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본드가 여왕을 모시고 헬기로 스타디움에 도착한다. 해리포터의 저자 J.K.롤링이 피터팬의 서문을 읽고 운동장엔 치티치티뱅뱅의 악당과 해리포터의 볼드모트가 아이들을 쫒는다. 메리포핀스가 등장하여 아이들을 지켜준다. 롤링스톤즈와 비틀즈의 노래가 이어진다. 폴 메카트니가 관객들과 Hey Jude를 열창하며 행사는 마무리된다. 런던올림픽의 개막식이다. 역대급이라 평가받는 이 개막식엔 영국의 문화가 녹아있다. 모두다 영국이 자랑하는 IP다. 007은 아마존이 인수한 MGM에서 만들었지만 원작은 영국인 이안 플레밍의 소설이다. IP(Intellectual Property : 지적재산권)는 인간이 만든 창조적 활동의 결과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수 있는 것을 말하며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다. 문화적 콘텐츠의 원천이며 스타워즈, 마블시리즈 등 디즈니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권호영에 의하면 슈퍼IP는 누구나 아는 IP로 성장하여 어떤 형태로 변형되어도 큰 성과를 가져오는 IP다. 슈퍼 IP중 1위는 포켓몬, 2위는 헬로키티, 3위는 곰돌이 푸와 미키마우스, 5위 스타워즈, 8위 마블시리즈, 9위 마리오, 10위 해리포터 시리즈 등이다. 배트맨 드래곤볼 등이 더 있으며 미국이 주도하며 일본이 뒤를 쫒는다. 포켓몬은 2021년 기준 누적매출 120조 원에 달한다. 설마 포켓몬이 그정도나? 놀랍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문화적 콘텐츠의 매출과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웹툰의 세계적 최강자다. 세계1위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도 네이버 소유다. 웹툰과 웹소설의 독자도 많지만 이들 팬덤을 기반으로 수많은 영상화 작업이 이루어진다. 요즘 미디어를 통해 볼수있는 상당수의 드라마나 영화가 웹툰,웹소설에 기반하고 있다. 웹툰, 웹소설이 IP의 보고로 자리잡았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축소된 한국판 디즈니의 모습이다.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뮤지컬, 전국에 14개의 뽀로로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많은 머천다이징 상품이 있다. 팔레스타인, 수리남 마저도 포함해 전세계 81개국에 수출되었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만들어낸 경제적 확산효과다. 말 그대로 팬덤경제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콘텐츠 수출이 하나 일어나면 소비재 수출 역시 1.8배 증가한다고 한다. 2022년 한국 콘텐츠산업규모 148조다. 해외수출액만 해도 133억 달러(17조 원)로 80억 달러의 가전을 능가한다. 재벌집막내아들은 웹소설이 원천 IP다. 웹소설 나혼자만레벨업은 웹툰으로 제작되어 미국, 유럽 등지에서 143억뷰 400억 매출을 올렸다. 넷마블에서 게임으로 개발되고 드라마도 검토중이다. 검증된 IP는 확장성을 가지고 또다른 장르의 콘텐츠로 증식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미국, 일본, 중국, 터키 등에 리메이크판권이 팔렸으며 2024년 뮤지컬로 나올 예정이며 NFT도 발행된다. 지금 당장 해리포터와 마블시리즈를 기대할순 없어도 우리의 음악, 드라마, 영화의 약진이나 무엇보다 웹소설, 웹툰의 인프라를 보면 2,30년 안에 세계적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크로스파이어도 중국에서 36부작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제작, 텐센트비디오를 통해 방송되어 18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IP다. IP가 쌓이다보면 그중 성장하고 진화한 슈퍼IP가 탄생할거다. 씨를 뿌리면 꽃피고 열매맺는 것들이 꼭 있다. 포켓몬 정도는 아니더라도 슈퍼 IP 하나면 보이지 않지만 큰 공장 10개를 가동하는 경제효과가 나온다. 그것도 무공해 경제가치로 축적된다. 마이클잭슨이나 스누피의 작가 헨리슐츠는 죽어서도 돈번다. 저작권법이 보호해준다. 철강왕 카네기도 못해낸 일이다. 우리가 슈퍼IP 를 기대하는 이유다.
