯 살이에요” 하면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내가 열 배도 넘게 더 먹었구나” 하고 있는데, 어린이 어머니가 와 소녀에게 뭐 하고 있느냐고 물어 나는 서둘러 내 길을 걸었다. 어린이가 쉽게 내게 말을 걸어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움’ 속에서 그리움과의 이별을 못해 바보 같은 노객(老客)이라고 스스로를 구박하고 사는 내게 말을 걸어오다니. 그런데 하필이면 왜 나이를 물어온 것일까. 온통 흰머리도 아니고 아직 바르게 걸을 만한데- 순간이었다. ‘당신 삶의 세월을 잊지 마라. 나이에 걸맞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반발이 격화하면서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필수 의료 분야의 고질적 의사 부족 현상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는 의대 증원을 놓고 빚어진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가 이처럼 악화한 것은 일단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정부 측만 나무라기에는 전문가집단인 의사단체들의 요령부득 탓도 적지 않다는 게 민심의 요체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5곳 병원 전체 의사 인력의 39%)들이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의대 정원을 늘려서 필수 의료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정부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