기립성 저혈압과 함께 발생하는 목 뒤의 두통을 치료하러 내원한 그는 사업을 한다. 혼자서 해외거래처를 담당하다보니까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거래처와 소통을 한다. 밤낮이 없다.직원을 고용해서 자신의 일을 나누면 해결될 일인데. 자신만큼 혹은 자신과 비슷하게 할수 있는 사람을 뽑기가 어렵다. 국제적인 의사소통, 물건의 발주 등은 자신이 다 해야하기에 수년간 쫓기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했고 쉴틈이 거의 없었다. 그런생활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피로감이나 건강의 이상신호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그러다가 1년여전 혈압이 200/120까지 올라가면서 두근거림, 목뒤의 두통 , 어지럼증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혈압약을 먹어서 극도로 높아지는 혈압은 조금 조정이 되었다. 1년이 지나도록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진단받고 병원과 한의원을 다녔는데 일상생활이 어려운 증상이 계속 재발했다. 다른 방법을 찾고자 내원했다. 처음 마주한 그와 대화해보니 바쁜생활때문인지 자신의 몸에 왜 이런 증상이 있는지 몰랐다. 치료와 함께 자율신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자율신경계는 내분비계와 더불어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 체온조절계, 동공조절 등의 기능을 조절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계속 되는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로 소진되는 생활이 지속되면 자율신경의 조절력을 약화시킨다. 심혈관, 호흡기, 소화계, 비뇨생식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자율신경이 혈관, 근육, 신경 등 각 부위에 영향을 주어 반복되는 두통, 머리가 찌릿함, 머리 조이는 느낌, 머릿속이 안개 낀 듯한 브레인 포그, 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피로, 무기력, 상열감, 이명, 귀 먹먹, 목 이물감, 기침, 시야가 흐려짐, 목덜미나 어깨 근육통, 저림, 힘 빠짐, 발한, 수족열감, 수족냉증, 자주 체함, 소화불량, 설사, 위장 경련, 역류성 식도염, 가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심장 조이는 느낌이 발생할 수 있다. 모두 그가 내원할 때 호소하는 증상이었다. 한의원에서의 한약, 약침치료를 비롯한 통합한방치료는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힘, 자생력을 회복하게 돕는다. 자율신경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되찾는다. 그는 사상체질적으로 소양인의 경향이었다. 체질을 고려한 한약으로 몸의 에너지 균형을 조절했다. 호흡명상으로 이완하는 법을 배웠다. 자생력을 저하시키는 음식은 피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식이요법을 했다.일을 할 때 시간에 쫓기며 조급해지고 일이 뜻대로 안될 때 발생하는 화, 분노와 좌절감을 다스리는 마음돌보기를 했다. 이를 통해서 그는 몸과 마음의 힘을 되찾았다. 그에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일상에서 자율신경을 잘 돌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인생의 중요한 지혜가 의외로 소박하듯이 건강에 관한 지혜도 그렇다. 좋은 음식을 잘 먹고 잘자고 잘 배설하기 그리고 마음을 잘 돌보기 이다. 일상의 보약들. 이제까지 본 칼럼을 통해서 해 왔던 모든 방법들이 포함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 3년여간 산재 사망 근로자 10명 중 3명이 경기도에서 발생해 전국 최다지역으로 나타났다.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으니 당연하다는 변명은 절대조건이 될 수가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7일부터 50인 미만 중소기업까지 전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재 절감 전략은 철저히 지역맞춤식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실정에 맞는 경기도만의 정책이 필요하다. 경기도에 살고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용부 자료의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3년여 간 평균 산업재해 현황에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단연 경기(212명)였다. 서울(70명), 경남(64.3명)이 그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 지난 2018년 233명에서 2019년 217명으로 소폭 줄었던 도내 사고 사망자 수는 이듬해(2020년) 16명..
요즘 항간에 시대정신(Zeitgeist)이 화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운동권 청산’, ‘정권 심판’, ‘3지대 통합’ 등 정치세력 교체가 이슈라면. 영화계는 ‘서울의 봄’, ‘길 위에 김대중’, ‘건국전쟁’ 등 역사인물 재조명이 이슈다. 며칠 후면 우리는 또다시 3·1절을 맞이한다. 1919년 3·1운동은 항일의병운동과 애국계몽·국권회복운동을 계승·발전시킨 대각성 운동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해외독립운동의 확산, 8·15 해방과 새 나라 건설도 3·1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13도 전역을 휩쓸었던 3·1운동은 중국·러시아·미주지역 동포들까지 한목소리를 내게 했고, 중국 5·4운동이나 인도 독립운동과 함께 약소민족 해방운동의 금자탑(金字塔)이 되었다. 특히 지난날 ‘은둔의 왕국’, ‘조용한 아침의 나라’, ‘야만과 미개의 사회’ 정도로 알려졌던 조선(朝鮮)의 이미지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였다. 3·1운동은 어떤 시대정신을 갖고 있었기에 이러한 변화·혁신을 가능케 했을까. 기미(己未) 독립선언서에 그 해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5년 전, 세계만방에 전파된 선언서에는 “자유 발전, 인류 공동생존권, 동양평화, 인도주의, 세계문화 기여, 탈(脫)감정, 비폭력” 등과 같은 미래지향적 시대정신이 가득 담겨 있다. 그 하나하나가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판치는 국제사회를 향한 외침이었고, 방향을 잃고 좌충우돌하던 인류공동체가 지향하여야 할 보편정신이었다. 이로써 3·1운동은 우리만의 운동을 넘어 영국 명예혁명(1688), 미국 독립선언(1776), 프랑스 대혁명(1789) 등과 함께 세계 시민운동사에 혁혁한 공을 남긴 위대한 자유·민주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방의 밝은 빛’(1929)을 예언하였던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눈에도 이런 시대정신이 보이지 않았을까. 이처럼 자랑스러운 역사유산(歷史遺産)을 갖고 있는 우리 공동체가 자손만대에 걸쳐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 초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는 감소되고 저성장·양극화로 민생경제는 위축되며 노동·교육·연금개혁 부진으로 미래가 불안하다. 현안 해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치가 혁신될 때 경제가 부흥하고 사회가 건강하고 문화가 융성할 수 있다는 것은 만고(萬古)의 진리다. 다음으로 민족통합의 비전이 분명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더 이상 동포(同胞)가 아닌 주적(主敵)으로 규정하고 반(反)통일적이고 비(非)민주적인 일탈을 일삼는 북한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오랜 분단으로 인한 상호 이질감은 5100만 국민과 700만 재외동포사회가 한목소리로 극복해 나가야 하며, 세계시민사회의 일원인 2600만 북한주민도 자유·민주·평화·번영의 통일국가의 주역이 되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 ‘글로벌 한민족 통일공동체’를 향한 우보천리(牛步千里)가 필요한 때다. 끝으로 국가이미지가 제고되어야 한다. ‘해외한류실태조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3)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대한 ‘자유 연상’ 이미지는 K-팝, 한식, 한류 스타, 드라마, IT제품·브랜드 순이라고 하며, 국가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정치 상황, 북한과의 관계, 국제적 위상, 한국인의 국민성, 이웃 국가와의 역사적 관계 순이라고 한다. 21세기의 국력은 ‘문화적 영향력’이라고 불리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에 의해 좌우된다. 패권주의와 침략주의를 거부하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뛰어넘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꿈꾸었던 3·1정신을 미래 국가이미지로 구현하는 일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후손들의 몫이다.
정치에서 참여는 미덕이다. 권력구조 변동, 민생 파탄의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우리 사회가 분주하다. 양대 정당은 저마다 공천 발표로 어수선하다. 게다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발표는 여권의 불순한 정치적 동기, 의사들의 생존권, 환자의 진료권 보장 등으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켰다. 한국의 이익집단 사회는, 정신이 없다. 공론장이 시끄럽고 복잡하다보니 지역사회의 사건사고 전반이 정치이슈에 파묻히는 경향도 없지 않다. 지난달 6일, 일산서부경찰서는 이모씨를 강도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경기도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60대 다방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다. “교도소 생활을 오래하며 스스로 약하다고 느꼈다.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범행”했단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 그것..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다문화 밀집 학교를 중심으로 ‘다문화 특별학급 교육과정’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체류 외국인 250만 명 시대를 넘어 300만 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는 실질적 다문화 국가에 진입했다. 외국인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일이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나온다. 외국인의 정착을 돕기 위한 교육기관의 역할은 실로 중대하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경기도의 다양한 학습연구개발과 지원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다문화 특별학급 교육과정 27개를 완성해 61개교 88개 학급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교육청은 그동안 초·중등 다문화 교육 현장 전문가 15명으로 하여금 다문화 특별학급 학생의 심리·정서 지원, 학습격차 해소로 공교육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2024 다문화 특별학급 교육과정’을 개..
중학교 동창들이 모여있는 메신저 방이 있다. 각자 바빠지면서 예전만큼 자주 얼굴을 보진 못해도, 메신저 방에서 종종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 일상 속 힘든 일을 겪은 후 메신저 방에 올리면 모두가 입을 모아 ‘그거 다 경험이다’라고 말한다. 우리만의 유행어인 셈이다. 나는 이 말에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내가 겪은 힘든 일이, 곧 경험치가 되고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발판이 된다는 말이니까. 이러한 말로 위로를 받는 것이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상에 비슷한 유행어들이 도는 것을 보았다.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 ‘~잖아 한잔해' 등이 있다. 위 말들의 원래 뜻이나, 출처는 잘 모르겠으나 이 말들이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 웃음과 함께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주는 주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나와 친구들만의 유행어와 같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비슷한 뉘앙스의 말들이 유행어, 사자성어, 격언 등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시대에 존재해 왔다. 이런 종류의 말들이 존재해 온 이유는 당연하다. 인생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상황으로 가득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불행과 시련들이 늘 우리를 방문한다. 게다가 일의 성패는 나의 통제를 벗어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지 않던가. 실패는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실패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좋은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경제적 행위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하듯, 어떤 기회를 놓치면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날 가능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컨대 나의 경우, 오디션에 떨어지고 난 뒤 비어버린 일정에 엄청난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새로운 작품에 캐스팅이 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그 새로운 작품이 배우로서의 나에게 더 마음이 드는 작품이었다. 결국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에겐, 일의 성패에 따른 손익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는 놓아두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에 도전하고 실패해 왔는지 인식하는 것. 더불어 그 경험들을 토대로 지금의 나 자신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는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나 스스로 자랑스레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한 걸음 더 성장한 사람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인생은 실패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실패는 곧 나쁜 경험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성공과 실패는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다. 따라서 맹목적인 결과가 아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경험한 크고 작은 순간들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눈앞에 놓인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보자. 그 순간을 즐기며 살아보자.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그리스 시대와 다른 시대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제네바 선언’을 통해 여러 번 수정돼 왔으며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 졸업생들이 하는 선서로 의료인 윤리강령이기도 하다. 이 윤리강령을 어길 경우 논리적으로 비논리적인 사람들이다. 필자는 의사가 파업을 할 경우 그들의 행위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명시된 여러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각각 논리적으로 지적해본다. 첫째, “나는 인류에 봉사하는 데 내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의사의 파업은 환자의 이익보다는 의사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위로 인류에 대한 봉사에 반하는 것이다. 둘째, “나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다.” ▲의사의 파업은 환자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고려하지 않고 의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함으로써 환자들의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셋째, “나는 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존중할 것이다.” ▲파업은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 넷째, “나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최고의 존중을 유지할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의 생명에 직간접적으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생명에 대한 존중을 저해하는 행위다. 다섯째, “나는 연령, 질병이나 장애, 신념, 민족, 젠더, 국적, 정치적 성향, 인종, 성적 지향, 사회적 지위 또는 다른 어떤 사실도 환자를 대하는 나의 의무 사이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 파업은 환자들의 질병이나 건강 상태와는 무관하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함으로써 이러한 다양한 사정들이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의무에 개입하는 것을 초래한다. 여섯째, “나는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환자가 사망한 이후에라도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환자들의 의료 기록이 올바르게 관리되지 못하고 비밀이 유출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 일곱째, “나는 의학계의 명예와 고귀한 전통을 이을 것이다.” ▲의사 파업은 의학계의 명예와 고귀한 전통을 훼손하고 의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 여덟째, “나는 나의 스승, 동료, 학생들에게 마땅히 그들이 받아야 할 존경과 감사를 드릴 것 이다.” ▲의사 파업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진 내부의 동료들에게도 불편함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훼손할 수 있다. 아홉째, “나는 환자의 이익과 의료 발전을 위해 나의 의학 지식을 공유할 것이다.” ▲파업으로 인해 의사들이 의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경우 환자들은 의료 발전과 정보 공유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열 번째, “나는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행복한 삶, 잠재력을 키울 것이다.” ▲의사 파업은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환자들의 치료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제한할 수 있다. 열한번째, “나는 위협을 받더라도 인권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의 의학 지식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은 사회적 불평등이나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인권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행위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의 파업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명시된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로 간주된 다.
경찰 기동순찰대가 실효성 문제로 폐지된 이후 수년 만에 부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며칠 전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합동 발대식’을 가졌다. 날로 심각해지는 ‘묻지마범죄’ 등 강력범죄와 민생침해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부활한 기동순찰대의 활동은 ‘단순 순찰’에만 머물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층적 관리를 위한 일상 접촉에 기반한 시민과의 ‘라포(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동순찰대 부활은 지난해 8월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과 대낮에 무차별적으로 벌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등 이상 동기 범죄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다. 경기남부경찰서의 기동순찰대는 중요 사건에 대응하고 국가 행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이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있다. 반면에 생각만 해도 수치스러워 기억 속에서 모조리 지우고 싶은 추억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혹자는 ‘추억도 추억 나름’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그중 하나가 추억은 항상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기를 원하는 징후(sign)가 있다. 그것이 곧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은 증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수치스럽거나 가슴 아픈 기억은 모두 빼버리고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려 한다. 현실이 힘들고 고달플수록 과거로의 회귀본능을 보이며, 행복했던 지난날의 자기 모습을 되찾고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고 잊으려고 한다. 아름답고 평안한 행복을 현재보다는 과거의 추억 속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딱히 과거가 현재보다 더 나은 것이 없어도 의도적으로라도 지나간 삶은 아주 행복했다고 여긴다. 그것은 분명 착각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무드셀라 증후군과는 달리 순교자 증후군(Martyr Syndrome)은 과거의 기억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쁜 감정만 떠올리는 징후를 말한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농업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80퍼센트가 넘고, 출산율이 높은 시절에 이 겨레의 슬픈 가난의 징표였던 ‘보릿고개’를 입에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경제 부국으로 성장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가이지만, 당시는 춥고 배고픈 게 일상이었다. 어린 시절 좁은 집에서 형제자매가 서로 부대끼며 세끼 끼니마저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그러기에 특히 큰딸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회지 공장에 취직하여 동생들 공부 뒷바라지하느라 희생양이 되었다. 또한 이 나라 수출산업의 역군이자 동생들의 학력을 상승시킨 장본인이었지만 정녕 그들은 교육 혜택도 받지 못하고 혼기를 놓쳐 지금은 어디선가 독신으로 한 많은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생은 누나의 순진무구한 희생으로 교육받고 직장도 얻고 결혼도 하여 가정을 꾸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외롭게 사는 누나를 돌봐줄 형편은 못 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한 누나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보릿고개 시절을 떠올리고 눈시울을 붉히며 지난날 여공 시절을 회상하곤 할 게다. 그때마다 수치스럽고 가슴 아픈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떠올리며, 자신의 서글픈 처지에 괴로워할 것이다. 이런 추억을 순교자 증후군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 똑같은 지난 추억을 두고도 상반된 반응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세상에 태어나 잊지 못할 추억거리 몇 개쯤은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일수록 옛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과거 살기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들의 과거사를 꺼내놓는 것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과거의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시련을 이겨내어 남 부럽지 않을 정도로 성공한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이왕이면 모든 구독자가 이제부터라도 무드셀라 증후군처럼 지난날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만 회상하고 간직하기를 바랄 뿐이다.